올해 제약업계의 IT 투자는 지난해 보다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본지가 최근 국내 주요 제약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7년 IT 수요'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IT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응답은 55%에 이르렀지만 축소한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할 것이라고 답한 곳은 36%였다. 하지만 늘리겠다는 응답자의 83%가 10% 수준의 증액에 머무를 것이라고 대답해, 올해 제약업계의 IT 투자는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IT 투자 1순위는 영업지원시스템
이번 조사에서 제약업계의 올해 주요 IT 투자 분야는 SFA(영업지원시스템)와 보안, BI, 재해복구와 ERP 등으로 나타났다. 제약업계 10대 IT 투자를 살펴보면 모바일(57.8%), CRM(51.5%), 보안(45.6%), BI(37.8%), 네트워크 인프라(25.6%), 백업 및 재해복구(24.4%), ERP(23.3%), 그룹웨어 및 지식관리(21.1%), DBMS/DW(18.9%), 데이터센터(7.8%) 등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일부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MES(Manufacturing Executing System)에 투자하겠다는 응답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 해 제약업계가 지식관리와 그룹웨어에 투자를 집중했다면 올해는 영업지원시스템인 SFA를 비롯해 CRM의 구축 또는 업그레이드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에 동아제약과 유유, 태평양, 한미, 대웅 등 대형 제약업체들은 기존 SFA의 고도화 방안으로 모바일과 CRM에 투자를 강화해 영업 실적과 관리 등에서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중견 제약사들이 대형 업체에 이어 모바일과 CRM 등의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제약업계는 업무 특성상 영업이 매우 중요하다. 모바일 SFA의 도입으로 영업 실적 뿐만 아니라 영업 관리도 상향평준화 됐다"면서 "제약업계의 SFA가 중장기 마스터 플랜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는 점은 그의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SFA를 투자하기로 계획을 세운 제약사는 한화제약과 한림제약, 일동제약, 중외제약 등이다.
제약업계는 SFA에 이어 보안에 대한 투자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의 보안 투자는 지난 해에 전체 응답자의 42.7%이었지만 올해는 이 보다 늘어난 45.6%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눈여겨 볼만한 사실은 이러한 보안의 투자가 예년과는 달라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보안 투자의 내용이 해커와 바이러스 등 외부로부터의 보호가 주류였다면 올해는 내부 보안을 강화하는 점이 그것이다.
드림파마의 경우 내부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1단계로 문서보안과 PC 보안, 카메라 폰 차단까지 그룹사 차원에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현재 2단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한올제약도 그동안 구축된 CRM과 지식정보 등과 관련한 고객 자료 등의 중요 정보에 대해 내부 직원으로부터 보안을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현재 한창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BI 투자로 의사 결정 지원 강화
제약업계는 올해 BI에 대한 투자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BI는 제약업계에서 순위 밖으로 밀려있었지만, 올해는 보안 다음으로 꼽힌 점이 눈길을 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구축된 ERP와 CRM 등의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BI 분석 툴이 필요하다"고 그 배경을 설명한다. ERP 구축 이후 현업에서의 대다수의 자료 요청이 전산실 업무에 부하를 주고 있어, 현업 사용자도 직접 사용할 수 있는 BI 툴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한화제약과 현대약품, 한올제약, 대웅제약 등이 BI를 검토하고 있으며, 대웅제약의 경우는 전사 정보통합 관리 방안의 하나로 이미 구축 중이다.
제약업계는 이밖에 MES 프로젝트를 시급한 과제로 꼽기도 했다. 그 이유는 최근 발표된 KGMP(The Good Manufacturing Practice for Pharmaceutical Products in Korea,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의 기준을 지켜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KGMP는 올해 7월 신약을 시작으로 2008년 7월에는 전문약, 2009년 7월부터는 일반약, 2010년에는 원료의약품과 의약외품 등으로 확대 시행된다. 현재 유유와 중외 등 대형 제약사들은 올해 본 가동을 앞두고 한창 막바지 작업에 분주하며, 한림, 한화제약 등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유제약의 조치환 부장은 "MES는 신공장 신축에 따른 법 규제 대응과 개별 합리화를 위해 필요하다"며, "식약청 등에서 KGMP 기준으로 의약품 관리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제조활동 결과 증명을 위한 문서를 요구하는데 이때 관리 실태가 부실할 경우에는 의약품 생산 중단까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제약업계는 ERP에 대한 고도화 작업과 함께 신공장신설과 관련한 네트워크 인프라 강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윈도우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새로 도입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67%, 33%로 나타났다. 또한 백업이나 데이터 센터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유닉스 서버와 스토리지 등의 투자도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1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응답은 유닉스 서버는 50%, 스토리지는 25%에 이르렀다.
제약업계는 IT 솔루션의 선정 기준으로 무엇보다 성능(31%)을 1순위로 꼽고 있으며, 그 뒤를 이어 가격(25%)과 유지보수(17%)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은주 기자 ejchoi@rfidjournal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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