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매일유업 등 대규모 ERP 업그레이드 추진, 일부에서는 SOA도 수행할 듯

올해 식음료 업계의 IT 투자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본지가 최근 주요 식음료 업체 1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2006년보다 IT 투자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IT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기업의 증액폭을 보면 전년대비 30%~40% 확대가 전체 응답자의 30%, 40% 이상이 10%를 차지했는데 특히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곳도 일부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전년대비 20%~30%를 늘리겠다는 응답자는 10%, 10%~20% 증가할 계획인 곳은 30%로 나타났다. IT 투자를 줄일 것이라는 30%의 기업은 지난 해에 투자한 IT 시스템의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드러났다.

'ERP 업그레이드' 투자 1순위
올해 식음료 업계의 IT 투자 우선순위를 살펴보면 ERP(40.0%), BPM(34.5%), 백업 및 재해복구(32.7%), 보안(29.1%), CRM(27.3), BI(24.5%), 그룹웨어 및 지식관리(23.6%), DBMS/DW(23.6%), 네트워크 인프라(20.9%), 시스템 콘솔리데이션(18.2%)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모바일, SCM, POS 등 영업과 판매 부분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음식물의 유통 관리에 필요한 식품이력관리도 주요 프로젝트로 꼽혔다. 특히 일부 기업에서는 SOA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나 앞으로 식품 업계에도 SOA 구축 바람이 불어 닥칠 것으로 전망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신속한 업무 지원과 비용을 절감하는 표준 개발 환경인 SOA 프로젝트가 일부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투자가 많았던 지식관리와 보안, DW, SFA 등이 올해에는 우선 순위에서 밀린 점이 눈에 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2~3년 전에 구축한 ERP의 안정화와 이를 위한 그룹웨어, DW, 영업관리시스템(SFA) 등에 대한 투자가 주류를 이뤘다. 올해부터는 이미 ERP를 구축했던 대기업이나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와 고도화 프로젝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J의 장정국 과장은 "올해 추진하는 ERP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는 사업부별 특성을 적극 반영하는 점이 특징"이라면서 현재 소재식품류, 가공식품류, 신선식품류, 제약, 사료, 바이오 등 여러 사업부별 이슈와 특징이 담겨있는 프로세스를 ERP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식음료 업계의 대대적인 ERP 업그레이드 추진은 SAP와 오라클 등 ERP 업체들이 구 버전의 유지보수 등의 비용을 내년부터 올린다는 방침 때문이기도 하다. 매일유업의 한상철 팀장은 "구버전에 대한 유지보수 요율은 상승하지만, 신규 버전의 유지보수 비용은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들은 내년으로 미루기보다는 투자를 앞당길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들 ERP 업그레이드를 고려하는 기업들은 BI와 DW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이미 ERP를 도입한 기업들도 BI와 BPM 등으로 경영의 프로세스 개선을 꾀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식음료 업계에서 두드러졌던 보안에 대한 투자는 올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보안을 투자 우선순위로 꼽은 기업이 지난해 45.6%에서 올해 29.1%로 그 비중이 크게 낮아진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대부분의 식음료 업체들이 지난해에 높은 수준의 보안 시스템을 이미 구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nterview
장정국 과장 CJ(주) Speed 경영추진팀
"전사적 ISP로 중장기 프로젝트 진행, 올해 100억원 이상 투자"
"올해 상반기에 ISP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중장기 프로젝트 계획을 마련하며, 단기적으로 ERP 업그레이드와 시스템 관리 체계를 위한 거버넌스를 갖춰 나가겠다."
CJ(주)가 지금까지 대형 사업을 중심으로 정보화 전략 기획(Information Str-ategy Planning:ISP)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전사적 차원에서 ISP를 진행하기는 처음이다. CJ는 2013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라는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으로 올해 1월부터 정보화 부분의 중장기 로드맵을 새로이 그려나간다.
CJ는 올해 4월말 ISP가 마무리되면 도출 과제를 중심으로 3개년 프로젝트 일정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우선 올해에는 ERP 업그레이드와 IT 거버넌스 등에 1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지만 ISP 결과에 따라 200억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는 2001년 ERP 도입 이후 객관적 검증을 받은 경험이 없었는데 이번에 각종 업그레이드 사항을 비롯해 시스템 안정화, 장애 등에 관한 종합적인 진단을 받을 계획이다. 특히 이번 ERP 업그레이드는 사업부별 특성을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CJ는 소재식품류, 가공식품류, 신선식품류, 제약, 사료, 바이오 등 여러 사업군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업부별로 프로세스가 다양하다. 예를 들어 CJ는 기본적으로 종합식품회사를 골격으로 IT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보니 제약 등의 사업 부문에 관리나 영업 프로세스를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때문에 제약 등의 다양한 비즈니스별 프로세스 등을 IT 운영 기준을 마련해 새로 갖춰나간다는 것.
장정국 과장은 "기존 ERP는 전체적인 차원에서는 최적화가 되어 있지만, 사업부별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는데 이번 업그레이드에서 이러한 부분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CJ는 또한 전체적 관점에서의 통일된 작업도 진행한다. 전사적으로 정보화 수준을 진단하여 IT 운영 프로세스, 성과 관리 프로세스, ITSM 뿐만 아니라 메일이나 포탈시스템 등을 전사적 측면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일원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
특히 IT 거버넌스 측면에서 주요 IT 이슈의 투자 과제를 현업의 경영진과 주기적으로 협의해 수준 높은 의사 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IT 프로젝트의 관리와 성과 평가 체제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장정국 과장은 "IT 거버넌스의 도입으로 IT 투자에 대한 경영진 차원의 심의 체계, IT 투자 성과 관리 및 운영 성과 관리(SLA) 체계를 갖추어 투자에 대한 성과 평가는 물론 운영관리 측면에서 운영 수준을 높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CJ는 이를 위해 1단계로 지난 12월에 헬프 데스크를 통합하여 ITSM의 운영에 들어갔다. 앞으로는 고객 서비스 통합을 시작으로 하드웨어 인프라의 SMS, NMS 등 중장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CJ는 또 서버 등의 노후장비를 5년 단위로 교체하고, ERP 등 핵심 업무의 경우 원격지에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해 시스템의 가용성과 안정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현재 CJ시스템즈가 CJ를 포함한 계열사들과 공동으로 재해복구센터의 구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CJ는 ERP 등 핵심 업무에 대해 별도의 재해복구시스템을 올해 구축할 계획이다.
최은주 기자 ejchoi@rfidjournal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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