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액은 소폭 감소한 600억원에 그쳐, 공공부문 수요 늘어, 한국HP 선두질주

컴퓨터월드가 최근 한국HP, 델인터내셔널, 한국IBM, 한국썬 등 4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시장조사에 따르면 2006년 국내 윈도우 워크스테이션 시장은 총 27,300만대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5년에 비해 15% 성장한 것이다. 이처럼 판매 대수는 두 자리수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금액은 소폭 감소한 600억원 규모에 머물렀다.
윈도우 워크스테이션의 수요가 늘어난 이유는 전통적인 수요처인 제조분야에서의 도입이 쭉 이어진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PC 사용자들이 그래픽 성능 등을 들어 워크스테이션으로 교체하고 있는 것도 그 요인으로 들 수 있다.
판매 대수가 증가했음에도 매출이 떨어진 것은 무엇보다 업체들간의 가격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당 평균 판매 가격이 떨어진 점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워크스테이션의 가격 인하에는 델이 큰 몫을 했다. 직접 영업만을 하고 있는 델은 중간 유통 단계의 거품을 뺀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사의 가격 인하를 부추겼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은 운영체제별로 윈도우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델과 한국IBM은 100% 윈도우 워크스테이션만 공급하고 있으며, 한국HP는 그 비중이 90%가 넘는다. 유닉스 워크스테이션 시장의 강자인 한국썬은 윈도우 제품의 판매 비중이 2005년 10%에서 2006년에는 20%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HP 시장점유율 1위
업체별 실적을 살펴보면 한국HP는 2005년에 이어 작년에도 판매 대수와 매출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판매 대수는 2005년에 비해 약 24% 가량 성장한 16,000대로 전체 시장의 54.5%를 차지했다. 매출은 370억원을 올려 전체 시장의 61.7%를 기록했다.
한국HP가 이러한 성과를 올린 것은 폭넓은 판매망에 힘입은 것이다. 한국HP의 워크스테이션을 판매하는 채널은 7개사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에 워크스테이션 업계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현대자동차의 수요를 확보한 것이 시장점유율 향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국내 전체 워크스테이션 시장 수요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가 많은 편이다. 누가 이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느냐에 따라 업체별 시장점유율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델은 8,700대, 175억원의 실적으로 한국HP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매출이 전년대비 34.6% 늘어났다는 점이다. 반면 한국IBM은 무려 48%, 한국썬은 57%가 떨어졌다. 한국IBM은 지난해에 2,500대, 52억원의 매출에 머물렀으며, 한국썬은 고작 100대, 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정부공공 부문 수요 대폭 증가
수요처별로 살펴보면 2006년 정부공공 부문의 전년 대비 수요 증가율은 50%를 기록해 타분야(제조 12%, 금융 16%, 통신/미디어 19%, 유통 23%, 교육 -13%)와 비교했을 때 두드러졌다. 특히 델코리아는 정부공공 분야에서 2005년에 비해 판매 대수가 500대에서 1,500대로 3배나 껑충 뛰었다. 델코리아는 지난해 정부공공 시장에서 한국HP를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한 점에 높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국HP도 정부공공 분야의 판매 대수가 550대에서 1,200대로 2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한국IBM은 약 1/3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한국썬은 미미한 성장에 그쳤다.
정부공공에 이어 수요가 두드러진 분야는 유통, 통신/미디어, 금융, 제조 부문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육부문은 큰 폭으로 수요가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제조산업에서의 수요는 2005년과 2006년 모두 전체 분야 수요의 거의 50%를 차지해 여전히 워크스테이션 업계의 전통적인 '밥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교적 높은 사양의 고가 제품을 한번에 수백, 혹은 천대 단위로 도입할 수 있는 자동차, 중공업 등 굵직한 고객들이 분포되어 있으며, 전자회로 설계용 워크스테이션 등의 수요도 점차 늘고 있어, 제조업 분야는 앞으로도 워크스테이션 시장의 최대 수요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업체별 전략
■ 한국HP
매출 20~30% 성장 목표, 대형 제품 비중 늘려
한국HP의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대비 20~30% 성장이다. 그 방안으로 현재 주력 제품인 xw8400보다 사양이 높은 xw9400 등 하이엔드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이고, 채널 영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전자회로 설계(EDA) 및 지리정보시스템(GIS) 등의 분야를 개척하고, 고성능 그래픽을 선호하는 PC고객들을 로우엔드 워크스테이션으로 유도하는 영업을 적극 펼칠 방침이다. 한국HP는 올해 4월 경에 하이엔드급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 델인터내셔널
모바일 제품의 영업 강화로 시장점유율 극대화
델인터내셔널은 특유의 가격경쟁력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워 선두업체와의 격차를 크게 좁힌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는 직접판매 영업방식을 유지하면서, CAD 등 솔루션 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대기업 시장의 공략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 2006년에 호조를 보인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의 영업을 더욱 강화해 판매 대수 면에서 시장점유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 한국IBM
종합솔루션 제공해 수익성 높인다
한국IBM은 올해 작년 수준의 실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Intellistaion Zpro 2웨이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워 제조산업 분야의 수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EDA 등의 시장을 새로 개척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IBM은 수익성 강화 방안으로 단순히 박스 중심의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서버를 포함한 IT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종합솔루션을 제안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와 긴밀할 협력체제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 한국썬
윈도우 제품 판매비중 높일 터
AMD 기반의 제품만 공급했던 썬은 인텔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고, 향후 인텔 CPU를 탑재한 신제품 워크스테이션을 출시해 성장 동력으로 삼을 예정이다.
제조분야의 수요를 유지하면서 방송, 영화, 애니매이션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개척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영업망 및 채널 구축에 본격 나선다. 또한 그동안 집중해온 유닉스 제품에서 벗어나 윈도우 제품의 공급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강현주 기자 jjoo@rfidjournal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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