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보안조직 자체 편성·출혈 경쟁, 인력 부족 등이 시장 성장의 걸림돌

내부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로 성장이 다소 주춤했던 보안관제서비스 시장이 최근 홈페이지 위변조나 해킹 등이 급증하면서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 전체 보안관제서비스 시장 규모는 약 300억 원 정도로 추정되며, 올해에는 약 5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보안관제서비스 자체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데다 기업 및 기관이 자체적으로 내부 보안조직들을 편성하는 추세며, 서비스 업체들 간의 저가 출혈 경쟁이 심각해 높은 시장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기자 jekim@rfidjournalkorea.com

국내 보안관제서비스 시장은 지난 2000년 온라인 관련 업체를 중심으로 본격 형성되기 시작했다. 온라인 게임, 이러닝,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관련 업체들은 전체 시장의 49%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 수요처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 업체들의 보안관제서비스의 수요가 높은 것은 온라인상 거래나 정보 전달 시에 발생하는 보안적인 이슈 때문으로 파악된다.
국내 IT 시장의 최대 수요처로 꼽히는 금융이나 공공 분야의 수요는 국가정보원, 금감원에서 정보유출로 인한 문제를 들어 원격 관제서비스를 받지 못하도록 통제 및 권고하고 있어 그 수요는 매우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제서비스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주로 파견관제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그만큼 관제서비스의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관제서비스의 80%가 원격 관제로 이뤄지고 있음은 이 같은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민간 기업은 언제든지 보안 전담 센터나 팀을 조직할 수 있지만 공공기관의 경우에는 국가의 통제 때문에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 3강구도 체제, 윈백 경쟁 치열
보안관제서비스 시장은 현재 안랩코코넛, 넷시큐어테크놀러지, SK인포섹 3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이들 3개 업체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이 시장에서 이글루시큐리티, 인젠, KCC시큐리티 등은 관제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며, 선두권 진입에 힘쓰고 있다. 2000년부터 보안관제서비스 사업을 시작한 안랩코코넛과 넷시큐어테크놀러지의 고객사는 각각 약 500여 곳이며, 2004년부터 보안관제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SK인포섹의 고객사도 약 350여 곳에 이른다.
관련 업체들은 "보안관제서비스는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새로운 보안 사고와 신규 위협 요인들 때문에 잠재 수요가 큰 시장"이라며 "기존에는 예산은 있으나 IT 인력 부족으로 보안관리가 안 되는 기업들이 주로 관제서비스를 선호해왔지만, 맞춤형 서비스의 확대로 중소기업은 물론 점차 다양한 산업군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최근 관련 업계 간의 저가 출혈 경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시장 여건이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니다. SK인포섹은 경쟁사에 비해 시장 참여가 다소 늦긴 했지만 2006년에 적극적인 시장공세로 전년대비 100%에 가까운 성장을 했다. 지난해 확보한 신규 고객사 가운데 60%가 경쟁사의 고객사를 윈백한 사례라는 게 인포섹의 설명이다. 또 경쟁사들에 비해 파견관제의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포섹은 지난해 신규로 17개의 파견관제 고객사까지 확보하기도 했다.
SK인포섹 시큐리티센터 조래현 상무는 "보안관제서비스는 기존에 이용하던 장비를 교체해야 하는 위험부담 때문에 서비스 제공 업체를 변경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윈백을 많이 했다는 것은 인포섹의 관제서비스가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이러한 인포섹의 주장에 대해 "뺏긴 것이 아니라 투입인력 대비 비용이 맞지 않아 자체 포기한 경우가 많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후발주자인 인포섹이 신규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저가 정책을 펼쳐 시장이 상황이 어렵고 혼란스러워졌다"고 꼬집었다.
안랩코코넛 전략마케팅실 박정현 실장은 "제공하는 부가가치 서비스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경쟁사의 저가 경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고객들에게 할인을 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가격경쟁은 결국 서비스 개발에 관한 투자를 위축시키고, 이는 품질의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제값 받기 힘들어, 인력 부족도 문제
국내 관제서비스 시장에서는 최근 보안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기업 및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내부 보안조직들을 편성하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서 인터넷 침해사고 대응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행정자치부, 국가정보원 등을 비롯해 각 기업 및 대학에서는 자체 보안관제 센터를 운영하고 있거나 보안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국내 관제서비스 시장은 보안전문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력 빼가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보안전문 인력의 부족으로 서비스 개발 및 지원에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넷시큐어테크놀러지 MSS사업본부 박천용 상무는 "고의적으로 경쟁사의 인력을 빼가 막대한 손해를 입히는가 하면, 보안전문 인력은 고급인력으로 인정받아 대기업이나 정부, 공공 기관으로 속속 자리를 옮겨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힌다.
이 밖에도 보안관제서비스에 대한 인지도가 여전히 낮다보니 서비스 및 유지보수에 대한 제값을 받기가 힘들다는 것도 시장 성장의 어려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안관제서비스는 장비 원가가 아닌 인건비 기준으로 비용이 산정돼야 한다. 하지만 서비스 자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나머지 명확한 가격체계 없이 유지보수 비용을 뭉뚱그려 받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보안관제서비스 시장이 성장하기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갈수록 더 열악해지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업체들 간의 힘겨운 줄다리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안관제 서비스업체 2007년 전략
■ 안랩코코넛
"RM으로 차별화된 서비스 보여줄 것"
안랩코코넛은 전년대비 30%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상반기 안에 각 기업의 위험요소를 평가, 관리, 분석해 대응하도록 하는 RM(Risk Management)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RM은 기업들이 보호해야 할 자산에 대한 외부 위협 및 취약점을 종합 분석해 대응하도록 하는 서비스로, 기존의 특정 솔루션을 기반으로 위협요소에 대한 관리, 분석, 운영 서비스를 제공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안랩코코넛의 설명이다.
안랩코코넛은 "RM서비스는 기업들의 방대한 자산에 대한 세부적인 위협요소들을 관리하는 게 목적이다. 위협 요소를 파악하고 방어하는 것도 큰 목적이지만 감지해서 신속히 대응하도록 하는 게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국내 RM은 아직 활성화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안랩코코넛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이 서비스를 적극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 SK인포섹
"원격관제 시장 1위 탈환 목표"
SK인포섹은 NMS, SMS와 보안 장비를 결합해, 서버, 네트워크 장비의 가용성과 트래픽 흐름 및 통계치 등을 온라인으로 고객이 한눈에 파악하도록 할 계획이다. 서비스의 차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시켜 준다는 것. SK인포섹은 '서비스의 품질로 시장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시장의 후발주자인 SK인포섹은 경쟁사 고객들을 윈백한 사례가 많다. 이에 따라 고객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극대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SK인포섹은 "악성코드, 홈페이지 위변조 등 침해사고 대응에 대한 탐지 및 대응 능력이 월등하다는 평가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며 특히, 올해 원격관제 서비스 부문의 매출 목표 48억 원을 달성해 파견관제 뿐만 아니라 이 시장에서도 1등을 탈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올해에는 사내에 있던 원격관제 서비스 조직을 SK C&C가 위치한 분당 u-타워로 이전할 계획이다.

■ 넷시큐어테크놀러지
"차세대 ESM과 웹 모니터링 강화에 주력"
넷시큐어테크놀로지는 올해 차세대 ESM 서비스를 선보이고, 웹 모니터링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이벤트(보안 사항 및 이슈)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자동으로 티켓을 발송해 자동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게 넷시큐어테크놀로지의 설명이다.
또 이미 제공하고 있던 웹 모니터링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홈페이지가 변조되거나 외부 공격이 들어올 경우 실시간으로 고객들에게 바로 알려 수정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서비스 품질을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 이글루시큐리티
"채널 영업 강화해 지방시장 본격 공략"
이글루시큐리티는 올해 지방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채널 영업을 강화하고 커스터마이징이 중요한 ESM 시장의 기술지원과 채널 교육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보안제품 구입과 보안 담당자 보유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보안관제서비스인 '허스키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통합보안관리서비스(MSS)를 통해 보안정책 수립 및 취약점 분석, 보안솔루션 제공 및 구축, 보안시스템의 24시간 실시간 관리, 모니터링, 보안교육 서비스 등을 제공해 서비스 품질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KCC시큐리티
"중저가 시장 공략 강화, 2배 이상 성장목표"
KCC시큐리티는 전년대비 2배이상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고있다. 경쟁사들이 대기업 위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SOHO 고객, 중저가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간다는 게 KCC시큐리티의 전략이다. 올해에는 기존의 보안관제에 시스템 관리 서비스(SMS)를 통합해 제공하며, 지난해 주력했던 UTM 외에 웹 방화벽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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