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중 가장 앞선 통합의료정보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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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료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의료기관인 광혜원에서 출발, 서울역세브란스병원을 거쳐 123년동안 교육과 진료, 연구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적인 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처방전달시스템(OCS)을 개발했고 호스트-터미널 구조에서 클라이언트 서버 구조로 IT환경을 전환했다. 또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의 플랫폼으로 채택한 윈도우를 기반으로 OCS를 개발한 것은 세계적으로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지난 2005년 11월 오픈한 유비쿼터스(Ubiquitous) 병원시스템은 OCS, 전자의무기록(EMR), 전사자원관리(ERP) 등 모든 데이터가 연계되는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국내 대형병원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장 앞선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병철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 실장을 만나 연세의료원의 정보화를 들어봤다.
윤성규 기자 sky@rfidjournalkorea.com

임상자료 축적, OCS와 EMR 필수
흉부외과 전문의로써 연세의료원의 CIO로 활동하고 있다. IT와의 인연과 배경은.
"지난 1981년부터 애플II의 워드프로세스를 사용하면고 환자의 임상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DB)화 하는 과정에서 IT에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1991년 심장혈관병원을 설립하면서 진료환자들의 DB화 방안으로 OCS를 개발한 것이 현재 의료정보실을 맡게된 동기가 됐다. 당시 연세의료원의 전산부서는 IT인력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교수 몇 분과 테스크 포스팀을 조직해 연세의료원 전산화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했다. OCS 개발은 바로 이 테스크 포스팀 주도로 이뤄진 첫 번째 산물이었다.
OCS를 구축한 이유는 내원 환자들의 임상 자료를 이용해 임상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환자들의 임상자료를 축적하려면 OCS만으로는 안되고 EMR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러다가 의료기록위원회 위원 역할을 수행하면서 의료정보화에 깊숙이 빠져 제1대 CIO를 맡은 선우일남 전 의료정보실장에 이어 제2대 CIO로 2004년 부임했다."

C/S 환경의 OCS는 세계적인 사례
연세의료원 OCS 개발 과정은 어떠했는가? OCS 개발 기반도 궁금하다.
"연세의료원에서는 1989년 12월 YPCS 프로젝트로 IBM 호스트 터미널 구조로 처방전달시스템을 개발했으나 진료실에서 처방을 편리하게 입력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1991년 4월 전산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국내 병원 최초로 PC DOS 환경 하에 클리퍼라는 개발언어를 이용해 OCS란 용어를 만들어내면서 1992년 9월 1일 심장혈관병원에서 먼저 도입했다. 그러나 PC OS가 윈도우 환경으로 변화되면서 윈도우 NT와 SQL DB 환경에서 동작하는 클라이언트 서버 방식의 OCS를 개발, 1993년 11월 세브란스병원 외래에 적용했다. 1997년 3월 입원환자들에 대해서도 OCS를 가동시키면서 1999년 10월 1단계 SMIS(Severance Medical Information System)를 완료했다. 국내 최초의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의 이 OCS는 지난 2005년 오픈한 유비쿼터스 환경의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인 '유 세브란스(u-Severance)'의 이전까지 약 12년간 사용됐다.
세브란스병원 OCS 개발 기반은 윈도우다. 기존 IBM 호스트 터미널 구조에서 클라이언트 서버 구조로 가장 먼저 전환하고 그 핵심 플랫폼으로 윈도우를 채택해 이 환경에서 OCS를 개발한 것은 획기적인 시도였다. 특히 윈도우 환경에서 OCS를 개발 운영한 것은 당시만 해도 세계적인 사례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4시간 온라인으로 동작하는 베스트 사례로 대대적인 홍보도 했었다."

OCS 외에 ERP시스템도 상당히 앞선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종합병원에서 ERP를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으나 일부 모듈만을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의료기관 중에서 가장 먼저 전체적인 ERP시스템을 구축한 곳이 연세대학교 의료원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병원의 각 분야별로 따로 구축돼 있는 경영정보시스템을 SAP ERP를 기반으로 모든 부서에 통합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의료 부문의 OCS, EMR과 연계 구축했다. 요즘 들어 ERP 구축을 시도하고 있는 일부 병원에서 우리에게 문의가 잦은 편이다.
지난 2005년 문을 연 유비쿼터스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인 'u-Severance'가 연세의료원이 자랑할만한 의료정보화로 내용이다. 이는 OCS, EMR과 함께 동영상을 포함한 PACS와 ERP 가 연계된 이 통합시스템으로 각 부문의 유기적인 연결로 병원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궁극적으로 고객만족도를 극대화는 점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완전하지 않으나 모든 환자 진료의 데이터는 중앙에서 집중 관리된다. 특히 경영 자료는 ERP와 연계돼 관리된다. 연세의료원에는 약 5000대의 PC가 설치돼 교직원들이 엔드유저 컴퓨팅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부서별 성과지표관리(BSC)뿐만 아니라 목표관리(MBO) 등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u-세브란스, 유비쿼터스 구현한 병원
'u-세브란스' 프로젝트 내용은.
"이 프로젝트는 2002년에 기획하고 2004년 7월에 착수, 2005년 11월 1일에 오픈했다. 18개월 월평균 250명의 인력이 개발에 투입됐다. 환자의 진료 내용을 언제, 어디서나 조회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의 시스템 구축이 이 프로젝트의 골자다. OCS, EMR, PACS, ERP, 그리고 무선랜 및 PDA 폰을 이용한 모바일 환경 구축이 핵심 내용을 이루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 환경으로 구현한 이 시스템은 서버는 인텔 아이테니엄 칩이 탑재된 HP 인테그리티 수퍼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은 MS의 SQL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시스템의 특기할 만한 사항은 PDA폰을 이용한 원격진료가 가능하고 진료시간에 맞춰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전송, 고객만족을 도모한 점이다. 또 스마트카드를 도입해 병원 내원 시 주차에서부터 접수 및 수납과 처방전 발행 등을 키오스크로 처리해 환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다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수혈과 특수 항암제 주사의 경우 전자태그(RFID)시스템을 도입해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새로 개편되는 홈페이지인 '아이(인텔리전스)-세브란스(i-Severance)'와 연계돼 진료예약에서부터 개인 검사내용의 조회까지 가능한 고객 중심의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이다.
한편 환자정보를 보호하는 여러 장치를 갖추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를테면 의료정보시스템의 접근 권한을 설정해 환자치료와 관련해 지정된 교직원 외에는 의료정보에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의료정보를 조회하는 경우 로그를 남겨 누가, 언제 환자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의료정보의 근본적인 보호 방안으로 방화벽, 바이러스 월 등을 설치했으며 재해복구시스템(Disaster Recovery)도 2006년 9월 오픈해 재난 사고에 대비한 환자정보의 복구에 만전을 기했다."
OCS, EMR, ERP 등 연계된 통합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병원시스템은 매우 보수적이다. 새로운 시스템에 따른 업무 형태의 변화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 이들을 설득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명확한 투자대비 효과를 따지는 경영자를 설득하는 작업도 어려움 중의 하나였다. 특히 엄청난 과거 데이터를 새로운 정보 시스템에 데이터를 전환하는 작업은 매우 복잡한 과정으로 프로젝트의 지연에 다소 영향을 끼쳤다. 당시 연세의료원의 규모는 총 2,100베드, 교수는 치과의사 50여명 포함해 모두 500여명, 외래 환자는 9,000여명에 이른다는 점은 데이터 전환 양이 얼마나 방대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의료기관들은 정보화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는 분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들어 조금 투자가 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기관에 비해 IT투자는 여전히 많지 않은 편이다. 연세의료원이 IT투자에 대대적으로 나선 점이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IT투자에 소홀던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수익구조는 진료행위에 따라 진료수가가 책정되는 것(fee for service)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보험은 1970년대부터 높은 병원 문턱을 낮추는 방안으로 시작했으나 낮은 수가는 현재까지 병원 경영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병원들은 경영의 개선 방안으로 비보험환자를 많이 진료하거나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초음파검사, 컴퓨터 촬영 등으로 적자를 보전하기도 했다.
병원 의료정보화가 보험청구 등 원무행정에만 투자가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투자대비효과가 불투명한 EMR 등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의료기관이 IT에 투자하려면 분명한 효과가 입증돼야 한다는 얘기다."

연세의료원 IT예산과 향후 계획은 어떤가?
"연세의료원의 2007년 전체 예산은 1조원 이상으로 이 가운데 IT예산은 인건비를 포함해 150억원에 이른다. 현재 순수 의료정보실의 인력은 45명이다. 아웃소싱 인력은 25명 정도이다. 올해 주요 IT 추진 계획은 △시스템 안정화 및 성능 개선 및 프로세스 혁신(전자결제 포함) △용인세브란스병원 및 광주정신건강병원 'U-세브란스' 시스템 도입 △임상자료저장소 구축 △임상결정시스템의 구축△진단과 치료 절차를 표준화하는 크리티컬 패스웨이 시스템 구축 등이다. 이 가운데 임상자료저장소는 임상연구를 위하여 임상 자료들의 DW를 구축하는 내용이다. 임상결정시스템은 현재 일부 구현돼 있는 것으로, 처방을 하는 경우 약물의 상호작용이나 중복 처방, 부작용, 특히 소아나 임산부에 대한 부작용 등을 알려줘 약화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크리티컬 패스웨이는 특수한 질병들에 대해 진단과 치료를 표준화하는 시스템으로 일부 사용하고 있는 것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다.

약력
연세의료원 CIO이다. 연세대 의과대 의학과 흉부외과학교실 교수로 연세대의료원 심장혈관병원 심장혈관외과 과장이다. 심장수술 성공률 100% 도전하는 이 분야 국내 최고의 권위자이다. 국내 최초로 보조인공심장을 이용한 수술과 로봇 수술기를 이용한 인공판막술을 최초로 성공시킨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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