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 목표 100억원 중 수출이 절반 넘어, IP관리 통합솔루션 ‘IPScan’ 주력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로서 해외에서 100만불 규모의 매출을 거두고 있는 곳은 손가락을 꼽는다. 그만큼 해외 시장의 높은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게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현실이다. 네트워크 관리 솔루션 전문업체인 스콥정보통신이 IP관리 통합솔루션인 'IPScan'으로 해외 시장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5년 처음으로 100만불 수출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50만불을 수출했다. 올해는 매출 목표 100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거둔다는 계획이다. 500만불 규모의 수출을 목표로 세우고 있는 셈이다. 스콥정보통신이 이러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요인과 전략 등을 살펴봤다. 박시현 기자 pcsw@rfidjournalkorea.com

2004년 35억, 2005년 38억, 2006년 58억. 스콥정보통신이 최근 3년간 기록한 매출 성적표이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2004년 20만불, 2005년 100만불, 2006년 250만불에 이른다.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는 "해외 매출 규모가 국내 매출을 추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한다.

국내 500여개ㆍ해외 110개 고객사 확보
스콥정보통신이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로는 드물게 해외에서 이러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스콥의 솔루션은 새로운 콘셉트의 새로운 제품"이라는 점 때문이다. 지난 1999년 네트워크 관리 전문 업체를 표방하며 출범한 스콥정보통신이 공급하는 제품은 IP 관리 통합 솔루션인 'IPScan'과 웹 사이트 차단 솔루션인 WebScan, 그리고 트래픽 관리 솔루션인 'WormSaver' 등이다.
이 가운데 'IPScan'은 IP 주소 관리와 네트워크 자원 관리 등을 해주는 독특한 개념의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단연 눈길을 끈다. 지난 2002년에 처음 선보인 'IPScan'은 'IP 주소 관리 솔루션'에서부터 출발했다. IP 주소 관리 솔루션은 개인이 마음대로 IP 주소를 바꾸지 못하도록 하는 등 IP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러한 개념의 솔루션이 나온 것은 당시 처음이었다. 이렇게 출발한 'IPScan'은 그 기능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었다. 대표적으로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장비의 정확한 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들 수 있다. 장비의 보유 현황을 모두 파악해 정확한 관리를 가능하게 해주는 자원 관리 솔루션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러한 네트워크 장비의 정확한 주소를 밝힐 수 있는 솔루션도 바로 'IPScan'이 처음이었다.
'IPScan'은 현재 회사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확실한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때는 국내 시장에서 90%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던 이 제품은 경쟁사의 등장에도 불구, 현재 60~7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IPScan의 고객사가 현재 국내는 500여개, 해외에서도 110개에 이른다는 사실은 이 제품의 위상이 얼마나 높은지를 잘 보여준다.

네트워크 관리 한우물만
스콥정보통신이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경쟁력있는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회사 설립 때 부터 지금까지 네트워크 관리 솔루션이라는 한 우물만 집중적으로 팠으며, 애초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제품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스콥정보통신은 지난 1998년 1년 여에 걸쳐 트래픽 매니지먼트 시스템(TMS)이라는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듬해 이를 기반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이 제품의 이름은 네트워크 지킴이의 약자인 '넷킴이'로 네트워크의 트래픽 분석과 관리 솔루션으로는 국내 최초의 제품이었다. 당시 타사의 네트워크 관리 제품은 주로 문제 발생을 해결하는 트러블 슈팅용 솔루션이었다면 '넷킴이'는 데이터의 분석으로 네트워크의 활용도를 높여주는 매우 차별적인 제품이었다. 스콥정보통신은 '넷킴이'에 이어 2001년 웹 트래픽 전문 엔진인 WebScan, WAN 트래픽 엔진인 WAN Probe 등을 잇따라 내놓았다. 지속적으로 트래픽 모니터링 엔진을 개발한 셈이다.
스콥정보통신은 2000년부터 '넷킴이'를 앞세워 해외 시장의 공략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혹한 실패였다. 이러한 해외 수출의 실패는 회사의 경영 위기로까지 이어졌다. 제품 개발에 중소 업체로서는 엄청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2년부터 해외 사업을 전격 중단하고 국내 시장에 전념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이 때 내놓은 제품이 바로 IPScan이다.
스콥정보통신은 IPScan으로 국내 시장의 개척에 나서 2003년에 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를 발판으로 2004년부터 다시 해외 시장의 도전에 나섰다. 수출 첫 해에 20만불을 수출했으며, 이어 2005년 100만불, 2006년 250만불로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현재 해외 고객사는 홍콩,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국, 중국, 일본, 노르웨이 등 18개 지역의 110곳에 이른다.

유능한 해외 대리점 확보 등이 성공 요인
스콥정보통신이 이처럼 해외 시장에서 갈수록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국내에서 철저히 검증받은 솔루션이란 점을 들 수 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다 고객의 요구를 즉각 수용할 수 있는 기술력으로 무려 500여개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점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또 유해물질 방지 기준인 RoHS를 비롯해 품질경영시스템인 ISO9001, 그리고 GS 인증을 받은 점도 스콥정보통신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제품이 뛰어나다고 해서 무조건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마케팅과 영업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스콥정보통신이 해외 시장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올리고 있는 배경으로 유능한 해외 대리점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꼽을 수 있다. 스콥정보통신의 해외 대리점 선정 기준은 다소 특이하다. 무조건 1만불 규모의 데모 장비를 구입해야만 대리점이 될 수 있다. 최소한 이 정도의 투자를 하는 회사만이 적극적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스콥정보통신은 앞으로 사업 다각화 보다는 지금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과 제품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방침이다. IP 관리와 관련된 솔루션의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신제품으로 초고속의 대규모 네트워크 IP 관리 솔루션인 IPScan XE을 내놓을 계획이다. 10만여개의 IP를 사용하는 대규모 기업을 겨냥한 이 제품은 2006년 3월부터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오는 5월에 정식 출시된다. 역시 해외 시장의 공략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이 제품이 앞으로 어떠한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Interview/김찬우 스콥정보통신 대표
"새로운 콘셉트의 새로운 제품이 성공 비결"
-네트워크 관리 솔루션을 회사의 주력 제품으로 정한 이유는
지난 1999년 회사 설립 당시 네트워크 시장은 장비가 주류를 이뤘다. 전세계 유명 네트워크 업체들이 거의 국내에 진출한 상태였다. 이러한 네트워크 장비 시장은 2000년에 이르면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서 미래의 유망 솔루션으로 네트워크 관리 시스템(NMS)이나 보안 등을 검토했는데 NMS 시장에는 이미 막강한 업체가 버티고 있으며, 보안 시장은 너무 많은 업체가 참여하고 있었다. 앞으로 네트워크 운영에 관한 매니지먼트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어떠한 매니지먼트 시장에 참여할지 고민하다 결국에 트래픽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개발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회사 설립 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한 배경은
과거 시스코, 베이네트웍스, 쓰리콤 등 해외 유명 네트워크 업체에서 근무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의 포부를 품었다. 국내 네트워크 시장의 95%를 해외 제품이 장악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고 싶어서였다. 국내에 쓸만한 솔루션이 없는 탓에 이들 해외 제품들은 엄청난 마진을 챙겼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살아남기 힘들다는 점도 해외 시장에 먼저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요인이 됐다.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해외 고객들의 유지보수 비용은 회사 운영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돋보이는 실적을 거두고 있는 비결은
무엇보다도 '새로운 콘셉트의 새로운 제품'이라는 점 때문이다. 스콥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트래픽 매니지먼트 시스템(TMS)를 주창했으며, IP 주소 관리 시스템이라는 매우 독특한 영역을 개척했다. 이러한 기술력에다 언어 문제의 해결이나 역량있는 해외 대리점의 확보 등 해외 시장의 진출에 앞서 오랫동안 철저히 준비 작업을 한 점도 성공 요인으로 들 수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가 가장 잘 하는 일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전혀 다른 분야에 섣부르게 진출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업의 다양성 보다는 지금 확보한 기술력과 제품으로 승부를 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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