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의 거래’라며 오픈 소스 진영 강력 반발∙∙∙사용자는 환영 일색

마이크로소프트와 노벨이 지난 11월 리눅스 협약을 발표하자 오픈 소스 커뮤니티가 반발하고 나섰다. 리눅스 마케팅 업체인 맨드리바(Mandriva)의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시지는 확실하다. 리눅스 중에서 가장 입맛에 맞는 것을 선택해 유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1월, 마이크로소프트와 노벨 양사는 2003년 노벨이 인수한 수세(SUSE) 리눅스에 대해 향후 5년간 공동으로 제품 판매 및 개발을 진행하기로 협정을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노벨은 시스템 호환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가상화 툴을 개발할 것을 약속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수세 리눅스에 대한 '인증서' 배포와 구매 및 재판매, 업그레이드, 지원에 동의했다. 또한 양사는 특허권 침해에 대해서도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즉 수세 리눅스 이외에 다른 리눅스는 특허 침해로 고소를 당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노벨 사이에는 향후 3년간 수천만 달러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악마와의 거래'이며 오픈소스 진영 분열 전략
노벨의 리셀러인 레드주주(Redjuju)의 마크 포터 이사는 PC 화면에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스티브 발머와 노벨의 CEO인 론 호세피안이 나란히 있는 것을 보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첫 번째로 떠오른 생각은 '안돼. 마이크로소프트가 노벨을 인수하다니…'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터는 이제 양사의 협약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리눅스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이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월마트의 경우 최근 자사의 내부 컴퓨팅 및 웹 사이트 운영에 사용하기 위해 오픈 소스 리눅스 소프트웨어 제공 업체로 마이크로소프트와 노벨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월마트에 수세 리눅스 엔터프라이즈 서버를 제공할 방침이다. 월마트측은 여러 시스템을 연결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수세 리눅스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월마트의 낸시 스튜어트 CTO는 "우리는 진정한 호환성과 지적 재산권을 보장하는 정보 기술 벤더를 원해왔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노벨이 이를 만족시켜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벨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제휴를 통해 수세 리눅스 엔터프라이즈 서버에 대해 35,000개의 가입 인증서를 배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리눅스 개발자들에게 있어서 노벨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은 것은 '악마와 거래'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리눅스 커뮤니티로부터 한 리눅스 배포판을 분리시킴으로써 오픈 소스 진영을 붕괴시키려는 음모가 다분하다는 주장이다. 맨드리바측은 "이번 협약으로 오픈 소스 커뮤니티에서 수세 리눅스를 분리시켰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FSG(Free Standards Group)와 OSDL(Open Source Development Labs)가 통합되어 출범한 새로운 지원 기구인 리눅스 재단(Linux Foundation) 설립에 기여했던 노벨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노벨의 서비스 전략 담당 부사장인 마커스 렉스는 "노벨이 FSG의 설립 멤버였으며 OSDL의 상용 리눅스 배포자였다는 사실은 리눅스의 분열을 막는 표준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리눅스 개발자들은 노벨이 의식하지 못했건 그렇지 않았건 간에 마이크로소프트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리눅스의 데스크톱 버전을 마케팅하고 있는 린스파이어(Linspire)의 케빈 카모니 CEO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적 재산권(IP) 라이선스를 위해 다른 리눅스 벤더를 협박하고 있다고 본다면 노벨은 오픈 소스 진영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리눅스에서 지적 재산권의 소유를 주장하기 위해 특허 계약을 맺고 오픈 소스 옹호론자들을 경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노벨은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오픈소스 진영, "노벨이 오픈소스 정의 위반"
일부 오픈 소스 진영에서는 노벨이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사용을 명시하고 있는 GNU GPL(General Public License)의 오픈 소스 정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픈 소스 정의에 대한 기초 작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한 브루스 페런스는 노벨에게 마이크로소프트와 계약을 맺은 특허 보호 관련 협정을 철회할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양사의 협정 발표 다음날, 리치 모건 개발자는 노벨의 GPL 위반을 강력히 비난하고 자신의 Open Addict Web 사이트에서 보이콧을 요청했다.
이후 모건은 보이콧에 대한 노벨의 존 드래군 부사장으로부터 받은 답신 내용을 게재했다. 모건의 블로그에 따르면, 드래군은 다음과 같이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하가 노벨에 대해 GPL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서 우리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리눅스에서 어떠한 특허 위반도 하지 않았으며 우리가 수세 리눅스를 판매 및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는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오픈 소스 커뮤니티를 오랫동안 지원해왔으며 세계적인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배포하는데 많은 기여를 해왔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노벨의 거래가 난데없이 등장한 것은 아니다. 협력 발표 이틀 전, 오라클은 레드 햇 리눅스의 브랜드를 바꾸어 레드 햇의 절반 가격으로 자체 지원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451 그룹의 레이븐 자카리 분석가는 노벨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체결한 협약과 오라클의 이러한 움직임은 분열된 리눅스 시장에서의 통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생존 가능성이 가장 높은 리눅스 버전에는 수세와 레드 햇, 데비안(Debian), 우분투(Ubuntu)로 알려진 캐노니컬(Canonical)의 데이안 기반의 배포판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개발자인 모건은 자신의 사이트에 "양사의 거래와 관련되어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많기 때문에 아직 많은 의문점들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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