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한 한국IBM 스토리지사업본부 본부장






한국IBM 스토리지 사업본부 백정한 본부장(44세). 그는 고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고객 밀착형 영업맨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객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고 할 만큼 고객에 관한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고객에 너무 집중하다 회사 업무를 제대로 처리 못해 곤경에 빠진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제품만을 판매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고객과 함께 고객들의 미래 비즈니스까지 창출해 나가는 그런 인물이라는 것이다. 드러내 놓고 자랑할 만한 실적이나 공적은 없지만 고객들로부터의 평가는 어느 누구 못지않게 높다. 고객을 고객으로 대할 줄 아는 진정한 의미의 영업인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한국IBM 스토리지 사업본부 책임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국IBM 스토리지 사업본부는 대내외적으로 그렇게 주목받는 사업부는 아니다. 한국IBM의 주력 기종인 중대형 서버가 아니고, 또한 스토리지 사업으로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토리지 영업은 한국IBM이 전략적으로 성장 발전시켜야만 할 사업부임에는 분명하다. 한국IBM이 스토리지 사업본부를 백정한 본부장에게 책임을 맡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주목 받는 사업부로 성장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용석yskim@rfidjournalkorea.com

"고객이 바로 '나'"
"비즈니스를 고객이 아닌 내가 한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해 주는 게 영업이라고 봅니다."
백정한 한국IBM 스토리지 사업본부 본부장은 13년여 동안의 경험에서 얻은 영업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 그렇다. 남이 아닌 내가 비즈니스를 한다고 생각할 때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는 영업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는 셈이다. 단순히 팔고자 하는 제품이나 기술만을 위해 고객들을 접촉한다는 것은 일방적일 수 있고, 또한 고객만족도도 그렇게 높지 않을 수 있다.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이나 기술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객이 아닌 내가 비즈니스를 한다고 생각한다면 고객의 입장에서 충분히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정확하게 제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백 본부장의 주장이다.
그래서인지 백 본부장과 한 번 인연을 맺게 된 고객은 항상 그를 찾는다고 한다. 백 본부장이 영업목표를 큰 무리 없이 달성하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관계가 아닌 비즈니스를 함께 창출해 내는 동반자로 여기고, 또한 그렇게 실천해 왔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영업 전문은 아니었다. 대학교에서의 전공도 컴퓨터과학이었다. 그는 지난 1989년 11월 첫 직장인 한국IBM에 입사, 약 5년여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연구소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만을 맡았었다.

영업은 타고난 재주
그런 그가 업무를 영업으로 바꾼 것은 개발보다 영업이 더 적성에 맞고, 또한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를 즐기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배구·농구 등의 운동을 좋아했고, 직접 대표선수로 뛰기도 했다고 한다. 대학교에서는 축구부에서 활동할 만큼 수준급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지금도 운동을 할 기회가 오면 빠지지 않고 직접 발 벗고 나설 만큼 적극 참여하고 있다.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그가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또한 어떤 일이든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내고야마는, 다소 저돌적인 승부근성은 이러한 적극적인 스포츠 활동에서 비롯됐음에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그는 처음 만나는 그 어느 누구와도 대화가 자연스럽고, 또한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한 마디로 그는 영업에 아주 적합한 인물이고, 타고났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그가 경험한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는 영업의 기본 바탕이 됐다고 한다. 컴퓨터과학도이자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어느 누구 못지않은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음에 분명하다. 판매하고자 하는 기술이나 제품에 대해 논리적으로 아주 쉽고 간단하게 정곡만을 찍어 설명해 준다는 게 그를 만나본 고객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통한 논리적인 설명, 그리고 적극적인 대외 활동력 등이 함께 어우러져 그를 수준 높은 영업인으로 성장 발전시킨 셈이다.
지난 2000년 말에는 3개월여 만에 당시 가장 큰 규모의 영업을 성사시켜 주변 관계자들로부터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것도 3개월여 만에, 단 세 번만의 접촉으로 큰 프로젝트를 따낸 것이다. 이로 인해 그는 차장 직급으로 매니저로 일약 몇 단계 뛰어넘는 승진도 했다. 당시 관리자 가운데에서는 이 같은 승진을 기록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올해는 10% 성장목표
한국IBM이 백 본부장에게 스토리지 사업본부 책임자로 임명 발령하게 된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 스토리지 사업본부는 최근 몇 년 동안 영업실적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특히 스토리지 사업은 한국IBM의 주력 기종인 유닉스, 메인프레임 등의 서버 제품보다 관심도가 낮고, 경쟁사들에 비해 후발주자로 경쟁력이 다소 뒤쳐져 있기 때문이다. 주력 기종인 서버의 그늘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스토리지 사업은 한국IBM이 장기적으로 성장 발전시켜 나가야만 할 중요한 사업 부문 가운데 하나이다. 스토리지 시장규모가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반드시 성장시켜야만 할 중요한 사업 분야라는 것이다. 쉬운 사업 분야라면 백 본부장이 맡을 이유도 없는 것이다.
백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스토리지 사업본부 책임자를 맡아 이달로 5개월째를 맞이하고 있다. 올 1/4분기 영업 결산결과 목표 달성은 물론 작년 동기대비 약 10% 가까이 신장시켰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05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한 작년 동기에 비한다면 높은 신장세인 셈이다. 이 같은 성장세로 영업에 박차를 가한다면 올 목표 달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게 백 본부장의 강한 의지이다. 그는 올 매출목표를 작년대비 10% 이상 상향 설정했다.
백정한 본부장이 한국IBM 스토리지 사업본부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직접 들어본다.

1등 제품에 영업력 집중
한국IBM은 스토리지 사업은 상당히 고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해결책은 없는가.
한국IBM이 스토리지 시장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후발주자라는 것과 주력 기종인 중대형 서버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IBM은 많은 제품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스토리지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를 놓친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시작하면 그렇게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선 높은 기술력과 제품, 그리고 지원력 등 여러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많은 욕심을 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선 잘 할 수 있는 제품과 그렇지 못한 것을 분류시켜 잘 할 수 있는 제품에 영업력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한국IBM은 스토리지와 관련 다양한 제품군을 갖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백업장비인 LTO, VTL, NAS 장비 같은 제품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 그만큼 경쟁력도 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상화 솔루션' 기술력은 그 어느 경쟁사보다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같은 제품 판매에 영업력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IBM LTO 기술의 경우 전 세계 테이프드라이브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해까지 약 74만 대를 공급했습니다. IBM은 LTO 드라이브 원천기술 개발과 함께 50년간의 테이프 라이브러리 기술을 보유한 테이프 기술의 역사이자 업계 표준의 테이프 스토리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선두 주자로서의 입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가상화 솔루션은 시장조사기관인 IDC조사에서도 잘 나타나 있듯이 2006년 시장점유율 41%로 업계 선두주자입니다. TCO 측면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SAN Volume Controller를 구축한 고객을 토대로 포레스터(Forrester) 컨설팅에서 조사한 ROI 수치를 보면 1.4년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그 어느 경쟁제품보다 높습니다. 참고로 가상화 솔루션은 전 세계 2,300여개 고객사들이 구축, 99.999%의 고가용성을 통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한국IBM은 이 같은 제품과 기술력을 중심으로 스토리지 시장을 집중 공략, 이를 바탕으로 가시적 효과가 나오면 윈-백(Win-back)이나 새로운 시장으로까지 영업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국IBM은 특히 협력사들을 통한 영업을 적극 확산해 나갈 계획입니다. 따라서 협력사 지원을 위한 여러 가지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술 및 영업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영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제품별로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술 및 제품에 대한 교육은 분기별로 2회에 걸쳐 실시하고, 1회에 4시간 이상씩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와 별도로 필요에 따라 비정기적인 교육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특히 영업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를 일부 제품이 아닌 각 제품별로 확산시켜 협력사들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영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50년 개발 역사가 기술력 입증
IBM 제품이 다른 경쟁사 제품에 비해 다른 점은 무엇인가.
IBM은 IT 종합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스토리지 단일 제품 사업은 그렇게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IBM이 스토리지 관련 기술에 관한한 그 어느 경쟁사보다 높고, 또한 이 시장을 주도해 오고 있습니다.
IBM은 지난 1952년과 1956년에 각각 테이프 스토리지와 디스크 스토리지를 개발한 업체입니다. 50년 역사는 그렇게 짧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축적된 기술과 고객지원 경험은 그 어느 경쟁사보다 앞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IBM은 지난 14년 연속 세계 최다 기술특허를 보유해오고 있는데, 스토리지 부문은 모든 경쟁사의 특허를 합친 것보다 더 많습니다.
스토리지 시장은 성장에 따라 더 세분화돼 있습니다. 즉 디스크, 테이프, SAN, NAS, S/W, 가상화, 서비스 시장 등으로 구분되는 스토리지 시장에서 IBM은 진정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 주는 유일한 업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IBM은 스토리지의 모든 분야에 대한 제품과 솔루션, 서비스 능력을 갖춘 회사로서 단일 제품군에 한정된 외장디스크 업체나 테이프 제품 공급 업체와는 분명히 차별화 됩니다. EMC가 외장디스크 부문 1위 업체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전체 스토리지 하드웨어 시장은 IBM이 1위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스토리지 시장은 이젠 제품 단위의 단품을 구매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 데이터 활용 및 보호, 최적화 및 각종 법규 준수를 위한 ILM, 가상화, 컴플라이언스 등과 관련된 토털 솔루션 및 서비스 위주의 구매방식으로 고객들의 성향이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IBM이 그 어느 경쟁사보다 유리한 경쟁 입지를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IBM은 토털 스토리지 솔루션 제공업체일 뿐만 아니라 IT 인프라에 대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IT 토털 솔루션 제공업체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게 될 것입니다.

ILM과 가상화 솔루션으로 승부
그렇다면 한국IBM의 솔루션 및 서비스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IBM 스토리지 사업부의 솔루션은 BC(Business Continuity, 비즈니스 연속성), ILM (Information Life Cycle Management, 정보 수명 관리), IS(Infrastructure Simplification, 인프라 단순화) 등 3가지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간단히 말씀 드리면 BC 부분에서는 이미 많이 구축한 재해복구 솔루션 이외에도 무중단과 가용성 솔루션인 GDPS(Geographically Dispersed Parallel Sysplex), GDOC (Geographically Dispersed Open Cluster)등이 핵심 솔루션입니다. IBM이 OEM하기 시작한 넷앱의 메트로-클러스터(Metro-cluster)도 여기에 해당되는 솔루션입니다.
ILM은 최근에 공인 전자 문서보관 사업 등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정부규제), HSM(Hierarchical Storage Management), e-Mail Archiving 부분 등이 있습니다.
IS 부분은 스토리지 인프라 단순화 솔루션으로서 스토리지 가상화와 통합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가상화 기술은 IBM이 원조
최근 가상화가 스토리지 시장의 핫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IBM과 경쟁사들이 주장하는 가상화는 어떻게 다른가.
▶중대형 서버이든 스토리지이든 가상화가 핫 이슈인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에는 사용자가 인위적으로 파일을 일일이 저장했지만 지금은 지정하지 않아도 컴퓨터가 빈 공간을 알아서 찾아 저장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공급사가 서로 다르거나 제품에 관계없이 가능합니다.
IBM은 사실 가상화의 원조격인 VM이라는 운영체제(O/S)를 개발한 회사입니다. 때문에 IBM의 가상화 기술은 그 어느 경쟁사보다 가장 앞섰다고 감히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가상화 방식은 ▲네트워크 기반 ▲스위치 기반 ▲어레이 기반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IBM은 이 가운데 네트워크 기반을, 경쟁사인 EMC와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는 각각 스위치와 어레이 기반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가상화 솔루션은 전 세계 스토리지 시장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Appliance) 기반 제품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한국IBM은 이 같은 가상화 솔루션 및 제품들을 중심으로 스토리지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편, 백정한 본부장은 "영업은 고객과의 믿음에서부터 출발한다"며 "영업을 시작하면서 마무리 될 때까지 당초 계획대로 실행이 될 때 가장 큰 희열을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본인이 맡은 업무를 즐기면서 하는 사람은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고 한다. 한국IBM의 스토리지 사업의 불씨를 어떻게 살려 나갈지 주목된다.

백정한 본부장
·1964년 출생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과 졸업
·한국 IBM 입사(1989~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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