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산 CIES 대표이사 사장






김갑산 CIES 대표이사(48세). 그는 중소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과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수행한다는 사명감만으로 오직 한 길만을 걸어 온 인물로 평가된다. 다른 길을 모르거나 능력이 없어서도 아니다. 삶의 가치관과 그것을 반드시 지켜야겠다는 그의 강한 집념과 의지 때문이다. 김 사장은 지난 92년 3월, 13년 동안 근무해 온 삼성항공을 박차고 나와 당시 설립된 지 1년여 정도 밖에 안 된 CAD/CAM 전문 업체이자 소기업인 CIES로 직장을 옮겼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삼성항공은 엔지니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근무해 보고 싶어 하는 선망의 기업이고, 김 사장 역시 회사 내에서 촉망 받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당시 3차원 CAD 툴을 쓰는 곳이 별로 없어 이러한 기술을 개인이 아닌 중소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긍심과 자부심, 그리고 완성된 기업보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완성해 나가는 게 더 큰 보람이 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었다"고 답한다. 그의 그런 판단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CIES는 김 사장이 입사할 당시 매출규모나 인원 등 규모가 아주 작았다. 그러나 이젠 연매출 900억 원과 145명이라는 인력을 보유한 어엿한 중소기업 솔루션 전문업체로 성장 발전했다. CAD/CAM 전문 업체로서는 국내 최고이고, 같은 업종에서도 이만한 규모를 가진 기업은 드물다. 김 사장의 역할이 없었다면 CIES가 이만한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를 CIES와 함께 성장 발전해 온 산증인이자 주역으로 손꼽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 사장이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발령받았을 때 모든 직원들이 '당연하다'며 박수를 치며 환호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직원들이 '내 회사'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충실하게 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 규모 있는 IT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성장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게 김 사장의 미래 계획이다. 외부의 온갖 유혹을 물리치고 오직 CIES와 성장을 함께해 온 김 사장이 왜 '충성심'이 강한 인물로 평가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김 사장이 존재하는 한 CIES의 앞날은 밝아 보였다.
김용석 편집주간 yskim@rfidjournalkorea.com

앞만 보고 살아왔다
"비즈니스 중심으로 앞만 보고 살아왔습니다."
김갑산 사장은 CIES에서의 15년 생활을 이렇게 간단히 정리했다.
그렇다. 지난 1992년 3월 16일 김 사장이 CIES에 입사할 당시만 해도 이 회사는 설립된 지 1년여 정도 밖에 안 됐었고, 인원도 겨우 6명이었다. 그런 CIES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900억 원의 매출실적과 145명이라는 규모의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성장 발전했다. CAD/CAM 전문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이고, 토털 솔루션을 제공해 주는 중견 SI 서비스 전문기업으로서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성장한 것이다.
특히 CIES가 주로 공략해 온 중소 제조업 분야에서는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을 만큼 이 분야에서의 명성은 자자하다. 그 명성은 이 회사가 확보한 고객 수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CIES는 서울 200, 영남지역 250, 대전/충남 100, 기타 50 사이트 등 전국 각 지역에 약 600여 사이트의 고객을 확보해 놓고 있다.
중소기업이 사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우리나라와 같은 곳에서 이만한 고객을 확보해 놓은 중소기업은 드물다. 김 사장의 말대로 옆이나 뒤를 돌아다 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아무튼 CIES가 내로라하는 중소 IT 전문업체로 성장하기까지는 김 사장의 열정과 노력, 충성심 등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물론 이 회사를 설립한 이기훈 회장의 역할이 가장 컸음에는 분명하다.
이 회장과 김 사장은 상호 호흡이 잘 맞는 '환상의 콤비'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새로운 사업 품목이나 미래 나아갈 방향 등을 제시하며 전체 사업을 주도해 나가는 반면, 김 사장은 영업 및 기술 지원 등의 실무적인 업무를 맡으면서 내부 직원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며 관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는 것. 안과 밖,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아 'CIES의 성장 발전'이라는 큰 목표를 추구했던 것이다.
이기훈 회장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데 남다른 장점을 갖고 있고, 경영방식도 합리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김 사장은 열정과 노력, 충성심 등이 그 어느 누구보다 앞선다는 평을 듣는다.
한 마디로 두 사람은 호흡이 아주 잘 맞아 좀처럼 보기 드문 사례라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열정과 사명감으로
사실 김 사장은 경남 창원에서부터 출발했다. 첫 직장인 삼성항공이 이 지역에 있었고, CIES의 설립자인 이기훈 회장과의 만남도 여기에서였다. 공급업체와 고객관계로 만난 셈이다. 이기훈 회장의 스카웃 제의에 김 사장은 처음에는 거절했다고 한다. 당시 김 사장은 삼성항공에서 '경영대상기술동상'을 받을 만큼 소위 잘 나가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굳이 직장을 바꿔야만 할 이유가 없었다고 한다.
김 사장은 그러나 "당시 3차원 CAD 툴을 쓰는 기업(주로 현대자동차 협력사)이 별로 없어 이러한 기술을 개인이 아닌 자동차 관련 중소 제조업들의 발전에 기여해 보고 싶었고, 삼성항공과 같은 완성된 기업보다 성장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완성시켜 나가는 게 더 큰 보람이 될 것으로 판단돼 직장을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아무튼 김 사장은 입사 후 창원에서 사무실도 없이 한국IBM 창원지사 사무실에서 한국IBM 직원들과 함께 혼자 업무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영업보다 기술지원, 특히 CIES의 주력 제품인 CATIA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지원을 위해 고객들을 찾아 다녔다고 한다. 그의 기술 및 지원력은 당시 그 어느 누구보다 앞섰다고 한다. 특히 그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성실성'과 '열정'은 고객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고 한다.
입사 후 그는 3개월 동안은 매월 22일 근무하면서 21일을 출장을 다녔다고 한다. 창원을 중심으로 대전, 서울 등 각 지역으로 고객들을 찾아 기술지원 및 영업을 했고, 이로 인해 아내의 볼멘소리는 상당히 높아졌었다고 한다. 김 사장 역시 일이 너무 힘들어 한 때 회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전 직장인 삼성항공을 나와 3개월 만에 그만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 다시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CIES가 결코 남의 회사가 아닌 '내가 주인'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있는 김 사장으로서는 당연한 결정이었을지 모른다. 이 같은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이로 인해 지금의 김갑산 사장으로 성장했다는 게 그를 아는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고객감동이 성장의 바탕
김 사장은 "오후 8시경 저녁을 먹고 있는데, 고객으로부터 기술지원요청이 와 식사 후 곧바로 출발했으나 평상시에도 교통체증이 심한 남해고소도로는 더욱 막혀 새벽 1시에 도착했고, 기술지원 후 집에 돌아오니 새벽 5시였다"고 당시 사정을 회고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아무리 늦게 집에 들어가도 새벽 6시면 일어나 회사에 출근을 했고, 지금도 그 같은 습관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김 사장이 주변 관계자들로부터 일에 대한 열정과 충성심이 높다는 평가를 듣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느 한 고객은 "왜 그렇게 열심히, 누구를 위해 하느냐?"며 반문하기도 해, 그는 "일이 재미있고, 월급을 받는 만큼 충실히 사명감을 다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아무튼 김 사장의 이러한 사명감과 성실한 업무 자세, 기술력 등은 고객들을 감동시켰고,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CIES의 영업은 나날이 확장됐다. 김 사장이 영업을 시작한 지 1년 후인 1993년에 창원사무소가 설립됐고, 이어 1994년 대구사무소, 1995년 부산사무소 등을 설립해 영업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CIES의 이 같은 사세확장에 따라 전문성을 더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CAE/CED 영업부서를 독립법인으로 분사시켰고, 이기훈 회장은 김 사장을 서울 본사로 발령해 CIES의 영업총괄을 맡겼다(1995년).

'기술 및 솔루션' 개발이 CIES의 미래
CIES는 김 사장이 영업총괄을 맡은 이후에도 매년 30% 이상 꾸준히 성장해 왔고, 1998년 IMF 시절에도 매출이 그렇게 떨어지지 않아 경비절감을 위한 감원도 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1999년까지 이직률이 거의 없을 만큼 안정적으로 성장해 온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사업 아이템을 확장하면서 조직운영에 문제가 생겨 직원들이 경쟁기업으로 직장을 옮기기도 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김 사장은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생각으로 직원들을 다독거리면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왔다고 한다.
한편, 김갑산 사장은 CIES에 과장으로 입사, 대표이사 사장의 지위까지 올랐다. 중소기업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사례이다. 그것은 곧 직원들의 희망이요 미래 비전이기도 하다. 성장기를 거쳐 새로운 변환기를 맞이한 CIES를 김 사장이 어떻게 성장 발전시켜 나갈지 일문일답을 통해 직접 들어본다.

CIES의 미래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CIES가 오늘날까지 성장 발전해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기술력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대고객 서비스 지원력도 크게 한 몫 했다고 봅니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력과 서비스 지원력 등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CIES는 크게 두 개 부문, 즉 ▲엔지니어링과 SI ▲시스템 및 솔루션 서비스 등으로 나눠 사업을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엔지니어링 부문의 경우 CIES는 IBM으로부터 기술인증을 받은 엔지니어들이 많습니다. 한국IBM 협력사 가운데에서는 제일 많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현재 CIES가 확보해 놓고 있는 엔지니어는 약 80여명으로 전체의 60%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만한 엔지니어들을 확보해 놓은 기업들은 드물 것입니다. 그만큼 CIES의 기술력이 높다고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들 엔지니어들을 십분 활용해 솔루션 개발 및 서비스 지원 영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DI, BPM, RM(리스크 관리), 그리고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금융, 공공, 통신 서비스, 방송미디어 등의 산업분야로까지 영업영역을 크게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IT 인프라 구축 솔루션을 통해 서비스를 지원해 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CIES는 금융권 시장공략을 위한 전략으로 지난해 금융솔루션 사업부를 신설, 금융시스템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월에는 한국증권전산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90억 원 규모)를 수주한 바 있고, 최근에는 대우증권에 약 40억 원 규모의 RM(Risk Management, 리스크 관리)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독자 기술 및 솔루션 확보가 살 길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른 국내 최초의 RM 프로젝트여서 관련 업계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어쨌든 CIES는 이러한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지원센터와 ▲솔루션 센터를 별도 구성했고, 이들 센터를 통해 필요한 솔루션이나 요소기술들을 꾸준히 개발해 나갈 것입니다. 기술 및 솔루션 개발이 곧 CIES의 미래라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경쟁사와의 차별화 정책은 무엇인가.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역시 기술력과 솔루션, 서비스 지원력 등을 바탕으로 한 대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높여 나가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이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사만의 독특한 무기가 없으면 안 된다고 판단됩니다. 그것이 기술이든, 제품이든, 아니면 그 어느 것이든 자사만의 무기가 없으면 장기적인 사업을 펼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대기업 위주의 기업환경이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봅니다.

CIES는 한국IBM 협력사로서 성공한 몇 안 되는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IBM과 손 잡으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사실 CIES는 설립하면서 한국IBM과 협력관계를 맺고 16년여 째 IBM 제품을 공급해 오고 있습니다. 한국IBM과는 독립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상호 협력해 나가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한국IBM은 협력사 정책을 추진하면서 담당 직원들을 거의 매년 조직개편을 통해 바꿔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책이 수시로 바뀌게 되고, 담당 직원들 또한 본인이 맡은 임기 동안에 목표달성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곧 책임감이 그만큼 떨어진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국IBM은 또 목표달성에만 급급해 협력사들이 진정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힘, 즉 기술력 향상 및 솔루션 개발에 신경 쓸 겨를이 없게 됩니다. 다시 말해 협력사들은 매출목표 달성에 급급하다보니 기술 향상이나 솔루션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다행히 CIES는 IBM 제품 위주의 영업이 아닌 독자 솔루션을 바탕으로 영업을 펼쳐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IBM이 CIES에 의지하는 영업환경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아무튼 한국IBM의 협력사들이 살아날 길은 독자적인 기술력이나 서비스 지원력이 있어야만 한다고 봅니다. 이 같은 원칙은 한국IBM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다른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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