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메이션위크 설문조사 실시

컴퓨팅 업계의 화두는 여전히 윈도우 비스타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마케팅팀은 비스타로의 업그레이드의 장점을 설파하는데 여력이 없다. 비스타가 기업 고객에게 출시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차세대 OS의 현주소는 어디인지 살펴보자.

InformationWeek Research가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업의 약 25%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발은 나쁜 편이 아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얼리 어답터들 가운데 91%는 10% 이하의 PC에 비스타를 설치했다고 밝혔으며 대부분의 도입은 '현재 진행형'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대에 못미친다가 응답자의 46% 차지

612명의 기업 기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3월과 4월에 걸쳐 웹을 통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비스타의 보급에 대해 모순된 결과가 나왔다. 미국 운수성(Department of Transportation)과 연방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NASA 등의 경우 비스타로의 업그레이드를 일시적으로나마 보류하고 있으며 수많은 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에, 마이크로소프트측은 지난 3월31일 마감된 회계 연도의 실적 발표에서 윈도우 비스타와 오피스 2007 제품군에 대한 수요가 '견고한'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차이가 다르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는 낙관적인 평가를 하고 있음에 틀림 없다. 윈도우 클라이언트 제품 관리 이사인 셰넌 보처는 "일부 선행 지표는 기업용 OS의 도입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월 분기 마감 결과 그 동안 지연되어 온 비스타 라이선스 매출액이 16억7,000만 달러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뤄볼 때, 비스타의 라이선스 요금이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지불되었지만 판매된 비스타 OS 모두가 PC에 탑재되지는 않았거나 사용자가 단순히 보유만 하는데 만족하고 있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카고 트리뷴(Chicago Tribune)이 이에 해당되는데, 이 회사는 새로운 PC의 OS로 비스타를 다시 윈도우 XP로 대체했다. 아직 비스타로의 준비가 덜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설문 조사 결과 두드러진 내용 중의 하나는 비스타가 기업 기술 전문가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응답이 매우 높은 비율(46%)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대에 부응한다는 대답은 19%였으며 기대보다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단 1%에 불과했다. 아직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답한 응답자는 3분의 1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보안이 강력해졌으며 호환성 문제도 거의 해결되어 고객이 알고 있는 것보다 비스타의 강점이 훨씬 많다고 대응하고 있다. 보처는 아직은 '학습'이 진행되고 있는 단계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CR 소프트웨어의 경우 비스타에 대해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비스타에서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을 테스트해본 결과, CRM 제품인 퍼스트웨이브 커넥트-케어(Firstwave Connect-Care)와 아이코어 네트웍스(iCore Networks)의 VoIP 소프트폰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CR 소프트웨어는 상당수 PC를 비스타로의 업그레이드를 유보할 계획이다. IT 총괄 부사장인 밥 즈윅은 "호환성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지 않는 한 비스타를 당분간 채택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운영체제 발표와 기업의 채택 사이에는 항상 시간적인 지연이 있어왔다. 윈도우 XP도 예외는 아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인 스티브 발머는 지난 4월 사용자 그룹 대표자 및 IT 커뮤니티 리더와 만난 자리에서 "기업의 경우 여러 이유로 비교적 도입이 느리게 진행된다"고 밝힌 바 있다. 발머는 기업에서의 비스타 사용에 대해 예전의 윈도우 업그레이드와 동일한 페이스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마이크로소프트도 예상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6대의 컴퓨터에서 비스타를 테스트하고 있으며 자사의 맞춤형 출판 애플리케이션이 비스타와 연동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은 무엇인지 평가하고 있다. 클라이언트 시스템 관리자인 투샤 파텔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운영체제가 발표될 때마다 트리뷴이 업그레이드를 완료하는데 평균 3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전했다.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부담

단기적으로 볼 때 비스타의 보급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는다. 현재 비스타로의 전환을 시작했다고 응답한 비율 25% 외에, 향후 1년 이내에 비스타를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17%에 불과했다. 58%의 응답자들은 비스타 설치에 1년 이상 걸리거나 아직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처럼 신속하게 전환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드웨어의 호환성이 가장 큰 문제로, 응답자의 75%가 지적했다. 비스타는 윈도우 XP보다 더 높은 프로세싱 파워를 요구하기 때문에 IT 관리자들은 기존의 PC가 비스타를 지원할 수 있을지 평가해야 한다. 비스타의 최소 요구 사양인 800MHz 프로세서와 512M 메모리를 PC가 만족시킨다고 해도 IT 관리자들의 3분의 1은 비스타에서 제대로 구동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제조 회사인 보이드(Boyd Corp.)의 정보 시스템 관리자인 스티브 프라이스는 "프로세서 파워와 메모리 등 하드웨어 사양이 예상보다 높아야 한다는 것에 놀랐다"면서,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해야 했으며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2년 정도가 지나야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 조사의 항목에는 빠져있지만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역시 이슈가 되고 있다. 엔터라시스의 IT 운영 담당 이사인 리치 카셀베리는 "얼리 어답터와 관련된 문제는 애플리케이션의 호환성에 있다"고 밝혔다. 엔터라시스는 150여 애플리케이션을 비스타에 테스트해본 결과 구동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이 소수에 불과했지만 그 중에는 어바이어의 소프트폰이 포함되어 있는데, 어바이어 소프트폰은 엔터라시스의 모바일 직원을 위한 핵심적인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에 해당되는 것이다.

비스타의 또 다른 공통적인 문제는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응답자의 62%가 지적했으며 업그레이드 비용이 너무 높다는 비율도 53%를 차지했다. 기술적인 평가와 비즈니스 사례 분석,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논의 등을 진행했음에도 미국 적십자단(American Red Cross)은 36,000여 PC에 비스타를 설치하는데 있어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운영체제의 가격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와 애플리케이션 호환성 테스트, 교육, 기술 지원 등 부수적인 비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가올 비스타의 전성기

아직은 여기저기에서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으며 기업이 도입을 미루고 있지만 윈도우 비스타는 이전의 '선조'들과 마찬가지로 기업용 PC의 OS로 자리를 잡을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기업 기술자들이 윈도우 비스타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향상된 보안인 것으로 나타났다(54%). 커뮤니티 아메리카 크레딧 유니온(CommunityAmerica Credit Union)의 기술 서비스 부장인 켄 사보이는 "최근의 다양하고 복잡한 위협 상황에서 비스타의 보안 모델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35%는 PC 업그레이드 이유를 들었으며 33%는 향상된 성능을, 그리고 31%는 오피스 2007과 비스타를 이용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하지만 비스타의 대표적인 특징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인해 도입을 원한다는 비율은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 비스타의 정교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매료되어서라는 응답자는 15%에 불과했으며 진보된 그래픽 성능을 꼽은 응답자는 11%에 머물렀다.

캔사스에 위치한 정신과 및 약물중독치료 센터인 VBH(Valeo Behavioral Healthcare)는 내년에 비스타로 전환할 계획이다. 하지만 IT 담당 마틴 하이 부장은 전환에 앞서 리눅스 기반의 PC를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평가하고 있다. 하이 부장은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비스타를 선택하는 것이 다른 대안보다 훨씬 편한 길로 안내하리라는 것은 그 역시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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