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더 이상 최우선 고려사항 아니다”∙∙∙통합 및 활용성 향상이 혁신의 요체
이러한 결과는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McKinsey & Co.)와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캐피털 업체인 샌드 힐 그룹(Sand Hill Group)이 현재 및 향후 2년간 소프트웨어의 트렌드와 예상, 투자 행태 등에 관해 475명의 IT 및 기업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나타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개최된 '소프트웨어 2007 컨퍼런스'에서 소개된 이번 설문 조사 결과, 비용 통제보다는 비즈니스의 성장에 기업들이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제가 완연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반영하고 있다.
'혁신'이 소프트웨어 도입 우선 순위
또한 IT 부서의 경우 소프트웨어에 대해 보다 혁신적인 방법으로 접근하는데 있어 위험 부담이 낮을 경우 도입 부서에 재량권을 부여하는 경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와 광고로 지원되는 소프트웨어 등 새로운 모델의 등장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초기 도입 비용과 지원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아 훨씬 쉽게 소프트웨어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자사의 비즈니스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소프트웨어 트렌드와 벤더에게서 가장 필요로 하는 항목이 무엇인지 물어본 결과, 응답자들은 혁신을 가장 높게 책정했으며 SaaS를 두 번째로 꼽았다. 3위는 서비스 지향적인 아키텍처가 치지했으며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는 4위에 올랐다. 샌드 힐 그룹의 공동 설립자이며 이번 설문 조사를 기획한 M.R. 랭거스와미는 "소프트웨어 업계는 경기 침체기와 통합 시대를 지나 기능 혁신 시대에 다시 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 방법에 대한 이러한 높은 관심은 신생 업체와 기존 업체 모두에게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으며 기술 관련 벤처 캐피털 펀딩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응답자의 55%가 소프트웨어 업계의 혁신이 향후 가장 기대된다고 밝혔다. 맥킨지의 켄 베리맨은 "버블 붕괴 이후 기업들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등 구조 조정을 단행하면서 추후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결과로 분석되며 기업들의 투자도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혁신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22%의 응답자들이 현재 업계 혁신이 절정에 달했다고 밝혔으며 8%는 혁신의 정점을 넘어섰다고 응답했다.
SaaS에 대한 기대감 높아
연매출이 2억 달러에 달하는 컴퓨터 업체 스트라투스 테크놀로지스(Stratus Technologies)의 IT 이사인 조 그레이브스는 SaaS를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혁신 중의 하나로 지목했다. 스트라투스는 세일즈포스닷컴의 온 디맨드 영업력 자동화 애플리케이션과 일로쿠아(lead management)의 마케팅 애플리케이션, 퀵애로우(QuickArrow)의 전문 서비스 과금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계약 관리 및 성과 보상 프로그램을 위해 SaaS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있다.
SaaS는 유연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사업 부서별로 소프트웨어를 신속히 도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레이브스는 "스트라투스와 같은 엔지니어링 회사에서는 특정 부서가 IT 부서보다 IT를 더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 경우에는 IT 부서의 도움이 없이도 자체적으로 도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69%는 소프트웨어 예산이 중앙에서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향후 2년 동안 소프트웨어 도입에 대한 재량권이 각 사업부로 편성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40%에 달했다. 이러한 추세로 미루어볼 때, 대형 벤더보다 초기 도입 비용이 낮은 월정액 요금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형 소프트웨어 벤더들에게 시장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대규모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대응이 요구된다. IT와 관계된 일을 하는 응답자들 가운데 29%는 대형 벤더들이 혁신을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IT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응답자들의 경우 15%만이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 사용자들이 소프트웨어 도입 결정에 개입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1%로 나타났으며 비공식적인 방법을 통해 개입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35%에 달해, 소프트웨어 벤더들이 담당자만을 컨택하는 것보다는 비즈니스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전개할 필요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전통적인 라이선스 구매방식도 바뀔 것
이번 설문 조사에 따르면, 올해 IT 예산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나타났으며 2년 뒤에는 36%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비용 문제는 그다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조사되었다(14%).
한편, 소프트웨어의 구매 패턴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기술 전문가들은 평균적으로 볼 때, 향후 2년 뒤에는 소프트웨어 중 60% 이하만이 전통적인 라이선스를 통해 구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약 40%는 서비스 형태나 광고로 지원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등 대안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안 모델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기업 중 80%는 가입 형태의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60%는 트랜잭션 기반의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은 광고로 지원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가 많지 않다. 구글의 경우 구글 닥스&스프레드시트(Google Docs & Spreadsheets)를 제공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라이브 베이직(Microsoft Office Live Basics)을 보유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웹 사이트 도메인과 호스팅, 500M의 웹 저장 공간, 25개의 이메일 계정 등이 포함되어 있다. 스파이스웍스(Spiceworks)라는 신생 업체는 IT 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SaaS를 위한 IT 컨설팅 전문 업체인 블루울프 그룹(Bluewolf Group)의 공동 설립자인 에릭 베리지는 SaaS가 IT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보편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은 신속한 결과를 원하기 때문에 SaaS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SOA, 소프트웨어 트렌드 대표한다"
어떤 소프트웨어 트렌드가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서비스 지향적인 아키텍처(SOA)를 지목했다. SOA는 이미 기술 업계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오라클과 SAP를 비롯해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SOA에 대해 향후 소프트웨어 개발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개발자들에게 특정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는 서비스로의 연결을 허용해주고 있다.
유리 용기 제조 업체인 O-I 글로벌의 전세계 IT 설계자이자 미국의 SAP 유저 그룹 대표인 로드 매스니는 넷위버(NetWeaver) 미들웨어를 토대로 한 SAP의 엔터프라이즈 SOA 아키텍처에 대해 가장 혁신적이며 많은 고객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벤더들은 자사의 SOA 기술이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쉽게 적용될 수 있는 웹 표준을 토대로 신속하게 개발 및 재활용이 가능한 서비스라고 홍보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 및 벤더들에게 그 자체로 혁신적일 수 있다.
Wyeth Pharmaceuticals의 IT 이사인 피터 래거너는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에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기업에 적응하는 데에서 혁신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OA는 기업들이 코드를 작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코드 전체를 다시 작성하지 않고도 프로세스에 맞도록 일부만 바꿀 수 있다.
또한 SOA의 잇단 성공 사례도 고무적이다. 올스테이트 보험(Allstate Insurance)의 경우 SOA를 사용해 클레임 프로세스 시스템을 혁신했다. 1억2,500만 달러가 투입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프로세싱의 강화와 일관된 보험료 지불이 가능해지며 비즈니스 요구 사항의 변화에 따라 신속하게 변경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많은 이점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혁신에 대한 이러한 접근 방법의 경우 소프트웨어의 사용법이 보다 쉬우며 개발 및 구축 비용이 적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급격한 성장세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