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서비스 시대 대비 인프라 강화, 빅뱅 대신 SOA 방식 구축 ‘눈길’

SK텔레콤이 지난해 차세대마케팅(NGM)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데 이어 KTF, LG텔레콤 등 통신사들의 차세대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다. 향후 서비스의 컨버전스, 유비쿼터스화에 대비해 신규 상품을 적기에 출시할 수 있는 IT 인프라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고객유치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통신사들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향후 회사의 미래 성장력과 사업 성패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KT는 지난해 연기한 차세대 프로젝트를 오는 10월부터 4여년에 걸쳐 수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ICIS(통합고객정보시스템) 시스템을 개통한 이래 진행되는 이번 KT 프로젝트의 명칭은 '차세대 PI & SI'로 그 주요 내용은 영업/빌링/네트워크 인터페이스/파트너 관리 등의 통합시스템 구축인 것으로 전해졌다. SKT에 이은 KT의 대규모 빅뱅 프로젝트로 인해 통신 시장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열기는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약 4년에 걸쳐 800여명의 개발인력을 투입해 3000억 규모로 진행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2006년 10월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메인프레임을 유닉스(Open) 시스템으로 다운사이징하고 고객관리, 빌링, CRM, PRM(파트너 관계관리) 등 마케팅 전 영역에 대한 시스템(NGM: Next Generation Marketing)을 전면 재구축하는 빅뱅방식의 프로젝트였다.

SK텔레콤의 NGM 프로젝트 이후 KTF, LG텔레콤 등의 통신사도 지난해부터 차세대 프로젝트에 발벗고 나섰다. LG텔레콤이 지난해 7월 프로젝트에 착수했으며 KTF는 올 3월부터 프로젝트의 닻을 올렸다. LG데이콤도 현재 암암리에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하나로텔레콤은 내년에 차세대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빅뱅 아닌 SOA기반 프로젝트 다수

KTF와 LG텔레콤은 N-STEP(New Service Technology Evolution Project)과 Next CSBS(Customer Service Billing System)란 이름으로 각각 차세대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KTF와 LG텔레콤의 프로젝트는 SOA(서비스 지향 아키텍처)기반의 차세대 영업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빅뱅 방식이 아닌 기존 시스템을 재활용하고 리스크나 비용을 최소화하는데 비중을 둔 프로젝트기 때문에 SK텔레콤에 비해 프로젝트 기간도 짧을뿐더러 규모(예산)도 10분의 1 수준이다. 실제 KTF의 차세대 프로젝트는 총 300억원(개발 비용까지 포함) 정도의 규모로 협력사 인원 60명과 표준화 추진팀(IT부서), 현업 사용자(10여 명) 20명을 포함해 총 80명 인력이 투입돼 진행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역시 1998년 구축해 1999년부터 이용하기 시작한 메인 시스템(코러스: 빌링, 고객 관리, 가입자 장비 관리 등 고객과 연계된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이 초기부터 오픈환경 기반에 통합 DB로 구축돼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더라도 SK텔레콤, KT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로텔레콤 정진하 정보기술실장은 "현재 시스템에서 비즈니스 플랜과의 격차(Gap)를 분석해 시스템을 개선하는 '준 차세대' 시스템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KTF와 LG텔레콤은 이번 차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CRM과 빌링 시스템 내의 중복, 산재된 데이터를 통합해 고객데이터 구조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변화된 고객 프로세스에 맞춰 전사 시스템을 서비스 중심으로 고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TF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표준화추진팀 오훈용 팀장은 "1997년부터 나뉘어 개발돼온 CRM 프로세스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단일화된 뷰와 관리체계를 가져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F는 올 3월부터 프로젝트에 착수해 ▲오는 10월까지 차세대(영업정보) 시스템의 방향성 및 전략을 세우기 위한 사용자 중심의 비즈니스 설계 단계를 거쳐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실제 구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기업 내 타 시스템으로 확장, 이를 2008년 하반기에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젝트 막바지 작업에 한창인 LG텔레콤은 지난해 7월 프로젝트에 착수해 연말까지 시스템의 분석/설계 단계를 마치고, 올 1월부터는 개발/시험/구축에 들어갔으며 올 추석에 맞춰 정식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비즈니스 중심의 시스템 구축'에 역점

지난 3월 발표된 통신 시장 규제 정책 로드맵에 따라 올 7월부터는 유선과 무선, 초고속 인터넷, 인터넷TV를 묶은 서비스가 허용된다. 통신사들은 통신 결합 상품 출시 등과 같이 앞으로 비즈니스 변화를 고려해 차세대 시스템의 구축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KT, 하나로텔레콤, KTF 등 다수의 통신사들은 올 하반기 유무선 통합 상품(QPS: Quadruple Play Service, 인터넷+전화+TV+무선이동전화)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이 사업이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 여부가 시스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2007년 1~2분기 동안 비즈니스 플랜에 대한 분석 및 의사 결정, 비즈니스 플랜을 수립하는 작업을 거친 후 차세대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KTF 역시 앞으로 비즈니스 변화를 고려한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 밝힌바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 설계 단계 이후인 올 하반기쯤 되서야 KTF 차세대 프로젝트의 상세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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