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IT 이슈 잘 몰라, 신기술 구현 어렵고, 무분별한 예산 집행 및 경영이익 저하

액센츄어는 최근 한국의 주요 CIO 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 CIO 어젠더'라는 연구보고서를 내놓았다. '경쟁력 확보와 성장을 위한 IT 환경으로 탈바꿈 하기'라는 부제를 단 이 연구보고서에는 IT를 업무 성과의 증대에 적극 활용하여 ROI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의 내용을 정리한다.







한국의 CIO들은 전세계 다른 곳의 CIO들과 마찬가지로 정보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는 시대에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정보 처리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새로운 공급망이 등장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고객 인터랙션(customer interaction) 애플리케이션들이 구현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성장을 계속하면서 전 세계의 공급망 및 금융시장에 점점 더 통합되고 있다. 각 조직에서는 기존 데이터센터를 병합하여 정교한 신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서버 관리 기법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가상화로 인해 데이터센터 관리도 신속히 산업화되고 있다. 소비자 부문에서는 외국에서 부러워하는 초고속 대역폭과 이동통신의 세련미를 향유하고 있다.



한국은 또한 방대한IT 직무를 보유하고 있으며 광범위한 IT 인력은 IT 리더십에 따라 어떤IT 프로그램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 경영진이 모든 업무의 중추를 이루는 핵심 시스템을 교체하기로 결정한 한국의 한 대형 금융기관의 사례를 보면, 이사회는 비슷한 규모의 해외 은행들에서 일반적으로 소요되는 기간의 절반수준인 8개월 만에 그 사업을 끝내라는 지시를 내렸다. 천 여 명의 프로그래머가 투입되었고, 시스템은 제 시간에 인도됐다. 그리고 제대로 작동되었다.


이와 같은 IT 인력과 세계적인 수준의 IT 인프라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기업들은 IT에 기반한 혁신에 도달할 경우 세계와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한국의 IT 는 고객 통찰력(customer insight)과 제품 디자인에서 제조, 물류와 백오피스 관리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주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 기업들의 IT 직무는 기술적으로는 경쟁력이 있을지 모르지만 업무 연결성(business connectivity)과 통찰력이 결여되어 있다. 재벌 소유의 기업들은 IT 서비스 회사를 공유하면서도 IT 아키텍처 표준은 공유하지 않는다. 기업은 비효율적인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맞춰애플리케이션을 수시로 바꾼다. IT 프로그램들은 경영 통합과 전략적 비전의 부재로 고통을 겪고 있다. 한국의 IT는 업무 영향력(business impact)이 낮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와 성장에 기여하는 그 어떤 경영 이익(business benefit)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단위와 업무별로 지나치게 분권화된 거버넌스 구조 및 변화에 대한 저항으로 인해, 신규 기술투자로 새로운 경영능력을 실현하기 보다는 기존의 단편적이고 구태의연한 프로세스들을 자동화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IT의 전략적 영향력과 장기적 가치에 대한 인식 결여는 한국의 CIO들이 평가한 조직 내 IT 활용 수준과 다른 나라의 평가 결과를 비교해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한국의 경영자는 IT 직무를 변화의 동인이 아니라 코스트센터(cost center)로 취급하며, 전략적인 이점을 추구하기 보다는 IT에 대한 비용 절감에만 골몰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 한 가지 이유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늦게 산업화되어 북미와 유럽의 비슷한 조직들만큼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시대의 유물 같은 레거시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IT를 경쟁우위 확보에 제대로 이용하기 위한 정교함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액센츄어는 한국의 주요 공기업과 사기업의 CIO 60명을 대상으로 한 '2006 High Performance IT 연구' 수행을 통해, IT를 업무성과 증대에 적극 활용하여 ROI(Return On Investment) 를 증대시킬 수 있는 다섯 가지의 주요 기회를 찾아냈다.

핵심 이슈
1. 혁신: 한국은 대역폭, 속도 및 권역에 관한 한 방대한I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 차원의 IT 혁신은 너무나 보수적이다. 한국 기업들은 IT 투자를 전술에서 전략으로 전환해 프로세스 혁신의 동인으로 삼아야 한다.
2. 산업화: 한국의 제조업이 자동화와 표준화에 대한 세계적인 모범사례를 빠르게 따라가는 동안, IT 직무는 그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가내수공업 방식에 머물고 있다. 품질, 기업간 아키텍처 표준화 및 성과지표에 입각한 경영방식(metrics driven management)을 도입할 경우 획기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3. 인프라: CIO 들은 가상화되고 동적으로 할당되며 효과적으로 모니터링 되는 환경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비용 대비 가치의 진정한 기준인 서비스 품질의 일관성에 중점을 두는 포괄적이고 검증된 업무 연속성 계획(Business Continuity Planning)과 집중 운용 절차(cohesive operational procedure) 측면을 고려하고 있지 않는 기업이 많다.
4. 통합: 한국 기업들은 조직 전반에 걸친 IT 시스템의 전략적인 통합이 드물어 시스템의 비효율성은 물론 사람과 기술 사이의 단절을 가져올 수 있다.
5. 정보관리: 기업들은 정보관리(IM)를 위한 프로세스 혁신 운동으로 미래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지금 한국 기업들은 정보를 통합하는 기본 단계로 되돌아가고 있지만 그 다음에 정보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고심 중이다. 그 첫 단계로 데이터 인터페이스, 관리 및 보안에 대한 세계적인 표준을 채택해 경영정보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 그 다음 단계는 경영진의 의사결정과 고객 통찰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정보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이 될 것이다.

한국CIO들은 CIO의 역할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국 CIO들은 대부분 경영기획에서 배제되어 있는 상태다. 이는 신기술 구현을 가로막아 임시방편적이고 무분별한 예산 집행 및 경영이익 저하로 귀결된다. 업무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 낡은 IT 관리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1. 혁신 투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IT 지출 항목 중 많은 부문을 줄이고 있다. 규제가 대폭 강화되고 복잡성이 증대한 환경에 대해서만 IT투자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높은 생산력 성장이 IT 투자와 분명히 연결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CIO는 여전히 주요 IT 프로젝트들의 실패율이 높다는 끊임없는 의문 제기에 대답해야 함은 물론, 혁신적인 IT 투자를 통해 사업상의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확신을 경영진에 심어 주어야 한다.

IT 혁신은 트랜잭션 비용 절감과 새로운 비즈니스 역량 실현에 따른 이익을 약속한다. 그러나 복잡성과 고비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업 차원의 명확한 IT 아키텍처에 근거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IT 혁신은 기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이 아니라 통합과 프로세스 개선의 촉매로 이용되어야 한다.
한국은 탄탄한 IT 인프라 위에서 혁신을 통해 신성장을 도모하려는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으나, IT 혁신 측면에서는 여전히 세계적인 수준보다 떨어진다. 조사에 응한 전세계 조직의 50% 가량이 IT의 리더 또는 얼리어답터인 반면, 한국은 고작 27% 로 그 절반에 불과하다. IT 혁신에 대한 한국인들의 개척정신은 현재 다른 나라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내부적으로 볼 때 IT 혁신에 대해 조직 수준에서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IT 투자를 전술에서 전략으로 전환해 프로세스 혁신의 동인으로 삼아야 한다. IT와 업무의 일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IT 투자의 포괄적인 우수 경영사례가 없는 것이 문제의 한 원인이다. 이는 내부 상황이나 시장 상황이 우호적일 때나 단순히 경쟁사 따라잡기 수단으로서만 IT에 투자하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IT 투자는 수익이 하락하더라도 계속돼야 하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어떤 이익도 당장 상실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이 IT 투자를 조성하고 관리하고 측정하는 데서 보이는 비일관성은 보다 강력한 거버넌스 모델의 필요성과 연결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고위관리 보다는 일선관리가 방향을 결정한다. 그러나 새로운 혁신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최고경영진이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 차원의 IT 전략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 프로세스를 소규모로 자동화하는 데 머물지 말고 신기술에 대한 파일럿 후 빠른 확산 적용을 통해 프로세스 개선 및 신규 업무 능력을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

High performance 기업들은 하향식(Top Down) 투자 형태를 취하고 있어, 고위 관리가 전면에 나서서 경쟁사들을 앞서기 위해 IT 혁신에 팔을 걷어붙인다. 한국에서 최고경영진의 감독 부재는 미래 성장에 박차를 가하지 못하는 열악한 ROI와 그에 따른 비일관성으로 이어진다. IT 혁신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진에 의한 장기적이고 한결같은 전략적 혁신 계획이 필요하다.

2. 산업화
한국의 대재벌들은 세계에서 배운 교훈을 활용하여 기업 간 표준화를 통해 이익과 규모의 경제를 획득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가지고 있다. 산업화는 표준화된 IT 업무 프로세스를 통해 새로운 효율을 창출하고 성과를 증대시킨다. IT 리더들은 적합한 거버넌스 모델, 품질, 예측가능성, 속도 및IT 딜리버리의 위험 절감을 비용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생산성 지표, 표준화, 전문화 및 자동화는 주요 IT 프로젝트의 품질, 예측가능성 및 속도를 극대화하고 위험요인을 줄이는 두가지 관점에서 모두 필요하다.

한국은 IT의 산업화에서는 세계 평균에 근접해 있지만 개척적인 방향으로는 잘 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으며,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한국의 조직들은 전사적 아키텍처 모델을 채택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고, 인프라 성과 지표와 경영 지표 간 통합이 제한적으로 적용되어 있다. 또한 데이터 획득, 분석 및 리포팅 기능상의 자동화도 제한적이다.

산업화는 명확하고 액세스 가능한 성과지표를 요구한다. 일정한 생산성 지표에 따라 경영하는 것이 이 접근법의 기본이고, 반복 가능한 프로세스, 표준, 도구 및 특정 업무에 고도로 숙련된 자원도 그렇다. 한국은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유지보수를 효과적으로 측정하는 거버넌스와 성과지표 측면은 한정적이나, 생산성, 결함률 및 예측 가능성을 더 잘 측정하려는 욕구는 강하다.

한국은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유지보수에 대한 아웃소싱 및 파트너 이용도는 세계 여타 국가들을 앞서고 있다. 그러나 아웃소싱은 가치가 더 높은 부가 서비스의 집적이 아니라 대개 국부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부가가치 서비스를 통합하는 경우가 있어도 그것은 대개 모기업이 자회사에 아웃소싱 하는 식으로 그룹 내에서 이루어진다. 한국에서는CIO들이 최저가 공급자를 이용하는 데 머무르지 말고 전략적 파트너십에 기초한 성과 창출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

한국 조직들은 표준화 확대에 따른 애플리케이션 수요를 사용자 위주의 프로세스에 중점을 두고 관리한다. 그러나 애플리케이션 수요를 관리하는 업무에 일관성이 없어 IT 관련 부서들 간에 업무를 서로 주고받거나 높은 우선순위의 프로젝트를 연기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3. 인프라
인프라, 즉 정보를 전달하는 하드웨어와 그 하드웨어를 관리하는 접점의 소프트웨어는 기존에는 희소성 때문에 통제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나 점차 자원을 풍부하게 확보해 활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데이터를 수집, 저장 및 조작하는 물리적인 절대능력에서는 최고위 층의경영 요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정 수준 이상을 제공할 수 있다. 이제 미래의 인프라 어젠더는 QoS(Quality ofService), 확실성, 유연성 및 유지보수성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은 직원들을 위한 무선기술과 RFID 및 서버와 데스크톱의 리눅스 등 새로운 인프라 기술 도입에서 세계 여타 국가들을 대부분 앞서고 있다. 또한 이메일 시스템과 스토리지의 통합 및 표준화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인프라 자동화와 업무자동화 프로세스에서의 정교함은 떨어진다. 한국 CIO들의 어젠더 상에서는 중앙집중화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 특정 영역에 대한 병합과 표준화를 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 조직들은 음성과 데이터의 네트워크가 여전히 구분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네트워크와 IT 환경을 중앙에서 관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네트워킹 기술의 영역에서 한국 기업들은 다른 나라 기업들에 뒤떨어진다.

더욱더 시급한 것은 아웃소싱 관계에서 얻어지는 전문성을 활용하고 아웃소싱 업체 및 그 애플리케이션 팀과 유대를 강화하여 새로운 능력에 대한 투자를 공유하는 것이다.
조직들은 분산돼 있는 실제 운영환경에 대한 가상화 기술의 이점을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보다 가상적이고 동적으로 운영되며 효과적으로 모니터링 되는 이상적인 인프라 환경에 다른 나라들보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 조직들은 업무연속성 서비스 측면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지 못하다. 백업 및 복구 프로세스를 최소한도로 갖추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테스트하고 개정하는 포괄적인 업무연속성 계획(BCP)이 없는 기업이 많다. 한국 기업들에게나 다른 나라 기업들에게나 기간 업무의 전략적 BCP 구현이 시급하긴 마찬가지다.

한국 조직들은 애플리케이션 운영, 수정 및 구축부터 개선, 테스트, 적용에 이르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라이프사이클의 여러 측면에서 다른 나라 기업들과 비슷한 양의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또한 프로젝트 집행 지연의 근본원인과 경영 방침을 기다리느라 지연되는 데 들어간 시간 등 다양한 IT 성과 지표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4. 통합
한국에서는 통합이 각 애플리케이션 안에서만 이루어져 프로세스 정보의 집적에 한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조직 전반의 IT 시스템을 더욱더 전략적으로 통합해 기술과 사람의 조화를 기하고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회피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 조직들은 웹 서비스 표준의 구현에 따른 이익과 기회를 세계 평균보다 높게 인식하고 있다. 비용 절감의 가치를 가장 높이 보고 있으며, 그 다음이 새로운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개발기회를 중시하고 있다. 웹 서비스 표준을 통해 복합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겠다는 욕구는 상대적으로 적다.

한국 조직들은 애플리케이션을 측정하고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상시 가동하고 있으며 수익을 높이기 위해 그것들을 미리 교체하는 경향이 있다. EAI 툴이 폭넓게 이용되고 있지만CIO들은 보다 많은 직무에, 보다 통합된 형태로, 보다 일관성 있게 EAI 툴을 이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전체적으로, 한국 조직의 약 절반이 단 하나의 EAI 툴을 사용하는 반면 전세계 평균은 1/3 을 약간 넘는다. 그러나, 여러 EAI 툴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응답자의 33% 정도가 자신의 조직이 사용하는 EAI 툴이 얼마나 되는지 조차도 모르는 상황이다.

5. 정보
세계적으로, 정보관리의 미래는 세 가지의 특징적인 도전영역을 가지고 있다. 첫째, 정형 및 비정형 정보의 양이 계속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둘째, 오늘날의 정보관리 인프라가 미처 처리하지 못하는 센서와 임베디드 디바이스의 실시간 정보가 발생한다. 그리고, 셋째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정보에 대한 의존성이 늘어나는 것이다.

한국의 지식노동자와 경영자들은 데이터 웨어하우스의 쓰기, 쿼리 및 액세스 도구를 다양하게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실시간 분석 자료와 정교한 의사결정 자동화 툴을 폭넓게 이용해 기존의 의사결정을 보완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조직들은 넘쳐나는 데이터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고, 명확한 데이터 표준도 없다. 한국 기업들이 정보 통합에 나서고는 있지만 CIO 들은 데이터의 품질 관리가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명확한 데이터 표준 없이는 포괄적인 데이터 관리 정책과 절차에 집중하지 않는 한 이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6. High Performance IT로의 이행
액센츄어의 조사 결과는 CIO들이 IT 투자의 성과 수준을 높이려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High Performance IT로 이행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IT 투자와 관리의 성과를 높이려면 기업 내의 모든 IT 기획, 투자, 관리 및 딜리버리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이 요구된다. 정보기술은 모든 큰 조직에 확실하게 스며들어 있고 모든 제품 또는 서비스 딜리버리의 토대를 떠받치고 있다.

이는 종합 계획 없이 하나의 영역 내에 구축되는 개선 프로그램은 그 어떤 것도 반대급부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CIO들은 이런 종합적인 관점에서 혁신, 산업화, 인프라, 통합 및 인프라 등 IT 관리의 5개 대주제를 놓고 IT의 역량을 개선하는 자신만의 로드맵을 확립해야 한다.

IT 리더십
한국의 고위경영진은 IT 이슈에 잘 관여하지 않고 IT 이슈들도 잘 모른다. 액센츄어의 조사 결과는 한국인들이 새롭고 자극적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제는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는 이사회 회의실에 IT의 자리를 마련하는 IT 거버넌스 구조상의 결여이다. 한국 조직들이 첨단 기술에 투자할 때 IT 직무를 대하는 방법을 극단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IT 투자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엄청난 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이다.

CIO들을 IT 이외의 분야에서 끌어가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한국 CIO 들은 기술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어 필연적으로 IT의 '왜'보다는 '무엇을'에 중점을 둔다. 고위경영진의 IT 지식 결여를 감안할 때, 이는 IT 직무와 경영 방침의 위험스러운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CIO 어젠더도 비생산적이고 낡은 IT 관리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주요 선진국 CIO의 어젠더와 비슷하다. 한국 조직들에서 IT의 발전을 통한 경영생산성 개선의 잠재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고위임원들의 주도로 IT 프로세스의 전략적인 변신에 나서야 한다. CIO들은 경영 이슈를 더 잘 이해해야 하고, 고위경영진은 IT가 조직의 변화에 가져올 수 있는 이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IT 인력
한국은 성과급에 높은 중요성을 부여하고 내부와 외부 역량의 적절한 조화를 기하는 등 스탭의 리더십 능력을 개선하는 데 세계 여타 국가들에 비해 크게 뒤져 있다. 예를 들어, 한국 조직들은 세계 여타 국가들보다 인재 채용의 중요성을 훨씬 낮게 평가한다.

이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비율이 세계 평균은 70% 인데 한국 CIO는 54%에 불과했다. IT 인력 관리가 아주 중요하다는 비율도 세계 평균은 40% 인 반면 한국의 IT 리더는 31% 에 그쳤다. 이는 한국의 노동시장이 풍부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른 많은 나라들과 달리 한국에서는 좋은 사람을 구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한국 IT 리더들도 인재 교육과 계발에는 비슷한 비중을 두었다.

한국은 능력 중심 체제(meritocracy )의 확립과 퇴사하거나 퇴직한 직원의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존 인력을 잘 지키는 쪽으로 초점이 쏠려 있다. 이는 한국 조직들이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IT 인력을 관리하는 것이 이로울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인력 채용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면 교육과 계발에 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상명하달의 한국식 IT 프로젝트 관리 스타일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런데 다른 국가들에 비해 한국의 프로젝트 리더들은 프로젝트의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고위 경영자가 책임을 지는 면에서 뒤쳐진다. 이는 프로젝트 중간에 일사불란한 결정을 내리고 프로세스를 모니터링하며 변화를 기하는 역량에 타격을 입힌다. 또한 경합하거나 중복되는 프로젝트를 찾아내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역량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처음에 제대로 하자
한국의 CIO들은 IT의 새로운 능력에 대한 경영 수요를 충족시키고, 그와 동시에 정보기술 투자와 관리의 전문성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는 도전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조직이 IT를 전술에서 전략으로 이행시키는 데 일조해야 한다. 전세계 CIO들을 위한 경주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들 모두는 계속 자신의 IT 직무를 변화시키며 IT 딜리버리의 산업화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 조직들의 세계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CIO들은 경영진이 공급자, 고객 및 파트너의 IT 능력을 평가하고 모니터링하고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그 유대관계의 잠재력을 십분 이용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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