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공정한 경쟁 환경 마련해야” 주장, 국립중앙도서관 “경쟁구도 형성 심각 고민” 반응

공공도서관표준자료관리시스템(KOLAS2)의 개발과 설치 및 유지보수에 대해 여러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KOLAS2'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KOLAS2' 기능과 서비스 문제 발생
'KOLAS2'는 국립중앙도서관이 1992년에 공공도서관의 열악한 정보화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한 공공도서관표준자료관리시스템이다. 초기에는 DOS 기반으로 공공도서관에 무상 배포됐으나, 윈도우 기반의 C/S 구조로 재개발되면서 현재까지 460개의 공공도서관 및 정부기관 자료실에 보급됐다.

업계에서는 공공재이면서 국립중앙도서관 소유인 'KOLAS2'를 한 업체가 거의 독점으로 공급할 뿐만 아니라 개발 및 업그레이드, 유지보수까지 도맡아 하고 있는 사실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도서관 솔루션 업체의 어느 관계자는 "공공도서관 전체 시스템의 핵심인 'KOLAS2'가 한 업체에 의해 A부터 Z까지 좌지우지되다 보니 기능이나 품질 향상이 고객의 요구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의 문제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공공도서관은 'KOLAS2'가 자신들이 추구하는 정책과 맞지 않거나 요구에 대한 피드백도 원활하지 않아 시스템을 아예 교체하기도 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 'KOLAS2' 개발업체는 30여명의 유지보수 인력을 두고 'KOLAS2'가 설치된 460여개의 공공도서관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 정도의 인력 규모로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렇지만 일부 공공도서관은 'KOLAS2'나 RFID 장비의 실질적인 기능을 검토하지 않고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다수 공공도서관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공무원 집단의 직업적인 정서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소스 및 API 비공개가 공정경쟁 가로막는다"
도서관솔루션 업계가 국립중앙도서관에게 요구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KOLAS2'의 모든 소스와 모든 API를 공개해 모든 입찰에서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달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개발이나 업그레이드, 유지보수 및 설치 등 관련 입찰이 떴을 경우 다양한 업체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이뤄진 'KOLAS2' 관련 입찰 상황을 살펴보면 A업체의 단독 입찰 뿐이고, 결국 대다수 입찰이 유찰돼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이는 정당한 입찰 결과이다. 'KOLAS2' 관련 모든 소스를 오픈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해도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 A업체만이 참여해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A사 외 다른 도서관솔루션 업체들은 이 같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KOLAS2' 개발이나 설치 및 유지보수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입찰에 참여할 경우 들러리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한결같은 반응을 보인다. 이들 업계에서는 'KOLAS2'의 원 소스코드를 100% 오픈할 수 있으면 비록 어느 정도의 시간은 걸리겠지만 충분한 분석으로 설치나 유지보수, 업그레이드 등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리 KOLAS2'의 소스들을 100% 오픈하고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오픈된 소스를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그 이후에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정부의 예산으로 개발된 도서관리시스템인 LIMS(국회), KORSA-ASP(광주과학기술원), DLS 등의 개발, 설치 및 유지보수는 여러 도서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어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들 시스템은 모든 소스와 API를 오픈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어 모든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LIMS는 국회도서관의 전산실이 개발한 프로그램이며, KORSA-ASP는 도서관의 업무수행 및 이용자 서비스에 필요한 각종 기능을 구현한 웹버전 도서관리 프로그램으로, 광주과학기술원에서 개발해 배포하고 있다.

'KOLAS2' 독점이 아닌 경쟁구도 유도해야
'KOLAS2' 이외의 대체재를 마련해 서로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대체재로는 일반 개별 기업들의 도서관리솔루션이나 정부 예산으로 만들어진 LIMS나 KORSA-ASP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국립중앙도서관도 'KOLAS2'의 도입을 권장하기에 앞서, 각각의 공공도서관의 환경에 맞는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도록 풍토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공공도서관들은 고객 입장에서 이것저것 비교해가면서 선택의 폭을 넓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 관계자는 "고인 물은 썩는다는 옛말이 있듯이 품질과 서비스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제품을 통한 경쟁구도가 형성돼야 한다. 지금처럼 한 업체의 독점체제가 지속될 경우, 나중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KOLAS2'에 대한 이 같은 불만이 불거져 나오자 국립중앙도서관은측은 경쟁구도 형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자칫 공공도서관의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무상으로 공급되는 'KOLAS2'와는 달리 개별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리프로그램은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국립중앙도서관이 'KOLAS2'의 모든 소스 공개를 통한 다양한 업체의 참여로 기능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가되, 후자는 차선책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국립중앙도서관은 최근 '2007년 KOLAS3 신규개발 및 국립중앙도서관 정보시스템 확장 및 개선사업'을 제안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 사업 규모는 2.46억 원으로 기존의 'KOLAS2' 기능을 50~60% 승계하고, 유니코드 기반의 다국어 시스템 체계 지원과 통합서지용 KORMARC 형식 체계로 변환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 사업을 어느 업체가 수주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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