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와 파트너가 상생하는 생태계 만들겠다”







야후가 요즘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내놓은 '국내외 기업의 성장세 비교 분석'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야후는 해외 시장에서 비록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순이익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형편이 더욱 여의치 않다. NHN, 다음 등 국내 포털에 밀려 90년대말 인터넷 업계의 독보적인 존재였던 면모를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과연 야후는 앞으로 어떠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화려했던 옛 명성을 회복할 것인지 궁금하다. 야후코리아는 올해 2월 조직의 대 수술을 감행해 이런 궁금증을 일부 해소해주기도 했다. 당시 야후코리아는 서비스 그룹, 온라인 마케팅 세일즈 그룹, 테크놀로지 그룹 등 크게 3개 부문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주요 서비스와 플랫폼의 개선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인터넷 트렌드를 창출할 수 있는 신규 서비스의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앞으로 야후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야후 아태지역 기술담당(CTO) 민성원 부사장을 만난 것은 바로 향후 구체적인 전략을 듣고 싶어서였다.

'오픈 플랫폼과 생태계 조성'이 궁극적
"야후의 궁극적인 전략은 한마디로 오픈 플랫폼과 생태계 조성이다."
민성원 부사장은 "과연 야후가 잘하는 것은 무엇이며, 파트너나 사용자에게 어떠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하는지를 놓고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얘기했다. 요즘 유행하는 지식검색이나 UCC 등 포털이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단위 서비스는 결코 방안이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런데 오픈 플랫폼은 무엇이며, 또 생태계 조성이라는 말에 담긴 뜻은 무엇일까.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등 사용자가 쓰는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운영체제의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윈도우라는 운영체제에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은 엄청나게 많은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개발한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야후는 윈도우 OS와 같은 플랫폼을 만들어 이 환경에서 더욱 많은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가 개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야후가 지향하는 오픈 플랫폼에 관한 민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콘텐츠 프로바이더 등 파트너들은 초기에 솔루션이나 브랜드, 사용자 등을 갖추고 있지 않아 힘들어 한다. 야후가 바로 이들 파트너들에게 브랜드와 솔루션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콘텐츠 프로바이더라는 파트너는 콘텐츠 제작이라는 핵심 역량에 힘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해를 더해준다.

야후가 브랜드 제공, 광고 유치, 사용자에 대한 배포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파트너는 이를 통해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야후가 말하는 생태계 조성이 무엇인지를 짐작케 해준다. 특히 국내 파트너들에게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은 국내 포털이 아닌 야후가 잘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언제쯤 이런 전략이 가시화되는 등 좀더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다고 하자 민 부사장은 "너무 기밀 사항이라며 밝히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그러면서 "포털 개념이 없었던 시절에 야후는 라이코스, 인포시크 등과 이 시장을 새로 만들고 경쟁했는데 아직까지 포털로 남은 업체는 야후 뿐"이라며 그 저력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야후는 새로운 전략을 실현하기에 충분한 역량과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야후 만한 역량을 갖춘 곳은 구글, MSN 정도라는 게 그의 얘기다.

아태지역에 자체 데이터 센터 설립한다
민성원 부사장은 포털의 경쟁력을 재는 잣대로 꼽히는 데이터센터의 강화 방안으로 야후는 앞으로 아태 지역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말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야후의 데이터센터는 중앙, 지역, 국가별로 구축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KIDC 등 2개의 IDC에 수천대의 서버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 아태 지역의 어느 나라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야후는 이를 통해 서버를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민 부사장의 설명이다. 특히 야후는 앞으로 새로 도입하는 서버의 운영 환경으로 리눅스를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더해줬다.

민 부사장은 이처럼 직접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외부에서 표준 데이터 센터를 찾기 힘들며, 비록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시스템을 맡기기에는 문제가 있으며, 무엇보다 한곳에 두고 관리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 부사장은 20여년을 IT 업계에 몸담고 있는 베테랑으로 대학에서 컴퓨터시사이언스를, 대학원에서는 컴퓨터 사이언스에서 데이터베이스 분야를 전공했다. 미국 IBM연구소에서 근무했으며, 이어 한국IBM으로 파견되어 소프트웨어개발연구소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창업투자 회사에도 몸을 담아 IT 관련 업무를 하기도 했다. 2001년 야후코리아에 CTO로 합류한 후 2004년부터는 야후 아태지역 CTO로서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의 야후 기술 조직을 통합 관리,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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