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최근 솔루션사업에 대해 '매출을 늘리는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을 내는 내실을 다지는 사업부로 거듭날 것'을 강조하며 다시 한번 솔루션사업에 깃발을 높이 들었다. 삼성SDS는 ERP, 기업포털(EP), 웹리포팅툴 등의 솔루션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으며 유니ERP의 경우 SAP코리아, 한국오라클에 이어 업계 3위 자리를 지켜냈다.
국내 IT경기가 시들하면서 기업용소프트웨어 시장도 위축되기에 이르렀으며 한 컨설팅회사는 삼성SDS의 솔루션사업에 대해 '차라리 접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해 안팎으로 힘든 시기를 거쳤다. 올해 초 삼성SDS 구주사업본부장을 맡았던 오규봉 상무가 솔루션사업부를 맡으며 재도약을 시도했으며 현재 유니ERP, 이지베이스, 맥시전트, 에이큐브 4개 제품군으로 재무장해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삼성SDS솔루션사업부는 유지보수로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하고 중국으로 진출한 국내 제조업체들을 발판으로 중국시장에 안착하겠다는 전략이다. 오 상무를 만나 솔루션사업의 포부를 들어봤다.
박해정 기자 hjpark@it-solutions.co.kr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는 '선택과 집중, 순익'로 올해 목표를 정하고 ERP의 유니ERP, 시스템관리소프트웨어(SMS)의 맥시전트, EP의 에이큐브, 웹리포팅툴의 이지베이스 등 4개 제품에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SDS의 김인 사장의 방침은 '솔루션사업의 규모 성장보다는 순익'에 초점을 맞췄으며 이에 따라 무리한 확장보다 현재의 영업망으로 이익을 내는 것으로 중지를 모으게 됐다.
올해 초부터 솔루션사업부를 맡게 된 오규봉 상무는 삼성전자가 ERP를 구축할 때 비즈니스프로세스리엔지니어링(BPR)팀을 이끌어 당시 SAP 제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이후 9년간 삼성SDS 해외 IS실, 영국 주재원, 구주법인장 등을 맡은 바 있다. 삼성SDS는 유럽에서 솔루션 사업을 잠정 보류 상태로 정했고 해외 시장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중국'시장에만 주력하기로 결정했다.

외산 물럿거라!
삼성SDS의 솔루션 제품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는가.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외산제품들이 거의 1위를 차지하고 국산 제품들은 2,3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우리 제품인 에이큐브, 맥시전트, 이지베이스도 좋은 제품이며 유니ERP도 국내에서 판매하기에 괜찮은 편이지만 이 제품은 과거 이미지를 만회할 필요하가 있다. 유니ERP는 커스터마이징이 어렵게 돼 있었으나 현재는 많이 편리해졌다.
국산 ERP들이 정부가 추진했던 중소기업 1만개 IT화 지원사업, 3만개 IT화 지원사업 등으로 난립했다는 부작용도 있었으나 이 사업으로 많은 경험을 쌓았고 소프트웨어 신기술로 무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엔진의 충실성, 사용자 일선에서 부딪히는 편리성 등 그동안 국산 제품들이 부족했던 점들을 개선할 수 있었다. 삼성SDS 제품들도 최근 몇 년간의 경험으로 품질과 서비스 개선에 주력했으며 내년쯤에는 ERP를 제외한 다른 제품들이 외산제품을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솔루션은 얼마나 고객이 쓰기 쉬운 철학을 넣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에이큐브, 이지베이스, 맥시전트 등은 고객의 요구에 맞는 제품으로 거듭났다.
현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가 마케팅 활동을 거의 펼치지 않고 있다. 우리가 마케팅을 시작하는 날을 티볼리, 오픈뷰, 유니센터와 같은 '외산을 타깃으로 한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이미 삼성전자가 지난 5월 맥시전트로 SMS 표준화 툴을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그전에 IBM 티볼리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이 사건은 맥시전트가 티볼리를 밀어낸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

올 사업에 대한 평가와 내년 사업 전망은.
▶지난해까지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는 선택과 집중을 위한 준비작업중이었고 이제 탄탄한 제품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새롭게 구축해 사업을 다시 시작해 올해 목표 달성을 무난히 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는 우리의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확실히 하는 해'로 마무리할 것이다. 내년에 대한 전망은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어려울 때이긴 하지만 시장이 어려울수록 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 현재 IT에 투자하고 싶어 기다리는 사용자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삼성그룹이며 삼성그룹이 투자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야에서 삼성SDS 솔루션사업이 수혜주가 될 것이다. 삼성SDS의 매출에 비해 솔루션매출 비중은 작지만 무리한 외형성장보다는 '순익'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내년에는 좀더 협력업체를 통한 영업을 강화할 것이다. 현재 협력업체들에게는 50%의 할인해주는데 우량 비즈니스파트너에게는 추가할인도 가능할 것이다.

유지보수 계약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은.
▶유지보수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 주며 고객과 계속 관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외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유지보수를 잘 하는데 국산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 외산은 수정이 어렵고 계"약에 의해 묶어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국산 소프트웨어는 전화 한통이면 자다가도 달려나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지보수 계약을 증가시키려면 고객이 제값주고 계약을 하도로고 그만큼의 가치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은 유비보수에 대한 준비도 미흡했고 철저한 애프터서비스 관리도 부족했다. 제품 성능 향상은 꾸준히 계속해 고객이 유지보수 계약을 했을 때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도록 제품별로 유지보수 인력을 별도로 배치했다. 또한 근접지원을 위해 고객이 밀집돼 있는 창원, 대구에 서비스 센터를 2달 전에 설립했다. 전화로 서비스에 대해 문의하고 제공받을 수도 있지만 직접 찾아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주며 고객과 더 친밀해 질 수 있었다.
소프트웨어 제품에 대한 반응은 구축 당시보다 운영하고 유지하는 단계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구축 당시에는 거의 밤을 새다시피 일하기 때문에 불만이 있더라도 노력하고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크게 화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스템을 운영하는 도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해주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고객만족도 한층 상승할 것이다.

SI업체들이 매출원 다각화를 위해 솔루션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외산 솔루션 제품들에 밀려 성과를 내지 못하고 지속적인 개발 지원도 어려워 결국 사업을 접기에 이르렀으나 삼성SDS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투자하고 있다. 오 상무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많다"며 "우수인력을 양성하고 이는 곧 기업의 미래가치가 된다"고 설명했다.
오 상무는 삼성전자 PI를 담당하면서 국내에 처음으로 SAP R/3를 도입했다. 당시에는 SAP코리아가 설립되기 이전이었으며 삼성전자 PI팀이 '가장 적합한 솔루션'으로 결정해 구축하게 됐다. 그러나 막상 도입하려고 보니 삼성전자 업무와 60~70% 정도만 맞고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때 사용자로서 얻은 경험이 고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으며 현재 오 상무가 솔루션사업을 추진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중국의 한국기업을 먼저 공략
솔루션 사업이 해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나.
▶삼성SDS는 중국시장에 3년전에 진입, 주로 광주시의 철도, 지하철개찰구 등 공공인프라 사업으로 기반을 다지고 솔루션 사업으로 확대했다. 당시에는 SI사업이 주를 이뤘다. 현재 중국에 있는 국내 기업들의 현지법인들을 대상으로 영업의 초점을 맞췄으며 현대모비스의 중국공장 3개에 유니ERP를 공급해 올 1월 구축을 맞췄다. 현대모비스 중국 공장 이전에 20개 중국 고객사이트를 확보했으며 이는 모두 현재 협력업체를 통해 계약된 사례다.
국내 기업 중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 8000여개라고 하는데 이중에서 미용실, 음식점 등 소호를 제외하고 매출 300억원 이상 규모있는 기업은 10%에 불과하다. 800여개 중에서 ERP를 도입하려는 기업은 10%로 80여개로 100개 미만으로 좁혀지며 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작다. 삼성SDS 솔루션사업은 중국에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과 이들의 원부자재업체를 우선 대상으로 보고 있다. 대형 제조기업 하나가 해외에 공장을 짓게 되면 여기에 따라가는 원부자재업체는 10개 정도이다. 삼성SDI의 경우 천진, 광주, 상해 등에 4개 공장을 설립했으며 여기에 원부자재업체 10여개를 합치면 가능성 있는 고객대상이 늘어날 것이다.
현재 삼성SDS 솔루션 사업부는 중국 북경과 광주시 두 곳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 협력업체를 주로 활용해 영업하고 있다. 중국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 선진국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2001년부터 동시다발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했었다. 오 상무가 2000년 8월부터 유럽법인장을 맡으며 깨달은 바는 '그 지역의 문화와 인프라에 투자해야 소프트웨어 사업을 성공한다'는 점이다. 현재 삼성SDS는 해외 시장 중 중국시장만을 주력하며 신규 시장 확산에 대해서는 보류중으로 좀더 준비하고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국내 ERP업체들은 안팎으로 고민이 많다. 국내 ERP업체들의 주요 공략 대상이던 중견제조업체들이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데 이에 맞게 IT수준도 글로벌화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산 ERP를 고려하기도 하지만 가격 부담이 커 망설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능성 있는 고객들의 고민을 이해하면서도 그 고민을 속 시원히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고민스러울 뿐이다. 국내 ERP업체들이 지금의 글로벌화 장벽을 뚫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미래는 '핑크빛'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문화 이해해야 SW 팔 수 있다
우리 소프트웨어가 해외 시장에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IBM, HP,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에서 출발한 기업이긴 하지만 유럽에서도 유명하다. 여기에 비해 삼성SDS는 한국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아직 강하다. 우리가 해외 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한국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그 나라속의 기업이라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와 달라 한 번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약을 하고 나서 업무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영업 얼라이언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유럽 국가 문화에 파고들어 같은 비용을 투자해도 훨씬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은 영국의 캠브리지대학, 옥스퍼드대학이 기업유치와 기술유치를 위해 초청행사를 벌인 일이 있었다. 이 행사에는 1000여명의 교수들이 참석했는데 대부분 노 교수들이었으며 기술과 기업유치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행사를 후원했으며 그로 인해 비슷한 규모로 현지에 투자한 삼성SDS보다 마케팅 효과를 그 이상으로 얻을 수 있었다.

오 상무는 "학교와 정부에 투자하는 것이 같은 비용을 들이더라도 효과가 훨씬 컸다"며 "글로벌 기업이 각 지역에서 그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고 깊숙이 파고들지 않으면 소프트웨어사업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충고했다. 오 상무는 "3년 정도 우리 솔루션을 해외 시장에서 영업해 봤는데 성과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며 "고객 상황에 제품을 부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드웨어는 눈에 보이는 완제품을 마케팅을 통해 판매하면 현지 공략이 가능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무형제품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지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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