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적 관행 탈피위한 많은 노력 불구 여전히 眞意에 회의적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고 소프트웨어 설계책임자(CSA)인 레이 오지는 지난 3월 수천명의 개발자와 고객들이 참가한 MIX 컨퍼런스에서 "투명성, 표준, 그리고 상호운용성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을 만한 사람은 몇이나 될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업계의 표준을 수용하고 오픈 소스 진영의 베스트 프랙티스와 조화를 이루며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윈도우와 다른 플랫폼을 함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보다 개방적인 체제로 변화해야만 하는 것이 시대의 요구이자 당위성이다. 이것이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왜 중요할까? 무엇보다도 고객들이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다 개방적일 경우 MS 제품 구매의향 있다-54%"=본지와 독점기사제휴를 맺고 있는 미 인포메이션위크가 536명의 기업 기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보다 개방적이 된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더 많다고 응답한 비율이 54%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 소스 모델을 '척결'할 수 없다면, 적대자가 아닌 동반자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오픈-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 고객들이
거둘 수 있는 가장 최고의 기능은?

81%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닌 제품과의 통합 및 연동 강화
38% 윈도우 환경을 위한 혁신적인 써드 파티 제품
35% 애플리케이션과 하드웨어 호환성 향상
30% 보다 안정적이며 안전한 제품
26%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사로부터 더 많은 제품을 선택할 수 있음
25% 가격 하락
19% 윈도우와 리눅스 환경의 상호운용성 향상
16%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개발에 고객의 요구 반영도 증가
15% 라이선스 압박이 약해질 것

출처: 536명의 기업 기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포메이션위크 설문 조사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지향하고자 하는 방향은 옳다. 지난 2월에 마이크로소프트는 향후의 제품 개발에 대한 가이드로, 4대 '상호운용성 원칙'을 수립했다.

대량 생산 제품에 프로토콜과 API를 공개하고, 이러한 제품에 주요 업계 표준을 지원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포맷과 표준 포맷간 데이터의 이동성을 구현하고, 오픈 소스 진영에 적극 참여한다는 것이다. 지난 수개월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상호운용성이라는 이름 아래에 윈도우와 오피스, 익스체인지, 셰어포인트 등의 프로토콜에 대한 44,000페이지의 문서를 공개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적으로, 자사가 규정한 페이스대로 '천천히' 이동하고 있다. 여전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지적 자산에 대해 타협을 거부하면서 지나치게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 소스 개발자들에 대해 235건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아직 법적인 절차로까진 이어지지 않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법적 행동에 대한 위협은 개발자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오픈화' 상당한 진척불구 여전히 '립 서비스' 평가절하=親마이크로소프트와 反마이크로소프트 진영 모두 지난 수년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방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왔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51%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방성에 대해 단지 PR 캠페인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방성에 대해 점수를 매겨달라는 항목(1이 제일 낮으며 5가 매우 개방적)에서 2.3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립 서비스'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높다. 최근 발표한 라이브 메시(Live Mesh) 전략의 경우 플랫폼과 디바이스간 데이터 동기화를 위한 것으로, 어도비 플래시와 맥 OS,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닌 브라우저와 프로그래밍 언어를 염두에 두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개방도


출처: 536명의 기업 기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포메이션위크 설문 조사







보다 중요한 사항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스템 센터 오퍼레이션 매니저(System Center Operations Manager) 2007에 플랫폼 교차 기능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 몇 주전부터 테스트에 돌입한 이러한 확대 기능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표적인 관리 플랫폼에서 유닉스와 리눅스 서버를 최초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두 개의 오픈 소스 콤포넌트, 즉 WS-Management와 OpenPegasus를 오퍼레이션 매니저로 연동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도가 180도 바뀐 것이다. 2004년, 인포메이션위크가 빌 게이츠에게 이기종 서버 환경을 관리할 필요성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었는데, 게이츠는 "관리 툴? 대체 누가 그것을 원한단 말이오?"라면서 당시 그는 코웃음을 쳤다.

◆개방의 최대 이점은 '상호운용성과 통합의 향상'=마이크로소프트가 더욱 개방적이 될 경우 가장 큰 이점은 상호운용성과 통합이 향상된다는 것이라고 설문조사 응답자의 81%가 밝혔다.

지난 수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호환성을 위해 개발자들에게 자사의 윈도우 API와 소프트웨어 개발자용 킷을 제공해왔지만 개발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지 않는 분야에서의 상호운용성을 확립하기 위해 와인(Wine; 맥 OS와 리눅스로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포팅하기 위한 용도)과 삼바(Samba; 리눅스 기기가 윈도우와 커뮤니케이션하게 해줌) 등 오픈 소스 레이어를 개발해야만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좋은 의도 즉, 투명성과 표준, 상호운용성은 엄격한 규제를 포함한 외부 압력의 결과로 비롯된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프로토콜을 공개하는 것은 미국의 법무부와 유럽 연합의 2001년과 2004년의 규제에 따른 것이다. 규제 기관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러한 개방 정책이 아직 충분치 않다고 비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월에 상호운용성 원칙을 들고나온 시점도 유럽 연합이 반독점법 제재를 따르지 않은데 대한 벌금 13만 달러를 부과한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3년 전에 비해
훨씬 개방적이라고 생각하는가?

30% 그렇다
34% 아니다
36% 아직 말하기엔 이르다

출처: 536명의 기업 기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포메이션위크 설문 조사





마이크로소프트가 프로토콜을 공개하기까지는 매우 숨막히는 시기를 거쳐야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무역 비밀 라이선스 하에, 수수료를 받던 윈도우 서버 커뮤니케이션 프로토콜을 2004년에 공개했다. 이후 올해가 되어서야 비로소 윈도우 클라이언트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협업 제품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지에 대해 일부 공개했을 뿐이다. 현재 더 많은 제품에 대한 프로토콜을 문서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고객과 상용 소프트웨어 벤더들은 특허권에 대한 로열티는 계속 지불해야만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특허권을 주장하지 않기로 약속한 OSP(Open Specification Promise)를 통해 약 2년 전부터 프로토콜 공개에 대한 토대를 마련해왔다. OSP에 해당되는 기술로는 FeedSync라는, Live Mesh에서 사용되는 동기화 프레임워크를 비롯해 일부 웹 서비스 스펙, 이메일 인증, ID 관리 소프트웨어, 가상 하드 드라이브 포맷, 오피스 파일 포맷 등이 있다. GPL에 비유되는 OSP는 레드햇 조차도 환영한 것이다.

◆자사 기술 표준화 책략이라는 비난 속 '오픈화' 진전=마이크로소프트의 경쟁사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러한 의도에 대해 모두 예전에 들어본 것들이라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확장하고 수용하고 멸종시킨다(extend, embrace, and extinguish)"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업계 표준을 자신으로 만들어버리는 습관을 갖고 있다. 웹 개발자들이 잘 알고 있듯이, 마이크로소프트가 CSS(Cascading Style Sheets) 표준과 자바스크립트로 확장한 것은 때때로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구동하는 웹 페이지를 만들도록 강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E 8.0에서 CSS 2.1과 HTML 5.0 등의 표준을 지원하고 있지만 모질라(Mozilla)의 마이크 슈뢰퍼 부사장은 이것으로 전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신 자바스크립트 표준이나 SCG(Scalable Vector Graphics)와 같은 그래픽 스펙을 도입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방적이라는 것에 대한
의견을 가장 잘 반영한 것은?

51% 실제 진전은 거의 없는 PR 캠페인에 불과하다
39% 개방적이라고 보지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10% 보다 개방적인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진보가 이루어지고 있다.

출처: 536명의 기업 기술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포메이션위크 설문 조사





마이크로소프트가 생각하는 사항과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분야가 충돌하게 될 경우를 보여주는 사례는 Open XML 스펙이다. 이 스펙은 썬과 구글이 주도하고 있는 ODF(Open Document Format)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제품과의 백워드 호환성을 보장하는데 있어 Open XML이 필요하며 ODF의 경우 Open XML보다 기능면에서 뒤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 역시 자사의 기술이나 제품을 표준으로 '밀기' 위한 책략일 뿐이라는 것이 업계의 비판이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가 느리긴 하지만 확실히 보다 개방된 회사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들도 있다. 상호운용성 연구소를 개소했으며 노벨, 터보리눅스 등과 특허 라이선스를 교차 지원키로 한 점, 윈도우 서버에 PHP와 같은 오픈 소스를 추가로 지원한다는 것, J보스나 삼바(Samba) 등과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로 발표한 것 등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장 흥미롭고 잠재적으로 가장 논란의 여지가 많은 혁신은 자사의 상용 비즈니스 모델에 오픈 소스 프랙티스를 적용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라이선스 중에서 MPL(Microsoft Public License)와 MRL(Microsoft Reciprocal License)는 OSI(Open Source Initiative)의 오픈 소스 정의에 부합된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는 CodePlex라는 자체 오픈 소스 프로젝트 커뮤니티도 출범시켰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와 윈도우 모바일, 기타 일부 코드에 대해 '공유된 소스'를 활용하고 있다.

◆여전히 부족한 개방성, "이것부터 해결해야"=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 소스에 대해 '오픈된' 생각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스티브 발머 CEO는 지난해 오픈 소스에 대해 "주주의 가치에 위배된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지적 자산에 대해 매우 보수적인 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마이크로소프트는 GPL에서 소프트웨어를 배포할 계획도 전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진정으로 개방된 회사를 표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권고된다.

● 오픈 소스 제품이 위반한 특허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 OpenPegasus(관리 소프트웨어)와 Python(프로그래밍 언어) 등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 개발자들을 지원해야 한다.
● SVG, ECMAScript를 비롯해 IE 8.0의 핵심적인 웹 표준을 지원해야 한다.
● IBM과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와 제휴해 ODF와 Open XML을 통합하고 ODF-Open XML의 상호운용성을 오피스에 구현해야 한다.
● 리눅스 재단(Linux Foundation)과 상호운용성을 위한 연구소를 설립하고 운영해야 한다.
● 프린트와 파일 복제 등 일반적인 서비스를 위해 프로토콜 특허 라이선스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한다.
● 닷넷 프레임워크와 실버라이트(Silverlight) 등을 위한 커뮤니티 개발에 오픈 소스 프랙티스를 적용해야 한다.
● 윈도우 7에서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투명성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사실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상업용 소프트웨어 회사로, 3월 31일 마감된 분기 실적 발표에서 순익 44억1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70억 달러에 이르는 R&D 예산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주들로서는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연히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무작정 개방성을 지향할 수도 없다.

누구도 쉬울 것이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전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고객들이 원하고 있으며 규제 기관도 바라고 있는데다, 내부에서도 희망하고 있다. 낡은 습관은 버리기 힘들지만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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