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영 한국어도비시스템즈 대표이사...애크로뱃, RIA 등으로 매출 '상승곡선'






그동안 개인사용자, 특히 전문가를 대상으로 사업을 해온 어도비시스템즈가 최근 기업용 솔루션 업체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어도비는 이러한 비전에 맞춰 전통적인 단품 판매 형태에서 벗어나 컨설팅과 토털 솔루션의 제공에 역점을 두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신제품도 전체 조직이 공유할 수 있는 '협업' 기능에 초점을 맞춰 개발하고, 이러한 솔루션을 단순 유통사가 아닌 산업별 솔루션 파트너를 앞세워 공급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다 기존의 소프트웨어 유통이 아닌 기업용 솔루션을 담당했던 인력 선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준영 한국어도비시스템즈 대표이사를 만나 어도비의 이같은 변신 배경과 향후 전략을 들어봤다.

향후 제품개발 방향은 '협업'
-기업용 솔루션 업체로 변신을 시도한 배경과 그 의미는.

그동안 어도비의 전통적인 고객층은 개인사용자, 그 중에서도 전문가들이었다. 어도비 솔루션은 전문가들의 개인 업무 생산성 향상에는 유용한 도구였다. 그렇지만 전문가들 간의 협업이 이뤄지지 않아 조직 생산성의 향상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어도비는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 방안으로 고객의 환경과 수요를 분석했는데 각 전문가들이 어도비의 솔루션을 협업 도구로 활용하면 조직의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어도비가 '협업'을 제품개발의 기본 방향으로 세우고 이러한 사상을 담은 신제품 개발에 적극 나선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도비가 이처럼 제품의 협업 기능 강화로 기업 시장의 공략에 나선 배경으로는 전세계 대부분의 PC에 PDF뷰어 프로그램인 '어도비 리더'나 영상재생 프로그램인 '플래시' 등이 설치돼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어도비의 장점을 살린다면 특히 웹 환경이나 문서관리 환경의 개선을 고민하는 기업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제품개발의 기본 방향으로 세운 '협업'의 의미는.
한마디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뜻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끼리 웹을 통해 동일한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업무에 관한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A 과장이 마케팅 시안을 PDF 파일로 만들어 상사에게 보고할 경우, 양자는 웹을 통해 똑같은 화면을 보면서 논의할 수 있다. 또 작업자들이 동일한 공간에 있지 않더라도, www.acrobat.com 사이트에 등록하면 서로 문서를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이밖에 디자인 작업이나 웹 개발 업무에서도 각 전문가들이 따로 작업한 주요 콘텐츠를 모아 최종적으로 완벽한 하나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최근 어도비가 내놓은 애크로벳 9에서는 PDF 문서를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영업 사원이 애크로뱃 9으로 작성된 PDF 형태의 계약서를 고객에게 전송하면 고객은 어도비 리더만 있으면 PDF 문서를 통해 동일한 페이지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계약서를 검토할 수 있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으로 기업 생산성 극대화 목표
- 어도비의 제품군과 매출 비중에 대해 설명해 달라.
어도비의 전체 제품은 단품 기준으로 70여종에 이른다. 주요 제품군은 크게 크리에이티브 솔루션, 전자문서 솔루션인 '애크로뱃', RIA를 구현하는 'AIR'와 '플렉스' 등으로 구성된 라이브 사이클(LiveCycle) 솔루션, 그리고 모바일 솔루션으로 구성돼 있다.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은 포토샵이나 플래시, 크리에이티브 스위트 3(Creative Suite 3) 등이 대표적인 제품으로 현재 어도비 전체 매출액의 절반이 넘을 정도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어 애크로벳, 라이브 사이클 순서로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 가운데 라이브 사이클 솔루션 부문은 RIA의 구축 수요에 힘입어 최근 어도비 제품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모바일 디바이스용 솔루션인 플래시 라이트 등의 매출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6월 선보인 어도비 애크로뱃 9의 특징은.
지난 6월초에 출시된 어도비 애크로뱃 9는 영문판이었다. 한글판은 올해 7월 말에 출시된다. 애크로뱃 9은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획기적으로 달라졌다. 애크로뱃 9은 전자문서 최초로 영상 재생 기술인 '어도비 플래시(Adobe Flash)'기술을 지원해 기존의 정적인 문서를 더욱 역동적인 문서로 진화시켰다. 특히 무료 PDF 뷰어 프로그램인 '어도비 리더 9 (Adobe Reader 9)'사용자라면 누구나 이러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또한 애크로뱃 9에서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인 'PDF 포트폴리오' 기능을 활용해 문서나 비디오, 오디오, 심지어 3D 개체까지 다양한 종류의 미디어 콘텐츠를 하나의 PDF 파일로 통합할 수 있다.

단순 유통 탈피, 솔루션 파트너 비중 높인다
- 최근 3년간 한국어도비의 성장률이 두드러진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어도비는 지난 2006년부터 3년간 연평균 3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07년에 크리에이티브 스위트 3를 출시하면서 그 성장률이 두드러지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스위트 3(CS3)는 어도비와 매크로미디어가 합병 이후 내놓은 첫 번째 작품으로 각사의 솔루션이 화학적으로 결합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과거에는 어도비의 포토샵과 매크로미디어의 플래시를 연동해 최종 성과물을 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CS3의 출시로 이런 문제는 말끔히 해결했다. 예를 들면 제품의 테스트에 걸린 시간이 과거 20분에서 불과 5초로 단축됐다.

또한 최근 애크로뱃과 RIA 등이 투자 대비 비용 효과가 높은 솔루션으로 인정받고 있는 점도 매출 성장의 요인으로 들 수 있다. 2008 회계연도(11월 마감)에도 적어도 전년대비 30%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인수합병 얘기가 나온 김에 강조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 M&A를 '경쟁사 죽이기' 수단으로 삼는 다른 회사와 달리 어도비는 화학적 융합으로 고객들에게 이득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포토샵, 플래시, RIA, 애크로벳 9 핵심 기능 등은 M&A를 통해 확보한 케이스다.

- 어도비가 기업 시장을 공략하려면 개인사용자를 대상으로 했던 과거와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어도비의 주요 협력사는 소프트웨어 유통사였다. 기업에게 적극적인 제안보다는 요구가 있으면 제품을 공급하는 형태였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고객사의 다양한 비즈니스 이슈를 해결하는 데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매출 성장에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고객 업무를 이해하고, 이에 맞춰 솔루션을 제공하며, 만족할만한 기술 지원을 할 수 있는 솔루션 파트너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어도비의 솔루션 파트너사는 모두 20여개사로 SAP, EMC 다큐멘텀, 삼성SDS, LG엔시스, 동부CNI 등이 대표적이다.

어도비의 내부 조직도 기존 소프트웨어 유통 지향적인 모델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솔루션 기업에 걸맞게 변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 SAP, IBM 등 기업용 솔루션 업체나 SI 업체의 신규 인력을 뽑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어도비의 7월 현재 인력은 모두 40명이다.

"어도비는 SW 유통사가 아니다"
--기업 시장의 공략에 어려운 점은 무엇이며, 이를 해결할 방안은.
거듭 강조하건대 어도비는 이제 포토샵 등 소프트웨어를 유통하는 회사가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어도비를 전문가용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로 인식하고 있으며, 심지어 어도비가 무엇하는 회사인지도 잘 모른다. 국내 굴지의 기업 CIO 조차도 어도비라는 회사명을 모르고 있는 사실은 단적인 사례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RIA와 문서관리 등을 주제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며, 다양한 산업별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기존 유통 협력사의 발전적인 변화도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어도비의 새로운 비전에 맞춰 유통사들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나도록 교육이나 기술인증 등의 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유통사는 모두 60곳이며, 다우데이타, 인성디지털, 소프트뱅크 등 3개사가 총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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