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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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CIO 김종식 단장
차세대시스템 개통 2개월만에 안정화 가능

최근 차세대시스템을 개통한 우리은행은 지난해 추석이후 현재까지 시스템 안정화 기간을 거치고 시스템이 원활하게 가동된다고 한시름을 놓았다.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김종식 단장은 이제야 마음 편히 발을 뻗을 수 있게 됐다. 추석을 전후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고향을 등진 채 오로지 시스템과 씨름한 결과 개통 이후 큰 문제없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예상보다 이른 시스템 개통 한달여 만에 안정화를 이룩했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빠른 안정화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꾸준한 변화관리 때문이었다. 우리은행은 강압적인 변화관리가 아닌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변화관리를 위해 전 지점, 전 직원이 온라인 게임에 참여해 변화관리를 수용하고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박해정 기자 hjpark@it-solutions.co.kr

기존 시스템을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꾸는 일은 업종을 망라하고 주요한 사건이 된다. 신 시스템 개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면 변화관리일 것이다. 우리은행은 신 시스템을 전 직원들이 수용하도록 하기 위해 강압적인 방법이 아닌 '부드러운 변화관리'를 택했다. 우리은행은 전 임직원이 실제로 지리산에서 설악산까지 종주했던 경험을 토대로 온라인게임 '백두대간'을 만들었고 변화관리 교육을 이 게임을 통해 실시했다.
우리은행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보다 한발 앞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개통했으며 과거 한빛은행과 평화은행이 합병해 통합 시스템을 개발했다. 우리은행은 차세대시스템 WINS를 개통한 지 한달이 지났을 때 시스템이 안정화를 이룩했다. 예상보다 이른 안정화의 숨은 공신은 바로 변화관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우리은행은 700만고객, 2,000만 계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추석 때 시스템을 개통하고 한달여 안정화 기간을 거친 후 현재까지 시스템 운영에 장애가 발생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인프라 개선
차세대시스템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업무 처리 속도가 0.5초에서 0.3초로 단축됐는데 이것으로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피부로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예를 들면 윈도3.1을 윈도XP로 전환했을 때 사용자가 MS오피스의 엑셀을 사용하면서 매우 복잡한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한 큰 차이를 못 느끼는 것과 같다.
업무 처리 속도보다는 전반적인 인프라를 개선했다고 볼 수 있다. 윈도XP의 강점은 멀티미디어와 복잡연산처리기능이다. 차세대시스템의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과거보다 훨씬 향상된 거래기능을 들 수 있다.
IT면에서 보면 과거 신규 상품이 나올 때마다 프로그램을 새로 짰으나 현재는 프로그램의 규모가 4분의 1로 줄었고 거래수주와 유지보수도 수월해 졌다.
과거 시스템에서는 고객DB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전산부서에 의뢰해 상위 몇 %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내 상품을 판매하고 고객반응을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는 계정계와 정보계가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웨어하우스(EDW) 위에서 가동돼 현업이 직접 분석해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게 됐다. 선진은행의 강점을 도입해 데이터 유지보수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지난해 추석연휴가 끝나고 2일 후면 다시 주말이 돌아와 이 이틀 동안만 장애를 수습할 수 있었다. 시스템 개통을 추석 때 맞춰 하지 못하면 2005년 음력설로 연기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프로젝트 기간이 4~5개월이나 늘어나게 된다. 프로젝트 기간이 지연되면 그만큼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추석에 반드시 시스템을 개통해야 했다.

차세대시스템으로 인한 현업의 업무 변화는.
▶인프라를 개선했다고 볼 수 있다. 차세대뱅킹시스템은 과거 20년 동안 개발돼 왔다. 은행의 시스템에서는 새로운 상품이 등장할 때마다 쉽게 만들 수 있느냐와 장애에 얼마나 잘 대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현재는 은행 내부고객, 즉 창구 직원들이 계정계 단말기 하나만으로 창구거래를 할 수 있다. 과거에는 계정계와 정보계 단말기 2개를 사용해 정보계에서 고객인적사항을 확인해 다른 단말기에 입력했다. 이 때문에 창구거래시간이 길어지기도 했다.
입금과 같은 단순 거래일 경우 정보계 단말기가 필요하지 않겠지만 복합상품을 판매할 경우 정보계가 필요하다. 복합상품을 팔기 위해 고객의 거래정보, 취향을 알아야 하는데 창구 직원들이 이를 위해 2개의 단말기를 사용했었다. 현재는 한 단말기에서 웹 기반으로 고객정보를 검색하고 한 화면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과거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해 한빛은행이 태어났을 당시만 하더라도 계정계와 정보계가 분리돼 있었다. 이번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계정계와 정보계를 통합했다. 정보화에 걸맞는 거래구조를 가져갈 수 있도록 지난 20년간 사용했던 DB를 정비했다.
이제는 창구 직원들이 신규 상품의 거래코드를 다 외우지 않아도 고객 응대가 가능하다. 현재 창구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보험예금, 저축예금, 자율예금 등으로 크게 나뉘지만 이것들이 더 세분화돼 분류된다. 이 때문에 신입 사원이나 업무가 바뀐 직원들은 거래코드를 새로 외우느라 적응이 어려웠고 그만큼 일의 처리도 늦어졌다. 현재 프로그램을 업무별로 구성해 신규상품을 하나로 정리, 쉽게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신시스템이 가장 중점을 둔 분야는.
▶프로젝트 출범 당시로서는 금웅권 최초로 정보계 EDW를 만들었다는 점이 화두였다. 코어뱅킹도 정보 분석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관계형DB(RDB)로 전환했다. RDB의 단점은 속도가 떨어진다는 점이지만 전반적으로 시스템 성능, 소프트웨어 성능이 좋아졌다.
코어뱅킹에서 데이터를 넘겨주면 목적별 정보창고 DB로 체계적으로 전달된다. 매일 매일 거래결과가 EDW로 넘어가고 목적별 DB에 따라 어느 것은 실시간으로, 어느 것은 몇 시간 단위로 업데이트된다. 중요도에 따라 다르지만 적어도 하루 한번 이상은 갱신된다.
우리은행은 차세대시스템으로 24시간 365일 무정지 서비스가 가능해졌으며 지점별로 특화시켰다. 가령 서울 동대문시장에 있는 우리은행 지점은 그 지역이 새벽시장에서 도소매 거래가 일어난다. 과거에는 이 지점도 다른 지점과 마찬가지로 수신 업무 위주로 시스템이 가동됐으나 현재는 여신, 수신, 외환을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창구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경우에도 매트릭스 구조로 만들어져 기존 상품과 관련에 3일에서 1주일이면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 은행도 이제 다품종 소량상품으로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변신해야 한다. 이제 우리은행의 상품 대부분은 현업이 만들어 내고 있다.
현재 부동자금이 많지만 여유있게 운영할 만한 자금이 거의 거래되지 않고 있다. 이 때 신규상품으로 고객을 공략해야 한다. 우리은행이 신상품을 발표하면 경쟁 은행이 여기에 대응할 상품을 내놓으려면 한달 정도 걸린다. 반대로 경쟁 은행의 신상품에 대해 우리은행은 1주일 이내에 대응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은행이 한 상품을 1년 동안 파는 시대는 지났다. 금융상품을 적기에 조금이라도 빨리 내놓으려면 IT가 주무기가 돼야 한다. 은행의 경쟁력은 IT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은행이 합병을 마치고 어느 은행보다 정보시스템을 빨리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IT와 뛰어난 인재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으로 참여 끌어내
기발한 발상으로 변화관리를 했다던데.
▶1만명의 직원들을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교육할 수 있었던 것은 온라인 게임 '백두대간'의 공로가 컸다. 지난해 추석 때 우리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을 개통했는데 이 때 직원들이 능숙하게 차세대시스템을 다루지 못하면 큰 혼란이 야기됐을 것이다. 우리은행의 변화관리는 1년 동안 진행됐는데 신세대의 취향에 맞게 플래시 애니메이션, 사이버연수, 온라인 게임 등이 총 동원됐다.
백두대간은 1만명이 동시접속해 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으로 우리은행이 구상하고 제작을 외주에 맡겨서 완성됐다. 이 게임은 몇 년 전 은행이 어려웠을 때 구성원들의 단합을 위해 실제로 지리산에서 설악산까지 3개월에 걸쳐 릴레이 등산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제작됐다.
백두대간은 직원별, 지점별 대항으로 1등부터 700등까지 순위가 매겨졌으며 문제를 맞춰 산에 오르는 방식의 게임이다. 게임에 참여해 문제를 풀어야만 에너지에 해당하는 물, 신발, 식량을 구입할 수 있었다.
문제는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것으로 이 시스템을 통해 어떻게 업무가 바뀌는지 등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20여개의 산을 등반해야 하는데 낙오하면 다음 산을 갈 수 없도록 짜여져 있었다. 우리은행의 1만 직원은 2달동안 업무 시간 전 하루 30분에서 한시간 가량 백두대간에 참여했으며 이것으로 변화관리에 대한 연수효과는 극대화됐다. 뿐만 아니라 지점별 대항으로 팀웍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백두대간 게임 참여의 가장 큰 성과는.
▶이보다 좋은 변화관리 연수는 없었을 것이다. 온라인 게임에 대해 차장, 과장 이상의 직원들은 익숙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은 마우스 조작에는 익숙하지만 자판을 치는데는 속도가 느리다. 이 때문에 영업 지점마다 팀의 리더가 신규 직원들이 담당해 전략과 전술을 짜 전직원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었다. 게임 도중 1 : 1 대결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결을 많이 하거나 승리를 많이 하거나 많은 문제를 풀면 점수가 올라간다. 이 점수를 팀 내의 지점장에게 전달하면 팀에서 뒤처지는 사람에게 물, 신발같은 에너지를 재분배해 직원간의 벽이 사라졌다.
지점별로 모여 게임을 위한 전략전술을 짜면서 회의문화도 달라졌다. 위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게 아닌 서로 의견을 이야기하는 문화로 바뀌게 됐다.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과제가 바로 변화관리이다. 시스템을 잘 활용하도록 하려면 끊임없는 변화관리가 필요한데 때로는 CEO가 변화관리를 위해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선택한 방식은 '부드러운 변화관리'라 할 수 있다. 강압적이지 않으면서도 전직원의 동참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사실 얼마나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느냐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 사장되는 경우보다는 사람들이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시스템을 외면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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