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글로벌 통합 성공 모델 제시…신속한 의사결정, 비용절감 등 이점 많아

글로벌 기업의 형태는 그동안 본국에 무게중심을 두고 해외영업 및 유통망을 운영하는 국제기업(International Corporation)을 거쳐, 현지국가로 직접 진출하는 다국적기업(Multinational Corporation)으로 변화해 왔다. 그리고 이제는 지구촌 어느 곳이든 가장 최적의 장소에서 전 세계의 비즈니스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운영하는 글로벌통합기업(Globally Integrated Enterprise)으로 변모하는 추세에 있다.

한국IBM, 글로벌 도시 심천에서 글로벌 통합기업 모델 제시
지난주 중국 심천(深圳, 센젠)의 쉐라톤호텔에서는 '2008 IBM 이노베이션 포럼'이 열렸다. 한국IBM이 마련한 행사로 한국의 주요 고객사 및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포럼은 고객 성공사례 및 패널토의, 산업별 세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지만, 한국IBM이 포럼 내내 시종 일관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는 하나였다. 바로 글로벌 통합기업(GIE)이 포럼의 핵심 키워드였다.

IBM은 글로벌통합기업을 주창하는 대표적인 기업. IBM은 글로벌통합기업을 구현하기 위한 최적의 도시 중의 하나로 중국의 심천을 선택했다.

중국 광동성 남부 연해에 위치한 심천은 중국 최초로 지정된 4개 경제특구 중의 하나다. 1970년대 후반 중국정부의 개혁 개방정책에 따라 경제특구로 지정되었고, 80년대부터 본격 개발되면서 제2의 홍콩으로 불릴 만큼 급성장하는 개혁의 도시다.

개발 전 만해도 2만여 명에 불과했던 항구도시 심천의 인구는 현재 1,300만 명을 넘어섰고,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외국기업들이 중국에 설립한 6만여 개의 공장 가운데 상당수가 심천에 자리할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요충지로 손꼽히고 있다.

이처럼 개혁 개방의 성공적인 발전상과 이른바 글로벌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심천에서 '이노베이션 포럼'을 통해, 한국IBM은 글로벌 통합기업의 성공적인 모델을 자신있게 제시했다.

IBM, 90년대 중반부터 글로벌 통합 추진해왔다
글로벌 통합기업은 정보, 자원, 인프라 및 프로세스 등을 글로벌로 통합하여 효율적으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말한다. 국경을 초월하여 기업 내부의 오퍼레이션을 글로벌하게 통합하여 마치 하나의 조직처럼 기업을 운영하는 최신 모델이다.

IBM은 이번 포럼을 통해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강도 높은 전사적 이노베이션을 진행해왔고, 그에 따라 2003년부터 글로벌 통합기업 모델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IBM은 비용절감과 전문성 강화, 그리고 사업부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인사, 구매, 재무, 마케팅, IT서비스 등 11개의 지원조직을 글로벌하게 통합하고 표준화하는 작업을 해 왔다.

심천에는 IBM의 글로벌 딜리버리 센터와 글로벌 구매본부(CPC), 그리고 서버 조립공장(ISTC) 등이 자리 잡고 있다.

5년 전 설립된 IBM 글로벌 딜리버리 심천센터는 아시아 모든 고객들에게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통합 테크놀로지 딜리버리 전략 센터로서 기술지원 및 통제센터 서비스를 중국과 AP, 일본, 미국지역의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뉴욕 구매본부를 심천으로...세계 80여 나라 구매 관장
또한 심천의 경제특구에 위치한 글로벌 구매본부에서는 세계 80여개 나라 수천여 명의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구매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뉴욕에 있던 구매본부를 2006년 심천으로 이전, IBM의 경영부문을 미국 이외 지역으로 옮긴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IBM이 다국적 기업에서 글로벌통합기업으로 변화한 실체를 보여준 셈이다.

하루 1,700여 대, 일주일에 1만여 대의 X 및 P 시리즈를 조립해내는 ISTC 역시 IBM GIE의 성공적인 모델이다. ISTC는 물류의 거점으로, 아시아 지역의 허브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비용절감과 수익증대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직원 이직률 면에서 인도가 25%, 중국 평균이 15%에 달하는 데 비해 이곳 ISTC에서는 7% 미만이다. 이는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애착심이 전문성의 배가로 이어지는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글로벌 통합기업의 장점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IBM의 GIE 사례는 심천 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인사(HR)는 필리핀 및 호주 등에서, 재무는 말레이시아 등, 그리고 서비스 부문은 인도에서 통합 관리하고 있다. 한국IBM 직원 2,600여명의 인사관리 역시 필리핀에서 총괄하고 있다.

글로벌 통합기업의 이점
IBM은 글로벌 통합기업 모델이 가져다주는 이점은 크다고 역설한다.

무엇보다도 간단한 의사결정 체계에 따라 급변하는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IBM은 개별국가에서 본사에 이르는 여러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통합 운영팀과 통합 시장팀으로 전환, 빠른 의사결정과 빠른 고객관리를 가능케 했다.

비용과 역량을 고려한 세계 최적의 위치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커다란 이점이다. 심천에서 볼 수 있듯이 IBM은 각 국가별로 중복해 있던 지원 기능을 지역 인프라 및 인적자원을 고려해 최적의 위치에 특화하는 전략을 추진, 매출향상 및 비용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한국IBM 이휘성 사장은 샘 팔미사노 IBM 회장의 말을 인용, "전 세계 모든 나라에 IBM 조직을 설립할 필요가 없다. 중복 투자와 잉여인력을 최소화 하기 위해 핵심 오퍼레이션을 글로벌하고 수평적으로 통합하면서 비즈니스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결국 글로벌 리더들만 살아남을 것이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글로벌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바로 그 대안이 GIE이다"고 강조하며, "이번 포럼을 통해 둘러본 IBM 심천의 딜리버리 센터와 구매본부, ISTC 등을 통해 시사점을 찾자"고 주문했다.

이제 심천은 중국에서도 최고 부유한 도시로 발전했다. 새롭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패러다임과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개혁도시의 면면을 살필 수 있었다. 개혁과 글로벌 통합기업으로의 변신이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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