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권 솔리드웍스 코리아 지사장





이영권(55세) 솔리드웍스 코리아 지사장. 그는 CAD 업계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취임한 지 1년 11개월째인데, 파죽지세로 고객을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시장에 CAD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다수 CAD 공급업체들과는 달리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공략, 6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률은 솔리드웍스 글로벌 전체성장률의 4배라고 한다. 라이선스 기준으로는 국내 CAD 시장점유율 1위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고 한다. 솔리드웍스가 이처럼 급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이영권 지사장만의 예리한 시장 분석력과 뛰어난 리더십이 없었다면 쉽지 않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사실 이영권 지사장은 국내 IT 업계에서는 '영업의 귀재'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한국IBM 내에서는 영업에 관한한 안 되는 것도 되게 만드는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 2005년, 27년 동안 근무했던 한국IBM을 그만두고 IT가 아닌 벤처기업에서 COO로 잠시 근무하다 지난해 다시 IT 분야로 돌아왔다. 물론 벤처기업에서도 그는 그만의 테크닉과 노하우로 실력을 발휘, 사옥까지 마련할 만큼 성장시켰다고 한다. 이 지사장은 고객과의 약속은 철저히 지키고, 또한 직원이나 가족과도 지키지 못 할 약속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한 번 말한 것에 대해서는 절대로 바꾸지 않고, 목표가 정해지면 반드시 달성한다는 게 그를 아는 주변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때문에 그는 신뢰와 믿음의 상징으로까지 불리어진다. CAD 시장에서 솔리드웍스가 바람을 일으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IBM의 '전설적인 영업인'
이영권 솔리드웍스 코리아 지사장은 사실 IBM 맨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78년 한국IBM에 입사해 지난 2005년까지 4반세기가 넘는 27년여 동안 이 회사와 젊음을 함께 했고, 또한 한국IBM 내에서는 전설적인 영업인으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가 전설적인 인물로 대변되는 것은 영업에 있어서 한국IBM 역사에 기록될만한 실적을 많이 남겼기 때문이다. 입사 시험을 두 번씩이나 치른 것도 전무후무한 일이자 처음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영권 지사장이 한국IBM에 입사지원을 한 동기는 토요일이 휴무라는 것과 영어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그는 전자공학(부산대학교)을 전공했지만 IBM이 컴퓨터 회사라는 것도 잘 모르고 입사했다고 한다. 당시 전자공학과에는 컴퓨터와 관련된 과목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 사장은 설명한다.

아무튼 그는 막강한 경쟁력을 뚫고 한국IBM에 합격, 엔지니어로 출발했다. 입사 후 그는 영어를 잘한다는 이유로 7개월여 만에 호주로 파견돼 엔지어로서의 훈련 및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엔지니어로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 4년 후인 1982년에 영업직으로의 전환을 요청했으나 거절 당했다고 한다. 해서 영업직으로의 전환 및 재입사 시험을 보게 됐고, 당시 이 사장 혼자 시험을 보는데 세 명의 감독관이 들어왔었다고 한다. 그 같은 일은 한국IBM 역사상 처음 있었고 이후에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한국IBM 직원들은 약 160여명 정도였었는데, 이들의 대다수는 국내 최고의 대학으로 불리어지는 S대 출신들이었다고 한다. 특히 영업직은 이들 대학출신들이 주도를 했고, 타 대학 출신들은 제대로 행세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게 당시 근무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마디로 이 지사장은 지방 대학인 부산대학교 출신인데다 선후배도 없었고, 반면 영어실력은 그 어느 누구 못지않게 잘하는 것으로 평가돼 기존 세력들로부터의 견제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자존심 강한 승부사
자존심과 승부욕이 강한 이 지사장 역시 그 어느 누구의 견제도 쉽게 용납할 수 없었고, 또한 그들과의 경쟁에서 결코 밀리거나 뒤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에게 '독사'라는 별명이 붙여진 것은 바로 여기서부터 비롯됐다. 경쟁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노력해야만 하고, 철저히 준비를 하지 않으면 결코 승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두 번이나 시험을 치르면서 영업을 시작한 이 지사장은 1년 간의 영업교육을 받은 후 1983년 대구 지사로 첫 발령을 받았다. 당시 국내 시장은 대기업 가운데 30% 정도만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을 만큼 컴퓨터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고 한다.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구지역은 그야말로 황무지였다고 한다.

그런 황무지를 개척, 최고의 영업실적을 기록한 장본인이 이영권 지사장이라고 한다. 당시 이 지사장은 상공회의소에 직접 찾아가 기업연감을 구입해 대구/경북지역의 기업들을 업종별로 구분, 전화번호를 일일이 찾는 작업에만 2개월을 보냈다고 한다. 이후 각 기업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총무부나 기획실 담당자들과 접촉, 30번 이상 직접 찾아가 IBM 컴퓨터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영업을 했다고 한다.

글로벌 서클 상 3번 수상
특히 이 지사장은 모 대학교에 전산학과를 개설시킬 만큼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컴퓨터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 그리고 효율성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설득시켰다고 한다. 당시 대구 경북지역에는 12개 대학 밖에 없었는데, 11개 대학이 IBM 컴퓨터를 구매했다고 한다. 또한 대구/경북지역의 경제규모가 부산지역의 2분의 1 밖에 안 됐는데, 매출실적은 역으로 부산의 두 배 이상 더 컸을 만큼 이 지사장의 영업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명성이 자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지사장이 전설적인 영업인으로 불리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특히 대학교를 고객으로 확보한 것은 학생들이 졸업 후 기업에 취직했을 때 이들이 주로 IBM 시스템을 구매하는 경향이 짙어 또 다른 영업실적을 낳게 됐다고 한다.

이 지사장은 이 같은 노력으로 대구/경북지역에서의 영업매출을 매년 목표대비 200% 이상 달성했고, 최고의 세일즈맨에게 수여하는 글로벌 서클(Global Circle) 상을 3번이나 받았다.

이후 이 지사장은 1995년 LG IBM이 출범하면서 PC영업담당을 맡았었는데, 여기에서도 매출을 무려 20배나 올려 주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지사장은 "성장은 고객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데서 출발한다"면서 "직원이나 가족과도 지키지 못할 약속은 결코 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특히 한 번 말한 것에 대해서는 절대로 바꾸지 않고, 목표가 정해지면 반드시 달성한다는 게 그를 아는 주변 관계자들의 얘기다. 때문에 그는 신뢰와 믿음의 상징으로까지 불리어진다.

솔리드웍스 코리아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직접 들어본다.

60% 이상 성장
-솔리드웍스 코리아가 급성장세를 타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인지요.
▶2007년에 60% 성장했고, 올해는 70% 정도 성장하리라 예상됩니다. 지난해 취임한 이래 협력업체는 1개 회사 밖에 늘리지 않았지만 협력업체의 영업사원 수는 약 60% 정도 늘었습니다.

채널 비즈니스(Channel Business)의 성패는 채널의 영업사원 수의 과다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그렇다고 각 채널사가 영업사원을 무한정으로 늘릴 수는 없습니다. 적절한 영업이익이 보장되지 않는 한 미래를 위한 투자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 동안 중점적으로 시행한 일련의 모든 조치들은 채널의 영업이익을 극대화해 그들이 솔리드웍스를 믿고 훌륭한 인재를 위해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전략은 저희가 활발하게 비즈니스 할 수 있는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입니다. 솔리드웍스는 경쟁회사에 비해 한국에 늦게 진출했습니다. 따라서 삼성, LG, 현대 등을 위시한 주요 고객들은 이미 선점된 상태여서 솔리드웍스가 접근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반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중소기업 시장은 솔리드웍스에게는 블루 오션(Blue Ocean)이었습니다. 솔리드웍스는 이런 중소기업 시장을 집중 공략했고, 작년에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008년에도 중소기업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했고, 이를 성공의 발판으로 대기업으로의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가격대 성능비 최고
-솔리드웍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제품의 관점에서 보면 사용의 편의성과 뛰어난 가격대비 성능입니다. 특히 매년 체결해야 하는 소프트웨어 유지보수비(Subscription)는 경쟁사에 비해 아주 저렴하여 기업들이 고민하는 고정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경영측면에서는 빠른 의사 결정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권한 이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솔리드웍스는 협력사를 통한 간접영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협력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 나가고 있는지요.
▶솔리드웍스는 협력사의 후방지원을 전담합니다. 고객에 대한 2차 지원이나 협력사 직원을 위한 기술 및 영업교육이 주 임무이고, 한국시장 전체를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수립과 집행은 솔리드웍스가 직접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쟁사와의 차별화된 정책으로 예를 들어 협력사 영업사원에 대한 장기적인 보상(Long Term Incentive) 제도가 있습니다. 협력사 영업사원 중 우수사원을 선정해 2년 간의 목표를 설정하고 매 반기별로 솔리드웍스사와 협력사가 공동으로 특별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대형 고객들로부터도 인기 높다
-솔리드웍스는 자동차, 항공 등 대형 고객들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됩니다.
▶이는 아주 잘못 알려진 얘기입니다. 실제로 각 사업 단위별로는 자동차, 조선, 중공업, 반도체 등의 시장에서도 솔리드웍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LG 전자, LG Display, 전진중공업, 삼성중공업, 일진중공업, SEMES, ATTO, 휘닉스디지탈테크, 고려반도체, KPC, 코리아 인스트루먼트, 한국타이어, STX, 한남조선,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사업부 단위, 혹은 전사적으로 솔리드웍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3년 후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솔리드웍스의 비즈니스 구성을 보면 80%가 중소기업, 20%가 대기업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솔리드웍스는 소위 SMB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대기업 시장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고, 향후 3년간 영업인력을 대폭 보강하여 2010년에는 매출규모를 60대 40으로 2012 년에는 50대 50으로 조정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본사와 한국을 위한 장기투자 계획에 대해 집중 협의 중입니다.

한편, 이영권 지사장은 올해로 회사생활을 시작한지 만 30년이 됐다고 한다. 그는 고객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서는 남보다 더 부지런해야 했고, 직원이나 가족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 할 약속은 하지 않는 것이 후천적으로 체험한 진리라고 밝혔다. 이 지사장이 '신뢰와 믿음'의 상징으로 불리어지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