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ERPㆍ금융권 차세대가 시장 견인, 데이터중복제거ㆍSSDㆍ그리드 스토리지 등 이슈

본지가 최근 한국EMC,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한국HP, 한국IBM 등 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디스크 어레이 시장조사에 따르면 2008년 국내 디스크 어레이 시장은 2007년보다 약11% 증가한 5,977억원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매출을 제외한 순수 외장 디스크 매출만 집계한 것이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포함하면 1조5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국내 디스크어레이 시장의 업체별 실적을 살펴보면 한국EMC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 2개사가 전체 시장의 64%를 차지했다. 한국EMC는 1,932억원,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1,920억원의 실적으로 각각 3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것.

한국EMC와 효성 등 2개사가 64% 차지 = 지난해 양사는 삼성전자의 통합 ERP 프로젝트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각각 다른 업무용으로 제품을 공급했으며, 정부통합센터 구축 프로젝트에도 양사 모두 제품을 공급했다.

한국EMC 관계자는 "국내 대형 제조기업의 대규모 글로벌 프로젝트와 금융권의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 등에 시메트릭스(Symmetrix) DMX 제품군을 대거 공급했고 IP 스토리지, 아카이빙 시장 등에서 선전했다"며, "이밖에 IP스토리지 제품군인 셀레라(Celerra)와 중형급 스토리지인 CX4 제품군도 큰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2008년 전년대비 20% 증가한 1,920억원(외장형 디스크 실적)이라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실적을 달성하며, EMC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한국HP는 10%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한국HP는 제조 부분과 SMB 영역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전년 대비 7% 정도의 성장을 거뒀다. 한국HP 관계자는 "지난해 벤더간 가격경쟁이 치열하고 기업의 투자는 많이 늘지 않고 주목할 만한 빅 프로젝트 또한 많지 않은 상황에서 주로 중소형 제품으로 중소규모의 시장을 집중 공략함으로써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IBM은 지난해에 대형 제품과 NAS에 마케팅을 집중한 결과 전체 시장의 7%를 차지했다. 산업별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분야는 금융권으로 시중 은행 외에 저축은행 시장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으며, SMB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반면 한국썬과 한국후지쯔는 2007년과 비교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지난해 전체 디스크 시장 점유율에서 각각 5%, 3%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LG히다찌와 델코리아는 각각 230억원, 196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체 시장에서 각각 4%를 차지했다. 공공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LG히다찌는 지난해 정부지자체, LG그룹 등에 대형 스토리지를 공급했으며, 금융권으로서는 최초로 농협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델코리아는 지난해 iSCSI 전문업체인 이퀄로직을 인수해 이 시장에 진출, iSCSI 부문에서 2배 이상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하나아이앤에스 스토리지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넷앱은 약 150TB 규모를 공급하는 등의 성과로 2007년보다 15% 성장한 1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금융권 차세대, 제조사 통합 ERP 등이 성장 주도 = 2008년은 금융권의 차세대시스템과 제조 기업의 통합 ERP 구축, 그리고 각종 컴플라이언스 이슈에 대응하려는 금융권의 차세대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시장을 견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과거 대형 시장의 가장 큰 고객군을 형성했던 정부/공공 부문의 스토리지 수요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IT정책/예산 변화로 혼선을 겪으면서 성장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디스크 어레이 시장은 SSD, 데이터중복제거, 그리드 스토리지 등 신개념 및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벤더마다 이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했으며, 국내 고객들이 점차적으로 이러한 신기술에 관심을 가진 한 해였다.

한국EMC는 지난해 하드웨어 플랫폼 분야에서 업계 최초로 스토리지 시스템에 플래시 기반 SSD를 통합하고, 스핀다운(Spin-down) 드라이브, 최적냉각기술, 가상 프로비저닝 등 에너지 절감 및 효율적인 스토리지 자원 운영을 지원하는 기술을 대거 채택한 제품을 발표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SSD를 탑재한 히다찌 USP V를 올해 초 발표했으며, 기존 중형 스토리지 제품군에 AMS 2000시리즈를 추가했다. 또한 전자문서 및 아카이빙 전용 스토리지 솔루션 HCAP과 NAS 신제품을 출시, 대기업 및 SMB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HP는 지난해 중형 제품인 EVA(Enterprise Virtual Array)와 소형 제품인 MSA(Modular Smart Array)에서 전년 대비 30% 이상의 성장을 거뒀다.

한국IBM은 지난해 대형 시장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특히 스토리지를 근간으로 한 솔루션 팀을 신설해, 아카이빙/백업, 스토리지 가상화, GPFS 등 파일공유솔루션, HA 솔루션에 역량을 집중했다.

한국썬은 NAS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솔라리스 기반의 NAS 제품 출시와 함께 모듈러 스토리지 수요에 대응해 관련 제품군을 확장했다. 넷앱은 가상화 부분에 초점을 맞추며, 백업SW 전문업체인 컴볼트, 시만텍과 협력해 이메일 아카이빙 솔루션을 출시하는 등 금융권을 대상으로 활발히 영업을 전개했다.
한국후지쯔는 저가 스토리지인 E2K를 중심으로 총판사인 유니와이드와 협력해 중소기업을 적극 공략했다. 델코리아는 2008년 1월 iSCSI 전문업체 이퀄로직을 인수하며, 관련 제품을 국내 시장에서 알리는데 주력했. LG히다찌는 적극적인 제품 기술 홍보활동과 함께, 채널 활성화를 위해 정기교육 및 워크숍을 실시했다.

SSD 스토리지 시장 경쟁 본격화 = 가상화, 데이터중복제거 등과 함께 차세대 저장장치로 주목받고 있는 플래시메모리 기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는 지난해 스토리지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됐다. SSD를 장착한 기업용 스토리지에 대한 시장 관심이 증가하면서 이를 도입하려는 테스트가 잇따랐다.

SSD는 디스크 플래터 회전 방식이 아닌 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저장장치기 때문에 진동이 없고 데이터 안정성이 기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SSD 스토리지 시장을 놓고 벤더들의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EMC는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플래시 기반의 SSD를 통합한 엔터프라이즈급 스토리지 'EMC 시메트릭스 DMX-4'와 중형급 스토리지 'EMC CX4'에 플래시 기반의 SSD를 탑재한 제품을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다. 올해 EMC는 모든 스토리지 플랫폼에서 플래시 기반 SSD를 지원할 계획으로, 고객의 다양한 SSD 스토리지 수요를 포용한다는 전략이다.

한국EMC 관계자는 "삼성전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KTF 등 금융, 제조, 공공, 통신 분야 총 5개사에 SSD 스토리지를 공급했다"며, "올해 출시할 스토리지 제품군에 2세대 SSD를 대폭 확장 적용해 차세대 SSD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굳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LG히다찌는 최근 SSD를 탑재한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히타치 USP V'를 출시했으며, 한국HP도 엔터프라이즈 고객을 위한 'XP' 제품에 SSD를 탑재한 스토리지를 시장에 내놓았다. NAS 제품에 최초로 SSD를 적용한 한국썬도 올해 공격적인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IBM은 올 하반기 대형 스토리지인 'DS8000' 제품군에 이어 중형 스토리지 'DS5000' 제품군에도 SSD를 탑재, 그 제품군을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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