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보안ㆍ과금체계ㆍ요소기술의 낮은 성숙도 등 지적

클라우드 컴퓨팅은 떠오르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 같다. 업계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2012년까지 전체 IT관련 시장의 25%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되며, 2013년에는 그 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해외의 유명 시장조사기관의 분석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국내에서는 데이터보안, 과금체계 미정 등 여러 문제로 시장 형성이 더디고, 설령 시장이 형성되더라도 그 규모는 매우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도입하기엔 걸리는 부분 많아=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로 ▲ 기업고객이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에게 자사의 DB를 위탁하는 것에 대한 보안문제 ▲ 서비스가 중단될 경우의 리스크 문제 ▲ 공급업체들이 제시하는 과금체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 ▲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요소기술의 성숙도가 낮다는 점 등이 꼽힌다.

문제점들을 분석해보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대한 기업고객들의 신뢰도 형성이 가장 큰 난제다. 굳이 보안 문제가 아니더라도 정보자산을 남에게 맡기기를 꺼려하는 국내의 고질적인 인식의 벽을 깨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더군다나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는 신뢰도 면에서 더욱 민감하다. 온라인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게 클라우드 서비스공급자가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장애를 촉발한다면, 이는 곧장 비즈니스 위기 상황으로 직결되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기업고객들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서비스 형태가 못미더운 것이다.

과금문제도 간단치가 않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초석은 유틸리티 컴퓨팅이다. 유틸리티 컴퓨팅의 과금방식은 기업환경에 맞춰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비용은 SLA(Service Level Agreement)를 맺어 지불하는 고정화 된 방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업형 소프트웨어가 SaaS 형태로 제공되면서, 소비자가 그 솔루션 및 서비스를 이용한 만큼 과금하는 형태가 제시되고 있다. 문제는 서비스 및 솔루션 중심의 과금모델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웹2.0환경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가 기업형 SaaS 모델로 진입하면서, 소프트웨어 요소요소를 별도로 구성해서 과금체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인프라사용에 대한 과금체계만 가져갈 것이냐, 아니면 솔루션이 개발되고 엔드유저 서비스 모델이 정착 되었을 때를 감안해서, 과금모델을 별도로 가져가야 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정부 공공시장은 언감생심 '진입불가'= 실제로 국내 시장을 돌아보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대규모 비즈니스 현장보다는 주로 IT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신생기업 및 중소기업 위주로 검토되고 있다. 거의 ASP 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온라인을 기반으로 사업하는 포털 및 게임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에 클라우드 서비스가 적합하다는 공감대는 형성하고 있지만, 신뢰도 등 난제로 인해 이 분야 역시 쉽게 시장이 열리지 않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안고 있는 가장 큰 한계는 대기업 시장이 난공불락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IT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자사의 데이터베이스를 외부에 위탁하면서까지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할 필연적인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대규모 사업장에서 일부 비용절감 차원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 경우 자사가 보유한 데이터센터의 인프라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추가적인 IT리소스만 수급받는 형태의 부분적인 형태로 도입할 가능성이 커,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의 최대 수요처로 그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는 정부 및 공공기관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전격적으로 도입하기에는 근본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IT자원을 미리 예측베이스로 할당하는 것이 아닌, 필요에 따라 IT자원을 투입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은 다른 측면에서 말하자면, 한 해에 어느 정도의 IT자원이 소요될지에 대한 산정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비용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이 연간단위로 나오고 집행되는 정부 및 공공기관의 제도적인 경직성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들
국내외 유수 IT업체들 총 출동…사업· 구현 방식은 제각각

현재 국내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IBM, HP, 썬, EMC, 마이크로소프트, 레드햇 등 유명 다국적 기업을 비롯해 삼성SDS, LG CNS 등 대형 IT 서비스 업체, 그리고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필요한 핵심 솔루션인 가상화 등의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VM웨어, 펜타시스템 등이다.

국내 IT 서비스 시장의 양대 산맥인 삼성SDS와 LG CNS는 현재 클라우드 서비스의 하나인 유틸리티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SDS는 USEFLEX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삼성전기, 제일모직 등 17개사의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SDS 정보기술연구소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IT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3년 동안 그리드 컴퓨팅 및 가상화 등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또한, 데이터센터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공유'라는 콘셉트로 자동화 및 가상화 기술을 적용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들이 공동으로 가상화 서버를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터페이스 부분, 즉 분산 컴퓨팅 기반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SDS는 특히 국내시장 외에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한 모바일단말기 서비스를 올해 안으로 가시화 할 예정이며, 디지털미디어 서비스와 제조, 교육, 병원 등 각 산업군을 겨냥해 HPC 컴퓨팅을 제공하기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LG CNS는 2002년부터 스토리지와 데이터백업을 유틸리티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LG전자, LG화학, LG상사 등 13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2008년 현재에는 유틸리티에서 확장된 클라우드서비스 모델을 제공하기 위해, 오픈 플랫폼 위에 가능한 솔루션군을 검토하는 등 기술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IBM이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한 시기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들로 구성된 통합 인프라 서비스인 '블루 클라우드'를 발표하였으며, 한국에서는 2008년 9월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를 설립했다. 현재 국내에서 기업고객들을 대상으로 기술적 브리핑 및 데모시연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업들마다 클라우드를 구현하기 위한 각자의 요건들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른 PoC(Proof of Concept)활동을 월드와이드 팀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MySQL을 인수하며 오픈소스 전략을 구사하는 대표적 업체인 썬도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썬은 자바, 솔라리스, 스타스위트(오픈오피스), 넷빈즈 등 오픈플랫폼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IT서비스 기업인 큐레이어의 인수로 인해 썬의 오픈플랫폼 전략에는 더욱 힘이 실린다. 큐레이어는 버츄얼 프라이빗 데이터센터(Vitual Private DataCenter)를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가상화된 인프라자원을 제공하고, 그에 따라 과금할 수 있는 빌링시스템에 대한 기술력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썬은 조만간 젠소스 기술에 기반한 xVm서버도 출시할 예정이다.

'에코 클라우드'를 표방하는 HP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플랫폼기술을 연구 중이다. 현재 인텔, 야후와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한 테스트 베드 파일럿 프로젝트로인 '오픈 사이러스 프로젝트(Open cirrus project)'라는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09년 2월에는 HP Labs에서 서비스 자동화 및 통합연구를 총괄하는 크리스 휘트니(Chris Whitney)이사가 방한하여, 클라우드 테스트베드 프로젝트에 공공기관 및 연구소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홍보활동을 하기도 하였다.

펜타시스템은 최근 클라우드컴퓨팅 사업부를 신설하고, 공공 및 금융, 그리고 통신시장을 중심으로 전략적인 영업 및 마케팅 활동 등 사업을 본격화 했다. 올해 10여 개의 고객사이트를 확보하는 것과 30억의 매출을 달성할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펜타시스템이 제공하는 클라우드컴퓨팅 솔루션은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전문 솔루션인 '데이터시냅스'와 그리드 컴퓨팅 전문 솔루션인 '기가스페이시스'가 있다. 데이터 캐시와 그리드 컴퓨팅 기술에 기반한 솔루션으로, 대용량 트렌잭션 및 대량의 시뮬레이션 계산이 필요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다.

올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 진영과의 동반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KLDP, PHP Korea 등과 같은 오픈소스 커뮤니티와의 협조를 강화하고, OSI(Open Source Initiative)에서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즉, 오픈시스템 기반으로 시스템 구축을 도입하는 고객에게 소프트웨어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넓힌다는 것이다. 또한, 제이보스, 젠 등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방침이다.

마이크로소프트웨어가 내세우는 클라우드컴퓨팅 전략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의 병행 발전을 의미하는 '소프트웨어 플러스 서비스(Software+Service)' 이다. 서버 가상화를 위한 윈도우 애저,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를 지원하는 SQL 데이터 서비스, 개발 프레임워크인 .NET, 파일을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윈도우 라이브 서비스 등이 있다.

오픈 소스의 대표적 업체인 레드햇은 운영체제 단에서 가상화를 지원하는 형태이다. RHEL(Redhat Enterprise Linux)에 오픈소스인 Xen과 KVM(Kernel Virtual Machine)기술을 적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한국레드햇은 클라우드 컴퓨팅 전문가 과정을 개설해, 시스템 엔지니어 및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오픈소스기반의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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