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SW공학센터/센터장


▲ 이상은 SW공학센터/센터장



이상은(53세) SW공학센터/센터장. 그는 소프트웨어와 인생을 함께 살아온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연구 개발에서부터 컨설팅, 기술지원, 영업, 그리고 벤처기업과 글로벌 기업 CEO 등에 이르기까지 두루 경험을 했다. 이만한 경험을 가진 인물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 이 센터장은 그러나 그 어떤 것을 해도 마음 한 구석이 편하지 않음을 느꼈다고 한다. 국내 SW 산업, 즉 시간이 갈수록 발전 방향이'아니다'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SW 산업의 중요성을 그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로서는 당연했다. 해서 그는 SW산업 발전에 무엇인가 기여해 보겠다는 각오를 했다. 결국 그는 지난2003년 높은 연봉의 유혹을 과감히 뿌리치고 공공기관이자 국내 SW산업의 방향 키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SW진흥원에 입사했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결정은 아니다. 입사 후 그는 SW 산업 발전을 위해 진정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할 것인지에 대해 그 어느 누구 못지않은 노력과 고민을 했다고 한다. 아마 그만큼 진정성을 갖고 노력한 인물은 드물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달 5일 문을 연 SW공학센터도 그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업 수주 하한제도 마련했고, 공개SW 활성화에도 적극 나섰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가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2004년). 그가 센터장으로 최종 선임됐을 때 모두가 환영의 박수를 보낸 것은 바로 이런 배경 때문이다. 국내 SW산업 발전에 진정으로 기여할 인물이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산업과 정책, 양쪽 모두를 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진 몇 안 되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뚝심 있는 그에게 눈과 귀가 쏠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SW인으로 살아온 보기 드문 인물"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인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SW공학센터가 지난달 5일 문을 열었다. 그야말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기술 및 제품을 산업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줄 그런 조직이 생긴 것이다. 초대 센터장에는 한국SW진흥원 SW공학단을 이끌어온 이상은 단장이 막강한 경쟁을 뚫고 선임됐다. 당연히 맡아야만 할 최적임자라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사실 이상은 단장만큼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업무를 맡아온 경험자는 그렇게 흔하지 않다. 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첫 직장인 LG전자 중앙연구소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연구원으로 출발, OS와 Basic interpreter 포팅 등 다수 제품을 개발했다. 이어 입사한 한국HP에서는 솔루션 개발부장을 맡아 HPUX, OpenMail, ME10 등 HP시스템용 플랫폼 및 응용 소프트웨어 등 다수의 한글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기술지원본부 및 컨설팅본부 책임자로 근무했다. 벤처기업이자 보안 솔루션 전문업체인 인포섹에서는 CEO로서 경영을 했고, 글로벌 기업이자 소프트웨어 개발 툴 전문업체인 한국래쇼날소프트웨어에서는 지사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공공기관인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서는 SW산업 육성정책 개발 및 수행을 비롯해 SW기업지원, SW프로세스 컨설팅 서비스 등을 맡았었다. 이만한 경험, 즉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 그리고 개발과 지원, 경영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한 인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그는 공공기관에서 국가 산업 발전 업무에도 관여해 정책과 산업 모두를 경험하고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인물이라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상은 센터장이 여러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은 능력이나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를 필요로 하고, 본인 역시 여러 경험을 해 보겠다는 강한 의지 때문일 것이다. 단순히 어떤 특정한 목적을 정해 놓고 경험했다기보다 SW와 관련된 것이라면 이것저것 다 경험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앞섰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어느 것을 해도 SW산업 발전에 기여한다기 보다 직장을 찾아 움직이는 것 밖에 안 된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고 한다. 특히 국내 SW산업 발전 방향이 '잘은 모르지만' 올바르지 못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고 한다.

"SW산업발전을 이끌 최적임자"
해서 그는 글로벌 기업의 높은 유혹을 뿌리치고 공공기관인 한국SW진흥원에 입사했다. 국내 SW산업 발전에 무엇인가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이다. 입사 후 그는 국내 SW발전을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지에 대한 노력을 그 어느 누 못지않게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은 SW공학센터도 그의 작품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SW공학은 표어 같은 것이 아니라 실력이고, SW는 경영혁신입니다." 이상은 센터장은 SW는 산업현장에서 바로 쓰여질 수 있도록 개발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안타까운 현실을 가감 없이 그대로 지적했다. 그만큼 국내 SW산업 현실이 암담하고, 앞으로 할 일이 많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상은 센터장이 해결해야만 할 일이 산적해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우선 국내 SW 산업을 살리는 게 급선무일 것이다. 국산 소프트웨어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있다고 해도 일부 몇몇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아사 직전이다. 물론 공학센터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직접적인 권한이나 책임은 없다. 그러나 산업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방향 키 역할이나 살아날 수 있도록 초석을 만드는 역할은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고, 또한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것은 곧 SW공학센터의 출범을 학수고대했던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상은 센터장은 "정부의 잘못된 방향 설정과 정책도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SW에 대한 사용자들의 잘못된 인식이다"며 "SW 품질 향상과 사용자들의 잘못된 인식을 어떻게 바꿔야만 하는지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상은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SW공학센터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직접 들어본다.

"정책과 산업, 양쪽 모두 경험"
SW산업인들의 오랜 숙원이 이뤄진 만큼 각오가 남다를 것으로 판단됩니다.
▶ 한 마디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해야만 할 일들이 산적해 있고, 많은 분들이 바라보는 시각과 기대가 클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SW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꿔야만 하는데, 이것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이것은 하루 이틀 사이에 해결되는 게 아니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도 따라야 하는데 여건이 그렇게 되지를 않습니다. 그러나 맡은 이상 최선을 다 해 볼 생각입니다. 기본적으로 SW는 현장에서 직접 쓰여질 수 있도록 개발 되어져야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되어야만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것은 판매, 즉 돈부터 벌고 보자는 생각이 앞서 있기 때문입니다. 돈도 중요하겠지만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줘야만 한다는 철학을 가져야만 한다고 봅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개발자나 기업들은 반발할 것입니다. 그 이유도 잘 알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SW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SW에 대한 사용자들의 잘못된 인식이라고 봅니다. 「SW = 공짜」라거나 「SW = 용역」이라는 인식부터 바꿔야만 하는데, 이를 어떻게 해야만 할 지 정말 고민입니다. 우선 고객들로부터 SW품질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제품이 유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SW를 개발하기 전보다 개발 후 발생되는 비용이 훨씬 더 큰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주로 용역을 주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인식 바꾸는 게 급선무"
융합 SW처럼 수십 만 개가 팔려나간다고 했을 때 하나만 잘못돼도 수십억 또는 수백억의 손실을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가경쟁도 문제입니다. 발주자가 낮은 가격만으로SW를 구매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SW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W공학센터는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SW개발문화를 점차 바꿔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즉, 품질 향상이 생산성 및 효율성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직접 숫자로 보여주고 경영진들이 그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해 줄 것입니다. 또한 비용절감 및 매출확대 등도 숫자로 보여주고 설득해 나갈 것입니다. SW는 경영혁신입니다. 때문에 남의 것을 갖다 대충 어떻게 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면 절대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수백만 라인(규모)을 단 몇 명이서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는 생각이나 판단도 금물입니다. SW공학센터는 따라서 프로세스 인증에 초점을 맞춰 나갈 계획이고, 또한 개발 능력이 부족한 기업에 대해서는 자문이나 지원을 해 줄 계획입니다.

"개발문화 점차 바꿔야"
SW공학센터가 인증해 줄만한 여건을 갖췄는지요.
▶ SW공학센터는 현재 저를 포함해 26명입니다. 이들은 주로 프로세스 심사원 자격(미국 CMMI와 한국의 SP)을 갖고 있는 인물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특히 실질적으로 기업에서 경험을 해 본 인력들이 많습니다. 박사급 8명과 전문위원 4명(상근 1명, 비상근 3명(미국과 독일인 각 1명 등))도 두고 있습니다. 비상근인 외국인들과는 1년에 두 번 미팅을 가질 예정이고,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 자문 및 지원도 받을 것입니다. 현재 인력은 그렇게 충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예산을 좀더 확보해 점차 보강해 나갈 것입니다.

"융합시대는 재창출 기회"
우리나라 SW산업, 즉 시장과 기술, 제품 등과 관련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는지요.
▶ 한 마디로 문제가 많다고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일단 시장을 분석해서 어떤 SW를 개발해야만 할 지에 대한 기획력이 약한 것 같습니다. 주로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가는 경향이 짙습니다. 또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관리를 철저히 해야만 하는데,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경향도 많고요. SW는 용역 사업이기도 한데, 이를 유지 및 지원할 수 있는 체계도 잘 갖춰져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기획에서부터 개발,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체계를 갖춰야만 하는데, 이것이 잘 안 돼 있는 셈입니다. 때문에 기술로 봐서는 다 할 수 있는데, 축적된 기술이 없어 지속된 성장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SW산업은 용역 사업 위주로 성장해 왔기 때문에 그만큼 이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사한 일을 반복하고 축적해야만 이윤이 높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 미국에 시장을 많이 빼앗기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라이선스나 패키지 판매가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전면 바꿔나가는 게 좋을 것입니다. 1회성 용역사업으로 발주하거나 참여한다면 SW산업은 결코 성장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SW산업 위해 시금석 역할 할 것"
SW공학센터를 앞으로 어떻게 성장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요.
▶ 기술 개발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변천에 따라 새로운 것도 필요하겠지만 있는 기술을 적용시키는 게 더 급합니다. SW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SW를 기업에 잘 적용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게 급선무라는 말씀입니다. 무엇이 부족한지 처방이나 진료를 해 주고, 수요처와 이에 알맞은 SW들을 찾아 주는 허브 역할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어느 단계에 올라오면 SW공학센터가 기술을 보유하고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게 될 것입니다. 향후에는 미국 공학기술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SEI와 같은 기관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올해는 26명이지만 내년에는 50명으로 늘어날 것이고, 예산도100억으로 올해보다 3배 이상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한편, 이상은 센터장은 말이 별로 없는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업무에 있어서는 상당히 꼼꼼하고, 철저하다고 한다. 완벽주의자는 아니지만 어정쩡하면 용납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SW산업을 위한 정책이든 그 어느 것이든 시금석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게 이상은 센터장의 간절한 소망이다. 일반기업체에서의 20년 경험과 공공기관에서의 7년은 그래서 더욱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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