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업체 간 기술협력 및 대/중소업체 간 협력 강화돼야

최근 국산 SW 업체들은 오라클, IBM 등 백화점식 SW 사업을 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과 대적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생융합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전문 업체들 간 제품 결합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현재 시장에서 요구하는 '통합솔루션 공급/관리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변신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부터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내 '소프트웨어 중소전문포럼 8개 분야별 포럼활동'이 본격화 되고 있다. 웹 표준 솔루션 포럼,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전문 포럼, 비정형정보 지능화 서비스 연구포럼 등에 현재 37개 사가 참여 중이다. 실제 웹 표준 솔루션 포럼의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 방송통신위원회 용역 사업 및 성남 웹페이지 구축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시장에서 유관 분야의 전문 업체들 간 출혈 경쟁만 할 게 아니라 제품 결합 및 제품 개발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는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업체들 각자가 '나 아니면 안되고, 나 중심이여야 한다'라는 생각 때문에 협력 자체가 이뤄지기도 힘들었고, 협력이라 해봤자 대부분이 공동 영업, 마케팅 정도에 국한되어 진행해왔던 게 사실이다.

현재 변화된 시장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 SW업체들 간 자발적인 융합-협력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전략사업실 박환수 실장은 "국산SW 업체들의 살 길은 역량 있는 전문업체 간의 상생융합에 달렸다. 동종 분야 업체들과의 상생융합이나 각 산업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협력 통해 더 큰 시장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 중소SW 업체들 입장에서는 정부의 지원 제도에 목을 매는 것보다 상생융합에 나서는 게 더 생산적"이라고 강조했다.

제품 및 서비스 결합 통한 신수요 창출
올해부터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내 '대중소 상생 협력위원회'를 운영해 대/중소기업간 상생방안을 찾아나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수요예보제와 같은 대/중소기업 간 상생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SW구매상담, 개발소싱설명회 등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협력 채널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LG CNS는 'U 캠프'를 통해 협력업체의 신규 사원 교육을 대신 시켜주고 있으며, 삼성SDS는 2, 3차 하도급 협력 업체와의 직거래를 확대하는 등 대기업들이 적극 나서 중소기업들과의 상생협력을 추구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또한 올해 정부의 중소SW 육성 사업 가운데 가장 핵심이 'WBS(World Best SW)' 사업이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 수요처와 중소SW 업체들이 함께 SW 기술개발을 통해 동반 성장을 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WBS 사업에는 올해부터 2013년까지 총 8,000억원의 정부예산이 투입된다. 첫 해인 올해는 1,000억원이 투자되어 SW와 서비스를 융합 가능한 항공, 모바일, 자동차, 보안, 의료, 교통 분야의 7개 SW 개발 과제가 추진되고 있다. 특히, WBS 사업은 '수요처 중심의 구매조건부 SW 연구 기술개발(R&D)'이라는 측면에서 기존 사업과는 차이가 있다. 본 사업은 수요 기업이 가지고 있는 고민, 요구사항의 명확한 파악과 R&D 과정 참여를 전제로 한다.

기존 중소SW 업체들이 기술개발 이후 수요처를 확보하지 못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한편, SW융합 신수요를 창출하고 중소SW 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 LG 등 대기업의 경우 필요한 SW를 개발할 여력이 되는데 왜 굳이 대기업을 위한 예산 투자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긴 하나, 대다수의 중소 SW 업체들은 수요처가 보장되고 가능성 있는 부문에 집중 투자를 한다는 측면에서 몹시 반기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한 우물만 판다고 잘 되는 시대는 지났다. 중소SW 업체가 경쟁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경쟁은 최대한 지양하고 협업에 오픈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아직은 많지 않지만 상생협력을 통한 업계 성공 사례들이 하나 둘씩 나온다면 협력 움직임이 더 활발해 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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