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우선순위는 보안 → 가상화 → 모바일


내년 전국 대학들의 IT 투자는 작년보다 축소·동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가 국내 14개 주요 대학교들을 대상으로 '2012년 IT 수요전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과반수가 IT 투자 예산을 축소하거나 동결하겠다는 응답률이 64.3%로 나타났다.

올해는 대학들 중 52.2%가 IT 예산을 늘리겠다고 답변한 반면, 내년에는 35.7%만이 그렇다고 답변해 내년 대학들의 IT 투자는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답변은 28.6%며, 예산을 줄이겠다고 응답한 대학도 35.7%나 됐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최근 대학의 높은 등록금에 대한 불만으로 표출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즉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하는 등의 움직임으로 인해 전체적인 예산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며, 특히 IT 투자에 대한 소극적인 대학에서는 IT 관련 예산을 우선적으로 축소하려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파악된다.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으로 보안 투자 강화
그러나 지난 9월 30일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인해 보안에 대한 투자는 IT 예산과는 별개로 집중 투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는 내년 대학들이 가장 먼저 도입할 솔루션으로 보안(83.3%)을 꼽았다. 그만큼 보안에 대한 투자인식은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 그 이전부터 대학을 비롯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의 보안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높았다.

그러나 개인정보호법이 시행되기 이전에는 눈치를 살피는 데 급급했을 뿐, 실질적인 투자는 그렇게 많이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다시 말해 개인정보보호법의 시행으로 그동안 미뤄왔던 대학들마저 보안 솔루션 및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대학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파악됐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 보안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들의 보안 시스템 도입 우선순위를 보면 DB보안(55.7%), 데이터유출방지(24.2%), PC통합보안(20%), 웹보안(20%), DDoS(17.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학들이 개인정보 보호를 목적으로 한 DB보안 및 DLP(데이터유출방지) 등을 최우선적으로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그 외 PC통합보안 및 웹보안, DDoS 등의 서버와 네트워크 보안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교 전산담당자들은 "대학을 평가하는 기준에 정보화에 대한 지표가 없다. 그렇기에 대학에서는 IT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으로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대학들의 평가를 내리기 때문에 대학 측에서도 보안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할 수가 없다. 작년에도 그랬었지만 올해도 보안에 대한 이슈는 계속 이어질 것이고, 앞으로도 보안에 대한 이슈는 끊임없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가상화 도입 늘어난다
내년 대학들이 보안 다음으로 가상화를 도입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들의 솔루션 도입 우선순위에서 보안(83.3%) 다음으로 가상화(33.3%)가 높게 나타나 가상화에 대한 대학들의 관심이 높음이 드러났다.

대학들이 가상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로는 대학들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대학들의 시스템은 일 년에 한 번 있는 입시기간과 일 년에 두 번 있는 수강신청에 모든 자원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입시와 수강신청에 편중되어 있는 대학 시스템에서 효율성과 에너지 전략 등 많은 면에서 가상화가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입장을 증명하듯 보안 다음으로 가상화가 두 번째로 도입할 솔루션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버 가상화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을 했던 대학들 중 영남대와 원광대가 서버 가상화를 진행 중에 있으며, 포항공대와 한신대는 서버 가상화를 확대하거나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서버 도입 우선순위를 보면 x86 랙형서버(41.8%), 유닉스서버(27.2%), 리눅스서버(18.1%), x86 블레이드 서버(9.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닉스서버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오른 x86 서버를 도입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이다.

대학 IT 관계자들은 "서버 가상화가 시스템 자원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예산 절감과 보안에도 유리하므로 대학 입장에서는 도입을 적극 검토하거나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실제 도입을 위해서는 막대한 초기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 도입을 막는 가장 큰 장벽이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는 대학의 경우는 서버 가상화를 위해 몇 년을 두고 계획을 추진할 만큼 투자비용이 크다. 또한 가상화 솔루션만 도입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가상화를 위해 기존의 노후화된 시스템도 교체를 해야만 한다. 가상화를 도입하면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도입하기까지 초기에 많은 예산을 들여야 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서버 가상화 외 데스크톱 가상화도 검토 중에 있긴 하지만 일반 PC에 비해 1.5배에서 2배 가까이 비용이 드는 만큼 데스크톱 가상화는 대학들의 IT 투자 대상에서 쉽게 선택받지 못할 전망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컴퓨터월드 1월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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