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임 대학산업기술지원단(UniteF) 단장


▲ 조영임 대학산업기술지원단(UniteF) 단장





대학산업기술지원단(UniteF)은 대학과 기업 간 협력과 교류를 확대하고, 중소기업의 기술력 향상을 위한 기술, 인력, 정보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 1996년 9월 대학교수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이다. 16년의 역사와 높은 설립취지에 비해 많은 대중들에게는 다소 낯선 단체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불미스런 일로 유니테프에 대한 대외 이미지가 크게 손상되기도 했다. 그런 Unitef가 달라졌다. 즉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영임 단장의 성실한 노력과 열정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조영임 단장(7대)은 사실 이러한 내부적인 일로 인해 거의 1년여 동안은 뒤치다꺼리에 시달렸다.
"얼떨결에 맡아 뒤치다꺼리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겼다"는 조 단장의 표현대로 UniteF는 복잡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조 단장은 그의 평소 생활철학인 "책임을 맡은 일은 최선을 다 한다"는 소신대로 내부 시스템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갔다. 특히 흐트러진 3,500여명의 회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나 만남을 통해 회원가입여부를 확인하면서 회원제를 도입해 결속력을 다졌고, e-Book이나 학술지 등을 발간해 회원들의 소식이나 회원들에게 필요로 하는 각종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0년 8월 조 단장이 주창해 창립한 '스마트시티 기술포럼'을 보다 더 강화해 유씨티(U-City)의 기술적 분류와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분석해 국가정보화 방향을 리드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조 단장은 UniteF 단장이기 이전에 수원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이자 세 아들의 어머니이고, 한 남자의 아내이기도 하다. 1인 3역 또는 4역을 하면서도 "그가 맡으면 다르다"거나 "그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힘이 어디서 나오느냐는 질문에 "아들 셋을 키운 엄마"에서 나온 것 같다고 조 단장은 거침없이 답한다. 조 단장은 아들 셋을 거의 직접 손수 키웠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 단장이 "한국의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 수 있게 됐다.


"한국의 철의 여인"

UniteF(대학산업기술지원단)는 다소 낯선 감이 있다. 주로 어떤 일을 하는가.

▶ UniteF는 지난 1996년 9월 대학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산학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대학의 산학협력단을 탄생시킨 주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정부의 산학협력 활동자문, 대학교수들의 산학활동 지원,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각종 정책 발굴에 앞장서고 있다. 또, UniteF는 대학에서의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대학산업기술의 전파와 활성화에 그 어떤 조직보다 앞장서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UniteF의 노력으로 전국 905 이상의 대학에서 산학협력단이 설치,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학기술 이전 전담 조직인 TLO(Technology Licence Office)가 만들어져 다양한 기술이전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UniteF는 이공계 전문교수 3,500여명과 관련 분야 기업 약 2,500개를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는 등 대학산업기술지원 기관으로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UniteF가 그동안 실질적으로 이뤄낸 활동 가운데 기억에 남을 만한 것 다섯 가지만 말해 달라.

▶ 산학협력 지원사업의 경우 교수 특허지원사업, 교수 안식년지원사업, 맞춤형 R&D 지원사업, 산학연계망 구축사업 등 산학협력 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예를 들어 2011년도 산학협력연계망구축사업(3차년도) 사업을 추진하면서 교류회구성·운영, 산학협력(멘토링)매칭·지원, 정보제공 등의 프로그램의 연계를 통해 해당기업의 경제이익(사업수주액 4,000억 원)을 발생시키는데 큰 도움을 주는 성과를 창출해 차후 해당 사업의 프로그램 간 연계를 통한 지원 모델을 발굴하는 부수적인 성과를 거둔바 있다.
맞춤형 R&D 컨설팅사업 우수사례도 있다. 다시 말해 폴리우레탄 멤브레인 섬유제품의 스마트 기능화 기술을 통한 신시장 진출 사례이다. 이는 (주)비에스지와 영남대학교, 금오공과대학교 등이 협력을 통해 이룬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즉 (주)비에스지의 주요 생산품은 투습, 방수 라미네이팅 제품으로 한정이 되어 있었는데, 멤브레인 기술을 이용해 메디칼 섬유, 특수 군용 섬유 등의 신시장으로 진출했다. 이는 영남대학교의 손태원 교수와 금오공과대학교의 민병길 교수 등이 함께 논의하여 유니테프의 '맞춤형R&D 컨설팅지원사업'에 지원해 선정됐고, 기업의 주력제품 다변화 연구를 통해 성공한 우수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우수사례를 든다면 "GCIT U-City"프로젝트 수주(4,000억 원 규모)이다. 즉 유비쿼터스 전문회사가 산학협력 프로그램인 Smart-City기술포럼을 통해 수주한 성공사례라 할 수 있다. 이밖에 산학협력단의 우수 신기술 전시를 비롯해 청소년들에게 이공계 꿈을 키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하여 우수학생들을 해외에 견학시키고 있다. 올해 들어 새로 시작한 e-book이나 뉴스레터 등을 발송해 회원들의 결속력을 다졌고, 체제도 정비했다. 스마트시티 기술포럼도 창립해 관련분야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실제적으로 기업에 이윤이될 수 있도록 봉사활동을 한 것도 기억에 남을 만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UniteF'는 대학교수들의 자발 모임 기관

그럼에도 중소SW기업들은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특히 필요로 하는 인력은 그렇게 많지 않고, 재교육을 시켜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교육과 산업현장의 엇박자라는 지적이다.

▶ 그렇다고 인정한다. 인력 부족이 가장 심각한 SW의 경우 전문대학, 대학, 석·박사 졸업자의 취업률은 2008년 69.5%에서 2010년 55.0%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2010년 SW분야 전체 전문인력은 106,740명이고, 부족인력은 10,557명으로 부족률은 9.0%라고 한다.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연간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SW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나 이직률이나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IT 기술의 빠른 변화에 따라 IT 인력의 질적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IT 생태계가 HW 중심에서 SW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HW·SW·콘텐츠 간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으나 정부 IT 인력사업은 영역 간 구분이 존재하고 있어 현실과는 맞지 않은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공계 종사를 기피하는 원인을 보면 정부정책빈약, 전문직 대비 박탈감, 낮은 수입, 직업 불안정, 사회적 지위 약화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것 또한 해결해야만 할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이나 대기업들은 자체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삼성 SDS, LG CNS, SK C&C, 포스코 ICT 등이 자체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1인당 평균 100시간 이상 교육)하고 있다.
NHN도 기업 업무환경에 맞는 실무형 SW개발자 육성을 위해 향후 10년간 1,000억 원을 투자하여 2013년에 'NHN NEXT 학교'를 열 것으로 알고 있다.


기술발전 속도, 특히 IT 관련 기술은 그 어느 분야보다 빠르다. 그러나 대학교(일부)에서는 현실에 맞지 않는 과거 지향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커리큘럼으로 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 스마트워크, 스마트교육 등 스마트 시대에 빠른 IT 기술 개발과 활용을 위해서는 교육자의 교수학습 방식과 참여자 인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대학에서도 과거지향적 교육을 한다기 보다 교육자와 교육기관이 근본적 변화를 통해 기술개발과 응용에 좀 더 투자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는게 옳다고 본다.
그러나 2003년경부터 공학교육의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여 공학인증을 받은 학교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4년제 대학에서 공학인증을 받기 위해 수업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학생들의 취업 등의 수요를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 형성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인력양성 위해 교수, 대학,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대학교에서 인력양성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교수님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겠지만 대학교나 정부당국에서도 그만한 노력과 투자를 해 줘야만 하지 않을까.

▶ 당연하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KAIST,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POSTECH 등 주요 5개 대학 SW관련 전공 재학생 수가 지난해 2009년 대비 24.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 2010년 S/W관련학과 졸업자 가운데 50% 정도만 S/W 업종에 취업을 했고, 지난해는 50% 이하로 조사됐다. SW 전문인력의 경우 이직자와 이직률은 2008년 10,639명과 10.3%에서 2010년 21,814명과 17.0%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열악한 근무환경, 높은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에 비해 정당한 가치 인정과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사회적 인식에서 기인된 현상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인력양성 정책을 보면, 방통위는 방송통신기반, 문화부는 콘텐츠 관련 인력양성에 한정되고, 지경부는 이를 제외한 ICT·SW 인력양성 위주로 수행하고 있다.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서 교육기관은 장학제도의 확대, 정부는 이공계 출신의 고급관료 육성, 기업은 고용보장 등의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본다. 정부는 별도 인재양성 펀드 조성을 통해 차별적인 혜택을 부여하고, 병역특례 및 취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 우수인재 유입을 촉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학교라 할 수 있는 서울대학교에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에 학생들이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고,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앞서 말씀을 드렸지만 인재양성의 총체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교육과 취업 및 사회적인 인식 등이 연관되어 있다. 현재 ICT강국 위상은 과거 '80~'90년대 ICT분야가 각광받을 당시 배출한 인재들과 2000년대 정부정책으로 배출된 ICT전문인력이 활약한 결과라고 본다.
선진국은 여전히 IT 분야를 최고 유망 분야로 꼽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IT 분야의 선호도가 높지 않고 고급 전문인력의 이탈이 심각한 상황이다. 그만큼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것으로 파악된다.
2010년 SW엔지니어 평균연봉을 보면 미국은 115,000달러(18위)인 반면 한국은 2,968만 원(282위)로 조사됐다. 또한 미국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유망직종 1위('11~'12)를 차지한 반면, 우리나라 모 사설학원 2012 대입정시 배치표에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전기공학부 등은 100위권 밖에 위치(서울대, 연세대, 울산대, 고려대, 성대 의대가 1~5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미래 IT산업에 대응한 인력수급의 질적 불일치가 발생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고급인력 이탈은 "먹고살기 힘들기 때문"

정부는 과학기술 분야, 즉 매년 R&D에 12조원을 배정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UniteF가 올바른 정책을 제시한다면.

▶ 현재 국가 R&D 자금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총괄하고 있다. UniteF는 중소기업 R&D 활동에 대해 주로 정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 이렇다 할 의견을 제시하기가 어렵다. 다만 중소기업과 관련 의견을 제시한다면, 자체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인적·물적 자원의 부족으로 효율적인 R&D 수행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 예로, 2011년도 중소기업 기술통계조사를 보면, '연구개발인력부족'이 26.1%로 R&D수행의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소기업에 적합한 양질의 인력유입과 양성을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겠으나, 문제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나 장비시설 등의 여건으로 볼 때 'R&D를 위한 인력충원'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특히, 중소기업을 글로벌 역량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기업 R&D 전단계로 필요한 시장조사, 특허조사, 기술로드맵작성, 비즈니스 모델 기획, 선행디자인 등으로 이어지는 기술경영 분야를 내실화하여 R&D 활동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생산경영단계에서는 제품R&D 이후, 시제품제작, 시험인증, 생산공정 문제해결 등 생산경영 분야 비R&D 활동을 제고해 사업화 시간단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후 마케팅·영업에서도 비R&D지원활동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체 성장 위한 기반 마련할 것"

대기업들이 자사 계열사들에 일감을 몰아주는 현상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 그것은 곧 중소기업들의 성장 발전에 가장 큰 저해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판단된다. 중소기업을 위한 기관인 UniteF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 자사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유니테프가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다만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활동에 유니테프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의 역량요인은 크게 ▲CEO ▲인재 ▲지식 ▲자본 ▲기반 등 다섯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인재, 지식, 자본 등의 3가지와 관련 지원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즉 인재 양성과 지식을 쌓는데 도움을 주고, 자본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시장분석, 사업전략 기획, 연구개발, 생산, 판매, 서비스 등으로 이어지는 기업의 비즈니스 전 과정에서 산학연협력과 기업지원 중간조직과의 기관연계 활성화를 적극 도모할 수 있다. 유니테프에서는 연계과정의 미흡한 점을 파악해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기술혁신역량을 동시에 제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멘토와 멘티간 적절한 매칭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업과 전문가 상호간을 잘 아는 네트워크 브로커 역할의 활성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한 기술지도를 명확히 정의하고, 진단-기술지도-후속조치 등의 단계를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기술지도 프로세스 체계화시키고 있다. 이밖에 비R&D 활동이 R&D 성과로 이어지게 하여 특허 등 전문화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업에 실질적인 이득이 발생하도록 R&D와 비R&D활동의 균형을 도모하고 있기도 하다.



남은 임기 동안 이것만큼은 반드시 해내고 싶다거나, 바라는 게 있다면.

▶ 산학기술박람회, 스마트시티포럼 활성화, 인력 양성, BM(Business Model) 수립을 통한 자체성장 등이다.



한편, UniteF는 비상근직이자 급료를 받지 않는 봉사직이다. 그럼에도 조영임 단장은 마치 자기 일처럼 그 이상의 역할과 책임을 다 하고 있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조 단장은 "일이 재미있어서 그렇다"고 짧게 대답했지만,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마음가짐이나 자세는 아닌 것 같았다. 평소 "주변을 밝게 하자는 주의로 살고 있다"는 조 단장의 그런 자세는 깊은 가슴 속에서 우러나온 진심 그 자체임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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