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호 와이즈넛 대표


▲ 박재호 와이즈넛 대표





복이 터졌다. 국산 검색엔진 솔루션 전문 기업인 와이즈넛에게 최근 상복이 터졌다. 작년 11월 '제13회 소프트웨어 산업인의 날'기념식에서 박재호 와이즈넛 대표가 소프트웨어발전 유공자로 인정 받아 '산업포장'을 수훈했다. 또한 지식경제부가 인증하는 세계일류 상품 '차세대 일류상품'부분에 와이즈넛 검색솔루션 5개 전 제품이 선정된 것이다. 게다가 와이즈넛이 회장사로 있는 '빅데이터 솔루션 포럼'이 '2012년 전문 중소SW기업 포럼 성과공유회'에서 우수 포럼으로 선정되는 등 상복이 터진 것이다. 본지에서 선정한 '2013년 세계에서 주목받을 국산SW 18선'에도 와이즈넛'서치 스테이션(Search Station)'이 선정돼 기쁨을 더했다. 이에 본지는 박재호 와이즈넛 대표를 직접 만나 수상소감을 듣고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알아봤다.


와이즈넛은 현재 판교에 위치해 있다. 대치동에서 지난해 1월 초 새롭게 둥지를 튼 것이다. 와이즈넛은 2000년 5월 서초동 지하 100㎡ 남짓의 작은 임대 사무실에서 5명으로 출발해 임직원이 150명으로 불어나면서 3,780㎡ 규모의 판교테크노벨리 내 DTC타워 1관 5층과 6층으로 이전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판교는 교통이 불편해 접근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강남에서 정자까지 운영되는 신분당선 운행과 함께 광역버스 지원 등 접근성이 높아져 많은 기업들이 판교로 이전하고 있다.

신분당선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안랩 건물 오른쪽 편에 DTC타워가 보였다.
첫 번째로 위치한 1관 5층과 6층에 와이즈넛이 위치해 있다. 와이즈넛 사옥에 도착해 대표실에 들어가니 탁 트인 전망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앞에 보이는 '실개천'과 함께 체육시설도 보였다. 전망이 좋다는 기자의 말에 박재호 대표는 "답답한 강남 빌딩숲에서 벗어나 판교로 옮기니 이 점이 좋다"며 첫 인사를 대신했다. "상복이 터졌다"며 축하 인사를 건넨 기자에게 박 대표는 "와이즈넛의 가능성을 봐 준 것 같다"고 멋쩍게 웃어 보이기도 했다.

이후 인터뷰 기사에 담을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박재호 대표를 보니 흔히 보이는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보통 다른 대표들 경우 인터뷰 차 사진촬영을 할 때 어색하고 민망해 표정이나 자세가 어색하기 마련인데 박 대표는 자연스럽다 못해 직접 표정과 자세를 바꾸는 적극적인 모습까지 보였다.

알고 보니 그는 와이즈넛 대표직만 9년째 수행하고 있었다. 와이즈넛 설립 1년 만에 CFO로 영입됐으며, 2004년 대표로 승진 이후 지금까지 와이즈넛을 이끌어 오고 있다. 대표로서 많은 인터뷰와 사진촬영이 그를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할 만큼을 연륜을 쌓게 한 것이다. 또한 와이즈넛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 취지와 딱 맞아떨어지는 인터뷰인 것이다.

와이즈넛은 2012년 큰 성과를 이뤘다. '제13회 소프트웨어 산업인의 날'기념식에 '산업포장'수훈, 와이즈넛 서치스테이션 제품 '세계일류상품'및 '2013년 세계에서 주목받을 국산SW 18선'선정, 와이즈넛이 회장사로 있는 '빅데이터 솔루션 포럼''2012년 전문 중소SW기업 포럼 성과공유회'에서 우수 포럼으로 선정 등 상복이 터졌다.


'검색엔진'이라는 한 길만 걷다

우선 지난 11월 26일 '제13회 소프트웨어 산업인의 날'기념식에서 박재호 대표는 소프트웨어 발전 유공자로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수훈했다. 산업포장을 수훈한 박재호 대표는 지난 30년 동안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현장을 지켜온 장인으로 지난 10 여 년간 국내 검색시장에서 기업용 검색산업의 발전에 견인한 공로를 높게 평가 받아 산업포장을 수훈한 것이다.

특히,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 관련 지능화된 검색을 위해 검색 원천기술을 개발, 제품화하여 기업이 가진 방대한 내외부 정보를 분석해, 통찰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제공함으로써, 고객만족을 높이고 관련 산업 발전을 견인한 공로도 인정받았다.

박 대표는 다른 기업과 달리 주변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검색엔진'이라는 한 분야만 집중해 달려왔던 게 이런 성과를 누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평했다.

와이즈넛 설립 당시 구글과 같은 웹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국내 시장은 네이버와 다음 같은 큰 규모의 기업들이 거의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어 시장 진입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국내 시장 규모가 작고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판단에 기업용 검색엔진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그 시기가 2002년으로 기업검색으로만 10년 넘게 한 길을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초창기 벤처로 번 돈의 대부분을 연구개발에 집중한 게 지금껏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역시 지금껏 집중하고 있는 검색엔진과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는 "빅데이터 이슈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비정형 데이터와 비정형 문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와이즈넛은 비정형 데이터와 텍스트 위주 문서를 개척하다보니 다른 업체보다 비정형 분석과 통계 부분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와이즈넛을 비롯한 검색엔진 업체들이 데이터를 찾아주는 검색 기능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분석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국산IT업체 연합, 글로벌IT벤더와 경쟁하다

빅데이터 이슈가 IT 시장을 강타한 순간 글로벌 IT 벤더들은 발 빠르게 대응해 시장을 선도하지만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영세하기 때문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 구글, HP, 오라클 등은 직접 필요한 회사를 인수하지만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는 언감생심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산 IT 벤더들이 연합군이 되어 글로벌 IT 벤더들과 대항하고자 '빅데이터 솔루션 포럼'을 결속했다. 포럼에서 와이즈넛은 회장사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빅데이터 솔루션 포럼 브랜드명을 '싸이밸류 얼라이언스(Cyvalue Alliance)'로 정하고 본격 행보에 나섰다. 빅데이터 솔루션 포럼은 주기적으로 실무와 기술에 대해 교류를 가지면서 연합체의 성격과 공략 시장 등에 대해 규정짓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박 대표는 연합체의 정의에 대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이노베이션과 인텔리전스를 실현하기 위해 결성된 연합체로 기업들의 다양한 분야 업무를 빅데이터를 통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기 위해 결성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정의에 따라 연합체에 참여한 각 분야 전문 기업들이 기술과 기업 등 다양한 융합을 통한 빅데이터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작년 3월 와이즈넛과 야인소프트, 투비소프트가 처음으로 의기투합했을 때만 업계는 흔히 있는 협력 관계라고 과소평가 했다. 그러나 큐브리드, 클라우다인, 한국키스코, 이노룰스 등 공개SW 진형과 컨설팅 업체인 비투엔컨설팅이 합세해 총 8개 기업이 동맹 관계로 발전하자 업계 및 언론에서 비상한 관심을 보인 것이다. 최근 위드인터페이스와 메가존까지 합류하면서 참여기업은 10개사로 늘어나는 등 태풍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작년 12월 20일'2012년 전문 중소SW기업 포럼 성과공유회'에서 빅데이터 시장에 대한 대응을 위한 공동기술 개발, 마케팅, 해외시장조사 등의 활동을 한 빅데이터 솔루션 포럼이 우수포럼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해외진출, 선택 아닌 필수

박재호 대표는 "'빅데이터 솔루션 포럼'은 와이즈넛의 진화 과정"이라고 설명한 것처럼 국내 검색엔진 시장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실제 국내 검색엔진 시장은 500억 원대 규모로 추정되는데 큰 성장이나 기복이 없어 정체되는 현상을 낳고 있다. 와이즈넛 역시 검색으로만 100억 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현재 200억 원대 매출을 올리기에는 국내 시장 여건이 뒷받침하지 못한다.

이에 박 대표는 매출 증대를 위해서 검색뿐만 아니라 분석을 통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빅데이터를 내부와 외부 문서 등과 아울러 정형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와 동시에 박 대표는 5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미국과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 많은 국가로 진출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박 대표는 "해외진출에서 중소기업의 약점이 해외 마케팅에 적극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4년 전 부터는 일본과 중국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했다.

현재 일본에는 2명의 직원이 상주해 있으며, 4년 전 상해에 연구법인 '아이진소프트'를 설립했다. 그 와중에 중국 연구법인은 기업법인으로 승격됐다. 아이진소프트는 가능성을 인정 받아 오크 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Oak Investment Partners), 지오시스홀딩스(Giosis Holdings) 등으로부터 710만달러(한화 약 80억원)의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와이즈넛의 가능성은 지식경제부도 알아봤다. 작년 12월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세계일류상품'에 서치 포뮬러-1, 와이즈 티, 와이즈 레퍼리, 와이즈클래스피어, 와이즈 인포파인더인 등 와이즈넛 서치솔루션(Search Solution) 제품군이 선정됐다.

'세계일류상품'은 지식경제부가 2001년부터 수출상품 육성과 무역 1조 달러 달성을 통한 세계 무역 8강 진입을 위해 선정하는 것으로 향후 5년 내 세계 시장 점유율 5위 이내 진입이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제품을 대상으로 지경부가 직접 선정·인증함으로써 와이즈넛의 검색솔루션 제품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대외적으로 인정받게 된 셈이다.

박 대표가 말한 것처럼 해외진출 시 마케팅 비용 등의 큰 걸림돌을 정부가 지원하게 됨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박 대표는 "검색엔진은 기본적으로 언어와 연결되어 있다"며, "그 중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에 대한 형태소 분석이 가장 난이도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와이즈넛은 3종류 형태로 분석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런 점에서 해외 진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기업 선호 풍토 안타까워

박 대표는 중소기업 대표로서 안타까움도 토로했다. 검색엔진 관련 인력을 양성하고 있지만 최근 소프트웨어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대기업에서 인력 빼가기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도 역시 대기업에서 20년 근무한 경력이 있는 만큼 벤처와 중소기업의 경제적 여건이 대기업과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대표로서 가장 어려운 것이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자금적인 측면보다 좋은 사람을 많이 확보해서 성장을 해야 하지만 취업자 대부분이 중소기업보단 대기업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중소기업 중 스타기업이 탄생해서 중소기업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인정받은 국산 소프트웨어업체들이 글로벌 진출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나 오라클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그 기업이 '와이즈넛'이었으면 한다는 소망도 같이 내비쳤다.

"검색엔진 전문기업으로 정상에 오르겠다"

박 대표 소망은 구체적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성장해 TOP5 검색엔진 전문 업체로 성장한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HP가 인수한 오토노미, 오라클이 인수한 엔데카가 롤모델인 셈이다. 이를 위해서 현재 130~140억 원 정도 매출이 아닌 3,0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목표로 삼았다.

박 대표는 "이 정도 규모라면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한 종합 소프트웨어가 돼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하듯 물었다. 벤처로 시작한 만큼 그때 그 마음가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여 말했다. 아직도 정직, 열정, 실행이라는 벤처로서 갖춰야 할 핵심들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오직 한 분야인 검색엔진에만 집중하며 기술과 성능으로만 승부를 보며, 고객들에게 투명하게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성장을 통해 이런 부분들이 희석되긴 했지만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기본이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그는 "상을 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회사는 정직해야 하고 직원들은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화무쌍한 IT시장에서 IT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자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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