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숙 한국여성정보인협회 회장 / 골드트룹스 대표이사


▲ 조영숙 한국여성정보인협회 회장 / 골드트룹스 대표이사


[아이티데일리]한국여성정보인협회가 최근 ‘Open Space Forum’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 주목을 받았다. 그 이유는 협회 회원들만이 아닌 외부 유력 남성들까지도 초청하는 등 규모를 확대했고, 여성 ICT인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협회로 재탄생하겠다고 대내외에 선언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여성정보인협회는 지난 1992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IT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러나 그 역사에 비해 활동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활동이 저조하기도 했지만 여성 위주로만 협회를 이끌어 온 데다가, 특히 일부 특정 대학교 출신들이 주도를 하는 경향이 짙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내부 관계자들의 지적의 목소리가 높았다. 한 마디로 융복합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협회로 탄생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인물로 조영숙 골드트룹스 대표이사가 지목됐다.
조 사장은 한국여성정보인협회의 회장 추대에 몇 번 고사를 했지만 결국 받아들였다. 조 사장은 협회 창립 멤버이고 활동에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기업을 경영하는 CEO로서의 역할도 잘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 회장은 사고의 폭이 넓고 사람을 대하는 데 스스럼이 없어 대인관계가 원만하며, 주어진 책임과 역할에 최선을 다 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그가 경영하는 골드트룹스도 다 쓰러져 가는 상태에서 인수해 일으켜 세운 만큼 경영능력도 인정을 받고 있다. 조영숙 회장은 “여성들 위주의 단체들이 많지만 주로 창업이나 여성기업 활성화에 목적을 두고 있다. 여성 직장인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는 한국여성정보인협회가 유일하다”며, “융복합시대에 걸맞게 ICT뿐만 아니라 인문학 분야 등의 여성들도 참여시켜 명실상부한 한국여성정보인협회로 성장,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영숙 회장은 여성으로서 책임을 다해 가정도 잘 이끌어 오고 있는 만큼 협회도 잘 이끌어 갈 것이라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1인 다역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조영숙 회장에 희망과 기대를 하는 것은 그만의 역량과 책임감이 남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융복합 변화의 시대에 한국여성정보인협회장을 맡은 조영숙 회장이 협회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어려움과 고통, 고난 등을 어떻게 극복해 나왔는지 직접 들어본다.

 

1992년, 국내 최초의 여성 IT 협회 설립

한국여성정보인협회가 회장으로 선출한 배경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ICT 분야에 종사하는 임직원 여성들로 구성된 협회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다른 여성 단체들은 주로 창업이나 여성기업 활성화에 목적을 두고 있다. 반면 한국여성정보인협회는 회원들의 권익을 대변하겠다는 데 설립목적을 두고 있다. 그런 만큼 한국여성정보인협회가 그 역할과 책임을 다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최근 개최한 ‘Open Space Forum’이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는가.

▶“Open Space Forum은 융복합 시대에 걸맞게 한국여성정보인협회의 모임을 회원들만이 아닌 외부 남성은 물론 다른 기관이나 협회의 주요 인사들도 참여시켜 보다 폭넓은 협회로 발전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외부의 주요 인사들도 초청, 여성정보인들이 무엇을 어떻게 활동하고, 무엇을 바라는지 등에 대해 널리 알리고 도움도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기 위해 Open Space라고 주제를 정했다. 사실 한국여성정보인협회는 국내 최초의 여성 IT 단체일 뿐만 아니라 역사도 21년이나 됐다. 그러나 그 역사에 비해 대외 인지도는 그렇게 높지 않다. 설립 초반에는 여러 가지 활동을 펼쳤으나 지난 10년여 동안은 학술 위주의 활동이 강화돼 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앞으로는 ICT에 종사하는 여성엔지니어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수가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개방해야만 한다고 본다. 많은 분들이 협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여성 ICT 인력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어려운 점이 무엇이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등에 대해 알고 협조를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국여성정보인협회는 그 동안 주로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주목할 만한 활동이 있었다면.

▶“IT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는데 앞장서고, 회원 상호간의 협력증진과 인적 네트워크를 사회적 취약계층의 정보통신 교육으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의 역할을 해 왔다. 예를 들어 재택 및 원격근무 제도를 최초로 제안해 실현시켰으며, 공공DB구축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인터넷 시대를 맞이해 e-commerce 교육 및 창업을 지원하는 등의 사업도 펼친 바 있다.”

 


재택 및 원격근무 최초 제안, 실현

조 회장을 선출한 데는 한국여성정보인협회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길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협회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즉 협회활동을 통하여 본인의 실력이 향상되고, 네트워크가 강화되며,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원들의 이러한 욕구만족을 위한 실천계획을 마련 중에 있다. 우선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융복합 시대인 만큼 특정 전공분야나 학교 등을 따지지 않고 문을 크게 열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협회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새로 구성된 임원들도 이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했다. 여성들이 직장생활을 하기란 여간 힘들지 않다. 특히 육아 등으로 인해 남다른 고통과 어려움을 가진 회원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이나 기관의 핵심 임원으로 성장한 여성분들이 많다.
협회는 그런 분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중심으로 후배들에게 멘토링 역할을 해 주는 등 가교역할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처럼 한국여성정보인협회는 여성 직장인들에 대한 대변인 역할을 해 주고 싶다.”

 

한국여성정보인협회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현안 문제와 해결방안이라면.

▶“조직 활성화라고 본다. 11대 임원진을 대기업 재직자, 공공기관 재직자, 중소기업CEO, 교수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했고, 4개의 분과를 신설했다. 협회 활동을 하면 본인의 캐리어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고 협회가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마련 중에 있다.”

 


“변화의 요구에 부응할 것”

조영숙 회장은 몇 안 되는 CEO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충고나 조언이 있다면.

▶“본인이 잘 아는 분야, 관심 있는 분야로 진출하되 제품이 확실해야 한다고 본다. SW 개발 회사, HW 유통회사, 개발자 인력 파견회사, 컨설팅서비스 회사 등등…. 팔 수 있는 제품이 확실하고, 사줄 수 있는 고객이 있어야만 한다. 혼자 시작하는 것보다는 상호 보완할 수 있는 파트너가 중요한 것 같다. IT기술, 마케팅, 조직관리 등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본다.”

 

여성 CEO를 배출하기 위한 사회적 배려와 지원이라면 어떤 게 있나.

▶“가정과 사회생활을 병행하기에 출산, 육아 등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같다. 사회적 인프라가 좋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성들의 출산, 육아의 어려움을 이해하며 시간적으로 기다려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스마트워킹 플레이스가 확산되면 좋겠다.”

 

골드트룹스, 리스크관리 등 금융솔루션 개발로 승부

조 회장은 ‘골드트룹스’라는 SW 전문기업을 직접 경영하고있다. 여성으로서 SW기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기업을 경영하게 된 배경과 그 동안의 성장과정이 궁금하다.

▶“2001년 한양대 금융공학 랩을 중심으로 설립되었고, 2005년 회사를 인수했다. 2007년 국민은행 신탁계정 자산운용시스템 개발을 시작으로 농협중앙회 유가증권 신 시스템 개발, 자금세탁방지, 리스크관리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2010년 이후 농협중앙회 및 조합 종합수익관리시스템을 개발했는데, 농협은 기존 사용하던 오라클의 OFSA 엔진을 걷어내고 우리가 개발한 SW로 모두 바꿨다. 그만큼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군인연금, 공무원연금의 재정추계시스템, 부채충당시스템도 개발했다.
그 동안 SI를 진행하면서 국내 금융권에서 구매해서 쓰던 수학 통계 library를 대체할 수 있는 패키지도 개발했다. 이 패키지는 벨라루스 국립대학과 협력하여 개발했고 지적재산권 등 모든 권한을 골드트룹스가 갖고 있다. 올해는 이러한 R&D 결과물들을 상용화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Mathematical Modeling 통계’패키지, 국내 최초 개발

골드트룹스의 주력 솔루션은 무엇이고, 경쟁제품과의 차별화 된 특장점이라면.

▶“앞서 밝혔지만 자산운용 미들오피스 시스템(자산배분, 성과평가, 위험관리)과 관리회계시스템 등이고, 벨라루스 국립대학과 공동으로 개발한 ‘Mathematical Modeling 통계’패키지는 외산을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다. 대다수 은행들은 수익성을 분석하고 공제와 Risk 관련 업무에 외국산인 ‘I’사의 SW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사용하고 있는 모듈은 몇 개에 불과한데, 가격은 패키지 전체 가격을 지불해야만 하기 때문에 그만큼 비싸고 유지보수비 또한 비싸다. 이를 대체할 SW가 바로 ‘Mathematical Modeling 통계’패키지이다. 이 제품은 지난 5월 30일 개발 완료했고, 이것을 상용화해 공급할 예정이다.”

 

골드트룹스의 미래 청사진이라면.

▶“SW의 특징은 업무별, 지역별, 가격대별 감안할 요소가 있겠지만 1등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골드트룹스는 SW 개발을 하는 회사이고 1등 상품을 만들고 싶다. 임직원들은 회사에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일하고 회사는 임직원들이 다방면에서 계속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지원을 해 줄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싶다.”

 


한편 조영숙 회장은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 전공 1기 출신으로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이노비즈협회) 이사와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산학협력 자문위원 등도 맡고 있다.
한 남편의 아내이자 어머니, 그리고 기업 CEO 등에 이르기까지 1인 다역의 활동을 하면서도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다고 한다. 뛰어난 역량과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개방된 사고와 적극적인 참여자세가 바탕이 됐다는게 주변 관계자들의 평가이다. 그가 경영하고 있는 골드트룹스는 다 쓰러져 가는 기업을 인수해 성장기반까지 마련할 만큼 승부욕도 강하다. 조 회장이 맡으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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