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8주년 특별기획

[아이티데일리 박근혜 정부가 새로운 정부운영 패러다임으로 ‘정부 3.0’을 표방하고 나섰다. 공공정보를 개방하고 공유하며 부처 간 칸막이도 치워버리고 소통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즉 국민 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함께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소유’가 아닌 ‘공유’를 기반으로 한, 다시 말해 주변과 함께 나누는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는 IT시장에도 깊숙이 침투해 이젠 개인이나 기업이 소유하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빌려 쓰는 공유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소유의 종말을 고하고 있고, 이젠 공유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도 PC당 비용을 받는 것에서 각 계정에 부여해 비용을 받고 있고, 소프트웨어(SaaS)나 플랫폼(PaaS), 인프라(IaaS) 등도 이젠 네트워크망을 통해 빌려 쓰고 있다.
본지는 이에 따라 패러다임 쉬프트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변화하고 있는 IT 서비스 형태를 창간 28주년 기념 기획특집으로 심층 취재했다. 즉 공유경제를 이끄는 IT기술을 선정해 변화하고 있는 서비스 형태와 원동력 등을 상세히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다가올 공유경제에 대해 1부와 2부로 나눠 집중 분석해 본다. 1부는 ‘정부 3.0’, ‘협업’, ‘공개SW’, ‘모바일’등을, 2부(12월 호)는 ‘SNS’, ‘빅 데이터’, ‘클라우드’, ‘N스크린’, ‘근거리무선통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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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왜 공유인가

02 공유경제를 이끄는 키워드(1)
정부 3.0
협업
공개SW
모바일

03 공유경제를 이끄는 키워드(2)
SNS
빅데이터
클라우드
N스크린
근거리무선통신

04 공유경제가 가지고 올 변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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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왜 공유인가?

숙박(宿泊) [명사] 여관이나 호텔 따위에서 잠을 자고 머무름.

우리가 알고 있는 ‘숙박’이란 국어사전에 나온 사전적 의미처럼 여관이나 호텔에서 잠을 자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식을 깨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집주인은 방 한 칸을 내어주고 여행객은 그 방 하나를 하루빌려 숙소로 이용한다. 미국 숙박서비스 기업 ‘에어비앤비(AirBnB)’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에어비앤비는 전세계 192개국 3만4천여 도시 숙소정보를 제공하며 하루 평균 이용자가 5만여 명에 이르는 서비스로 기업 가치는 2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서울을 중심으로, 부산, 제주도 등 자신이 소유한 집이나 방을 객실로 등록하고 여행객을 맞이하는 주인장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집을 나눠 쓰는 공유경제 서비스의 사례, 에어비앤비

이런 류의 서비스는 숙박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자동차를 사지 않고 같이 쓴다는 개념으로 탄생한 짚카(Zipcar) 역시 에어비앤비가 추구하는 것과 같은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인지 에어비앤비는 짚카를 인수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을 시작으로 전세계 40개국에서 리무진과 같은 고급차량 연계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인 ‘우버(Uber)’도 국내에 진출하기도 했다.

미국발 서비스 뿐만 아니라 국내 역시 LG CNS가 자회사 에버온을 통해 ‘씨티카’브랜드로 본격적인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씨티카’는 엔진을 이용하는 일반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과 달리 전기모터만으로 구동되는 전기차 셰어링을 제공한다. 이처럼 쓰지 않는 물건이나 자원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새로운 소비 형태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데 그 대상도 집, 차량, 자전거, 옷, 지식 등 다양하다.

 

‘소유’가 아닌 ‘공유’자리 잡다

이 같은 사회적 현상을‘공유경제’라고 부른다. 이는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된 표현으로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러 사람이 공유해 쓰는 협업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을 말한다. 포브스는 올 초 공유경제를 ‘올해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꼽기도 했다.


▲ 공유경제를 설명하고 있는 미국 법학자 로렌스 레식 교수

2001년에는 미국 경제학자이자 사회비평가인 ‘제레미 리프킨’이 그의 저서 ‘소유의 종말’에서 소유가 아닌 ‘접속’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소유의 종말은 기존의 전통적인 소유의 개념에서 벗어나 접속의 시대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은 구매보다는 대여를 하고, 생산업자들은 판매량을 늘리기보다는 고객과의 장기적 네트워크 형성을 추구한다는 사회적 변화를 설명한다. 전통적인 의미의 ‘소유’가 물건을 구입해 개인이 소장하는 것이었다면, 21세기의 ‘소유’는 ‘이용’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는 집, 차량, 자전거, 옷, 지식 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나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적용된다. 스마트 기기 증가로 이용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소유하기보다 편리하게 이용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디지털 음원시장을 들 수 있는데, 음원을 구매해 소장하기보다 실시간으로 접속해 음원을 이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소비가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초기 투자비용이 크게 소요되어 비용 부담이 많았던 소프트웨어 시장도 제품을 소유하는 방식에서 이용하는 서비스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기존에는 CD나 DVD로 제작된 것을 구매해 소유권을 가졌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접속해 이용하는 만큼 월 사용료를 지불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는 자사의 모든 제품을 묶어 패키지 형태가 아닌 월 단위로 결제하는 계정으로 접속해 사용 가능케 하는 방식으로 라이선스 정책을 변화시켰다.

 


‘공유’, 시대적 조류

이 같은 변화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며 표방한 개방·공유·소통·협력의 공공정보 개방 운동인 ‘정부 3.0’을 표방하면서 촉발했다. 상용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자산인 소스코드를 공개하며 이기종 간의 협력 체계를 갖추거나, 적극적으로 하둡 등 공개SW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안드로이드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80%를 장악하는 한편, 모바일 시대를 촉발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가 활성화되며 SNS를 통해 떠돌아다니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각종 데이터들을 수집해 분석하고자 하는 빅데이터 이슈가 촉발되기도 했다. 동시에 가상화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는 시스템 자원의 공유화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 같은 변화들은 소유가 아닌 공유의 시대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혁신의 핵심으로 떠오른 IT 기술이 이런 공유경제의 속도를 앞당기고 있다. 공유를 촉진하는 각기 요소들이 가진 특징과 함께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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