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대표하는 혁신의 상징으로 신분상승

[컴퓨터월드] 공개SW인 OSS(Open Source Software)는 불과 얼마 전까지 상용소프트웨어 기업의 미움을 받아왔다. 수년의 시간과 비용, 그리고 인력을 투입해 만들어놓은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자산과도 같은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무료로 사용하라는 OSS는 SW 시장의 질서를 훼손하는 불순분자 같은 존재였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OSS에 대해 “새로운 종류의 공산주의”라고 비난의 칼을 댔으며, 현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스티브 발머 회장 역시 ‘공산주의’라는 잣대로 OSS를 바라봤다. 그러나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OSS를 향해 비난을 퍼붓는 일은 하지 않는다. 되레 리눅스 커널 개발에 가장 활발한 참여를 자랑하는 회사 중 하나이며, ‘MS 오픈 테크놀로지’라는 OSS 개발을 위한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OSS 개발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으로 변했다.

이런 일은 비단 마이크로소프트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IT 시장에 광풍처럼 부는 빅데이터 열풍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많은 상용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OSS를 포용하게 하는 촉매제가 됐다.

 


하둡, OSS를 IT 중심에 서게 하다

그 중심에는 빅데이터의 상징이 된 코끼리 ‘하둡’이 있다.

 

하둡은 2005년 더그 커팅과 마이크 캐퍼렐라가 개발한 것으로 하둡은 구글 분산 파일 시스템(GFS, Google File System)논문이 공개 된 후 그 구조에 맵리듀스(MapReduce)를 대응하는 체계로 개발되었고 아파치 재단으로 넘어가 OSS로 개발되고 있다.

 

하둡의 로고인 노란 코끼리는 더그 커팅이 자신의 아이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 코끼리 이름을 따서 하둡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 후 빅데이터의 상징이 된 노란 코끼리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을 비롯한 많은 빅데이터 관련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소개할 때 등장하는 단골 손님이 됐다.

실제 HP가 발표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헤븐(HAVEn)은 하둡(H), 오토노미(A), 버티카(V), 엔터프라이즈 시큐리티(E), 다수의 관리 요소(n) 등에서 머리글자를 차용해 정보 수집에서부터 검색·분석·시각화 솔루션을 모두 제공한다.

오라클 ‘빅데이터 어플라이언스’는 기존 DB머신 ‘엑사데이타’와 지난해 출시한‘ ‘빅데이터 어플라이언스’, ‘엑사리틱스’ 등을 통해 빅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한다. 오라클 어플라이언스 내 대량의 비정형 데이터 처리를 위해 하둡을 비롯해 R, NoSQL을 오라클 하드웨어에서 지원하고 있다.

테라데이타는 테라데이타 DW, 애스터 디스커버리 플랫폼, 오픈소스 하둡 기술을 하나로 투명한 패브릭 시스템을 통합한 애스터 디스커버리 플랫폼을 선보였으며, KT넥스알은 하둡 기반 국내 기술로 개발된 플랫폼인 NDAP(NexR Data Analytics Platform)를 티맥스소프트는 하둡을 품은 빅데이터 통합 솔루션인 인피니티(infini*T)를 선보였다.

이처럼 상용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빅데이터 분석을 가능케 하는 하둡이 등장함에 따라 필요조건에 의해 하둡을 자사 제품에 적극 수용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만약 하둡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곧 빅데이터 이름 하에 모든 IT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의미이므로 상용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셈이다.

이 같은 IT 시장의 변화에 그동안 변두리의 불순분자 신세였던 OSS는 단숨에 IT 성장을 이끄는 성장의 핵으로 신분상승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현재 IT 시장을 주름 잡는 구글, 페이스북 등은 OSS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구글과 페이스북이 없다고 말한다. OSS 영향력은 더 이상 일부 개발자들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숙성될수록 상품(上品)인 포도주, 그리고 OSS

1650년대 후반 최초로 소프트웨어 제품이 판매된 이후 1960년대 후반 소프트웨어를 상품으로 인지하기 시작했고 소프트웨어가 중요 산업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에 1970년대까지 소스코드와 함께 무료로 배포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는 기업의 중요한 비밀이 됐으며 이후 소스코드는 지금 형태와 같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현재 상용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소스코드를 자사 재산으로 취급해 온전히 내부 R&D 센터를 통해서 기술과 제품을 발전시키는 형태로 고착됐다. 그러나 이에 반대로 OSS는 기업에게 지원을 할 때 소스코드를 알려준다. 상용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API 기능에 대해 복잡한 설명을 해야할 때 오픈소스 기업들은 API 게이트웨이를 알려주는데 그친다.

이는 상용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개발비용은 물론이며 유지보수를 위한 전담인력을 둘 때 OSS 기업들은 누구나가 R&D 인력이 되어 유지보수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실제 OSS 관련한 커뮤니티에는 상용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R&D 규모로는 따라올 수 없는 수많은 개발자들이 OSS에 참여해 지금도 소스코드를 개선하고 이를 공개하는 등 발전의 길을 닦고 있다.

 

 


OSS 성공 사례 보여준 레드햇··· 다음 주인공은?

지난해 레드햇이 연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모든 언론사들이 대서특필할 정도로 화자가 됐다. OSS 기업으로는 최초로 달성한 매출로 OSS가 비즈니스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사례를 보여준 기념비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마크 셔틀워스 캐노니컬 레드햇 창립자는 “이번 레드햇의 연매출 10억 달러달성은 리눅스가 주류가 될 수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라며 “리눅스도 맥, 윈도우 운영체제처럼 수익을 내 성공할 수 있음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고 추켜세웠다.

1999년 레드햇은 OSS로 돈을 벌겠다며 주식공개를 했다. 와이어드 엔터프라이즈는 “1999년 이전에는 OSS로 돈을 번다는 게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도전하지 않았다”며, “인텔, IBM, 델 같은 회사들이 리눅스를 판매함으로써 이익을 얻었지만 레드햇처럼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가진 기업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오픈소스SW는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상용SW와 비교했을 때 라이선스 비용이 저렴하고 업그레이드가 빨리 이뤄지는 장점을 지녔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보안을 이유로 OSS 도입을 꺼려했다. 전적으로 제조업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상용 소프트웨어 도입과 달리 OSS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도입한 기업이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이를 꺼려했기 때문이다. 와이어드 엔터프라이즈는 “상용SW 제조업체들이 오픈소스를 도입해서 사용하면 안정성과 보안에 문제가 있다고 기업들을 부추긴 점도 OSS 도입을 주저하게 만들었다”라며 “결국 많은 기업들이 비싼 사용료를 내고 상용SW를 사용했다”라고 전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레드햇이 꺼낸 카드는 OSS로 플랫폼을 만들어서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OSS를 도입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형태로 서비스하는 전략이었다. 여기에 핵심 소스코드는 공개하지만 부가기능에 대해서는 소스를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라이선스를 채택해 기업 전략을 유지하면서 서비스를 하는 영리함을 보였다.

짐 제믈린 리눅스 파운데이션 이사는 “레드햇은 리눅스 커널소스코드에 확장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라며 “레드햇의 성공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은 오픈소스SW 기업들이 위세를 떨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레드햇의 성공신화가 하둡을 전문적으로 개발해 상용 솔루션으로 배포하는 ‘클라우데라’, ‘호튼웍스’, ‘맵R’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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