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 희비쌍곡선 그리는 패키지 시장, 2014년 - SaaS 기반 애플리케이션 수요 확대

 
[컴퓨터월드] 1994년 세계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은 꾸준히 성장을 계속하고 있었으나, 이전에 비해서는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었다. 저가 플랫폼의 확산과 사용자의 예산 압박이 서로 맞물리면서 그 틈바구니에서 소프트웨어가 희생양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데스크톱 하나에 설치해 사용하던 패키지 제품들이 점차 클라우드 기반으로 복수의 기기에서 정액제로 사용할 수 있는 SaaS 방식으로 변경되고 있어, 패키지 시장은 바야흐로 새로운 길로 접어들고 있다.

 

가격경쟁으로 이윤율 하락

▲ 93년 업체별 패키지SW 매출

1994년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의 가격 전쟁은 지속적으로 이윤폭을 좁히고 있었다. 특히 PC 소프트웨어에서 가장 심했는데, 중대형 컴퓨터 공급업체들 역시 소프트웨어 가격과 이윤의 하락에 따라 매출 감소를 겪고 있었다. 90년대의 남은 기간 동안,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은 일부 신기술들의 급속한 부상과 함께 전체적으로는 완만한 성장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94년 당시 본지에서는 전체 소프트웨어 산업에 걸쳐 20% 이상의 성장을 이루던 시기는 지났다고 분석했다. 급속한 성장은 예외적인 경우로 유닉스용 데이터베이스, CASE, 또는 객체지향 기술 같은 비교적 새롭거나 특수한 몇몇 기술에서나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반적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이 1세대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의 높은 보급률과 함께 성숙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또한 이윤폭의 하락을 가져오는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소프트웨어는 이제 기존 제품 및 수요를 교체하는 사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파악했다. 기술이 더 복잡해짐에 따라, 기술 주기가 확장되고 동시성을 갖지 않게 되는 경향을 띠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로 인해 전체 시장은 서로 다른 기술 수준이 혼재해 있다고 지목했다. 따라서 객체지향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초창기와 같은 파급효과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C용 소프트업체는 PC 및 LAN의 확산에 따라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더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메인프레임과 중형 컴퓨터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분산 또는 클라이언트 서버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하기 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IBM은 패키지 소프트웨어 매출이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큰 유일한 업체였으며, IBM의 소프트웨어 매출은 93년 99억 6천만 달러로 세계 시장의 13.9%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는 전년대비 10.3% 감소한 수치였다.

ISV(독립소프트웨어벤더)들 가운데, PC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대부분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93년 36억 달러와 매출로 세계 1위의 소프트웨어 업체였으나, 당시 717억 달러에 달하는 전 세계 패키지 시장의 5%만을 차지하고 있었다.

컴퓨터어소시에이츠가 중대형 및 PC 소프트웨어를 합해 시장의 2.6%를 차지하면서 2위를 달리고 있었고, PC 기반 및 분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이었던 오라클(1.9%), 노벨(1.5%), 로터스(1.3%), 워드퍼펙트(0.8%), 볼랜드(0.6%) 등이 뒤를 이었다.

한때 독점적인 시장과 전용 아키텍처로 소프트웨어 시장을 지배했던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은 ISV 밑으로 처지고 있었다. 93년 HP의 소프트웨어 매출은 10억 1천만 달러였으며, 디지털은 9억 5,200만 달러, 유니시스는 6억 5,500만 달러였다. 하드웨어 업체 가운데 93년 소프트웨어 매출이 상승세를 보인 업체는 HP(28%)와 썬(17%)이었으며, 두 업체 모두 유닉스 기반 제품의 호조에 힘입은 것이었다.

 

PC용 패키지업체 득세

▲ 94년 부문별 패키지SW 시장 전망

94년 IDC는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을 애플리케이션 도구, 애플리케이션 솔루션,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세 가지 범주로 나눠 조사했다. IDC는 93년 전 세계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을 11.1% 성장한 717억 달러 규모로 추산했고, 92년에서 97년까지 연평균 12.5%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97년에는 1,1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의 회복세, 그리고 객체기술, 클라이언트 서버 개발 도구 및 애플리케이션 등 새로운 기술이 이 같은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봤으나, 이 새로운 기술들이 성숙단계에 들어설 90년대 후반기부터는 성장률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93년 전 세계 애플리케이션 도구 시장은 13.9% 성장한 205억 달러로 추산됐다. 92년에서 97년까지의 예상 연평균성장률은 14.6%로 97년 시장 규모는 35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관계형 DBMS 수요가 대폭 늘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에 따라 개발 도구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93년 전 세계 애플리케이션 솔루션 시장은 292억 달러로 추산됐다. 이는 92년에 비해 12.4% 증가한 것으로, 연평균 13.4%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97년에는 483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IDC는 클라이언트 서버와 분산 패키지 애플리케이션의 지속적인 수요, 그리고 작업흐름 자동화를 위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의 요인에 힘입어 90년대 중반에 꾸준한 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93년 전 세계 시스템 소프트웨어 시장은 8.3% 성장한 219억 달러로 추산됐으며, 연평균 10.1%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97년에는 32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IDC는 시스템 소프트웨어가 95년까지 소폭 증가한 다음, 중대형 운영체계 수요의 감소와 함께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차세대 고성능 운영체계들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이윤이 크게 감소하는 추세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도구 시장은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업체들, 마이크로소프트와 컴퓨터어소시에이츠, 그리고 PC 소프트웨어 업체들인 로터스와 볼랜드 등 다양한 업체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었다. 클라이언트 서버 컴퓨팅에 필요한 3GL, 4GL, 그리고 CASE 도구를 비롯해 관계형 DBMS와 관련 데이터베이스 도구의 지속적인 확산이 시장 성장에 가장 큰 몫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DBMS 시장에서, 비관계형 엔진을 관계형 데이터 구조에 기초한 엔진으로 교체하려는 수요는 당시 정점에 달해있었다. 3GL 및 4GL 시장에서는 1세대 클라이언트 서버 애플리케이션 구축을 위한 GUI 구축기 및 전술적 도구들이 단기적으로 확실한 성장요인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CASE 공급업체들도 클라이언트 서버 붐에 편승, 새로운 시대의 애플리케이션 제작 능력을 지닌 제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90년대 중반에는 클라이언트 서버 애플리케이션 구현을 촉진하는 도구에 대한 수요가 시장을 추동할 것으로 예상됐다.

 

20년 후, 패키지에서 서비스로

▲ NIPA ‘월간 ICT 산업 동향’의 올 1분기 주요 SW업체별 실적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13 정보통신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기반 시스템,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적용한 소프트웨어의 수요가 증가세를 보였으며, 올해에는 그동안 둔화됐던 IT 투자가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세계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PC 시장의 성장 둔화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개발 확대 등으로 인해 인프라 소프트웨어의 매출은 둔화되고 있지만, SaaS(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반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수요는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SaaS 기반의 ERP, CRM 수요가 확대되고, 웹 가상회의 및 소셜 소프트웨어, 디지털 콘텐츠 및 기업용 콘텐츠 관리 기반 소프트웨어 등의 신규 수요가 증대되면서 향후 지속적으로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뉴 오피스’를 출시하면서 연간 계약으로 판매할 수 있는 정액 과금 형태의 ‘오피스 365’를 내놓은 데에 이어, 어도비시스템즈도 영구 라이선스 방식의 패키지 제품인 CS(크리에이티브 스위트)의 판매를 중단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정액제 모델인 CC(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로 영업 방식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패키지 형태의 1PC 1라이선스 정책을 포기하고, 계정에 라이선스를 부여해 정액제로 수익 모델을 변경한 것이다.

글로벌 패키지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라이선스 정책은 계정에 라이선스를 부여해 복수의 장치에 동일한 작업환경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기존 1PC 1라이선스 정책을 고수할 수 없게끔 IT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통신기술이 발달하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보급되면서 모바일 환경에서도 사무실과 유사한 작업 환경이 제공되기 시작한 것이다. 클라우드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개인단말기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BYOD로의 전환이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과거에는 패키지 소프트웨어 제품 디스크나 CD를 구매해 데스크톱에 설치, 해당 기기에서 무제한 사용할 수 있었다. 이제 SaaS 방식으로의 변화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언제든지 로그인 후 설치하거나 설치작업 없이 웹상에서 작업이 가능해졌고, 복수의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된 대신 정액 요금을 내게 됐다.

글로벌 패키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러한 SaaS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는 이유에는 최신 버전을 항시 유지할 수 있어 사용자는 물론 기업 입장에서도 구 버전에 대한 인력 및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과거부터 지속돼왔던 불법복제 문제로부터 해방된다는 측면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 NIPA ‘2012 소프트웨어산업 연간보고서’의 부문별 세계 시장 추이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업계도 새로운 길로

▲ NIPA ‘2012 소프트웨어산업 연간보고서’의 부문별 국내 시장 추이

SaaS를 포함한 국내 클라우드 핵심기술은 현재 미국에 비해 1.52년의 격차가 있으며, 국내 SaaS 시장도 지난해 2.5억 달러로 297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시장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IDC의 조사에 따르면, SaaS는 2017년까지 연평균 26%의 성장률을 보이며 5.3억 달러로 빠르게 성장해 향후 소프트웨어 시장의 핵심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010년부터 ‘SaaS 개발지원 사업’을 실시,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국내 SaaS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그간 총 21개 과제를 지원해왔다. 그 결과 링크소프트의 ‘전자도서관 통합관리서비스’, 나모인터랙티브의 ‘N-스크린 환경의 모바일 지원을 강화한 웹저작도구 솔루션’ 등이 사업화에 성공한 바 있다.

미래부는 SaaS가 중소기업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보고,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SaaS 전환 등 기존 서비스의 고도화를 통해 시장 확대가 가능한 SaaS 과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신 소프트웨어 서비스 분야에서 사업화가 가능한 융합형 SaaS 과제 등을 집중 발굴 및 지원할 계획이라고 지난 4월 발표한 바 있다.

미래부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와 함께 클라우드 산업이 조기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법 제정, 시범사업 등 다양한 시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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