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커졌으나 내실 떨어져…70개 기업 매출 6% 성장, 영업이익은 -3% 손실

[컴퓨터월드]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가 운영 기조로 내세운 것은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 새 정부는 창조경제를 실현할 핵심 도구로 소프트웨어(SW) 산업을 꼽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SW를 ‘21세기의 언어’로 규정하면서 관련 진흥 정책을 확대하기로 하는 한편, SW 전문 인력 양성에도 많은 투자와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지난해 본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12년 국내 SW업계는 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하며 글로벌 SW시장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SI(시스템 통합)업계와 보안업계가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국내 SW업계를 이끌었지만, SW 전문기업들의 실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바에 의하면 2013년 글로벌 SW시장은 전년 대비 4.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년이 지난 지금, 국내 SW업계는 그동안 어떻게 달라졌을까. 국내 SW기업들 가운데 주요 70개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감독원 공시자료(DART)를 이용해 2013년 경영성적표를 분석해본다.

 70개 SW기업 어떻게 선정했나
2014년 5월 현재 한국SW산업협회에 회원사로 등록된 국내 SW기업은 1,150여개에 달한다. 이들 기업을 모두 조사하는 것은 시간과 금전적으로도 어려운 일이기에 표본을 선정했다. 선정은 SW분야와 관련 있는 업무를 하는 IT 기업들로, SI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과 SW전문기업, 그리고 보안 기업들을 범주에 넣었다. 또한 공정한 자료의 수집을 위해 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사업 실적을 공시하는 기업들로, 비교가 될 수 있도록 분야별 기업 수를 비슷하게 맞췄다. 이렇게 하여 SI분야 24개사, SW전문분야 23개사, 보안분야 23개사 등 총 70개의 기업들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조사방법은 금융감독원 공시자료(DART)에 공시된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대상 기업들은 12월 회계연도 마감으로, 2014년 5월 기준 전년도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기업들이다.

실속 없는 성장 벗어나는 것이 과제

지난해 국내 SW기업들의 경영성적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실속 없는 성장’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증대했으나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조사대상 70개 업체들의 2013년 매출 총액은 22조 3천억 원으로, 2012년 20조 9천억 원에 비해 6.16% 증가했다. 글로벌 SW시장 성장률인 4.3%보다 높은 수치를 달성한 것이다.

이에 비해 2013년 영업이익은 1조 5,200억 원으로, 2012년 1조 5,700억 원에 비해 3.1% 감소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역시 0.67% 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국내 SW업계를 주도한 것은 SI분야다. 70개 기업 전체 매출 중 약 90%에 해당하는 20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기업 계열사들이 대거 포진한 SI분야는 지난해 개정SW산업진흥법으로 인해 실적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오히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함으로써 여전히 국내 SW산업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국내 70개 SW 기업 실적 종합(단위: 원, %)

2012년 국내 SW산업 성장을 이끌었던 보안업계는 지난해에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23개 보안 기업들의 총 매출액은 2013년 9,850억 원으로 2012년 9,090억 원 대비 8.3% 성장했다. 이는 국내 70개 SW기업들의 평균 성장률보다 높은 수치로, 비교적 외형적으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3년 926억 원으로, 2012년 1,139억 원 대비 18.73% 감소했다. 2012년 두 자릿수 수익성을 보이며 고공성장을 기록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많은 보안 사고들이 발생하며 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었기에 더욱 아쉽게 여겨지는 부분이다.

DB, 검색, 인프라 관련 SW기업들이 포진한 SW전문 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W전문 기업들의 총 매출액은 2013년 1조 866억 원으로 2012년 1조 167억 원에 비해 6.87%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2013년 1,035억 원으로 2012년 1,368억 원 대비 24.3% 떨어졌다. SW산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SW전문 기업들이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여전히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70개 기업들의 부채 비율은 2012년 121.49%에서 2013년 107.99%로 다소 낮아졌다. 재정건전성이 다소 나아진 모습이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국내 SW업체들은 외형적 성장과 달리 기업 수익성은 낮아졌다. 다행인 것은 재정 건전성이 향상됐다는 점이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기업의 경영활동에서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관계를 나타내는 비율로서 제조 및 판매활동과 직접 관계가 없는 영업 외 손익을 제외한 순수한 영업이익만을 매출액과 대비한 것이므로 판매마진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비율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의 능률을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

부채비율
부채, 즉 타인자본의 의존도를 표시하며, 경영분석에서 기업의 건전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기업의 부채액은 적어도 자기자본액 이하인 것이 바람직하므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가 이상적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불건전하므로 지불능력이 문제가 된다.

기업 매출 순위…SI 강세, 보안 하락세

SW기업들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기업 순위를 살펴보면, SI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보안 기업들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위권 내에 위치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17개사가 SI 기업들이며, SW전문 기업은 1개사, 보안 기업은 2개사만이 순위에 올랐다.

SI 빅3로 불리는 삼성에스디에스와 엘지씨엔에스, 에스케이씨앤씨가 지난해에 이어 순위변동 없이 1위부터 3위까지 포진하고 있으며, 포스코아이씨티와 한화에스앤씨, 엘지엔시스, 롯데정보통신 등 대기업 SI사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상위권에서는 한 계단씩 작은 순위 변화가 있었지만, 지난해에 이어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은 모습이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코오롱베니트다. 2012년 853억 원의 매출을 올린 코오롱베니트는 2013년 2,624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숨에 9계단이나 순위가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코오롱베니트가 지난해 코오롱글로벌의 IT사업부문을 인수, 사업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중하위권에서는 기업들의 순위 변동이 분주하게 일어났다. 알서포트, 영림원소프트랩, 위엠비, 데이터스트림즈 등 SW전문 업체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이들 기업들은 최소 8계단 이상씩 순위가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다른 기업들의 순위가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SI 기업들의 강세와 일부 SW전문 업체들이 약진을 보인 모습과 대조적으로 보안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모습들이 나타났다. 윈스와 소프트포럼이 각각 4계단 씩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순위가 크게 오른 곳이 없으며, 외려 한솔넥스지, 시큐브, 잉카인터넷 등은 5계단 이상씩 큰 폭으로 순위가 떨어졌다. 안랩과 인포섹, 시큐아이 등 보안 기업 빅3 역시 순위가 조금씩 떨어졌다. 23개 보안 기업 중 순위가 상승한 곳은 단지 9곳이며, 상승폭도 1~2계단 정도에 불과했다.

SI 부문

SI 빅3, 매출 전체 60% 달해

2013년 국내 SI 기업들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평이하다. 24개 기업 중 14개 기업이 전년 대비 매출 신장을 이뤘으며, 매출이 감소한 기업들도 그 변화폭이 크지 않은 편이다.

SI 업계 빅3로 불리는 삼성에스디에스와 엘지씨엔에스, 에스케이씨앤씨의 매출 합계는 약 12조 5,400억 원. SI 분야의 총 매출이 22조 3,000억 원임을 봤을 때 3개사가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업계 전체를 이끌어가고 있는 형상이다.

지난해 공공 정보화 사업에 대기업 참여가 제한되면서 대기업 SI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SI 빅3 기업들은 전년 대비 매출이 소폭 상승했으며, 다른 대기업 SI사들도 전년도와 비슷한 매출을 올렸거나 오히려 매출이 오른 결과를 보였다.

일찌감치 국내 사업 철수를 선언하고 해외사업으로 눈을 돌린 삼성에스디에스는 지난해 매출 7조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글로벌 ICT서비스 회사로 도약하고자 해외시장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 통신부분 사업 시너지 제고를 위한 삼성SNS 합병, 해외물류 IT서비스 확대 등을 시행했으며, 그 결과 이 같은 성과를 달성했다.

엘지씨엔에스도 국내 시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콜롬비아와 몽골 등 해외 사업들을 잇달아 수주하며 글로벌 매출을 올리는 한편, 태양광 등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기회를 확대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공공 의료 정보화 사업 기회를 확보하여 해외시장 확대 발판을 마련했고, 국내외에서 물류 솔루션 분야에서 사업기회를 확보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올렸다.

에스케이씨앤씨는 지난해 금융권 최대 사업으로 손꼽혔던 KDB 산업은행 IT 아웃소싱 사업을 수주하는 등 금융 분야 아웃소싱을 통해 매출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해외 사업 수행 및 스마트카드 사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 기기 및 유통사업에도 신규 진입하는 등 새로운 성장을 위한 모멘텀도 추가로 확보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 2013 SI 기업별 매출액 점유현황

현대정보기술, 어두운 터널 진입…코오롱베니트는 사업 영역 확장 통해 성장

SI 업계가 전반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 할지라도, 모든 기업들이 웃었던 것은 아니다. 교보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동부씨엔아이, 쌍용정보통신 등 10개사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 중 교보정보통신은 매출이 42.2%나 감소했으며, 케이비데이타시스템도 35.35%나 매출이 줄어들었다. 한화에스앤씨도 전년 대비 14.85% 감소, 2012년 매출 1조원 대에서 2013년엔 9천억 원대로 내려앉아버렸다.

현대정보기술은 전년비 매출이 19.94% 감소한데 이어 영업손실 또한 전년비 201.82% 늘어난 151억 원을 기록했다. 2012년부터 적자세로 들어선 현대정보기술은 2013년에도 적자폭이 큰 폭으로 늘어남에 따라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됐다. 부채비율이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현대정보기술은 부채비율이 2012년 206.17%에서 2013년 340.35%로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운전자금 조달을 위해 100억 원을 단기차입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대기업 참여 제한제로 인해 중소·중견 SI 기업들이 많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됐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보정보통신은 지난해 매출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세로 들어섰고, 쌍용정보통신도 영업손실은 면했지만 전년비 영업이익이 86.38%나 감소한 것. 이는 지난해 발주된 공공 정보화 사업들이 수익성이 높지 않은 유지보수와 같은 건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는 달리 교보정보통신은 매출이 42.2%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흑자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으며, 대우정보시스템 역시 5.13% 매출이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흑자세로 돌아섰다. 양사 모두 부채비율도 각각 23.09%, 19.17% 줄어들어 서서히 안정세를 되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오롱글로벌의 IT사업부문 인수를 통해 새로운 도약 발판을 얻었던 코오롱베니트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07.75% 상승한 2,620억 원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도 35억 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한 것. 이 같은 성과는 코오롱글로벌이 담당하던 HW와 SW 유통 사업으로 인한 것이며, 이로 인해 계열사 일감에 의존하던 형태도 어느 정도 탈피하게 됐다.

이밖에도 케이씨시정보통신은 지난해 33.15%의 성장률을 보이며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했고, 엔키아는 영업이익이 전년비 203.21% 상승한 27억 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아이씨티도 영업이익이 전년비 115.81% 상승한 659억 원의 성과를 거뒀다.

매출 성장률 순으로는 코오롱베니트가 207.75%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를 케이씨씨정보통신(33.15%), 농협정보시스템(24.89%), 씨제이시스템즈(24.87%)가 이었다.

영업이익 성장률 순으로는 엔키아가 203.21%로 가장 높았으며, 포스코아이씨티(115.81%), 엘지엔시스(30.08%), 엔디에스(29.68%)가 그 뒤를 이었다.

SW 전문 부문

매출 평년작에 영업익은 –24.3%, 여전히 ‘빨간불’

SW전문기업들의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나아진 바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업계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성장률은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실질GDP성장률)인 3%보다 높은 6.87%. 얼핏 이 같은 수치만 보면 양호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조금만 더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업이익은 전년비 24.3%나 감소했으며, 영입이익률도 29.17% 포인트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익이 줄고 있다는 것은 기업 운영에 큰 적신호가 켜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표본으로 선정된 전체 70개사 중 1/3에 해당하는 23개 SW전문기업들의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5% 남짓. SW산업 전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규모다. 그렇지만 DB, 검색, 인프라 등 실질적으로 주요 솔루션들을 제작하거나 개발하는 곳들이 때문에, SW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SW전문기업들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SW전문기업들 중 단연 눈에 띄는 곳은 코스콤이다. 코스콤의 지난해 매출은 3,154억 원으로, SW전문 부문 전체 매출 1조 866억 원 중 약 30%에 해당한다. 또한 70개 기업 중 상위 20위권 내에 포진하고 있는 유일한 SW전문 부문 기업이기도 하다.

코스콤은 2012년 대비 5.86% 매출이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69.23% 하락한 91억 원만을 거뒀다. 300억 원대에 육박하던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진 이유는 증권가에 찾아온 불황 때문. 전산시스템 유지 및 개선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도 함께 인상해야 했지만, 고객사인 증권업계가 불황인 만큼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 코스콤 관계자의 설명이다.

코스콤과 더불어 SW전문 부문을 이끌어가고 있는 곳은 더존비즈온이다. 전사적 자원관리(ERP) 솔루션으로 유명한 더존비즈온의 지난해 매출은 1,296억 원. SW전문 부문 총 매출의 약 12%를 책임졌다. 전년비 3.74%의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은 23.75% 감소했다.

더존비즈온은 기존 ERP 솔루션을 비롯한 제품들의 재계약율 증가로 인해 유지보수매출이 증가했으며, 성공적인 클라우드 시장 진입으로 인한 매출 증가 및 모바일 고지 활성화에 따른 전자금융 사업의 안전화로 인해 매출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향후 새로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신제품 개발과 출시를 위해 상당부분을 연구개발투자 등에 충당했기 때문이다. 더존비즈온은 이러한 선투자로 인해 전통사업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인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선점을 기대하고 있다.

코스콤과 더존비즈온을 제외하고는 1천억 원대 매출을 올린 기업은 없으며, 엠투소프트, 온더아이티, 코난테크놀로지는 10억 원대 매출을, 나머지 기업들은 100억 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 2013 SW 전문 기업별 매출액 점유현황

빅데이터 사업 기업 성장세 높아

지난해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인 기업은 데이터스트림즈다. 데이터스트림즈는 지난해 188억 원의 매출을 달성함으로써, 전년비 47.54%의 매출 신장을 이뤘다. 데이터스트림즈는 지난해 데이터 통합 전문 기업에서 빅데이터 분석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으며, 그 결과 안전행정부 범정부 공통기반 및 시범과제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웨어하우스(DW) 컨설팅 부문 사업 영역에서도 호조세를 보여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데이터스트림즈에 이어 영림원소프트랩이 34.57%의 성장률을 달성, SW전문 부문에서 두 번째로 큰 성장률을 보였으며, 알서포트(22.8%), 위세아이텍(17.3%), 핸디소프트(13.88%) 역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증가율 측면에서 보면 단연 와이즈넛이 돋보였다. 전년대비 무려 349.98%나 높아졌기 때문이다. 2012년 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와이즈넛은 불과 1년 만에 5배나 증가한 1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와이즈넛은 지난해 코스콤 ‘빅데이터를 활용한 주가예측분석 서비스’ 사업을 수주한데 이어 안전행정부 범정부 공통기반 및 시범과제 구축 사업에서 수집 플랫폼 솔루션과 분석 플랫폼 솔루션 사업을 수주하는 등 빅데이터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매출 부문에 있어서도 전년비 11.2% 성장한 와이즈넛의 지난 한 해는 그야말로 고공행진 그 자체. 전체적으로 침체된 SW전문기업들 중에서도 돋보이는 결과였다.

와이즈넛의 뒤를 이어 영림원소프트랩이 116.5%라는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으며, 위세아이텍(44.04%), 알티베이스(42.87%), 엠투소프트(21.94%) 순으로 이어졌다.

이런 좋은 성과를 거둔 기업들이 있는 반면,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든 기업들도 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매출이 전년비 20.53% 감소한 95억 원을 기록, 2012년 120억 원대 매출에서 눌러앉았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빅데이터 검색을 위한 제품 라인업을 재구축하며 빅데이터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그 결과 CJ헬로비전 ‘헬로TV’의 스마트 추천 및 콘텐츠 통합 검색 서비스에 자사 솔루션을 납품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표절검색 SW 소스코드 도용을 놓고 무하유를 고소하는 한편, 그동안 코난테크놀로지의 검색엔진을 써왔던 SK커뮤니케이션즈가 다음 검색엔진을 선택하는 등 좋지 않은 소식들이 이어지면서 매출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밖에도 엠투소프트가 16.6% 매출이 감소했으며, 알티베이스(8.88%), 한국정보인증(8.56%), 맨텍(7.81%)도 전년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엠비, 핸디소프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고전했으며, 데이터스트림즈, 이스트소프트, 코난테크놀로지는 201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해 힘든 시기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SW전문 분야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평균 부채율은 다소 떨어졌다는 점이다. 23개 SW전문기업들의 2012년 부채율은 54.31%였으나 2013년에는 49.47%로 8.9% 포인트 감소했다.

보안 부문

기대했던 보안 특수 효과 없어

2012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과를 거뒀던 보안 기업들이 지난해에는 그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23개 보안 기업들의 2013년 9,8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8.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0개 SW기업 평균 성장률의 6.16%보다 높은 수치지만, 총 매출액의 4.41%에 불과한 만큼 SW산업 성장을 이끌 정도까지는 되지 못했다.

매출 규모에서 어느 정도 성장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보안 기업들의 실속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3개 보안 기업들의 영업이익 합계는 926억 원으로 2012년 1,139억 원에 비해 18.72% 감소했다. 덩치만 커졌을 뿐 내실을 다지는 데는 부족했다는 이야기다.

2013년은 크고 작은 보안 이슈들이 많이 발생해 보안 기업들에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들이 지배적이었다. 3.20 전산대란이나 6.25 사이버테러 등 사상 초유의 보안 사고들이 발생하면서, 이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분주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자릿수 성장에 영업이익 감소를 보였다는 것은 그만큼 보안 특수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보안 부문에서는 안랩과 인포섹, 시큐아이 등 보안 빅3와 이니텍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이들 기업들 모두 지난해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했으며, 이니텍과 안랩은 70개 기업 중 상위 20위권 내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보안 분야 중 가장 많은 매출을 달성한 곳은 이니텍이다. 이니텍의 지난해 매출은 1,9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9%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8.04% 하락한 172억 원을 기록했다.

이니텍은 지난해 보안사업과 금융사업 모두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특히 시스템 운영관리(SM)사업의 확장과 사회 전반적인 정보보안의 중요성 대두로 인한 공개키(PKI)기반 보안 솔루션 사업의 확대가 매출 증대를 가져왔다.

이니텍의 뒤를 이어 안랩 1,373억 원, 인포섹 1,105억 원, 시큐아이가 1,036억 원으로 보안 분야 매출 순위를 이었다.

▲ 2013 보안 기업별 매출액 점유현황

보안 빅3 강세 속 중소중견그룹 약진

안랩은 전년 대비 매출은 4.3%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69.25% 감소한 3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안랩이 지능형 지속 위협(APT) 방어 솔루션 등에 대한 연구개발투자 및 개발인력 증가 등 중기적 성장을 위한 선행투자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인포섹은 매출이 전년비 6.96% 상승했으며, 영업이익도 15.95% 증가한 95억 원을 기록했다. 인포섹은 지난해 주력사업인 서비스분야에서 금융 및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다수의 신규고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보안컨설팅 사업에서 종합 보안컨설팅, 개인정보보호 컨설팅, 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PIMS) 인증 등 금융 분야 매출이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했으며, 보안관제 사업도 특화 관제서비스를 선보이며 약 30% 이상 성장한 것이 주요 매출 증가의 요인이 됐다. 뿐만 아니라 한층 강화된 개인정보 검출 및 유출 차단 솔루션 출시로 대학, 병원 등 신규 고객사를 다수 확보했으며, 개인정보 저장 및 전송 솔루션과 모바일 통합 보안솔루션을 통해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쳐 수익이 향상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큐아이는 전년 대비 매출이 10% 성장해 매출 1천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영업이익은 전년비 4.6% 감소한 186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방화벽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시큐아이는 차세대 침입방지시스템(IPS) 시리즈의 성공적인 시장진입과 더불어 위협관리시스템의 시장 출시로 네트워크 보안 선도기업의 입지를 다졌으며, 일본 시장 내 공급물량 확대와 동남아시아 시장 유통망 확충을 통해 ‘1,0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지난 한 해 동안 좋은 결실을 거뒀다.

보안 분야에서는 이들 빅3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중견 보안 기업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최근 해외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틸론이 매출 성장률 65.43%를 보였으며, 종합 IT 전문 회사로 도약을 꿈꾸고 있는 에스지에이도 50.28% 매출이 증가했다. 이외에도 최근 사명을 새롭게 바꾼 윈스(16.35%)와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된 닉스테크(13.2%)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했다.

반면 시큐브와 잉카인터넷, 지란지교소프트, 하우리, 한솔넥스지 등 5개사는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윈스가 124억 원을 기록, 매출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그렇지만 이는 2012년 기록했던 162억 원에 비해 23.27% 감소한 수치다.

윈스의 이 같은 성적은 통신, 공공분야 등 내수 핵심사업 매출이 전년대비 54% 늘어 실적을 견인했으며, 유지관리와 관제 매출이 전년대비 37%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영업이익 하락은 2012년 대비 30%가 넘는 엔/원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마진 감소와 인원 증가에 따른 고정비 상승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앤피시큐어도 영업이익이 전년비 43.45% 증가한 102억 원을 기록하면서 보안 빅3와 맞먹는 수준의 수익을 올렸다. DB접근제어 부문에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보이고 있는 피앤피시큐어는 하나의 솔루션만으로 이와 같은 성과를 거뒀으며 최근 NHN 엔터테인먼트에 600억 원 규모로 인수되면서 또 다른 도약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이글루시큐리티와 라온시큐어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세로 들어선 반면, 에스지에이와 틸론은 흑자 달성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영업손실 발생 이유가 신규 솔루션 확보 및 수출용 제품 개발을 위한 R&D투자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밝혔으며, 에스지에이는 흑자 전환 성공의 열쇠로 정보 보안투자 확대, 임베디드 사업부문 성장, 빅데이터 등 신규 사업 진출 성과 가시화로 인한 매출 성장을 이유로 들었다.

이밖에도 닉스테크(75.85%)와 마크애니(65.32%), 소프트캠프(51.1%), 소프트포럼(44%) 등이 전년비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W 기업 연도별 매출 현황 및 매출 순위(단위 : 억 원)>

기업 2013년 2012년 순위변동
매출액 순위 매출 순위
삼성에스디에스 70,468 1 61,059 1 -
엘지씨엔에스 31,967 2 31,372 2 -
에스케이씨앤씨 23,018 3 22,418 3 -
포스코아이씨티 12,070 4 11,284 5 ▲1
한화에스앤씨 9,664 5 11,350 4 ▽1
엘지엔시스 7,860 6 7,929 6 -
롯데정보통신 7,803 7 7,192 8 ▲1
다우기술 7,522 8 7,592 7 ▽1
케이티디에스 5,734 9 5,708 9 -
동부씨엔아이 5,255 10 5,445 10 -
씨제이시스템즈 3,572 11 2,860 12 ▲1
코스콤 3,155 12 2,980 11 ▽1
코오롱베니트 2,624 13 853 24 ▲9
아시아나IDT 2,368 14 2,485 13 ▽1
농협정보시스템 2,167 15 1,735 18 ▲3
대우정보시스템 1,983 16 2,090 14 ▽2
이니텍 1,919 17 1,760 17 -
쌍용정보통신 1,851 18 1,965 15 ▽3
현대정보기술 1,516 19 1,895 16 ▽3
안랩 1,373 20 1,317 19 ▽1
대보정보통신 1,311 21 1,281 20 ▽1
더존비즈온 1,296 22 1,249 21 ▽1
인포섹 1,106 23 1,034 22 ▽1
시큐아이 1,036 24 941 23 ▽1
케이씨씨정보통신 1,033 25 776 26 ▲1
엔디에스 903 26 749 27 ▲1
대상정보기술 797 27 737 28 ▲1
윈스 724 28 622 32 ▲4
한글과컴퓨터 718 29 656 31 ▲2
티맥스소프트 711 30 695 30 -
웹케시 707 31 707 29 ▽2
핸디소프트 653 32 573 33 ▲1
인프라웨어 558 33 479 34 ▲1
이글루시큐리티 540 34 470 35 ▲1
에스지에이 511 35 340 37 ▲2
케이비데이타시스템 504 36 780 25 ▽11
이스트소프트 365 37 313 40 ▲3
비트컴퓨터 354 38 328 38 -
한국정보인증 293 39 320 39 -
투비소프트 291 40 288 41 ▲1
교보정보통신 236 41 409 36 ▽5
알서포트 215 42 175 51 ▲9
소프트포럼 214 43 201 47 ▲4
파수닷컴 214 44 203 46 ▲2
소만사 212 45 210 43 ▽2
영림원소프트랩 211 46 157 54 ▲8
케이사인 207 47 193 48 ▲1
지란지교소프트 203 48 250 42 ▽6
위엠비 203 49 146 57 ▲8
데이터스트림즈 189 50 128 61 ▲11
알티베이스 188 51 207 44 ▽7
펜타시큐리티시스템 181 52 181 50 ▽2
피앤피시큐어 179 53 165 53 -
한솔넥스지 179 54 186 49 ▽5
시큐브 175 55 205 45 ▽10
라온시큐어 165 56 139 59 ▲3
마크애니 163 57 148 55 ▽2
닉스테크 157 58 139 58 -
맨텍 155 59 168 52 ▽7
소프트캠프 144 60 127 62 ▲2
와이즈넛 142 61 128 60 ▽1
엔키아 135 62 113 65 ▲3
티베로 131 63 117 64 ▲1
잉카인터넷 121 64 147 56 ▽8
위세아이텍 120 65 102 66 ▲1
코난테크놀로지 95 66 120 63 ▽3
하우리 81 67 92 67 -
엠투소프트 70 68 84 68 -
틸론 50 69 30 70 ▲1
온더아이티 48 70 46 69 ▽1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