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전문가들이 데이터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은?

▲ 2014 데이터 그랜드 컨퍼런스

[컴퓨터월드] 인터넷, 모바일 등이 일상화되면서 화두로 떠오른 단어가 있다. 바로 ‘빅데이터(Big Data)’다. 2011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빅데이터는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됐다. IT 등 특정산업에서 중요시하게 여겨졌던 빅데이터가 시간이 흘러 대부분의 산업에서 기반이 되고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는 기존 데이터베이스 관리도구로 데이터를 수집, 저장, 관리,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넘어서는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 집합 및 이러한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은 다변화된 현대 사회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개인화된 현대 사회 구성원 마다 맞춤형 정보를 제공, 관리, 분석하며 과거에 불가능했던 기술을 실현시키기도 한다. 이같이 빅데이터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과학 기술 등 전 영역에 걸쳐서 사회와 인류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 9월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이 주관하는 ‘2014 데이터 그랜드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데이터 시대! 창조와 혁신을 넘어서-소통, 융합 그리고 가능성’을 주제로 빅데이터를 비롯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컴퓨팅 등 최신 데이터 관련 기술동향 및 트렌드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기조연설을 맡은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을 비롯해 국내 데이터 전문가들이 데이터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을 정리해본다.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
“빅데이터 잘 다루면 약, 잘못 다루면 독. 다루는 사고방식 바꿔야”

▲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이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잘 다루면 약이 되지만 잘못 다루면 독이 될 수 있다. 국가경쟁력에 있어 빅데이터가 정말로 필요하다면 무엇보다 다루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이 이날 열린 ‘2014 데이터 그랜드 컨퍼런스’에서 ‘빅데이터 미래 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나서며 강조한 말이다.

이어령 고문은 최근 다양한 산업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에 대해 실체는 확실치 않고 떠돌아다니는 유행어라고 표현하며, 크기는 크지만 가운데가 비어있는 도넛과 같다고 비유했다. 이 고문은 “빅데이터에 대해서도 사람마다 정반대의 정의를 내리거나 데이터베이스의 스펙만 키운 것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며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유행하던 단어인 유비쿼터스를 최근 들어 찾기 힘든 것처럼 빅데이터도 마찬가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고문은 여기저기서 빅데이터가 정말로 필요하다고 얘기하지만 현재 아무것도 하지 않고낮잠을 자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이 고문은 “내가 컨퍼런스에 나온 것은 전문성과 지식도 없지만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다”라며 “빅데이터를 위한 법개정 등의 조치가 당장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고만이라도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경험할 수 없는 것 알게 해주는 데이터

또 이 고문은 “빅데이터란 법칙화하기 어렵고 살면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데이터”라고 소개했다. 구글이 책 속에 들어가는 단어를 수집, 빈도수를 체크한 결과로 2000년대 이르러 프랑켄슈타인 단어 빈도수가 에디슨보다 높은 것을 통해 이 시대 책에는 소설 속 인물이 과학자 보다 많이 등장했다는 것을 빅데이터의 예로 들었다.

이와 함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콜센터의 사례를 예로 들며 메신저로 잡담을 하는 콜센터 조직의 생산성이 2배나 높았던 연구결과를 통해 언어의 발달이 실용이 아니라 채팅에서 온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는 이들 데이터가 빅데이터라고 설명했다. 또 이 고문은 “우주에 모든 데이터가 빅데이터인데 사람들이 관심 갖는 빅데이터는 오직 컴퓨터로 인한 데이터베이스에 한정돼있다”고 상황을 꼬집었다.

이 고문은 “빅데이터는 아나로그상의 데이터베이스를 비롯해 신체상의 데이터베이스, 컴퓨터로 인한 데이터베이스 등 생소하지 않은 것”이라며 “빅데이터에 대한 기술력 보다 중요한 게 어떤 데이터로 무엇을 할 수 있고, 실제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사고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의 3V

이어령 고문은 빅데이터의 3V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 고문이 소개한 빅데이터의 3V는 ▲Volume ▲Velocity ▲Variety 등이다.

이 고문의 설명에 따르면 데이터의 크기는 TB에서 PB(Petabyte) 규모로 진화하고 있다. 이 고문은 “페이스북의 경우 하루 8억 명의 사용자가 10TB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다”며 “데이터 크기(Volume)의 차이가 날이 갈수록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고문은 “데이터의 목적을 미리 입력 것에서 실시간으로 페이스북 등 비구조화된 것에서 데이터 방식으로 쌓여지는 방식으로 변화했다”며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속도(Velocity) 역시 날이 갈수록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고문은 “SNS 등 비정형 데이터 잘 활용해 과거 통계로 읽을 수 없는 구매행동 원리 분석하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빅데이터의 다양성(Variety)에 대해 설명했다.

이밖에도 이 고문은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빅데이터는 쌓여 가는데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인원은 없다”며 “빅데이터를 잘 다룰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려면 컴퓨터사이언스가 아닌 데이터사이언스를 가르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한도 알티베이스 전략기획본부장
“IoT·클라우드·빅데이터, 데이터로 관통하는 트렌드”

▲ 김한도 알티베이스 전략기획본부장

김한도 알티베이스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연사로 나서 ‘In-Memory As a Data Innovation’을 주제로 발표하며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빅데이터는 데이터로 관통하는 트렌드”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IoT는 데이터의 생산 및 수집을, 클라우드는 데이터를 다루는 그릇의 역할을, 빅데이터는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잘 버무려 가치를 찾는 일을 한다”며 “방대한 데이터 속에 숨겨져 있는 의미를 자발적으로 발현하는 것이 진정한 데이터 이노베이션”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본부장은 “인메모리 기술은 빅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을 실시간에 가깝게 함으로써 데이터 활용의 주기를 빠르게 순환하게 하고 단순히 비즈니스를 돕는 것을 넘어 데이터 이노베이션으로 한 발짝 더 가깝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한도 본부장은 인메모리 DNA를 보유한 알티베이스가 인메모리 기술을 통한 데이터 혁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방안으로 ‘알티베이스 인메모리 어플라이언스’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알티베이스 인메모리 어플라이언스에 대해 ▲알티베이스 HDB ▲인텔 계열 서버 ▲삼성전자 SSD를 적용해 최적화시킨 엔지니어드 시스템으로 ‘풀뿌리 어플라이언스’라고 설명했다. 이 어플라이언스는 시장에서 선도적 BI/OLAP 솔루션과 만나 고객이 원하는 고품질의 맞춤형 시스템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실제 알티베이스 인메모리 어플라이언스 for MES는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전문 기업인 미라콤아이앤씨의 솔루션과 결합해 1대의 단일 서버만으로 20개 공정 월 500만대 규모 글로벌 스마트폰 공장에 적용할 수 있다.

또 알티베이스 인메모리 어플라이언스 for MDM는 국산 MDM 전문 기업인 투비웨이 MDM(Master Data Management)를 탑재했다. 기존 투비웨이 MDM과 비교해 기준정보 조회 및 일괄 갱신 성능은 300% 향상, 대용량 데이터 일괄 로딩 처리 속도 5배 향상을 이뤘다. 이밖에 알티베이스 인메모리 어플라이언스 for BI는 국산 BI 전문 기업인 위세아이텍 Business Intelligence 솔루션을 탑재해 다차원분석 보고서 BMT 결과 타 DBMS 대비 4배 이상 성능 향상을 이뤘다.
 

안성진 티맥스데이터 전략마케팅실장
“국내 SW 산업 위해 정부가 버팀목 돼야”

▲ 안성진 티맥스데이터 전략마케팅실장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이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정부가 지지해줘야 한다.” 안성진 티맥스데이터 전략마케팅 실장은 이날 ‘국가 주도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를 주제로 강연 발표에 나서 이같이 밝혔다.

안성진 전략마케팅실장은 국내 SW 산업에 대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민간이 주도하는 게 효율적이겠지만, 공정경쟁 가능한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국가가 환경을 조성해 보호 및 육성해줄 필요가 있다”며 당면 과제로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운영체제(OS)와 데이터베이스(DB) 등 핵심적인 SW 주요 부문이 특정 업체에 종속된 것을 탈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성준 실장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의 경우 오라클이 6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유 중으로 외산 제품들을 모두 합치면 90%에 달한다”며 “독과점을 바탕으로 한 외국 기업의 라이선스 횡포는 국내 SW 기업은 물론 고객과 정부까지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안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DBMS의 경우 독과점을 타파하기 위해 국산 SW 사용을 장려해야 할 정부에서 4.7%만 국산 제품을 사용 중인데, 이는 국내 시장 전체에서 국산 제품이 보유한 점유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안 실장은 최근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외산 SW 제품 배척 및 핵심 SW 산업 육성 등 ‘신 쇄국정책’과 인도 정부가 시행중인 자국 SW 기업 대상 세금 감면 혜택 등을 예로 들며 “90년대 중반부터 여러 SW 산업 관련 정책들이 마련돼왔지만, 대형 공공 프로젝트 참여를 통한 국내 SW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 등 보다 실질적인 지원방안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 전반의 국산 SW 제품 관련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실장은 SW 제값주기, 유지보수 요율 및 개발 인건비 현실화 등 되풀이돼온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는 동시에 국산 SW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이 없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안성진 실장은 국내 SW 기업들도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류하고 노력해야 한다며 “일단 팔고 나서 패치와 영업으로 해결하는 고질병을 없애야 하고, 또 문서화(Documentation)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선영 위세아이텍 BI사업본부장
“공공데이터 개방과 활용이 중요”

▲ 김선영 위세아이텍 BI사업본부장

김선영 위세아이텍 BI사업본부장은 이날 ‘빅데이터 분석으로 여는 IoT 세상’을 주제로 강연에 나서 공공데이터 개방과 활용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김선영 BI사업본부장은 브라질의 응급구조센터, 영국의 지능형 교통통제를 예로 들며 “브라질은 공공데이터 활용을 통해 응급구조 대응 속도를 30% 절감하고 결과적으로 사망자 수를 10%나 줄이는 효과를 보았다”며 “영국 역시 공공데이터 활용을 통해 교통통제로 소요되는 비용을 50%나 절감할 수 있었다”며 공공데이터 개방과 활용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김선영 부장은 국내 공공데이터 활용 사례도 소개했다. 김 부장에 따르면 지난여름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장애인시설 및 노인회관 등에 에어컨을 설치, 누구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무더위 쉼터를 마련하도록 했다.

하지만 실사결과 에어컨이 없거나 기능이 떨어지는 냉방시설 등의 문제로 쉼터 지정이 취소되는 사례가 있었다. 이에 지자체들은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온도 확인 및 조절이 가능한 온도센서를 부착하고 실시간으로 온도변화를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에 대해 김선영 부장은 “공공데이터를 적극 개방하고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무조건 많은 수의 데이터를 개방하거나,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Open API 방식으로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공공데이터 개방 및 활용에 대한 요구는 많지만 공공기관 등에서 아직까지는 실적 위주의 데이터 활용만이 있던 게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김 부장은 먼저 공공데이터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민관 공동으로 우수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해 사람들이 공익적 효용을 체감하도록 해야 한다며 질적인 개인정보 유출과 남용에 대한 보안장치를 강화하고, 정부가 공공데이터 관련 공공사업을 추진하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공익 향상에 기여한 기업에 대해 혜택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김선영 부장은 “공공데이터는 한국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기업에 동시에 주어지는 기회”라고 강조하며 “고급 스마트 인프라를 갖고 있는 국내 기업은 공공데이터를 글로벌 경영역량 증진의 지렛대로 적극 활용해 관련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공공데이터와 내부 데이터를 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 내 조직 체계를 정비해야 하고, 정부도 공공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하는 데서 더 나아가 국가전략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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