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투자 감소에도 모바일·보안 솔루션 강화

[컴퓨터월드] 국내 의료기관의 IT기술을 활용한 의료정보시스템 수준은 그동안 양적, 질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과거 의료정보시스템은 대부분 의료기관 운영을 위한 선택조건 또는 보조역할 수준에 머물렀지만 점차 인터넷화,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의료기관의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부분 의료기관은 현재 IT 기술을 통한 의료정보시스템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의료기관들은 의료정보시스템의 선진화를 경쟁력으로 인식하고 정보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의술은 물론, IT 기술을 앞세워 타 의료기관과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는 얘기이다. 또 이를 경영전략, 진료서비스, 고객마케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해 의료기관 수익창출에 실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많은 의료기관은 업무 효율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하기 위해 기존에 구축된 시스템 등을 개선하고, 점차 늘어나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보안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주요 의료기관의 2015년 IT 수요를 전망해본다. 

 

올해 의료기관의 IT투자 예산은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가 국내 주요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2015년 IT 수요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년 대비 IT 예산을 늘리겠다고 밝힌 병원은 전체 병원의 30%를 차지했다. 

전년도 수요 전망 조사 시 절반의 병원이 예산을 증액하겠다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이들 병원의 예산 증가폭은 평균 20% 선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전체 병원 중 30%는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병원들의 IT 투자는 시스템 고도화 및 증설, 보안 강화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모바일을 활용한 모바일 헬스케어, 차세대 EMR(전자의무기록, Electronic Medical Record) 신규 도입 등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반면, 전년 대비 IT 예산을 줄이겠다고 밝힌 병원은 40%로 나타났다. 지난해 IT 예산을 줄이겠다고 밝힌 병원은 37.5%였다.. 올해 IT 예산을 줄이겠다는 의료기관의 예산 감소폭은 평균 37.5% 수준이었다. IT 예산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병원은 지난해 보다 적게는 20%, 많게는 50%까지 예산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예산이 감소된 배경에 대해 “경제상황이 좋지 않았고, 지난 몇 해 동안 많은 IT 투자로 올해 신규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모바일을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나 차세대 EMR에 대한 이슈가 높다. 보안강화 등에 일부 예산이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EMR 이슈에 따른 수요 증가 

의료기관의 IT 솔루션 도입은 신규보다는 시스템 성능 향상 및 증설, 고도화 측면이 강하다. 대부분의 종합병원들은 이미 EMR, PACS, OCS 등 IT 솔루션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고, 올해 이들 솔루션을 고도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의료기관이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차세대 EMR이다.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차세대 EMR 도입을 통해 지금보다 발전된 의료정보시스템을 접목해 운영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본지가 조사한 결과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IT 사업에 대해 응답한 의료기관의 60%가 EMR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올해 의료기관의 서버시스템 도입 우선순위를 살펴보면 유닉스 서버 50%, x86 랙형서버 30% 등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투자를 밝힌 의료기관의 수가 증가했다. 이는 여러 산하병원 및 협력병원을 둔 의료기관이 병원별로 운영하던 전산실을 데이터센터(IDC)로 통합하거나 특정시스템으로 묶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한 대학병원 IT 관계자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기존 의료정보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차원에서 EMR을 고도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의료기관 내 디지털 정보를 편리하게 구현하기 위한 움직임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 지속적 투자 이어져 

모든 산업에서 보안은 가장 관심을 보이는 IT 기술 중 하나다. 이 같은 양상은 의료기관에서도 마찬가지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주요 의료기관 중 60%가 2015년 도입할 IT 솔루션으로 EMR과 함께 보안을 들었다. 보안을 꼽은 의료기관 중 절반은 2015년 추진할 IT 사업 중 보안에 가장 최우선순위를 뒀다.

보안에 대한 투자는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난 2013년에는 응답자의 52.5%가 보안을 우선 도입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지난해의 경우 카드사 등에서 여러 개인정보에 대한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2014년에는 75%까지 수치가 높아졌다. 이에 보안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하는 추세는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올해 역시 보안에 대한 투자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설문조사에 응한 의료기관들은 DB암호화 50%, 시스템접근통제 50%, DDoS 및 좀비PC방어 37.5% 순으로 보안 강화를 위한 솔루션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올해의 경우 시스템접근통제 40%, 방화벽 40%, IPS(침입차단시스템) 30%, 통합보안관리시스템(ESM) 20% DB 암호화 20% 순으로 보안 강화를 위한 솔루션을 도입할 계획을 밝혀 지난해와 다소 차이는 있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을 보였다. 

‘모바일’ 본격 투자 시작 

올해 의료기관은 모바일과 관련한 솔루션에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관들은 차세대 EMR 등 발전된 의료정보시스템을 연계한 융합 솔루션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중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가 모바일이다.

의료정보시스템이 발전하면서 모바일 기기를 통해 OCS, PACS 등 시스템을 연계해 사용할 수 있고 진료, 검사, 접수, 의료진 호출, 증명서 발급, 전자동의서, 의료정보 조회, 대기시간 확인, 진료비 결제, 시설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이와 관련한 솔루션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본지 조사결과에 따르면 모바일 관련 솔루션을 우선 도입하겠다고 밝힌 의료기관은 전체 50%로 EMR, 보안의 뒤를 이었다. 이는 전년도인 2014년 25%의 의료기관이 모바일 솔루션 도입을 밝힌 것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금까지 일부 의료기관 만이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을 위한 환경을 구축했지만 이에 대한 성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바일에 대한 투자확대는 네트웍 도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네트워크 도입 의향에 대한 본지의 조사 결과 70% 의료기관이 무선랜장비를 도입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IT기술의 발달로 의료 환경 역시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를 이용해 진료 및 업무를 실행할 수 있는 모바일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빅데이터·클라우드 보다 기존 시스템 개선이 시급 

한편, 최근 모든 산업에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규 IT 트렌드에 대해 대부분 의료기관은 이들 솔루션 도입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본지가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와 관련된 솔루션 도입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빅데이터 도입 계획에 대해 ‘이미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답변한 기관이 1곳,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변한 기관 1곳, ‘검토 중이다’라고 답한 기관이 1곳뿐이었다. 조사에 응했던 70% 이상의 의료기관이 빅데이터 도입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클라우드 역시 대부분 의료기관이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미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답한 기관 1곳과 ‘검토 중이다’라고 답한 기관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도입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료기관의 이 같은 입장은 현재 국내 의료산업 사정상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규 IT 트렌드를 접목하기 힘든 여건으로 도입 전 먼저 해결돼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이 의료 및 헬스케어 산업에 도입되면 의사, 환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불러오고 활용할 수 있어 진료 수준이 개선되고, 축적된 데이터들을 분석해 새로운 의료정보를 예측 및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재 의료법상 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고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산업인 만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한 종합병원 IT 관계자는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서비스가 의료 산업에 접목되기 앞서 현재 의료법상 의료인의 책임소재, 환자의 결정권 존중 등이 해결됐을 때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빅데이터나 클라우드도 중요하지만 현재 의료기관 대부분이 내부 시스템 개선 및 관리에 대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게 더 시급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제관 대한병원정보협회 기술국장 

의료기관의 2015년 IT 투자를 전망한다면.  

차세대 EMR과 모바일 헬스케어에 상당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차세대 EMR에 대한 니즈를 발굴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무엇이 차세대 EMR을 위한 이슈이고 콘텐츠인지를 파악하면서 이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관이 모바일·차세대 EMR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IT기술의 발달로 의료 환경은 IT 기술이 집약된 디지털병원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이에 따른 시스템이 구현된다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를 이용해 진료 및 업무를 실행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에 대한 의료기관의 투자 계획은 어떻나.

빅데이터나 클라우드는 스마트 의료기술의 전략부분에 포함된다. 빅데이터나 클라우드와 관련한 이슈에 대해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마땅히 해법들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한 제도나 정책이 미비한 상황인데다 사실 내부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게 의료기관이 직면한 과제이다.  

현재 통상적인 의료기관의 IT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면.  

의료기관이 다양한 IT기술을 필요로 하지만 이를 관리하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새로운 기술이 생기면서 IT기술 도입에 대한 니즈 역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관리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이렇게 시스템의 변화가 빠른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의 표준화인데 실무환경을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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