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월드] ‘공간’은 예부터 천시(天時), 인화(人和)와 함께 지리(地利)로서 중시돼온 정보다. 이 ‘공간정보’가 21세기 IT기술과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SMAC(소셜, 모바일, 분석, 클라우드)와 결합되면서 공간정보는 다채로운 서비스들의 근간부터 융합까지 그 활용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공간정보와 빅데이터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누고, 세계적인 추세를 알아보며, 국내의 현 주소 및 향후 전망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공간정보와 빅데이터의 만남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IT트렌드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비즈니스 기회에 대해 간단히 살펴본다.

과거 종이지도 기반의 ‘위치정보’ 중심의 공간정보는 이제 길 찾기, 여행, LBS(위치기반서비스) 등 국민들의 일상생활에서부터 교통, 국방, 재해, 환경관리, 도시계획 등 여러 전문분야로 그 활용범위가 끝없이 확대되고 있다. IT기술이 발전을 거듭함에 따라 공간정보의 활용가치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빅데이터 및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도래는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본지가 주관하는 ‘2015 빅데이터와 공간정보 컨퍼런스’가 지난 9월 15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에서 개최됐다. ‘돈과 사람의 흐름을 잡아라’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공간정보 및 빅데이터 전문가들이 참가, 공간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제 사례와 함께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

공간정보 활용, 이제는 ‘딥데이터’ 시대

이번 행사의 기조강연에 나선 이은영 오픈메이트 대표는 ‘공간정보와 빅데이터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다뤘다. 공간정보산업의 변화와 IT트렌드에 대해 짚어보고, 공간정보와 결합된 ‘딥데이터’ 활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은영 대표는 “공간정보는 데이터를 담는 그릇으로, 국가가 모은 데이터도 공간 단위로 모인다”며, “우리나라는 90년대 후반부터 공간정보가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고, 2010년대 들어 빅데이터가 떠오르면서 공간정보와의 융합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간정보의 역할은 위치정보의 생산, 다른 데이터와의 결합을 위한 허브, 개인정보 처리를 위한 데이터 집계단위의 3가지로 크게 정의할 수 있고, 일상 어디에든 녹아있어 빅데이터의 중심이 된다”며, “O2O, 핀테크, IoT 등의 분야에서 이를 활용한 성공사례가 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돈과 사람의 흐름을 잡아라’라는 이번 컨퍼런스 주제와 관련해 “정부3.0에 따른 공공데이터 개방 등을 통해 빅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 속에서 의미 있는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부분을 제하고 핵심을 파고드는 ‘딥데이터(Deep Data)’가 필요하다”며, “목적의식을 갖고 ‘딥데이터’를 모아 분석하고 활용한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내년쯤에는 공간정보와 라이프스타일 데이터의 결합 등의 형태로 특정 비즈니스 목적과 도메인 날리지가 결합된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라며, “어떤 목적을 갖고 알고리즘이나 스토리텔링 등에 대해 고민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지나는 곳에 가치가 흐른다

이어 두 번째로 연단에 오른 김혜주 KT 상무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유동인구 분석’에 대해 발표했다. 위치기반 통신데이터, 카드 결제정보, 전화정보와 공공·민간 데이터를 융합·분석해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KT 유동인구 분석 플랫폼’에 대해 소개했다.

김혜주 상무는 “KT는 위치기반 통신데이터, 유선전화정보, IPTV 이용정보, BC카드 결제정보, 공공데이터 등을 융합해 활용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유동인구 정보, 상권분석 정보, 이용행태 정보 등을 얻어 소득수준, 관광지, 위험 등을 예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동인구 정보는 예부터 중시됐으며, KT는 시간과 공간을 기준으로 누가 언제 어디서 왔고 무엇에 관심 있으며 또 어느 쪽으로 가는지 등의 정보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며, “빅데이터의 핵심은 보다 신속·정확하게 데이터를 처리하고 이를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이고,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돈과 사람의 흐름을 잡아라’라는 이번 컨퍼런스 주제와 관련해 “KT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갖추고 KT넥스알 등을 자회사로 두면서 빅데이터 전문조직을 갖추는 등 해당 분야에 많은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공간정보와의 결합은 빅데이터에 더욱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KT는 언제든 타 기술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준비가 돼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새로운 KT 유동인구 분석 플랫폼을 내년 선보일 계획으로, 특히 20x20m 측위, 제3자 DB 보정을 통한 주야간 상주인구 분류, 보행/비보행 인구 구분, 지상/지하 층 단위 인구 분류 등을 가능케 해 정확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라며, “산업별 니즈를 반영해 더욱 가치 있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도화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간정보에 ‘소셜’의 힘을 더하다

김대욱 본부장은 “빅데이터는 트렌드를 짚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여겨지며, 이를 위해 소셜의 힘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지금까지의 공간정보 활용사례 가운데 성공적인 것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알게 모르게 사람들의 참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데, 이 같은 참여를 더욱 활성화하면 더 큰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간정보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오픈API를 통해 데이터 수용한계가 늘어났고, 데이터 생산주체도 공공에서 민간으로 바뀌었다. 또 스마트폰과 드론의 등장으로 데이터 수집기술이 다양해졌으며, 3D-POI 방식으로 건물 입주현황을 볼 수 있는 등 표현기술도 발전했다. 특히 콘텐츠의 공유가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어 소셜 플랫폼에 대한 니즈도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돈과 사람의 흐름을 잡아라’라는 이번 컨퍼런스 주제와 관련해 “빅데이터와 공간정보가 결합한 공간정보 소셜 플랫폼은 앞으로 큰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빅데이터의 3V(Volume, Velocity, Variety)가 공간정보의 3R(Realtime, Reality, Reflection)과 만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사용자 주체적 데이터 생산을 위한 포털, 사용자 편리성 향상을 위한 데이터 생산도구, HTML5를 활용한 N스크린 기반 서비스 등도 이러한 융합의 예시”라며, “3V와 3R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들의 시장 장악은 이르면 향후 5년 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간데이터 활용의 관건은 ‘시제’

네 번째 세션의 연사로 나선 김정일 DB디스커버 대표는 ‘데이터의 시제와 공간’을 주제로 발표했다. 빅데이터의 목적을 모니터링과 예측으로 정의, CRM(고객관계관리)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번복하지 않게 해주는 핵심요소로 데이터의 ‘시제’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김정일 대표는 “2000년대에 관심이 높았던 CRM이 결국 기대에 못 미쳤다는 이야기를 흔히 듣게 되는데, 그 원인으로는 먼저 프로세스 문제를 들 수 있다”며, “어떤 길을 거쳐 어떤 가치를 얻겠다는 스토리텔링이나 꿈이 없이, 그저 IT벤더들로부터 솔루션만 구입했으니 성과가 안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다른 이유로는 데이터의 시제를 고려치 않았던 점을 꼽을 수 있고, 이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빅데이터의 성공에도 관건이 될 것”이라며, “내부에 쌓여있는 과거의 데이터만을 분석하면 현재의 니즈에 부응하지 못할 수 있다. 외부에서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다양한 데이터도 동원해 미래 방향성까지 짚을 수 있다면 실질적인 가치를 얻는데 가까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돈과 사람의 흐름을 잡아라’라는 이번 컨퍼런스 주제와 관련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미래 예측이라는 관점에서 공간에 존재하는 과거, 현재, 미래의 세 가지 데이터를 연계하면 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진다”며, “공간정보의 활용은 그 위에 흐르는 시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빅데이터를 시작하기에 앞서 그것으로 어떤 가치를 얻을지에 대한 고민부터 선행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는 IT가 아니라 현업의 니즈에 따라야 한다”며, “IT인프라를 새로 갖추기 전에 기존에 갖고 있던 시스템부터 재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지자체’도 주목하는 공간정보

다섯 번째 세션에서는 이종철 나이스평가정보 ISC사업본부 실장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자체 모니터링 방안’에 대해 다뤘다. 정부3.0과 관련기술의 발전에 따른 공간데이터 활용방안과 실제사례를 소개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종철 실장은 “최근 들어 빅데이터를 활용한 모니터링에 대한 지자체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공간정보 역시 그 기반이 된다”며, “지자체들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보다 객관적이고 정량화된 평가를 도출, 이를 적용하면서 실질적으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행정 운영을 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정책 시행에 대한 결과 분석과, 정책수립 대한 지원정보에 대해 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각종 정책에 대한 여러 사전 조사부터, 부정적인 언론에 대한 적시 대응, 축제나 행사 등의 효과 파악,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등 지역 경제 활성화, 각종 사안에 대한 평판 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니즈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돈과 사람의 흐름을 잡아라’라는 이번 컨퍼런스 주제와 관련해 “정부·지자체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예산을 마련하는 추세인 만큼, 이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좋은 정책은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예산과 인력은 자연히 이쪽으로 흐르게 돼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빅데이터 분석으로 실질적인 정책을 수립하려면, 무엇보다 데이터 분석 속도가 중요해진다. 현실적인 부분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며, “데이터의 양이 많다는 점은 빅데이터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그 속의 수많은 노이즈를 헤치고 실질적인 의미를 캐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간 빅데이터 활용 가능한 ‘실시간 분석’ 플랫폼

마지막 세션에서는 조외현 파스트림코리아 대표가 ‘구축사례를 통해 본 빅데이터’를 주제로 발표했다. 다양한 해외 IoT 데이터 활용사례와 함께, 공간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분석 플랫폼 ‘파스트림’을 소개했다.

조외현 대표는 “분석 2.0의 빅데이터를 넘어 분석 3.0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고, 여기에는 스피드가 관건이 되고 있다”며, “순수 하둡이 빅데이터를 활성화하는데 한계를 보이는 시점에서, 보다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솔루션에 대한 니즈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픈소스가 표면적으로는 공짜이지만, 실질적인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도입해야 할 하드웨어 비용까지 따져보면 실제 TCO(총소유비용)는 만만치 않다”며, “현재 빅데이터 분야는 춘추전국시대로, 이제는 국내에서도 맹목적인 글로벌 기술 추종과 시행착오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돈과 사람의 흐름을 잡아라’라는 이번 컨퍼런스 주제와 관련해 “IoT 시대를 맞아 각 지역별 공간정보 등 다양한 원천에서 쏟아지는 대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하려면 그에 맞는 혁신적인 플랫폼이 요구된다”며, “‘파스트림’은 IoT 공간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DBMS(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로, 이를 통해 충분한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MPP(대용량병렬처리) 및 인메모리 기술 등 기존의 검증된 기술을 채용해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고, 나아가 HPCI(고성능압축인덱스)와 GDA(지역분산분석) 등의 고유 기술을 특징으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엣지 인텔리전스(Edge Intelligence)’를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면서 다양한 사례들을 함께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