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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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산업 20년 전] 2016년에 되돌아보는 ‘1996년에 내다본 미래 IT기술’1996년 - 나노, 스마트 시스템, 정보통신, 생체전자공학 / 2016년 - 브레인넷

   
 
[컴퓨터월드]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6년, 컴퓨터월드는 신년특집호를 통해 ‘정보기술 2020’이라는 커버스토리로 미래를 예상했었다. 당시 예상한 ▲나노 기술 ▲스마트 시스템 ▲정보통신 ▲생체전자공학 등 각 분야의 발전은 어떤 측면에서는 그대로 실현되기도 했고, 예상보다 더욱 발전하기도 했으며, 일부는 당시 예측보다 조금 더디게 발전하고 있기도 하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기술은 한 해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고작 4년 남은 2020년이지만 그때가 되면 어떤 분야의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해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을지 확신을 갖고 말하기는 힘들 정도다. 1996년의 컴퓨터월드를 통해 그때 우리는 어떤 기술을 꿈꿨으며, 꿈꾸던 기술이 현재에는 어떤 수준에 와 있는지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예측해 봤다.

 

기술 혁신의 중심으로 떠오른 나노산업

20세기 말,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21세기의 첨단기술 가운데 하나로 주저 없이 나노 기술(Nano Technology)을 꼽곤 했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로 대략 원자 3~4개 정도의 크기며, 흔히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수준이라고 표현한다. 나노기술은 이런 미세 단위를 다루는 기술로, 원자나 분자를 마치 레고 블록처럼 다뤄 특정 구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완벽한 구조와 특별한 기능을 갖출 물질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꿈의 기술로 생각됐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나노기술은 불, 문자, 농경의 발견 모두를 합한 것만큼이나 인류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그 의미를 강조했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나노 기술을 바탕으로 한 관련 융합 산업의 국내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138조 6,939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 융합 시장 규모라는 기준은 사실 모호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나노 기술이 산업 각 분야에 퍼져 영향을 주고 있을 만큼 보편적 발전의 시대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노 기술은 각종 산업과 융합해 해당 분야에서 기술 혁신의 중심으로 떠올랐으며, 특히 반도체 분야에서의 발전이 눈부시다.

1995년 말 발표됐던 인텔 ‘펜티엄프로’는 0.35마이크론, 즉 350나노미터의 공정으로 제작됐었으나, 20여년이 지난 지금 인텔의 현세대 마이크로아키텍처 ‘스카이레이크’는 14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작되고 있다.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원가와 소비전력, 발열과 성능 개선에 유리한 반도체 산업에서 나노 단위 경쟁은 치열하다 못해 그 생존을 가르는 요소가 됐으며 인텔, ARM, 삼성, TSMC 등 글로벌 기업들은 현재 10나노 공정의 시스템 반도체 설계와 양산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인텔은 내년 하반기 10나노 공정의 ‘캐논레이크’ 프로세서를 출시할 예정이며, 삼성전자는 올 연말 10나노 핀펫(FinFET) 공정의 모바일 SoC(System On Chip) 생산을 발표한 바 있다. TSMC는 최근 7나노 공정의 모바일용 AP(Application Processor)를 2018년에 양산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미세공정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 삼성전자 모바일 SoC ‘엑시노스 7870’. 14나노 FinFET 공정으로, 20년 전 개발된 그 어떤 컴퓨터보다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1986년 나노기술의 선구자인 에릭 드렉슬러(Eric Drexler)는 저서 ‘창조의 엔진’을 통해 원자 단위의 처리 능력을 가진 컴퓨터를 언급했다. 그는 이런 컴퓨터는 데스크톱 크기로도 지금까지 만들어진 어떤 컴퓨터도 따를 수 없는 성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10년 후인 1996년에도 이는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였었지만, 10년이 더 지난 지금에는 어느 정도 그 밑그림이 보이고 있다.

원자 단위의 처리능력을 가진 컴퓨터는 아닐지라도, 업계와 연구자들은 미세 공정의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다른 돌파구를 찾아 이런 예측을 실현시켜왔다. 최근에는 반도체 구조를 기존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변화시킨 핀펫(FinFET) 공정을 통해 한계를 극복해오고 있으며, 메모리 분야에서는 이와 유사한 V낸드 플래시 기술 등이 개발되면서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20년 전의 컴퓨터와 비교한다면 현재는 우리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의 AP도 그를 가뿐히 뛰어넘는 성능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서 컴퓨터 기술의 발전에 갈 길이 더 남아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나사의 슈퍼컴퓨팅 연구시설인 에임스 연구 센터(Ames Research Center)에 있는 ‘D-웨이브 2X’는 양자 역학을 기반으로 한 가장 발전된 형태의 컴퓨터로, 기존 싱글코어 PC의 1억 배에 달하는 성능을 보여준다고 알려졌다. 지난해 말 NASA와 구글 엔지니어링 팀은 공동 연구를 통해 ‘D-웨이브’가 1초면 할 수 있는 작업을 기존 싱글코어 시스템에서 수행한다면 1만 년이 걸릴 거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나노 로봇 등장 기대

20년 전 사람들은 나노기술을 통해 자동차, 제트비행기, 미세시술용 의료장비 등의 무한한 발전을 점쳤는데, 특히 분자 크기의 미세한 기계 장치를 인체 또는 순환계에 투입해 암 세포를 치료하는 나노로봇의 탄생을 기대하기도 했다. 지난 20년간 이를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됐고, 최근에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로봇 제작을 염두에 둔 나노 부품들의 제작에 성공하고 있다. 막대나 링, 톱니바퀴 등의 부품들이 나노 크기로 만들어져 왔으며 나노 모터도 개발됐다.

지난해 ‘네이처’지에는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나노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실리기도 했다. 암 치료에 있어서는 항암제를 암세포에 전달할 때 나노 기술을 이용한 운반체를 사용함으로써 전달 효율을 높이고 정상 세포 파괴나 인체 독성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 방법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후에는 우리가 여태껏 상상했던 대로 인체 내부에서 활동하며 질병을 치료하는 좀 더 발전된 형태의 나노 로봇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 인체 속에서 적혈구를 옮기는 등 적극적 치료 역할을 스스로 수행하는 나노로봇의 상상도

한편 에릭 드렉슬러는 나노기술의 궁극적 지향점을 원자와 분자에 지능을 부여해 이것들이 원하는 소자나 기계로 자발적으로 결합할 수 있게 하는 자기집합체(self assembly)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이는 인공생명과 연관된 단계로, 나노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자기집합체가 마치 생명체처럼 분자 혹은 세포하나 단위에서 이웃 분자와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자연 상태의 분자가 유기체를 만들어내듯 이를 만드는 인공 나노 조립기계(assembler)가 등장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는 91년 저서 ‘무한한 미래’를 통해 어셈블러가 출연하면 산업과 과학, 의학 분야에 큰 충격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반면 어셈블러의 무한 자기복제로 인한 회색빛 세상, ‘그레이 구(Grey goo)’도 제시하며 나노기술이 모든 물질을 소모한 종말 시나리오를 제기하기도 했다.

20년 전 나노기술의 실생활 응용 분야에 대한 예측으로는 충격에 대해 완충작용을 하는 신물질 에어로젤 스모크와 공기 중의 꽃가루, 먼지, 진드기 등 이물질을 제거하는 나노페인트, 혈류 속에서 정화작용을 하도록 이식된 항히스타민 장치, 적외선이나 자외선에 민감하게 반응해 인공시각 장치로 이용 가능한 이식성 소자 등 무한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현재 에어로젤은 숱한 실용화 실패를 거쳐 2003년 재미교포 이강필 박사가 설립한 아스펜 에어로젤에서 실용화에 성공, 현재는 단열재로 사용되고 있다. 나노 필터와 플라즈마 이온을 이용한 먼지 및 악취 제거와 살균 등의 기능은 이미 보편화됐다. 생체 분야와 관련한 나노 기술 쪽은 아직도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나노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기술적 발전이 함께 따라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생활 속으로 들어온 스마트 시스템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주인에게 휴식이 필요할 것을 감지하고 오락용 가전제품이 브람스의 피아노 소나타를 틀어준다. 실내에 설치된 시스템이 방안에 있는 사람의 수를 고려해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한다.’ 이는 20년 전에 예상한 2020년 경 우리의 생활 모습이다. 당시 이 같은 스마트 시스템에는 지능형 물질과 지능형 센서가 필수적일 것이라는 예측을 했었다.

현재 이런 스마트시스템은 각종 감지 센서들의 발달로 어느 정도 현실화됐다. 특정 온도에 설정해두면 냉난방 시스템이 이에 맞춰 작동하는 방식은 집뿐만 아니라 자동차에도 적용된 지 오래다. 휴식이 필요한지에 대한 판단은 현재 ‘핏빗(fitbit)’ 등 웨어러블 기기가 심박측정과 수면패턴 측정 정도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나, 아직 발전할 여지가 많아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근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 바이오프로세서의 양산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이런 기능이 스마트 홈 시스템과 연동되는 것은 다방면에서의 시도와 각 분야 간 협력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다.

이 외에도 20년 전에는 지진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자체 진동을 조절할 수 있는 건물, 기체의 손상 시 수축해 자체 수리기능을 갖는 지능형 비행기, 잡음에 능동적으로 반응해 제어하는 벽과 가전기기, 표면 내부의 손상 시 멍이 생기는 페인트, 바닥에 손상을 입힐 사람을 감지해 표면을 부드럽게 함으로써 상처가 나지 않게 하는 굳은 타일 바닥, 섬유 사이의 구멍이 땀이 날 때는 열리고 추울 때는 닫히는 옷, 생체 신호를 감지해 의료 데이터베이스로 보내는 옷, 공기의 흐름에 반응해 탈것의 표면이 완벽한 공기역학적 특성을 띠도록 미세하게 형태를 변화시키는 지능형 페인트, 음식으로부터 방출되는 분자를 감지해 음식이 썩었을 때 경고 신호를 내는 냉장고 등이 미래에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나노 기술 측면에서 이런 응용 기술의 진정한 실현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건축공학이나 형상기억합금, 노이즈 캔슬링 기술 등을 통해 상상했던 것과 유사한 현실이 실현됐으며, 나노 기술을 이용한 신소재 섬유와 상한 음식을 판별할 수 있는 탄소 나노튜브 응용 센서 등은 현재 개발된 상태다. 앞으로는 이런 기술들이 좀 더 보편화돼 우리가 더욱 일상적으로 나노 기술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정보통신이 꽃피고 있는 시대

현재는 통신 수단의 발달로 사실상 위성을 이용하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음성과 데이터, 비디오를 포괄하는 광대역 통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20년 전의 예상은 국가별 경제 개발 정도 차이로 인한 문제를 제외하고는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다만 다소 예상을 벗어난 것은 컴퓨터, 전기통신, TV, 소프트웨어, 신문, 잡지, TV, 영화, 광고, 가전 등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이들이 모두 네트워크상에서 이뤄지는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로 통합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물론 PC의 보급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어느 정도 각 미디어가 약화되고 경계가 허물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각 분야는 변화로부터 도태되지 않기 위해 정보통신을 도입, 각자만의 특성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모든 미디어를 하나로 통합하는 ‘메가미디어’의 등장 예측은 현재의 인터넷과 이를 기반으로 한 각종 서비스들이 가장 근접했다 할 수 있겠으나, 완벽한 통합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또한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에이전트(agent)’라는 학습능력을 갖춘 이동형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네트워크에 풀어놓으면 이것들이 네트워크상의 수많은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사용자의 요구에 맞춘 실시간 뉴스, 정보, 오락 등을 여과·수집·조립해 제공할 거라고 예측하기도 했었다. 현재는 완벽한 학습능력을 갖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인터넷 방문 기록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수집해 제공하고 있다. 현재 국내 포털사이트들은 여러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사용자가 원하는 맞춤 뉴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학습 능력에 관한 부분은 머신러닝이 현재 발전 중에 있다.

또한 개인의 개성을 반영하는 에이전트를 기르고, 진화시켜 완성시킬 수도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었다. 당시 제프리 재프(Jeffrey Jaffe) IBM 부사장은 “본질적으로 나의 컴퓨팅은 나 자신을 대체하는 대변자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었다. 벨코어 연구소의 마이크 크래머(Mike Kramer)는 “심리분석에 기초한 에이전트를 만들 수도 있고, 자동차 사고 방지를 위한 생명보험 프로그램에 에이전트를 포함시킬 수도 있다. 심지어는 가보처럼 자자손손 영원히 상속되는 에이전트도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었다.

이런 에이전트는 2013년 영화 ‘그녀(Her)’에 등장하는 인공 지능 운영 체제의 등장이 그 궁극적인 발전 모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공 지능 운영 체제는 주인공을 대신해 그가 시킨 적이 없는데도 그동안 쓴 글들을 모아 출판까지 해 준다. 컴퓨터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체해 사용자가 꿈만 꾸던 것을 대신 실현해주고, 이익까지 창출해 낸 것이다.

인공지능 연구는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발전해 왔으나, 그때의 예측보다는 발전 속도가 더디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바둑기사 이세돌과 대결을 벌여 5전 4승을 거두며 승리하기도 했지만, 제4국에서는 학습되지 않은 묘수를 만나자 오류에 가까운 수를 두며 패하는 등 완벽한 인공 ‘지능’으로서의 모습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 영화 ‘그녀’의 인공 지능 운영체제는 사용자가 시키는 일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까지 스스로 판단한다.

정부와 화폐제조공정에 바이러스를 침투시키겠다고 협박해 통화를 강탈한다거나, 개인 사생활 침해와 검열 문제가 중요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이런 예측에 맞게 최근 해킹이나 악성 코드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보안 시장도 성장해 정부와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협박으로 금전적 이득을 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개인 사생활 침해와 검열 문제는 국내에서도 2014년 카카오톡 검열 논란과 최근 테러방지법 통과 등을 거치며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이슈로 떠올랐다.

신문과 잡지가 전자 테이블의 형태를 띠게 되고, 고객의 주문에 따라 제작된 뉴스와 오락이 계속해서 실시간으로 제공될 것이라는 예측도 했었다. 스포츠 페이지를 불러내 사진에 접촉을 하면 그에 대한 반응이 비디오로 나타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으며, 이는 현재 그대로 맞아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태블릿 플랫폼에 맞춘 신문과 잡지가 제공되고 있으며, RSS피드 등을 통한 사용자 맞춤 뉴스 구독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조·석간으로 발행되던 신문이 온라인뉴스로 중심이 옮겨가면서 하루 종일 실시간으로 뉴스가 제공되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웹상에서 스포츠 경기 결과 뉴스를 볼 때 하이라이트 동영상이 빠지면 기자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소리를 듣는 것도 벌써 몇 년이 지난 이야기다.

앞으로의 정보통신은 더욱 빨라진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통해 어디서나 지금보다 훨씬 저렴한 요금으로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뇌와 컴퓨터의 완전한 결합은 아직 영화 속 이야기

20년 전 닐 힐(Neal Hill) 코그노스(Cognos) 부사장은 필요한 지식을 인간의 두뇌에 이식해 넣을 수 있는 미래를 예견했었다. 그는 “변호사에게는 판례를, 의사에게는 의학 기술에 대한 백과사전적 지식을, 기술자에게는 신기술을, 외국인을 위해서는 즉석에서 외국어 어휘와 구사 능력을 뇌에 이식해 넣을 수 있을 날이 오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었다.

컴퓨터와 두뇌 사이의 직접적인 신경 인터페이스를 통해 보조 기억장치를 첨가하거나, 살아있는 뇌를 컴퓨터에 통합시켜 네트워크 기능을 보강하고 사고하는 동시에 데이터 저장능력까지 갖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기도 했었다. DNA의 계산과 데이터 저장 능력을 이용한 생체 컴퓨터까지도 생각했었으며, 생체전자공학을 응용한 인공눈 또는 인공망막 개발도 예상했었다. 나아가 화학적 수단과 전자 공학적 수단의 결합으로 오락, 쾌락, 교육, 여행, 운동 등을 위해 현실세계와 완벽하게 닮은 가상 세계를 누구에게나 제공할 수 있을 거라고도 봤었다.

이러한 예상들은 95년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에서 보여줬던 ‘전뇌화’라는 설정에도 나타난다. 공각기동대의 세계에서는 전신은 물론이고 인간의 뇌까지 기계화가 가능하며, 이로써 뇌가 네트워크에 연결돼 실시간으로 정보를 탐색하거나 기억의 조작도 가능하다. 군용 장비의 사용법을 실시간으로 다운로드받아 단 몇 초 만에 처음 사용하는 무기를 익숙하게 다루기도 하는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설정을 보여줬었다.

2016년 현재 뇌파를 통해 기계를 움직이게 하는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몇 년 전 듀크대에서는 원숭이를 이용해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게 했고 최근에는 좀 더 복잡한 수준인 휠체어를 움직이게 하는 것에도 성공했다.

인공 망막의 경우에는 지난해 미국의 벤처기업 ‘세컨드사이트(SecondSight)’가 ‘아르거스 II(Argus II)’를 개발, 시력을 상실한 환자에게 다시 세상을 볼 수 있는 희망을 줬다. 이는 환자의 망막에 초소형 전자 칩을 이식하고 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통해 들어온 이미지를 시신경 자극 신호로 바꿔 명암과 형체를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이 외에도 독일의 ‘레티나 임플란트(Retina Implant AG)’, 이스라엘의 ‘나노 레티나(Nano Retina)’, 호주의 ‘바이오닉 비전(Bionic Vision)’ 등 유사한 기술이 개발됐으며, 국내에서는 정흠 서울대 교수팀 등도 비슷한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 ‘Argus II’ 인공 망막

하지만 궁극적인 의미에서 닐 힐 코그노스 부사장이 말한 것과 같은 뇌-컴퓨터 결합 기술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단순히 뇌파를 이용해 기계를 움직이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의 기억을 데이터로 만들고, 데이터를 사람의 기억으로 만드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2014년 개봉한 영화 ‘트랜센던스’는 사람의 의식을 데이터화해 컴퓨터로 전송하고 이 의식이 전 세계에 퍼진 컴퓨터 네트워크 자원과 컴퓨팅 능력을 이용해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존재가 되는 이야기다. 뇌-컴퓨터 결합 기술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은 영화 속 이야기로만 만나볼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DNA의 계산과 데이터 저장 능력을 이용한 생체 컴퓨터는 기초적 수준의 데이터 기록이나 튜링 머신 수준의 계산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연구가 이뤄졌으며,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향후 DNA컴퓨터는 소형화의 한계에 다다른 실리콘 회로를 대체할 가능성과 인체 내에서 질병 치료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연구가 진행 중이다.

 

나노로봇-인공지능-뇌컴퓨팅 하나 된 ‘브레인넷’

최근 구글 인공지능 분야 파이오니어(Pioneer)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 구글 이사는 저서 ‘특이점이 온다:기술이 인간을 초월하는 순간(The Singularity Is Near:When Humans Transcend Biology)’을 통해 2030년경에는 인간의 뇌가 클라우드와 연결되는 ‘브레인넷’이 실현될 거라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두뇌의 신피질을 보조할 수 있는 나노 로봇을 뇌에 다량 주입해 인간의 지능을 강화하고, 생각만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며 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빌리는 등 인간이 네트워크와 연결돼 모든 정보를 탐색하고 인공지능과 하나가 되는 미래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에서 언급한 영화 ‘트랜센던스’와 유사한 이야기다.

이 같은 예측은 과연 맞아떨어질까? 정말로 2030년이면 우리 모두 지식을 쌓을 필요도, 무언가를 외울 필요도 없어질까? 14년 후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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