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삼 NH농협생명 IT본부장

[컴퓨터월드] IT가 기업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기업 내 IT를 총지휘하는 CIO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기에 CIO라면 IT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더불어 IT조직을 강력하게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적합하다고 생각되기 마련이다. 물론 그런 것들도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부서와 협업을 해야 하는 IT부서 특성상 친화적이고 탈권위적인 CIO의 모습도 요구되고 있다. NH농협생명의 CIO인 이원삼 IT본부장도 “IT부서장으로서 개성 강한 젊은 직원들과 함께 하려면 수평적인 동반자 역할이나 파트너 역할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생각하는 CIO의 역할과 방향은 무엇인지 들어본다.

▲ 이원삼 NH농협생명 IT본부장


주요 약력
-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전산/외환팀장(2004~2006)
-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전산표준화팀장(2006~2009)
- 농업협동조합중앙회 IT IFRS개발팀장(2010~2012)
- 농업협동조합중앙회 IT유통팀장(2012~2014)
- NH농협금융지주 IT정보전략단장(2014~2016)
- NH농협생명 IT본부장(2016~)

 

새로운 도전을 즐기다
올해 1월부로 NH농협생명의 3대 IT본부장(CIO)에 이원삼 전 NH농협금융지주 IT정보화전략단장이 취임했다. 겉에서 보면 흔한 인사이동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내막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특이한 점 두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NH농협생명 출범 이후 최초로 IT전공자 출신의 CIO라는 점이며, 또 다른 하나는 지주사에 있던 이원삼 IT본부장이 계열사인 NH농협생명으로의 부임을 자원했다는 점이다.

이원삼 IT본부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이번 인사에 대해 수긍할 수 있는 부분들이 보인다. 1988년 처음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지금까지 약 25년 이상을 농협은행 IT부서에서 근무해온 그는 농협에서 IT와 관련된 업무 중 최초로 수행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다수 갖고 있다. 한창 메인프레임에서 다운사이징 바람이 불었을 때 농협에서 처음으로 외환업무 계정계 다운사이징을 담당했으며, 개발팀 초대 팀장, 전산표준화팀 초대 팀장, IFRS개발팀 초대 팀장, NH농협금융지주 초대 IT정보전략단장 등 이른바 처음 시도되는 업무들을 주로 맡아왔다.

물론 어려운 점도 많이 겪었다. 지금에 와서는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과거 외환팀에서 다운사이징을 할 때 영업점 직원들이 마우스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몰라 설명하는데도 애를 먹기도 했다고.

처음 시도되는 일들을 도맡아오면서 힘들었을 법도 하지만, 이원삼 IT본부장은 “새로운 것을 접하고 도입하면서 IT에 대한 즐거움과 보람을 느껴왔다”고 말한다. 본인도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IT부서 역량 강화 추진
이원삼 본부장이 택한 NH농협생명은 지난 2012년 신경분리로 인해 민영보험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불과 3년 만에 총자산 57.2조 원, 수입보험료 10.5조 원을 달성하며 국내 상위 생명보험사로서의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전대 CIO들이 비 IT출신이었던 만큼, 한창 성장하고 있는 기업의 IT출신 CIO로서 해야 할 일은 분명했다. 이원삼 본부장은 취임 직후 ‘소통하는 IT, 선도하는 IT, 신뢰받는 IT’라는 슬로건을 만들고, IT부서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고자 했다.

그 첫 번째로 보험설계사들을 위한 영업지원 시스템(SFA)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신설회사이기에 대형보험사 대비 시스템 편의성과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무엇보다 보험설계사들도 IT를 사용하는 유저그룹인 만큼, 현장에 직접 나가 의견을 청취하고 의견을 모으는 소통을 통해 시스템을 개선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두 번째는 직원 교육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NH농협생명의 IT를 책임지고 있는 IT본부는 올해 3월 기준으로 내부인원 91명과 외부인원 89명, 총 18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신설된 회사인 만큼 젊은 직원들이 40%에 달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력 양성에 대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IT와 관련된 것은 물론, 보험에 대한 비즈니스 지식도 축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연구개발(R&D) 조직을 설립·육성시켜 매년 프로젝트 중심의 사업이 아닌, 단계별로 차근차근 준비해 시스템을 완성시키겠다는 장기 비전도 세워나가고 있다.

“리더는 노력하면 바뀐다”
IT본부의 운영에 대한 것과 더불어 이원삼 본부장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직원들과의 관계다. CIO도 IT부문의 리더라는 관점에서 보면 어디든 똑같겠지만, 직원들과 수평적인 관계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특히, 함께 생활했던 NH농협금융지주 회장님들과 최근 새로 취임한 농협중앙회장님이 탈권위적이고 겸손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을 보며 그러한 생각을 더욱 강하게 갖게 됐다고.

이원삼 본부장은 “요즘처럼 개성 강한 젊은 직원들을 리딩하려면 동반자 역할이나 파트너 역할로 가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장이 되고자 하고 있다. 직원들과 함께 SNS도 이용하고, 취미생활도 함께 하면서 같이 호흡하고 어울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원삼 본부장은 “과거에 IT부서가 아닌 영업점에서 지점장으로 근무한 적이 있었다. 이 때 직원들과 어떻게 소통해볼까 고민하다가 출근 첫 날 제일 먼저 사무실에 도착해서 직원들 출근전에 자리마다 꽃다발을 올려놓고 인사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다들 신기해하면서도 좋은 반응들을 보였다”며, “리더는 노력하면 바뀐다.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후는 이원삼 IT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올해 새롭게 취임했다. 각오는 어떠한지.
NH농협생명 IT본부장으로 취임하면서 IT조직과 IT시스템 부분의 역량 강화를 목표로 세웠다. IT조직은 현업부서의 비즈니스 전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동시에 상호 연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BA조직을 강화, 현업부서의 사업기획 단계부터 IT조직이 공동으로 참여해 사업 종료 시까지 적극적인 지원체제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한, 인프라와 비즈니스 개발조직도 적극 지원해 안정성과 효율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IT조직으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사용자 위주의 안정적인 IT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NH농협생명의 신보험시스템은 2013년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갔으며, 이제는 안정적인 운영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표준화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구성 및 운영으로 IT 인프라 부분의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역점을 두고 진행하는 사업들이 있다면.
현재 진행하는 주요 프로젝트로는 정보화 고도계, 유지예측 및 캠페인관리 시스템 등이 있다. 정보화 고도계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약 10개월의 일정으로 진행 중이다. 정보계 구축영역 확대와 데이터 품질 개선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으며, DW 이관대상 확대, 통합데이터마트 구축, 정형/비정형 보고서 강화를 통해 현업부서의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즉각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로 계정계에 있던 통계시스템을 정보계로 이관해 계정계 자원운영의 효율성 강화가 예상되며, 신보험시스템 가동 이후 일부 정합성이 맞지 않는 데이터들도 일괄적으로 정비해 보다 더 높은 수준의 데이터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보험계약 채널 및 회차별 유지확률 예측모형을 개발 중으로, 이는 보험계약 유지율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캠페인 시스템도 구축해 CRM 영역 강화가 예상되며, 이로 인해 추가가입 확대 및 신규매출 증대가 실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최근 핀테크와 비대면 거래 등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화두다. 이에 대한 대응은.
급변하고 있는 금융환경과 IT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매월 핀테크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핀테크 데모데이 행사에 참석해 정보를 얻는 것이다. 이를 통해 파악된 기술은 IT내부조직에서 검증해 비즈니스를 소개하는 방법으로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거래의 대표 창구인 인터넷보험(Direct Marketing)을 오픈해 고객에게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조직을 구성할 계획이다. 핀테크,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최신 IT트렌드에 대해 전문적인 연구 활동을 강화하며, 국내외 금융권의 다양한 사례를 분석해 NH농협생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규 사업 과제 발굴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빅데이터 및 핀테크 관련 전담직원을 편성 후 외부교육을 수행해 자체 역량 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추가적으로 매월 1회 빅데이터, 핀테크 등 신기술 관련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IT본부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 금융권 IT업무 전반을 담당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금융권 IT시스템은 다양한 회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혼합해 사용하며, 여러 종류의 IT기술을 다 아는 숙련된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제한된 인력으로 각종 시스템 변경 작업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기술적인 제한 때문에 특정 인력들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등 IT인력을 원활히 재배치하기 어렵다.

또한, 현업에서의 IT부서에 대한 평가가 현업이 제안한 변경 요청들을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해 주느냐와 연동돼 있어, 변경요건에 대한 합리적인 검토와 변경된 프로그램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 및 확인절차가 소홀히 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업무시스템의 프로그램 품질이 저하되고, 가동 중인 시스템을 상시 변경함으로써 IT운영 리스크는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IT시스템은 무장애를 목표로 운영돼야 한다. 이를 위해 표준매뉴얼을 기반으로 개발하며, 다양한 체크리스트와 테스트 전문조직을 활용해 무장애 IT운영에 힘쓰고 있다. 개인정보 암호화, 개인정보 유출방지 등 정보보호 체계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신뢰받는 IT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리더는 노력하면 바뀐다”

이원삼 본부장은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SNS도 이용하고 취미생활도 공유하는 등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금융권 CIO가 갖춰야 할 자질 또는 덕목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무엇보다 경영 마인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 IT부서는 단순히 지원만 하는 부서가 아니라, 선제적으로 현업부서에 사업기회를 제안하고 리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어떻게 IT부서를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경영 마인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수익성 제고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IT부서의 최종 역할은 회사의 이익 창출에 얼마나 기여를 하느냐다. 이 부분에 대해 심도 깊은 고민을 통해 효율적인 IT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CIO는 수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IT환경을 이해하고, 디지털화에 따른 위험을 포용하며 주의 깊게 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위험에 과감해질 수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 많은 리더들이 위험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선도적인 CIO는 예산 제한 등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고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 한다. 언제나 소통할 수 있는 오픈마인드와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갖춰지면 신뢰받는 IT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향후 계획은.
올해 NH농협생명 IT본부의 운영방향은 ‘소통하는 IT, 선도하는 IT, 신뢰받는 IT’다.

현장과 소통하는 IT가 되기 위해서 연중 상시로 본부부서 및 영업현장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예정이다. 선도하는 IT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선진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과제 발굴 및 지원, 주도적인 사업 참여로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해 나갈 것이며, 내·외부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IT가 되기 위해 장애 예방활동 강화와 현업 및 IT지원체제 강화, IT시스템 성능 향상 및 표준관리, IT인력의 수행 역량 향상 등을 이뤄 나갈 계획이다.

또한, IT지식에 비즈니스 지식을 겸비한 금융IT 전문가 양성도 올해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교육체계를 수립함으로써 IT인력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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