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별 품질검사 전산화 및 업무 프로세스 변혁으로 품질향상 기대

[컴퓨터월드] 인건비 상승과 국제적 장기불황으로 국내 제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을 통해 스마트공장을 적극 확산시키고 있다. 관련 제조업체들도 이에 적극 동참하고 있어 확산에 점차 가속도가 붙고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이 전산화의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음에도 중소 제조업체들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구축 성공사례로는 사출 및 성형, 금형 전문기업인 성민전자가 꼽힌다. 성민전자는‘스마트공장 보급사업’프로젝트를 통해 MES 전문 솔루션 기업인 아이티콤사로부터 ‘스마트iMES’ 솔루션을 도입해공정단계별 초중종검사, 금형수명관리 등 품질관리 프로세스를 크게 개선시켰다. 비슷한 규모의 동종 제조업체들은 원자재와 완성품의 수량을 정량화시키기가 어려워 전산화를 쉽게 할 수 없었는데, 성민전자는 이를 성공적으로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공정 시스템을 전산화해 관련 업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 성민전자 공장 전경


 


대기업 고객사의 품질관리 요구 상승

성민전자는 휴대폰의 방수부품과 키, 전기 자동차의 충전기용 외형 사출물 등 단순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사출·성형·금형 제조 기업이다. 중국·베트남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약 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성민전자는 품질이 경쟁력의 바탕이라는 판단과 대기업 고객들의 품질인증 요구를 맞추기 위해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을 신청, 아이티콤의 MES를 구축했다.

성민전자는 S사, H사 등 국내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들은 체계적인 자체 품질관리 기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품질관리의 체계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각 기업의 품질인증을 받아 요구사항의 기준을 통과해야 이들과 지속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특히 각 제조기업은 ‘4M사항’이라고 불리는 ‘제조자’, ‘설비’, ‘원재료’, ‘조건’이라는 네 가지 생산조건 기본관리를 까다롭게 관리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이는 조건을 동일하게 통제해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라는 대기업측의 요구에서 기인하는 절차로, 이전의 수기식 관리로는 이러한 기본관리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웠다. 특히 수기식 관리의 경우 기록자가 임의대로 거짓기록을 남길 위험성이 있어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배경과 더불어 제조기업 간 경쟁이 심화되고, 인건비 상승과 경제불황의 여파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혁신이 필요했다는 게 성민전자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품질경영을 최우선으로 삼는 회사의 경영방침과 맞물려 ‘질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하는’ 방법을 고심해야 했다. 성민전자는 동종업계의 풀이 좁기 때문에 품질이 높고 품질관리를 잘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 결론 내렸다. 이에 ‘기초를 충실히 한다’는 모토를 세우고 MES 도입에 도전하게 됐다. ‘기초단계’에서부터 꼼꼼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이 품질상승의 원동력이며, 이것이 경쟁력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국가지원책의 적극적 활용으로 MES의 성공적 도입


하지만 한 번도 진행해본 적 없는 ‘전산화’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업무분장 및 프로세스가 불명확하고 부서별 입장이 상이해 ‘전산화’의 수준을 어느 정도에서 맞출 것인가부터 다시 정의해야 했다.
사출공정의 특징 또한 시스템 도입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원자재와 완성품의 양을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는 다른 공정과는 달리 사출 공정의 특징상 동일한 원자재량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각종 조건에 따라 완재품의 양이나 질의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수량파악의 어려움은 업무의 프로세스를 복잡하고 불명확하게 만들기 마련이며 전산화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이유를 들어 전영규 성민전자 총괄본부장은 “같은 규모 동종기업 중에서는 가장 앞서가는 시스템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도입 금액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만만치 않았다. 성민전자가 구축한 아이티콤의 솔루션은 모니터링 TV 2대와 통신온도컨트롤러, 터치패널 PC와 산업용 PC, 서버와 스위치 등 각종 장비와 솔루션 도입에 총 약 8천만 원의 소요됐다. 연매출 300억대의 중소기업 입장에서 1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한 번에 투자한다는 결정은 쉽지 않았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성민전자는 이전부터 각종 국가지원책들 연간단위로 꼼꼼하게 살펴왔다. 중소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국가에서 지원하는 각종 지원사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성민전자는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을 통해 약 4천여만 원의 자금을 지원받았고, 이를 통해 성공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체계적 품질 관리를 통한 고객만족

성민전자가 아이티콤의 솔루션을 선택한 건 아이티콤의 ‘경험’을 믿었기 때문이다. 각 공정의 프로세스를 확인하고 이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MES의 특성상 다양한 제조기업의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MES를 선택하는 데 좋은 판단기준이 된다는 설명이다.

성민전자가 구축한 시스템은 원자재 입고부터 생산, 자재, 출하까지 단계마다 존재하는 품질 검사 공정을 전산화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원자재가 들어올 때의 수입검사와 생산을 진행하면서 진행하는 초중종검사(공정검사), 자재가 나갈 때의 출하검사 등 품질 관리의 전 단계를 전산화한 것이다.

▲ 성민전자 공정 프로세스

특히 시스템 도입 이후 초중종검사의 신뢰성이 높아졌다. 도입 이전에는 아침·점심·저녁 별로 생산품의 샘플을 선정해 치수·외형 등을 검사기준에 따라 확인 후 수작업으로 합/불 판정을 내야했다.

그러나 시스템 도입 후 생산품의 각종 치수를 전자 버니어 캘리퍼스를 이용해 측정하기만 하면 합/불 판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검사공정이 간소화됐을 뿐 아니라 전산처리로 사람의 조작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해 품질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 전자 버니어 캘리퍼스를 이용한 치수 검사


또한 기존 풀프루프(Fool Proof)장비의 데이터를 MES에 연동해 추적관리 편의성이 높아졌다. 기존 풀프루프 장비의 경우 금형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적정온도 등의 기준을 모니터링하고 조건이 벗어나면 알람을 울리게 해 후속조치만 가능했지만, MES 구축 후 한 시간 단위로 데이터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됐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추후 불량 생산품 발생 시 생산·검사 일자, 생산자, 생산조건 등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는 불량제품을 쉽게 추적할 수 있게 됐다.

▲ 풀프루프 장비

성민전자측은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매출 27% 증가, 불량률 연간 50% 감소, 설비 가동율 7.6% 향상, 납기 준수율 12.5% 향상 등 다방면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시간 설비모니터링 관리 및 설비환경 이력관리를 통한 설비운영능력, 체계적 품질검사 관리를 통한 고객만족도, 데이터 분석에 의한 현장업무 표준화 및 관리체계 등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무 프로세스의 근본적 변화 이끌어

전영규 성민전자 총괄본부장은 “아직은 운영이 오래되지 않아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전산시스템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직원들도 시스템에 빠른속도로 적응했다.

특히 사출에 사용되는 금형의 수명까지도 시스템으로 관리가 가능해졌다. 기존 수기로 관리되던 금형의 노후화 정도를 전산으로 자동 처리해 금형마다 등급을 부여하고 등급마다 관리 주기를 달리해 금형의 품질을 최적화할 수 있었다.

▲ 스마트iMES 금형관리 화면

또한 제품을 완성한 후 맨 마지막에서야 처리하던 전수검사를 벗어나, 제품의 이상이 없는지 단계별로 검사하는 새로운 프로세스가 도입돼 불량률 또한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이외에 생산 공정의 모든 데이터가 직원들에게 공유돼 전사적 품질관리가 가능해졌다. 자기 부서의 엑셀/수기 데이터만 확인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해볼 때 운영관리가 매우 이롭다는 설명이다.  차후 성민전자측은 MES를 사용하며 모은 데이터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영규 본부장은 “데이터 활용 경영기법들을 참고해 생산과 품질향상에 도움되는 방향을 찾아낼 계획”이라며, “차후 해외법인에도 동일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체 예산을 활용해 구축된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2차 개발도 준비중이다. 사출공정의 자동화와 전산 연동을 주축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공장 내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각종 데이터를 모바일 및 인터넷에서도 접속 가능하도록 개선하며, ERP 등 타 시스템과 연동해 전사 운영을 IT화하겠다는 목표다.

[인터뷰] “시행착오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 전영규 성민전자 총괄본부장

시스템 도입 시 시행착오가 있었다면?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이었기에 시행착오가 없을 수 없었다.

중소기업의 경우 분야별 전문가를 고용하기가 어렵다. IT 역시 마찬가지다. IT 전문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 시스템을 도입하는 경우 전산적인 개념을 통해 필요한 부분과 개선해야할 부분을 확인하고 전산화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전문가를 갖추지 못한 상태로 대규모 전산도입을 시도하다 보니 프로세스를 정리하는 것부터가 난황이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전산화해야 하고, 관리해야하는가 부서별로 상이해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향후 2차 개발을 통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과 덜어내야 할 부분을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마트공장 사업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전산화를 처음 도입하게 되는 경우 업무 프로세스가 명확해야한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떠안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프로세스가 불명확하고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업무분장이 명확하고 프로세스가 제대로 정립돼 있어야 전산화가 가능하다. 불명확한 프로세스를 가진 상태로 정형화하려니 혼선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먼저 직무분석 등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전산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경험도 모두 겪어야 할 시행착오라고 본다. 시행착오를 겪어봐야 이후 더 나은 시스템을 도입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