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 메인프레임 대안으로 떠오른 슈퍼유닉스 서버, x86서버도 주목

 

[컴퓨터월드] 1997년, 서버 시장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슈퍼유닉스서버가 메인프레임을 대체할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었다. HP, 실리콘그래픽스, 썬 등이 특히 주목받았다. 또한 서버 시장에서 인텔칩을 프로세서로 채택하는 업체들이 늘어났다. 시퀀트, 데이터제너럴, NCR 등 많은 업체가 인텔칩을 채택했다.

2017년, 서버 시장은 x86서버와 비 x86서버로 양분됐다. 특히 인텔칩을 프로세서로 채택하고 공개OS인 ‘리눅스’를 채택한 x86서버의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보안성과 안전성에서 뛰어나다고 여겨지던 유닉스서버를 x86서버가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x86서버 확장성, 유연성 등의 이점을 앞세워 클라우드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각광받고 있어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슈퍼유닉스서버의 부상

1997년 서버 시장의 특징은 메인프레임을 대체할 대안으로 슈퍼유닉스서버가 떠올랐다는 점이었다. 슈퍼유닉스서버는 슈퍼컴퓨터의 대용량 데이터 처리능력에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메인프레임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당시 슈퍼유닉스서버를 출시했던 업체는 HP, 실리콘그래픽스, 썬 등 3개사로 슈퍼컴퓨터 업체를 인수한 업체들이었다. HP는 컨벡스컴퓨터를, 실리콘그래픽스는 크레이리서치를 인수·합병하면서 슈퍼컴퓨터 핵심기술을 유닉스서버에 적용시켰다.

이들 업체들은 슈퍼유닉스서버에 대량의 데이터베이스, 데이터웨어하우스, 막대한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해 그동안 메인프레임에서만 처리할 수 있었던 처리용량을 갖추면서도 메인프레임 가격의 1/10 수준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슈퍼유닉스서버에 가장 크게 기여한 기술은 슈퍼컴퓨터의 ‘크로스바 인터커넥트(Crossbar Interconnect)’였다. 전통적인 SMP 버스는 모든 시스템 자원이 단일 버스를 공유할 것을 요구해, 많은 수의 프로세서 대 메모리 트랜잭션이 발생할 경우 병목현상이 일어났다.

그러나 크로스바 인터커넥트 기술을 채택한 시스템은 기존 단일버스를 여러 개로 나눔으로써 서로 버스공간을 차지하려는 문제를 해결했다. 슈퍼유닉스서버는 이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시스템 자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제약하던 구형 버스 아키텍처 문제를 해결했다.

HP, 실리콘그래픽스, 썬 등 3개사는 64비트 RISC 프로세서를 공급하면서 각사의 최상위 유닉스서버를 메인프레임의 대안으로 내세웠다. 기업들은 구형 메인프레임을 슈퍼유닉스서버로 대체하기 시작했고, 메인프레임을 교체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전산관리자들도 기존 유닉스 시스템의 몇몇 애플리케이션을 새로운 슈퍼유닉스서버에 통합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슈퍼유닉스 서버의 등장은 전산관리자들의 슈퍼컴퓨터에 대한 인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당시 슈퍼컴퓨터는 거대한 과학용 애플리케이션을 처리하는 등 뛰어난 성능을 갖춘 값비싼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슈퍼유닉스 서버의 등장으로 일반 기업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HP, 썬, 실리콘그래픽스의 슈퍼유닉스서버

1997년 5월, 한국HP는 슈퍼컴퓨터에 기반한 엔터프라이즈 서버의 첫 번째 제품으로 ‘V클래스 2200’을 발표했다. ‘V2200’의 가장 큰 특징은 ‘하이퍼플래인(Hyperplane)’이라는 크로스바 인터커넥트 기술을 채택했다는 것이었다.

▲ HP ‘V2200’

‘V2200’은 하이퍼플래인을 채택함으로써 초당 15GB 이상의 대역폭 처리능력과 확장성을 제공했다. 또 병렬처리에 있어 최고 15개의 프로세서가 동시에 메모리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었고, 초당 1.9GB의 I/O성능을 보였다. 64비트의 ‘HP-UX 11.0’ 운영환경을 채택하고 64비트 API, 32GB의 메모리, 데이터 처리 스페이스 등을 제공했다.

한국HP는 ‘V2200’이 의사결정지원, 데이터웨어하우징, 온라인 트랜잭션 처리 애플리케이션의 운영에 적합하다고 말했지만, 의사결정지원시스템보다 OLTP 시장 공략에 중점을 뒀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운영시스템 분할, 크로스바 인터커넥트 등 크레이의 기술들을 적용했다. 이 과정을 통해 95년 1월에 크레이의 ‘CS6400’을 ‘엔터프라이즈 10000(스타파이어 Starfire)’으로 다시 발표했다. ‘스타파이어’의 특징으로 ‘다이내믹 시스템 도메인(Dynamic System Domain)’이라 불리는 메인프레임과 유사한 분할기술과 상용 애플리케이션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꼽혔다.

분할 기술은 한 대의 ‘스타파이어’를 분할시킴으로써 마치 여러 대의 시스템을 사용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기존에 서버용, DB 서버용 등으로 나눠 운영하던 것을 한 대에 통합해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썬은 또한 관리의 편의성을 위해 전용콘솔시스템인 ‘시스템 서비스 프로세서(SSP)’를 제공했다. ‘스타파이어’는 최대 62개의 고속 울트라스팍과 64GB 메모리, 초당 12.8GB의 시스템 버스, 20TB급의 데이터 저장용량을 지원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스타파이어’로 데이터웨어하우징, 데이터마이닝, 통신서비스, 고객지원, OLTP 등 상용시장과 설계자동화, 분석 및 시뮬레이션,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 기술시장을 공략했다.

실리콘그래픽스는 그동안 그래픽 컴퓨팅 업체의 이미지를 상용 서버 업체로 변화시키려 노력했다. 그 첫 번째 시도가 96년 10월에 발표한 ‘오리진서버’였다. ‘오리진서버’는 cc-NUMA(Cache Coherent Non-Uniform Memory Access)기술 즉 S2MP 구조를 기반으로 한 첫 제품이었다.

S2MP구조는 SMP와 MPP의 장점을 결합한 ‘확장형 공유 메모리 다중 프로세서(Scalable Shared Memory multiProcessing)’구조로 프로그램 개발이 쉽고 하드웨어의 확장성이 용이하다는 특징을 가졌다. S2MP구조는 빌딩 블록 방식을 이용하는데, 구조의 핵심을 이루는 기술이 각 빌딩 블록을 연결해주는 크로스바 인터커넥트 기술인 ‘크레이링크(CrayLink)’였다.

‘오리진서버’의 또 다른 특징은 ‘아이릭스(IRIX)’에서 발전된 64비트 ‘셀룰러 아이릭스’를 운영체제로 채택하고 있는 점이었다. ‘셀룰러 아이릭스’는 운영체제의 커널기능을 셀로 분산시켜 각 프로세서 부문을 관장하는 방식이었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오리진 서버’로 비주얼 컴퓨팅, 고성능 서버뿐만 아니라 금융, DB 등 상용 시장을 파고들었다.


인텔 기반 중대형 서버 수요 늘어나

1997년 서버 시장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인텔의 ‘펜티엄’ 프로세서를 채택한 중대형 서버의 출시가 늘어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시퀀트, 유니시스, NCR 등은 이미 인텔칩을 채택한 제품을 내놨고, 후지쯔, HP 등도 채택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인텔칩 기반의 중대형 컴퓨터의 수요도 늘었고, 비인텔 기반의 서버 시장을 급속히 잠식해갔다.

이렇게 중대형 컴퓨터 업체들이 인텔칩을 채택하고 있었던 것은 프로세서 개발비용이 만만치 않고, ‘윈도우NT’가 급부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영향을 끼친 것은 프로세서 개발 비용이었다. 예를 들어 80년대에 칩 제조 공장을 설립하는데 약 100만 달러가 투자됐다면, 97년에는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소모되는 데다가 그 비용을 들여 설립했다 하더라도 기술 발전으로 인해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또한 생산량에 있어 인텔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연구개발비용도 96년 인텔 x86에 투자된 비용이 53억 달러로 파워PC, PA-RISC, 스팍, 알파, 밉스 등 5개 아키텍처의 연구개발비용을 합친 50억 달러보다 3억 달러 많아 큰 격차를 보였다. 이 결과가 기술이나 칩의 속도의 문제가 아닌 판매량의 문제로 이어졌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인텔을 제외한 나머지 아키텍처 공급업체들은 모두 생산량이라는 규모의 문제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칩의 경쟁이 칩 자체에만 머무르지 않고 보드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인텔칩을 채택하는데 영향을 끼쳤다. 인텔은 자사 CPU를 기반으로 보드 자체를 생산·공급했다. 멀티프로세서 시스템을 위한 새로운 빌딩 블록 역할을 하는 인텔 보드는 캐시와 메모리 I/O를 장착한 4개의 프로세서로 이뤄진 SMP 보드로, 인텔은 이를 ‘SHV(Standard HighVolume)서버’라 불렀다.

당시 업계는 이 SHV를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최신의 산물로 생각했다. 60년대 트랜지스터, 70년대 집적회로, 80년대 상용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이어 90년대는 모든 컴퓨터 시스템이 SHV서버에 기반 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SHV서버를 상용 빌딩 블록으로 채택함으로써 하이엔드 시스템 급의 가격 대 성능비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공급업체들이 전용 아키텍처를 포기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당시 업계는 그 이유로 지난 30년간 고유 명령어 세트를 갖는 것이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요인이 됐기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인텔칩을 채택하기 시작했던 공급업체들

이런 상황에서 인텔칩을 채택한 공급업체들이 등장했다.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에 기반한 서버의 장점으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투자효과를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었다는 점을 업계는 꼽았다. 또 당시 급부상한 ‘윈도우NT’에 적합한 플랫폼이라는 점도 있었다.

▲ 시퀀트 ‘누마-Q2000’

인텔칩을 가장 먼저 채택한 업체는 시퀀트였다. 시퀀트는 회사 설립 때인 83년부터 인텔칩을 장착한 SMP 시스템을 선보였다. 97년에는 인텔 ‘펜티엄프로’ 4개로 구성된 쿼드와 누마(Non-Uniform Memory Access, NUMA) 아키텍처를 채택한 ‘누마(NUMA)-Q 2000’을 발표해 상용 엔터프라이즈시장에 진출했다.

누마 아키텍처의 기본 빌딩 블록은 4개의 인텔 펜티엄프로로 구성된 쿼드라는 보드로 구성됐다. 각 쿼드는 ‘IQ링크’라는 상호연결기술을 통해 서로 연결됐고, 이를 통해 하나의 노드를 형성했다. 노드 1개당 최대 252개의 ‘펜티엄프로’를 장착할 수 있었다.

데이터제너럴도 95년에 인텔기반의 ‘아비욘 서버’를 출시했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서버 ‘아비욘 20000’은 cc-NUMA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I/O커넥션 수도 많았으며, 기존의 SMP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어 주목받았다.

‘아비욘 20000’은 ‘펜티엄프로’를 최대 32개까지 확장할 수 있었고 32GB 메모리와 100TB의 폴트 톨러런트 파이버 채널을 지원했다. 또한, 누마 시스템을 클러스터링 환경으로 묶을 수 있는 DG-UX 클러스터 SW와 관리시스템 SW인 ‘M3D(Maintenance Moniter Management)’를 제공해 유지보수, 감시, 관리 등이 용이했다. ‘아비욘 20000’의 주요 적용 분야는 의사결정 지원, OLTP, 데이터웨어하우징 등이었다.

NCR은 인텔 ‘펜티엄프로’를 장착한 ‘월드마크 서버’ 시리즈를 공급했다. 대표적으로 미드레인지급의 ‘월드마크 4300’을 들 수 있는데, 이 제품의 특징은 ‘옥타스케일(OctaSCALE)’이란 아키텍처를 채택한 첫 제품이라는 점이었다. 옥타스케일은 한 캐비닛 안에 4~8개의 펜티엄프로 보드를 장착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유니시스, 탠덤컴퓨터 등이 서버에 인텔 펜티엄프로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특히 ‘윈도우NT’를 운영체제로 선택하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그에 따라 인텔칩을 채택하는 업체도 많아졌다.


2017년 x86서버 점유율 급증

2017년, 서버 시장은 x86서버와 비x86서버로 양분돼 있다. x86서버는 인텔이 개발한 마이크로프로세서 x86 CPU를 기반으로 한 서버를 말하며, 대체로 MS의 ‘윈도우 서버’나 공개 OS인 ‘리눅스(Linux)’를 운영체제로 사용한다. 비x86서버는 대체로 ‘유닉스’를 운영체제로 사용하고, 인텔칩이 아닌 서버 공급업체의 칩을 기반으로 한다. 비x86서버의 공급업체로 대표되는 곳은 IBM, HP, 후지쯔 등이 있다.

앞서 말했듯이, 유닉스서버는 성능, 가격 등의 이유로 메인프레임을 대체하며 성장했고, x86서버도 이와 비슷한 양상으로 성장했다. 유닉스서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된 x86서버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유닉스서버의 성능을 뒤쫓으면서 점유율을 점차 늘려온 것이다.

x86서버는 보안, 안전성 면에서 유닉스서버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지속적으로 받았다. 이런 문제는 특히 금융분야에서 치명적으로 작용해 미션 크리티컬한 업무영역에서는 유닉스서버가 선호됐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에서 x86서버에 리눅스를 운영체제를 주전산시스템으로 선택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분야에서도 점차 유닉스서버에서 x86서버에 ‘리눅스’를 운영체제로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IDC에 따르면 2016년 서버 시장 매출은 1조 307억 원의 규모를 형성했다. 판매대수로는 13만 9,826대 규모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x86서버의 경우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의 국내 진출이 늘어 전년대비 6.3% 성장한 7,495억 원 규모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반면 비 x86서버 시장은 일부 은행의 차세대사업에 따른 유닉스 서버 증설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x86 서버로의 교체로 인해 전년대비 2.8% 하락한 2,811억 원 규모에 그쳤다.

▲ 2016년 국내 서버 시장

한국IDC는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에 따른 퍼블릭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x86서버 물량 증가로 지난해까지 국내 서버 시장이 성장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온프레미스 환경의 데이터센터 축소로 인해 서버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 시장의 위축 전망에도 x86서버의 앞날은 그리 어둡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 정의 플랫폼(SDx)에 최적화돼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화두로 떠오르는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산업의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간 트래픽이 증가해, 이를 처리하기 위해 x86서버 도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된다.


인텔과 AMD x86서버용 신제품 출시

시장 전문가들은 x86서버의 성장을 예상할 수 있는 요인으로 인텔과 AMD가 새로운 프로세서를 출시했다는 것을 들기도 한다. 인텔이 독주하던 프로세서 시장에서 AMD가 떠오르면서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인텔은 지난 7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를 출시했다. 전세대에 비해 더 많은 CPU 코어와 50% 더 넓은 메모리 대역폭이 탑재된 신형 프로세서인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진화하는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스토리지, 네트워크 기능 최적화에 초점이 맞춰 설계됐다. 이를 통해 더 높은 성능, 보안성, 민첩성을 제공할 수 있으며, 성능향상을 통해 65%의 TCO 절감이 가능하다고 인텔측은 설명했다.

서버 공급업체들은 새로운 프로세서 출시에 발맞춰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HPE는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를 탑재한 10세대 ‘프로라이언트(ProLiant) 서버’ 제품군을 출시했고, 델EMC도 14세대 x86서버 제품군인 ‘파워에지(Power Edge)’를 출시했다.

AMD도 ‘에픽(EPYC) 7000’시리즈를 출시해 시장을 공략한다. ‘에픽’은 ‘라이젠’ 시리즈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젠(Zen)’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9개 라인업으로 꾸려졌다. AMD는 인공지능, 병렬 효율성 향상, 그래픽처리장치(GPU) 구성 극대화라는 3대 키워드를 ‘에픽’의 특징으로 설명했다.

아직 AMD의 ‘에픽’을 탑재한 서버가 출시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HPE, 델, 에이수스, 레노버, 슈퍼마이크로 등 다수의 공급업체들이 ‘에픽’을 탑재한 서버를 출시할 예정이다. ‘라이젠’ 시리즈로 인해 본격적인 AMD와 인텔의 경쟁이 서버 시장으로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인텔 ‘제온 스케일러블’(좌), AMD ‘에픽’(우)


서버 시장에 부는 변화의 바람

1997년 서버 시장은 메인프레임을 대체할 대안으로 유닉스서버와 인텔칩을 탑재한 x86서버가 각광받고 있었다. 유닉스서버는 메인프레임 급의 데이터 처리용량과 저렴한 가격으로 메인프레임을 대체해 나갔다. 이런 흐름은 HP, 실리콘그래픽스, 썬 등의 회사가 슈퍼컴퓨터 업체를 인수하면서 그 기술을 서버에 적용하면서 선도했다.

인텔칩을 탑재해 x86서버를 출시하는 업체들은 점차 늘어갔다. 프로세서 개발비용이 점차 늘어나고, 개발비용을 투자해도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다시 투자해야 되는 상황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또한 프로세서를 개발해 생산에 들어가도 인텔과의 생산량 격차 때문에 경쟁이 어려웠다.

2017년, 메인프레임을 대체한 유닉스서버를 x86서버가 대체해나가고 있다. x86서버의 기술발전으로 보안, 안정성 면에서 높이 평가받던 유닉스서버와의 기술격차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금융분야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미션크리티컬에 민감한 금융분야에서 기존에 유닉스서버를 사용하던 방식에서 ‘리눅스’를 운영체제로 탑재한 x86서버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IoT 등으로 인해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서버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버 시장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앞으로 서버 시장의 변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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