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해 SW 테스팅 인력 확보 및 인식 전환 시급

[컴퓨터월드] 최근 몇 년 간 소프트웨어(SW) 테스팅 기술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SW테스팅은 SW 품질 확보를 위한 필수 요소이지만, 상대적으로 국내 IT업계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산업들이 SW와의 융합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면서 SW의 결함이 일으킬 수 있는 피해 역시 모든 산업군에 자리하게 됐으며 피해 규모도 상상을 초월하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SW테스팅 업계는 올바른 SW테스팅 문화 조성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SW테스팅 관심 증가…업계 지속적 성장 중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SW가 모든 업계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미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SW 중심의 기업들은 전 세계 톱 10의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제너럴일렉트릭과 같은 굴지의 글로벌 제조 기업들도 스스로 SW기업으로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SW중심사회’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정부의 지원이 강화되고 있으며, SW기술을 보유한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이 가파르게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SW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은 AI나 빅데이터와 같은 새로운 IT 트렌드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신 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 출시, 기존 산업과 SW의 융·복합 등 기술의 활용에만 집중하고 있어 기반이 돼야 할 기초체력은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갖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음에도 정작 이들의 만듦새가 조악해 출시 직후에만 반짝 관심을 받은 채 사장되는 일이 빈번하다. 또한 공공기관 및 기업에서 디지털 전환을 위해 최신 IT 기술을 활용한 SW를 도입해놓고 운용 단계에서 중대한 SW 결함이 발견되거나 업무 능률을 저해하는 요소가 발견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근본적인 SW 기술력 향상을 통해 SW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팩토리나 이커머스(eCommerce), 자율주행자동차, 금융업처럼 작은 SW 결함이 심각한 경제적·인적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사전에 SW 결함을 인식하고 개선할 수 있는 SW테스팅이 매우 중요하다. 박진호 숭실대학교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SW품질이 확보되지 않으면 다른 분야에 접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까지 얘기하고 있다.

전 세계 SW테스팅 시장은 이미 상당한 규모로 성장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의 시장조사기관 나스콤(NASSCOM)에 따르면 전 세계 SW개발 시장에서 테스팅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SW테스팅 자동화의 경우에는 2020년에 500억 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피보탈과 같은 기업들은 개발자 한 명당 품질관리 인원 한 명을 매칭하는 식으로 SW 개발과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동등하게 인식하고 있다.

▲ SW테스팅 산업 연간 총 매출액 및 사업별 평균 매출액 (출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2017.11)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 간 SW테스팅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국내 SW테스팅 산업 실태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국내 SW테스팅 기업들의 평균 매출액은 전년도에 비해 14.3% 증가한 74억 3200만 원, 2017년 예상 평균 매출액은 11.3% 증가한 82억 27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SW시장의 꾸준한 성장세에 비해서도 매우 가파른 수치다.

한국SW테스팅협회가 주관하는 베스트콘(BeSTCon, Best Software Testing Conference)의 참가자가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으며, SW테스팅 서비스 전문 기업 와이즈스톤은 지난달 23일 개최된 ‘월드 IT 쇼’에서 예년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참가자들이 자사 부스를 방문했다며 SW테스팅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견기업·스타트업 위한 SW테스팅 부족
과거 SW테스팅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은 주로 삼성이나 LG와 같이 상당한 규모를 갖춘 대기업들에 국한됐었다. 이들이 운영하는 비즈니스는 SW결함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막대한 피해액이 발생한다.

가까운 사례로 일본의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의 경우 차량 가속페달의 SW결함이 발견돼 인해 12억 달러의 벌금을 물게 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천만 대 이상의 차량 리콜을 실시했다. 세계적인 기업으로써의 브랜드 가치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은 당연하다. 이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기업 규모와 자본을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들은 SW결함을 방지하기 위한 품질 관리와 SW테스팅에도 충분한 역량과 예산을 할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기업들을 제외하면 SW테스팅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SW테스팅협회 회장인 박성호 와이즈와이어즈 대표는 “대기업들은 SW테스팅을 통해 품질 결함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에 필요성을 느끼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중견기업만 돼도 자체적인 품질 관리 조직을 갖추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대부분의 경우 SW테스팅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인텔리전트 융합솔루션 기업 한컴MDS 관계자 역시 국내 SW테스팅은 개발 조직이 자체적으로 기능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글로벌 업계에서는 SW 개발 시 제3자 테스트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으며, 개발 공정 내에서 결함이 발생한 경위를 파악하고 해당 결함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기록해 사후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다가 한계에 부딪힌 기업들은 SW테스팅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대규모의 SW 수출 협약을 체결한 모 기업은 상대 기업 측에서 SW 품질에 대한 확인을 요구해 난항을 겪기도 했다. 상대 기업은 단순한 기능 테스트 결과가 아닌 전체 개발 공정에 대한 검증과 결함을 발견하기 위해 활용한 SW테스팅 시나리오를 요구했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중견기업들 중 이러한 체계를 갖춘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이러한 상황을 겪어본 기업은 자연히 SW품질과 테스팅에 관심을 갖게 되기 마련이다.

물론 중견 및 스타트업들은 SW테스팅을 위한 별도의 조직이나 상용도구를 갖추기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전문적인 SW테스팅 도구를 도입하기 위한 비용을 투자하기 어렵고, 스타트업들은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인원을 SW테스팅에 할애할 수 없다고 여긴다. 또한 국내 공공기관이나 일반기업에서 까다로운 SW테스팅 절차를 요구하지도 않는데 굳이 비용과 역량을 할애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SW테스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은 오픈소스로 나와 있는 SW테스팅 도구를 활용해 자체적인 품질 확보를 시도하기도 하지만, 해당 SW테스팅 도구와 방법론이 적합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제3자 테스팅 등 제도적 개선 촉구
SW테스팅 업계 관계자들은 SW테스팅에 대한 국내 공공기관 및 기업들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것에 비해 제도적인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국내외 모든 산업분야에서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한 SW테스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품질 향상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먼저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사업에서부터 국제 표준에 맞도록 SW테스팅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공기관에서 특정 SW를 구매할 경우 개발이 완료된 후 인수 직전에서야 통합테스트 및 인수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공공기관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개발사 혹은 개발사가 선정한 업체에서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자정부법에 의한 정보시스템 사업 감리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제안요청서에 명시된 기능이 정확히 구현됐는지를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내의 한 SW테스팅 업체 직원은 “개발사가 SW테스트를 수행할 업체를 지정하고 비용을 지급하다보니, 개발사의 요청에 따라 발견한 SW결함을 적당히 얼버무린 경우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발사가 아닌 사업 발주자에 의한 제3자 테스트가 활성화돼야 한다.

사업 발주 단계에서부터 테스트를 위한 별도의 항목과 예산을 분리해 SW테스팅 전문 기업이 수주할 수 있도록 하고, 테스트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를 발주자 측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 테스트 과정을 발주자와 직접 계약한 제3자에게 일임함으로써 개발된 SW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가능하며, SW테스팅에 대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전체 개발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차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의 여부 역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사업을 수주한 개발사 역시 SW테스팅 업체로부터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아, 보다 고품질의 SW를 생산함으로써 기술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 박진호 숭실대학교 교수
SW테스팅 정책 지휘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건설업계에서는 멀쩡한 건물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면 그 이유를 면밀히 검토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귀책사유가 있는 시공사 등에게 책임을 묻는다. 소재를 설계도와 다른 것을 썼거나 관련 법규를 준수하지 않았거나, 이와 같은 문제가 몇 년 뒤에 발견되더라도 관련 기업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IT나 SW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책임감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SW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감리제도의 역할은 제안요청서 상의 기능이 잘 구현됐는지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SW개발이 끝나고 인수테스트를 거쳐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나면, 차후에 해당 SW에 문제가 생겨도 귀책사유를 검증하거나 개발사에게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공공사업을 수주한 기업들 중 일부는 인수테스트를 통과할 정도의 품질만을 갖춰 SW를 개발한 후 나몰라라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제3자 테스트와 같은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를 정책적으로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SW 품질 확보를 위해 SW테스팅 정책을 수립할 컨트롤타워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사무관이나 주무관 직급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 또한 관련 업무 담당자가 빈번하게 변경돼 일관된 방향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같이 SW테스팅 산업이 비교적 잘 정착된 지역에서는 SW품질에 대한 정책을 담당하기 위한 독립된 부처와 임원이 마련돼 있다. 정책 결정권자의 의지나 예산 편성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해당 업무를 전담할 수 있는 부처를 마련함으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정책 수행이 가능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전담부처를 구성함으로 인해 한국SW테스팅협회와 같은 민간단체들이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단일한 창구가 마련되며, 이를 바탕으로 민간단체들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가능케 해 민간시장 주도의 SW테스팅 시장·생태계 육성에 나서야 한다.

산업별 가이드라인 부족…중요성 인식하고 대응해야
SW테스팅에 대한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의 인식 역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견기업 및 스타트업들은 SW테스팅 등에 많은 비용과 역량을 투입하기 어렵다. 일부 관리자들은 개발자들이 자체적으로 수행해왔던 SW테스팅을 별개의 업무로 독립시켜 비용을 투자하는 것에 대해 낭비라고 생각하기도 하며, SW테스팅을 제품 개발이 완료된 후 결함을 찾아내는 반복적이고 수동적인 업무로 낮춰보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가장 효율적인 SW 개발 방법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고의 품질을 가진 SW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SW테스팅을 통한 품질 확보에 비용을 투자할수록 오히려 전체적인 SW개발 비용은 감소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SW결함의 45~65%가 프로젝트 초기 단계, 즉 요구사항 수립 및 아키텍처 설계, 디자인 단계에서 발생한다는 것에 근거한다.

또한 초기 설계 단계에서 결함을 발견하고 수정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요구되지 않지만, 서비스 운영 단계에서 수정이 필요한 결함을 발견한다면 훨씬 높은 비용이 낭비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SW 개발이 완료된 후에야 테스트를 실시하는 것이 아닌, 프로젝트 초기에 SW를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단계에서부터 SW테스팅 및 품질 관리에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며, 이를 통해 보다 적은 비용으로 SW결함을 방지할 수 있다.

한편 한컴MDS 관계자는 “요즘에는 간단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배포하더라도 앱스토어에 달리는 댓글을 통해 시스템 개선이나 버그 발생에 대한 피드백들을 쉽게 받아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애플리케이션에 문제가 있거나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댓글을 남기고 업데이트를 기다리기보다는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고 새로운 제품을 설치한다”고 설명했다.

작은 SW결함으로 인해 기업의 신뢰도를 떨어트리는 것은 결국 고객의 이탈로 이어지며,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하루가 다르게 시장에 등장하고 있어 고객이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은 상황에서 이와 같은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나 자율주행자동차, 금융과 같이 작은 결함이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분야들은 나름대로 품질 확보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있으며 제도적인 기준 역시 존재한다. 이러한 분야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손쉽게 SW테스팅을 실시하고 중대한 결함을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이나 제도적인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산업 영역이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기존의 가이드라인이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분야에서는 자체적인 기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

규제가 없다는 이유로 품질 관리를 소홀히 하고 필요최소한의 기능테스트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자체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만성적인 인력부족, 정부·민간 차원 해결책 필요
한편 SW테스팅 업계는 항상 인력부족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TTA가 발간한 국내 SW테스팅 산업 실태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문 참여 기업 중 54%가 SW테스팅 사업관련 인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SW테스팅 산업이 확대될 경우 가장 먼저 준비해야할 사항으로 ‘SW테스팅 인력 채용 및 양성’을 선택한 기업이 64%에 달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으며, 사업을 운영하면서 겪는 애로사항으로 ‘전문 인력 확보’를 꼽은 기업이 전체의 46%를 차지했다. 그만큼 인력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는 얘기이다.

▲ SW테스팅 산업 확대 예상에 따른 준비사항 (출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2017.11)

SW테스팅 업계 관계자들은 일반적인 SW개발자에 비해 테스트 엔지니어를 희망하는 신규 입사자들의 비중이 낮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테스트를 수행하는 매뉴얼 테스터들은 상대적으로 충분한 편이지만, SW개발에 대한 전체 과정을 이해하고 테스트 시나리오를 기획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테스트 엔지니어들은 매우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SW테스팅 기업들은 신입 사원들을 위한 OJT나 사내 교육 커리큘럼을 마련해 중견급의 테스트 엔지니어를 양성하고자 자체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SW테스팅 인재 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중견급의 역량을 갖춘 테스트 엔지니어가 부족하다보니 타 업체에서 양성한 테스트 엔지니어를 빼가는 경우도 많아 업체간 감정싸움으로 비화되는 일도 많은 실정이다.

인력 부족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SW테스팅 업계의 낮은 초기 임금이 지적됐다. 물론 직접 SW 라이프사이클을 분석하고 테스트 시나리오를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의 테스트 엔지니어는 동급의 개발자들에 비해 부족하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 하지만 주어진 시나리오에 따라 실제 테스트를 수행하는 매뉴얼 테스터의 경우 SW제품을 생산하는 개발자들에 비해 80~90% 수준의 낮은 임금이 주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갓 SW테스팅 업계에 뛰어든 신입사원의 경우 매뉴얼 테스터부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사회초년생에게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이 발목을 붙잡는다. 실제로 SW테스팅 업계에서 가장 인력 이탈이 심한 것도 2년차 미만의 매뉴얼 테스터다.

SW테스팅 업계의 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당 시장의 사업대가 현실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관련 기업들은 무리한 저가 수주 경쟁을 지양하고, 수요기관 및 기업에서는 SW테스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려는 문화와 관련 제도가 조성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의 일반적인 SI개발 사업의 경우 SW테스팅에 책정되는 비용이 전체의 3~5%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들이 개발 과정에서 SW테스팅에 투자하고 있는 비용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국내 대학에서 SW테스팅에 대한 교육이 부재하다는 점도 SW테스팅 인력 부족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일부 대학원 과정에서는 SW테스팅을 전문화해 학습하는 경우도 있지만 학부 수준에서는 SW테스팅에 대한 심도있는 교육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SW개론이나 SW공학에 대한 수업 중에 SW테스팅의 종류와 방법론에 대해 대략적으로 언급하고 지나가는 수준으로, 학생들이 SW테스팅의 중요성을 알기에는 부족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학교 학부 수준에서 SW테스팅 전공학과를 갖추고 SW 관련 학과에서 수강 가능한 과목을 확충함으로써 꾸준히 SW테스팅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SW테스팅 역량을 체계화하고 등급에 맞는 교육 커리큘럼을 마련해 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 확충에 나서야 한다. 이는 비단 대학교의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SW테스팅의 중요성을 제고해 학교 및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실무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파악하는 등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도메인 특화된 서비스, 효율 향상 위한 자동화 제품 검토해야
SW테스팅으로 SW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결함을 막을 수는 없다. IT 업계, 특히 SW는 다른 산업 분야와 달리 완벽한 테스트나 검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건설업계에서는 건물을 짓는 토지의 성질과 주변 환경의 영향, 건물의 목적 등을 고려해 사용하는 소재의 두께나 재질을 선택하고 향후 이것이 타당한 지에 대해서도 검증할 수 있지만, SW는 모든 제품에 적용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고 너무나도 많은 변수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 도중에도 서비스 운용 이후에도 객관적이고 완벽한 검증은 할 수 없다.

박성호 와이즈와이어즈 대표는 “따라서 SW테스팅 제품 및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기업은 해당 제품 및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체의 신뢰도와 자사의 비즈니스 도메인에 대한 이해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SW에 대한 완벽한 검증이 불가능하다면, 해당 SW가 운용되는 환경에서 빈번히 발생하거나 비즈니스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함을 우선적으로 찾아낼 필요가 있다.

해당 분야의 레퍼런스를 다수 확보해 비즈니스 도메인에 대한 이해가 높은 기업일수록 중요한 위험 요소와 자주 발생하는 장애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으므로, SW테스팅 제품 및 서비스 공급 기업을 선정할 때는 해당 기업의 특화된 비즈니스 도메인을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만약 산업 분야나 SW의 성격에 관계없이 동일한 테스트 시나리오만을 수행한다면, 해당 분야에 특화된 테스트에 비해 중대한 결함을 놓치기 쉬울 것이다. 이를 위해 일부 SW테스팅 전문 기업에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화된 도메인에 대한 교육을 별도로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

한컴MDS 관계자 역시 “고객은 자사 비즈니스 영역과 업무 프로세스를 확인하고 가장 적합한 도구와 서비스를 찾아야 한다”며, SW테스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제품 도입에 대한 조언이 필요한 기업은 다양한 분야의 SW테스팅 경험을 갖춘 기업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을 것을 조언했다.

또한 별도의 SW테스팅 조직과 도구를 갖추기 어려운 중견기업 및 스타트업들은 SW테스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새로운 조직을 구성하거나 별도의 인력을 투자하지 않고도 합리적인 비용 수준에서 SW테스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자사 SW테스팅을 외부 업체에 맡길 경우 소스코드 유출이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충분히 신뢰할 만한 SW테스팅 기업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상호간의 신뢰에 기반하고 있는 SW테스팅 서비스를 고객들이 더욱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보증보험이나 협력재단을 구성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품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빠르게 피드백하고 업데이트에 반영하는 애자일(Agile)한 시대, 데브옵스(DevOps)와 같은 SW개발방식이 요구되는 시대에는 SW테스팅의 속도 역시 중요한 요소로 취급된다.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 SW품질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적절한 출시 시기를 놓치게 된다면 본말전도다. 이에 따라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테스트를 간소화하고 업무 능률을 향상시킬 수 있는 SW테스팅 자동화 도구들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테스트 엔지니어가 SW를 분석해 테스트 시나리오를 작성하면, 자동화된 시스템이 시나리오에 따라 테스트를 수행하고 결과값을 제공한다.

SW테스팅 자동화 솔루션 ‘에그플랜트(eggplant)’를 공급하는 와이즈스톤의 고태우 이사는 “구글이나 넷플릭스 같은 기업들은 SW 개발 초기 단계부터 자동화를 염두에 두고 설계와 테스트를 진행한다. 구글은 사업 초창기부터 그러했고, 넷플릭스는 4~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전체 운영 프로세스의 80% 이상을 자동화하고 있다”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SW테스팅의 중요성은 물론 자동화에 대한 인식 또한 상대적으로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사용자 경험(UX)을 활용한 SW테스팅 솔루션 ‘에그플랜트’

 
2000년 영국에서 개발된 ‘에그플랜트’는 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 SW테스팅 절차를 자동화한다. 30여 개 국가 350개 기업에서 검증된 이미지 캡처 알고리즘을 사용하며,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을 인식해 사용자가 테스트 대상 SW에서 수행하는 활동을 그대로 테스트 절차로 구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SW의 기저에 있는 소스코드를 직접 제어하지 않고도 SW테스팅 절차를 구성할 수 있으며, 따라서 업데이트에 따라 소스코드가 변경되거나 다른 OS에서 동일한 테스트를 수행할 경우에도 단일한 스크립트로 SW테스팅 수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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