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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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트렌드] 시간을 비싸게 팔아라4차 산업혁명시대 - 신사업 발굴 및 발상법 (2)

 

   
▲ 조원영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 연구원


[컴퓨터월드] 바야흐로 혁신의 격동기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필두로 해마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등장하여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동시에 기술을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기 위한 스타트업 창업이 늘고 있다. 주요 스타트업의 경제적 가치가 전통 기업을 능가하면서 스타트업을 창업한 기업가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엄청나다. 스티브 잡스, 마크 주커버그, 엘론 머스크 같은 디지털 분야를 개척한 기업가들은 이미 영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신사업 기회를 발굴했을까? 흔히 ‘독단적 카리스마’를 가진 이들은 ‘동물적 직감’을 이용하여 ‘무모한 선택’을 통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포장된다. 하지만 현실은 이렇게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이들은 기술과 세계의 변화를 포착하는 치밀한 관찰자이고 이를 사업기회로 연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철학자이며, 사업의 운영을 치밀하게 계산하는 공학자에 가깝다. 올해부터 새로 연재할 강좌는 ‘4차 산업혁명시대-신사업 발굴 및 발상법’이라는 꼭지로 세상의 변화로부터 어떻게 신사업 기회를 발굴할지에 대한 틀을 논의하고, 관련된 사례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조원영 연구원은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서강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경영공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며, IT산업을 연구했다. ‘Versioning of Information Goods under the Threat of Piracy’ 등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저서로는 《플랫폼, 경영을 바꾸다》(공저)가 있다.

 

1. 혁신의 열대우림을 탐험하라(1월호)
- 비단절적 혁신(파괴적 혁신)이 일어나는 곳이 어딘지를 파악하고, 관련 사업 기회 발굴
2. 공간(Space)을 점령하라(이번호)
- 도시, 사무실, 가정 등 공간의 변화 트렌드를 읽고, 공간에 가치를 부여하는 방법

3. 24/7(Time)을 감시하라(3월호)
- 소비자들의 24시간 Time Use 데이터, 생애주기(Life Time)를 파악하고 인사이트 도출
4. 장바구니를 채워라(4월호)
- 소비지출 구조를 파악하고, 통점(pain point)을 찾아 변화 유도
5. 검은백조(세렌디피티)와 춤을 춰라(5월호)
- 새로운 사업 기회라는 행운이 어떻게 찾아오고, 이에 편승하기 위한 방안


페르난도 데 베스의 《시간을 파는 남자》

스페인 작가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Fernando Trias de Bes)의 소설 《시간을 파는 남자》는 여러모로 독특한 작품이다. 200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소설로 주인공 이름은 ‘TC’, 시간은 ‘T’, 돈은 ‘$’ 등 지면을 아끼기 위해 약자를 쓰고 있다.

주인공 이외의 주변 인물에 대한 묘사도 인색하다. 책머리에 실린 작가의 변(辯)에 그 이유가 담겨 있다.

“사람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다. 축약판이 모든 사람들에게 좀 더 실용적이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짧은 독서량을 제공하기로 했다.”

미시건대학교 MBA 출신에 경영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다운 배려가 아닐 수 없다.

내용도 황당하다. 주인공이 작은 병에 5분씩 시간을 담아 1달러 99센트에 판매한다. 항상 시간에 쫓기던 사람들이 이 병을 구매하여 동료들과 휴게실에서 커피 타임을 갖거나 좀 더 일찍 퇴근하여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등 일상의 즐거움에 취하면서 시간을 파는 사업은 날로 번창한다.

이 소설의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주인공이 시간을 파는 사업을 구상하는 과정이다. 현재 회계사로 개미를 연구하는 생물학자가 되는 것이 평생의 꿈인 주인공은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집과 자동차를 마련하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과연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 주인공은 인생의 대차대조표(Balance Sheet)를 작성한다.

자산항목(Asset)에는 아파트, 자동차, 가구, 비상금 등 굵직굵직한 재산들을 기록하고, 부채항목(Liability)에는 자산을 마련하기 위해 진 빚을 갚는데 필요한 시간을 계산해 기록해나가던 주인공은 부채를 갚기 위해 35년의 빚을 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내 절망에 빠진다. 꿈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 소설 《시간을 파는 남자》 표지(좌)와 주인공의 인생 대차대조표(출처: 교보문고)


고객의 24시간을 값지게 채워주는 신사업을 찾자

인생의 덧없음을 표현할 때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란 말을 쓴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뜻인데, 마음에 울림을 주는 말이긴 해도 옳은 말은 아닌 것 같다.

모든 인간은 인생의 길이만큼 시간을 갖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2017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약 83세, 달로 따지면 약 1,000개월, 날짜로 변환하면 30,000일이 넘는다. 인생이란 빈손으로 오는 게 아니라 30,000일이란 시간을 두 손에 쥐고 태어나 값지게 쓰고 가는 것이다.

결국,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화두는 의미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 30,000일이란 시간을 배움과 노동과 여가에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로 정리할 수 있다. 여가시간을 즐겁고 윤택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노동시간의 양과 질을 높여 소득을 늘려야 한다. 마찬가지로 나의 노동시간을 보람 있고 값나가게 팔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동안 밀도 있게 배워야 한다.

배움의 시간을 허투루 쓰면 나의 노동시간을 비싸게 팔 수 없고 결과적으로 윤택한 여가를 즐길 수 없다. 학업에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면 노동시간과 여가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다. 평생을 일에만 몰두하는 것도 좋아보이진 않는다. 여유에서 오는 삶의 즐거움도 배움의 기쁨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주 가치 극대화’, ‘이윤 창출’, ‘고객 만족’ 등으로 불리는 기업 활동의 목적도 고객의 시간 관점에서 새로 정의해 볼 수 있겠다. 『고객이 가진 30,000일을 값지게 채워주는 것』이라고 정의해 보면 어떨까?

19세기 후반 현대적 형태의 기업이 등장하면서부터 인간의 삶은 본질적인 변화를 겪었다. 기업은 노동시장에서 노동력을 구입하는 대가로 임금을 지급하는데, 세계은행(World Bank)의 자료에 따르면 1980년 2천 달러 남짓하던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2016년에는 3만 6천 달러를 넘었다. 노동시간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을 굳이 따지지 않아도 기업은 임금을 통해 불과 36년 만에 노동시간을 18배 이상 값지게 만들었다. 또한 기업은 최종 재화나 서비스 시장에서 고객의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

 

 

   
▲ 인간의 일생을 값지게 만드는 기업 활동의 메커니즘

 

신사업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을 획기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템을 고민해야 한다.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들이 현재 어떻게 시간을 쓰는지 알아야 한다.


고객의 일상을 관찰하자

스타워즈, 미션 임파서블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연출한 J.J. 에이브람스(J.J. Abrams)가 제작한 미국 드라마 《퍼슨 오프 인터레스트(Person of Interest)》에는 국민들을 24시간 감시하면서 범죄를 예방하는 인공지능 시스템, 더 머신(The Machine)이 등장한다. 구글, 애플과 같은 글로벌 테크 기업들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비슷한 활동을 한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밴드와 같이 소비자들이 휴대하고 다니는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이동 경로, 구매 내역, 건강 상태 등 다양한 개인의 일상 데이터(Life Log)를 수집한다. 수집한 데이터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프로파일링 하여 개인화된 서비스와 광고 제공 등에 활용한다.

개인의 일상생활을 실시간으로 속속들이 파악하는 것은 디지털 플랫폼을 장악한 글로벌 테크 기업만의 특권이지만, 우리도 고객들이 24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정보를 잘 활용하면 뜻밖의 신사업 아이디어를 얻는 것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데이터로 통계청이 발표하는 《생활시간조사》가 있다.

생활시간조사는 국민들이 하루 24시간을 어떤 형태로 보내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국민의 생활방식과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5년마다 발표하고 있다.

10세 이상의 남녀를 대상으로 하루 24시간의 활동형태에 대해 10분 간격으로 누구와 어디에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작성하도록 한다. 행동은 개인유지, 일, 학습, 가정관리, 가족돌보기, 참여 및 봉사활동, 교제 및 여가활동, 이동, 기타 등 9개의 대분류에 138개의 세부 행동으로 구분한다. 138개의 세부 행동은 각각 식사, 수면, 위생 등 개인유지를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시간인지, 일, 학습 등 일반적으로 의무가 부여된 시간인지, 또는 개인이 자유롭게 사용가능한 시간인지에 따라 필수시간, 의무시간, 여가시간 등으로 분류된다.

가장 최근에 조사한 2014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은 필수 활동에는 11시간 13분, 의무 활동에는 7시간 55분, 그리고 여가 활동에 4시간 52분을 사용했다. 또한 생활시간조사를 처음 시작한 1999년부터 2014년까지 15년간 생활시간의 변화를 보면 필수 활동은 55분 증가했고, 의무 활동은 50분 감소했으며, 여가 시간은 5분 줄었다.

 

   
▲ 우리나라 성인의 시간활용 변화(좌) 및 성별 시간활용 변화(출처: 통계청)


큰 그림에서 보면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연령별, 성별 세부 행동에는 흥미로운 변화들이 눈에 띈다. 우선 자기를 관리하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지난 15년간 개인 관리에 투자한 시간을 보면 수면은 5분, 식사는 22분, 개인의 위생, 외모, 건강관리에는 21분 늘었다. 특히 여성에 비해 남성의 개인 관리 및 쇼핑 시간이 증가하는 등 자신을 관리하는 남성, 속칭 그루밍족(Grooming族)이 증가했다.

또한 TV 등 전통 미디어를 시청하거나 사람들을 만나는 대면 교제 활동 등의 여가 생활은 줄어든 반면, 소셜 미디어, 인터넷 게임 등 온라인 활동 시간은 늘어나고 있다. 가사노동의 경우 남성은 9분 늘고 여성은 36분 감소했다. 가전제품을 이용하여 가사노동을 자동화하거나 외식 등을 늘린 탓이다. 또한 집에서 보내는 시간과 통근시간이 증가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시간가치를 높이는 신사업 발상법 : (1)시간 점유율을 높이자

그렇다면 고객의 24시간을 값지게 만들어주는 신사업 아이템을 어떻게 찾을까?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고객의 시간 점유율(Time Share)을 높이는 사업을 찾자. 과거에는 기업의 경쟁력을 시장 점유율(Market Share)에서 찾았다면 이제는 시간 점유율에서 찾아야 한다. 즉 얼마나 많은 고객을 확보했는지 보다는 고객과 얼마나 긴 시간을 함께 보내는지가 중요하다. 요즘 잘 나가는 상품을 보면 하나같이 시간 점유율이 높다.

모바일 앱 데이터 조사업체 모바일 인덱스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들은 하루 평균 유튜브 이용시간이 59분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PC를 통한 유튜브 시청까지 합하면 한 시간이 훌쩍 넘을 것이다. 유튜브는 사용자가 특정한 주제의 동영상을 재생하면 오른쪽에 관련도가 높은 동영상 목록을 자동으로 생성해준다. 그리고 생성된 동영상은 사용자가 중지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 순차적으로 재생된다. 정신없이 유튜브를 시청하다보면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면 인기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시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꼭 인기 상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고객들을 매료 시키고 중독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일을 가장 잘하는 기업이 영화, 드라마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다. 이미 전세계 1억 2천 5백만 가구가 넷플릭스에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여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시청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미국 청소년의 TV 시청시간은 반 토막 났고, 청년층의 TV 시청시간은 40% 감소했다.(Nielsen 조사 결과) 전통미디어가 넷플릭스에게 시간 점유율 측면에서 압도당한 꼴이다.

넷플릭스가 시간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방대한 콘텐츠때문이다. 2018년에만 80개 이상의 영화를 제작하는데 130억 달러를 썼다. 참고로 미국 최고의 케이블채널 HBO의 연간 콘텐츠 제작비는 30~40억 달러 수준이다.

그런데 방대한 콘텐츠 이면에 진짜 성공의 비결이 숨어 있다. 누구나 두루 좋아할만한 콘텐츠뿐만 아니라 소수의 특정 고객이 매우 사랑하는 콘텐츠 제작에도 돈을 쓴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회원들을 약 2천개의 고객집단(Taste Cluster)으로 구분하는데, 특정 드라마가 이 중에 한 집단의 취향을 저격한다면 제작에 돌입한다.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 《키싱 부스(The Kissing Booth)》는 대부분의 넷플릭스 가입자들에게는 추천 콘텐츠 목록에도 없고 평가도 썩 좋지 않다. 하지만 2천만 명 이상의 10대 회원들이 시청하는 등 일부 가입자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았다.

2000년부터 공중파에서 8년간 방영하다 시청률 때문에 후속 제작을 못하고 종영한 《길모어 걸스(Gilmore Girls)》도 넷플릭스가 다시 살렸다. 판권을 구입한 넷플릭스가 성년이 된 주인공의 이야기를 4부작 드라마에 담았는데, 올드팬들 중에서 드라마를 보려고 넷플릭스에 가입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 넷플릭스가 제작한 드라마 《길모어 걸스》(좌)와 《키싱 부스》(출처: 넷플릭스)


시간가치를 높이는 신사업 발상법 : (2)고객의 시간을 절약하자

과학전문 작가 매트 리들리(Matt Ridley)에 따르면 인류는 시간을 절약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어떤 것의 가치를 측정하는 진정한 척도는 그것을 얻기 위해 소비해야 하는 시간인데, 인류가 발전할수록 그 시간은 단축된다.

1800년대 한 시간 독서할 양의 빛을 얻는데 여섯 시간의 노동이 필요했지만 전기의 발명으로 이제는 0.5초의 노동만이 필요하다. 미국인들이 1910년에 뉴욕에서 LA로 3분간 장거리 통화를 하려면 90시간의 노동이 필요했지만 통신기술의 발달로 2분만 일하면 된다. ‘부유함의 진정한 척도는 시간’이라는 매트 리들리의 주장을 신사업 발굴에 적용해보면, 고객의 시간을 절약해주는 신사업을 찾아야 한다.

앞서 소개한 《생활시간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쇼핑시간은 다소 줄었다. 하지만 쇼핑 인구는 늘었고, 쇼핑 빈도와 지출액은 증가했다. 바로 온라인 쇼핑의 확산 덕분이다. 쇼핑몰까지 이동하여 일일이 발품을 팔면서 돌아다닐 필요 없이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손쉽게 비교하고 간편하게 결제하며 집에서 물건을 받아보면서 쇼핑시간은 줄고 쇼핑의 경험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최근 우리나라를 보면 메쉬코리아의 라스트마일 배송서비스 ‘부릉’, 쿠팡의 ‘로켓배송’, 마켓컬리의 ‘새벽배송’과 같은 물류 혁신이 일어나면서 쇼핑의 번거로움은 사라지고 쇼핑 시간은 더욱 짧아지는 추세다.

 

   
▲ 메쉬코리아의 부릉(좌), 쿠팡의 로켓배송(중)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우)

위워크(WeWork)와 같은 스마트 오피스 센터가 늘고 있는 것도 교통체증으로 점차 길어지는 출퇴근 시간을 줄이려는 요구와 직결되어 있다. 우리나라 수도권 직장인의 하루 평균 출퇴근 시간은 1시간 36분이다. 이는 20세 이상 성인의 개인관리 시간(1시간 19분)이나 평일 식사 시간(1시간 31분)보다 긴 시간으로 출퇴근 시간을 줄여주는 신사업은 앞으로도 매우 유망하다고 할 수 있다.


시간가치를 높이는 신사업 발상법 : (3)고객의 자투리 시간을 살리자

시간이 부족한 고객을 위해 시간을 절약해주는 신사업이 있다면 시간 여유가 있는 고객에게는 자투리 시간을 유용하게 보내는 방법을 제공하는 신사업도 생각해 볼만 하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에 맞춰 고정된 일터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정형화된 일자리는 크게 늘지 않지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다른 사람의 단순한 일상 업무를 대신 해주는 일거리 거래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미 배달대행, 대리운전, 가사노동, 심지어는 반려견의 산책이나 훈련을 대신 해주는 도그워커라는 소위 ‘긱 노동자(Gig Worker)’들이 탄생하고 있다.

자투리 시간 사업을 가장 잘 하는 대표기업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2005년 ‘아마존 미케니컬 터크(Amazon Mechanical Turk)’라고 하는 일종의 크라우드소싱 기반의 소일거리 거래소를 만들었다. 참여자들은 통상 몇 분 이내에 할 수 있는 간단한 데이터 검증이나 설문조사에 참여하고 약속된 대가를 받는다.

2015년 세계은행(World Bank)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해 자투리 시간을 거래하고 있으며, 이들이 벌어들이는 주당 수입은 약 79달러 수준이다. 시간이 꽤 지난 데이터이기 때문에 현재 거래 규모는 훨씬 커졌으리라 본다. 또한 아마존은 2015년에 ‘아마존 플렉스(Amazon Flex)’라는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개인 운전자가 짬짬이 택배 업무를 하고 건별로 수익을 거두는 사업이다. 아마존 웹 페이지를 보면 플렉스를 통해 운전자는 시간당 18~25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경기침체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한 수요부족이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하면서 먹거리를 찾는 일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새로운 고객과 시장을 찾으려고만 하지 말고 고객의 24시간에 깊이 관여하여 이들의 시간 가치를 높여주기 위한 참신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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