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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산업 20년 전] SI 업계, 차세대 먹거리는 ‘인터넷’인터넷 플랫폼 향후 대세 판단, 전담 사업팀 신설 등 전사적 투자
   

[컴퓨터월드] 1999년 당시 IT 기업으로 시스코와 델 컴퓨터가 주목받고 있었다. 이들 두 기업은 특히 온라인 때문에 관심의 표적이 됐다. 시스코는 전체 매출액의 65%를 온라인 판매로 거두고 있으며, 델컴퓨터는 인터넷을 통한 주문생산 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두 업체에서 알 수 있듯 1999년은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이 향후 대세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

당시 국내에서도 SI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기반의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하고, 이러한 인터넷 솔루션을 앞세워 외부 시장을 공략하려는 준비 작업이 활발히 이뤄졌다.


인터넷 관련 조직 통합

1999년 국내에서도 삼성 SDS, LG-EDS 시스템 등 SI 사업자들이 인터넷 기반의 시스템 개발에 전사적인 힘을 모았다. 특히, SI 사업자들은 각 사업부에서 별도로 벌여온 인터넷 사업을 한 곳으로 통합하고 장기적인 인터넷 사업 전략 마련에 나서 주목을 끌었다.

삼성SDS는 인터넷 비즈니스 전략의 뼈대인 ‘e-파트너’를 회사의 슬로건으로 내걸고 인터넷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었다. LG-EDS 시스템 또한 e-비즈니스 사업부를 신설하고 그동안 각 사업부에서 수행한 인터넷 사업을 통합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현대정보기술도 그룹 CIO, CEO를 중심으로 한 현대그룹 정보화 방향에 관한 토론회에서 앞으로 인터넷에 대폭 투자하기로 했다. 이처럼 인터넷이 SI 업계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었다.

SI 업체들이 이처럼 인터넷 업체로 변화하려는 이유에 대해 한 관계자는 “플랫폼의 자연스런 이행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정보시스템의 플랫폼은 과거 중앙집중식 방식에서 클라이언트 서버의 분산 방식을 거쳐 인터넷으로 변하고 있다”며 향후 기업들이 어려움 없이 플랫폼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SI 업체의 기본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 전략 탐색에 분주

인터넷 상거래 시장이 확대일로에 있었던 것도 SI 업체들의 인터넷 사업 강화를 재촉하고 있었다. 1999년 IDC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 상거래 시장은 1995년 2억 9,600만 달러에서 2000년에는 1조 3,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인터넷 사용자수는 1999년 1,400만 명에서 2003년에는 4,8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며, 인터넷 상거래 시장은 1999년 20억 달러에서 2003년 275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용자수는 1999년 8월 570만 명에서 2002년에는 1,9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터넷 시장에는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다. 1999년 들어 해외 시장 진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SI 업체들이 이처럼 확대되고 있는 인터넷 시장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던 것이다.

SI 업체들의 인터넷 사업 전략은 크게 고객의 IT 체계를 인터넷으로 전환해주고, 또 새로운 사업을 창출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해주는 것으로 집약됐다. 즉, SI 업체들이 인터넷 비즈니스에 관한 컨설팅부터 구축, 운영까지를 도맡아 해준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B to B, CRM,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프로바이더, 웹 호스팅 등을 향후 주요 사업 내용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각 SI 업체들의 구체적인 인터넷 사업 내용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인터넷 사업이 아이디어 사업이라는 점을 들어 공개를 꺼리고 있었던 것. 이처럼 SI 업체들이 비밀리에 사업을 추진해 공개하기 전까지는 추측할 수 있을 뿐이었다.

반면 각 SI 업체들은 경쟁사들이 어떠한 전략을 세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전략 탐색에 여념이 없었다.


삼성SDS, 표준 솔루션 확보에 총력

삼성SDS는 인터넷 비즈니스 전략인 ‘e파트너’를 회사의 비전으로 세우고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전면 개편을 비롯해 글로벌 표준 솔루션의 확보 작업에 들어갔었다. 또 1998년 9월에 인터넷 비즈니스 추진팀으로 출범한 TFT를 모태로 하는 e사업 추진팀을 신설했다.

e파트너는 e-매니지먼트(Management), e-솔루션(Solution), e-컬쳐(Culture), e-릴레이션십(Relationship) 등 크게 4가지 요소로 구성됐다. e-매니지먼트는 고객의 경영 환경을 인터넷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으로 인터넷 비즈니스 전략 수립, 방법론, 컨설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e-솔루션은 e-매니지먼트를 위한 솔루션의 공급 역할을 담당하며, e-컬쳐는 인터넷 문화에 적합한 인재 교육 및 문화의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리고 e-릴레이션십은 인터넷 비즈니스를 위해 벤처를 비롯한 업체와의 제휴를 핵심 업무로 하고 있었다.

삼성SDS는 1998년 9월부터 1년 동안 그룹 관계사 10여 명이 주축으로 이뤄진 TFT를 통해 인터넷 비즈니스에 관한 중장기 사업 계획 마련 작업을 해왔다. 그로부터 1년 뒤인 1999년에는 20여 명으로, 연 내에는 50여 명 규모로 늘어날 예정인 e사업추진팀은 그룹 인터넷 사업에 대한 기본 방향 수립, 신규 사업 발굴, 각사별 진행상황 종합 및 기획지원, 교육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삼성SDS는 글로벌 표준 솔루션, 특히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인터넷 솔루션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었다. 먼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선진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인터넷 솔루션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었다.

당시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 작업에 들어간 삼성SDS는 2000년 상반기에 새로운 비즈니스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어서 이목을 끌기도 했었다. 삼성SDS의 1999년 인터넷 관련 사업 매출은 1,9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17%를 차지했다. 삼성SDS는 인터넷 관련 사업 매출을 2003년까지 전체 매출액의 60%인 1조 4,000억 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LG-EDS, 인터넷 기술 교육 강화

1999년 LG-EDS는 인프라 및 서비스, 솔루션을 축으로 하는 e 비즈니스 분야에서 최고의 서비스 업체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특히, 1999년 10월 330여 명 규모의 LG 소프트를 흡수해 e 비즈니스 분야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흡수된 LG 소프트는 오래 전부터 e비즈니스를 향후 승부 사업으로 추진해 왔었다.

LG-EDS 시스템의 인터넷 사업 전담 조직은 e 비즈니스 사업부였다. 그동안 6개의 사업부에서 각각 벌여온 인터넷 관련 사업의 통합 추진 역할을 맡게 된 이 조직의 초기 인력 규모는 120여 명이었지만, 1999년 11월까지 인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었다. LG-EDS 시스템의 인터넷 사업은 제조, 유통, 금융, 통신, 공공 등 5개 산업 분야의 비즈니스 솔루션을 비롯해 쇼핑몰, e-구매 조달, 인터넷 EDI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호스팅 서비스, 인증 및 지불 서비스의 제공을 뼈대로 하고 있다. LG EDS는 또한 솔루션 확보 방안으로 제휴관계를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었다.

LG-EDS 시스템은 성공적인 인터넷 사업의 추진을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 확보가 ‘열쇠’라는 판단에 따라 인터넷 기술 교육에 전사적인 힘을 모았다. 1999년 당시 LG-EDS 시스템은 자체 기술대학원에서 커리큘럼을 준비 중이었고, 커리큘럼 마련을 위해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과 협의를 벌이고 있었다.

카네기멜론 대학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e-비즈니스 교육 과정을 개발했었다. LG-EDS 시스템은 1999년 말까지 커리큘럼 작업을 마무리하고 2000년부터는 그룹 전 직원 뿐만 아니라 고객을 대상으로 교육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교육 기간은 1년에 17일을 이수해야 하며,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이수를 해야하도록 했다.

한편, LG-EDS 시스템의 관계자는 1999년 6월에 미국의 EDS가 2만여 명의 규모로 E솔루션 디비전이라는 신규 조직을 신설한 사실을 들어 국내에서도 조만간 조직 개편 작업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정보기술, 현대닷컴으로 통합

현대정보기술은 1999년 10월 그룹 CIO, CEO가 참석한 가운데 인터넷 환경에서의 현대 정보화 추진 방향이라는 주제의 컨퍼런스를 가졌다. 여기에서 나온 결론은 사업 구조를 디지털 경제에 맞게 신속히 개편하자는 것이었다. 그간 각각 운영해온 시스템들을 ‘디지털 밸류 체인(Digital Value Chain)’으로 통합하자는 얘기였다.

즉, 디지털 밸류 체인을 통해 자동차, 중공업, 전자, 금융서비스, 건설 등 그룹 5대 핵심 업종의 자원을 공유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는 ERP, SCM, CRM을 구축해야 하며, 외부적으로는 그룹 포탈 서비스 실시하기로 했다. 또 내부 기업 간에는 통합 데이터베이스, 그룹 지식경영시스템, 그룹 통합정보시스템, 그룹 표준화 등을 향후 수행과제로 마련해야 했다. 특히, 이러한 모든 시스템을 현대닷컴으로 잇는다는 기본 방침을 세웠다. 이후 현대정보기술은 CIO 모임을 정례화해 2000년 상반기 안으로 현대그룹의 정보화 밑그림을 완성한다는 계획이었다.


라이거시스템즈·씨제이드림소프트 주목 받아

코오롱정보통신과 CA의 합작으로 탄생한 라이거시스템즈도 1999년 인터넷 사업 TFT에 이어, 1999년 솔루션 사업팀을 신설하는 등 인터넷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21세기 신생활 문화공간’의 제공을 표방하고 있는 이 회사의 인터넷 사업은 ‘가상생활 문화공간’이라는 솔루션이 대표적이었다.

특히, 라이거시스템즈는 코오롱그룹의 기존 시스템을 웹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웹 투 코오롱(Web TO COLON)’이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늦어도 2001년 말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를 수립했었다. 이에 따라 기술 및 영업 인력들 모두가 그룹 안팎의 전문가 교육과정을 통해 IT 전문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었다.

한편, 제일씨앤씨에서 사명을 바꾼 씨제이드림소프트는 ‘e-소프트(soft)’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인터넷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ERP, SCM, CRM, DW, PDMS, KMS, EC 등 7개 시스템을 인터넷 환경으로 재구축하는 작업에 이미 뛰어든 데 이어 e-솔루션, e-콘텐츠, e-커뮤니케이션, e-커머스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에 있었다.

e-솔루션은 웹 기반 시스템 통합을 비롯해 홈트레이딩, 머천트, 택배 솔루션이 핵심을 이루고 있었다. e-콘텐츠는 가상도시, 쌍방향 원격교육 서비스가 대표적이었고, e-커뮤니케이션은 인터넷 기반 종합망 접속서비스, 정보보안, 호스팅, 전자 카달로그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인터넷 시대에도 우려되는 SI 산업의 문제점

국내 IT 시장에서 절대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SI 업체들이 이처럼 인터넷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데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당연하면서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보시스템의 변화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함으로써 해당 기업은 물론 국내 업체들의 정보시스템 경쟁력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 당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업이 사느냐, 죽느냐에 대한 답은 인터넷에 얼마나 투자를 하는지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5년 후에는 인터넷이 보편화 될 것이라는 진단을 내리면서 향후 인터넷 기업이냐, 아니냐에 대한 구분은 무의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원하든 원치 않든 모든 기업이 인터넷 기업으로 변신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 SI 업체들이 인터넷 사업마저 백화점식으로 추진함으로써 중소 전문 업체들의 입지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또한 하나의 공간에 모든 제품을 판매하는 형식의 백화점식 인터넷 사업은 인터넷 기반기술을 비롯해 인력 육성은 뒷전에 둔 채 외산 솔루션의 판매에만 나설 수 있어 국내 기술 개발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특히, SI 업체들이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인터넷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기존 시스템을 인터넷 기반으로 재구축하고 이에 따라 기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완전히 바꿔야 하는 만큼 새로운 솔루션의 도입과 인력 교육비용 등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었다. 또한 신규 사업에 나서기 위한 아이템의 자체 개발 비용을 비롯해 국내외 업체와의 제휴에 투입되는 비용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과감한 투자 필요

1999년, 국내에서 인터넷에 대한 투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내 기업의 경우 인터넷에 대한 투자가 전체 매출액의 10%도 채 안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던 것이다.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기본 투자에 너무 인색하다는 것이 당시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당시 세계 최대 SW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인터넷 시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도산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될 정도로 인터넷에 대한 투자가 강조되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인터넷에 대한 투자 부진의 요인으로 국내 기업 환경을 거론했다. 먼저 국내 기업들의 사업 평가 기준이 대체적으로 손익을 따지는 구조로 돼있다는 점이다. 어느 사업부가 적자가 났을 경우 그 사업부는 이듬해 없어질 수 있다. 이러한 의식이 깔린 국내 기업 환경에서는 당장 돈이 안되는 인터넷 사업을 왜 하느냐라는 반문이 터져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업 담당자들의 보신주의도 지적됐다. 하나의 비즈니스 체계를 세우는데 적어도 3~5년이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대체적으로 이러한 신규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임원 임기는 2년으로 돼있다. 임기기간을 무사히 마치고자 하는 임원들이 신규 비즈니스의 창출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인터넷은 선점 사이트가 해당 시장의 50%를 잠식한다는 법칙이 통용되고 있다. 아마존이나 야후 등이 그 단적인 예였다.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생각의 속도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 1999년 SI 업체의 사업 현황(출처: 컴퓨터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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