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MS, 오라클 등 세계적 기업들 속속 시장 참여

 

[컴퓨터월드] 2000년, 인터넷에 무선으로 액세스할 수 있는 기술이 각광받았다. 무선 인터넷 액세스 기술은 당시 관심의 표적이 됐던 온라인 판매에서 앞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인식됐다. 무선 인터넷 액세스 기술은 그러나 설계, 보안, 대역폭 등의 측면에서 어느 하나 만만한 것이 없었다. 당시 기업들은 무선 인터넷 액세스 기술을 장착한 제품들을 시장에 속속 출시하며, 경쟁력을 높이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시간 장소 구애받지 않고 정보에 액세스

1999년 반스앤노블닷컴의 ‘BN 닷컴(.com) 온더고우’는 고객들이 3Com의 팜(Palm) Ⅶ과 이동전화 네트워크를 이용해 서적과 음악을 검색해 구입하고 톱 10 리스트를 보며 가까운 반스앤노블 서점을 찾아 전자카드를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당시 반스앤노블닷컴은 사이트를 신설하며 언제 어디서 그리고 어떤 플랫폼 상에 있는 누구나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스터카드 인터내셔널은 무선 디바이스를 이용해 택시에서 카드로 요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했으며, 팜 파일럿 사용자를 위한 무선 ATM 로케이터를 발표했다. 특히 이러한 서비스를 다른 무선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모바일 커머스 팀을 창설하기도 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POS 디바이스로 활용해 조회, 주문 및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이처럼 무선 인터넷 액세스 기술은 고객들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액세스할 수 있도록 했다. 1999년부터 자사 사이트에 무선 액세스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한 바포인트 닷컴의 제프 새스(Jegg Sass) 총괄 부사장은 “변화한 것은 인터넷의 급성장과 얼마나 많은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 수준”이라며 “많은 정보들에 즉시 액세스할 수 있을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할 것”이라고 무선 인터넷 액세스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디어 기업인 ‘베텔스만 AG(Bertel-smann AG)’는 하급 관리자들이 잽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즈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2000년 당시 구축 중이었던 기업 포털에 무선으로 액세스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2000년 말까지 주니어넷(JuniorNet)이라는 포털에 사용자들이 어디서나 액세스 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 예로 프리젠테이션 도중 직원 중 한 사람의 프로필을 불러오고 싶다면 이동전화를 이용해 주니어넷에 접속한 뒤 원하는 정보를 즉시 얻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업계에서는 2000년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컨슈머 서비스와 사내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위해 무선 기술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소수의 기업만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었으며, 대기업들은 직원들이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에 무선으로 액세스 할 수 있도록 신속한 조취를 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실제 2000년에 무선 인터넷 액세스 제품을 공급하던 업체들은 기업들의 무선 애플리케이션 설치에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속속 시장에 출시하고 있었다. IBM과 노키아는 개발자들에게 소프트웨어 툴 킷, 테스팅 장비, 기술 지원,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WAP 디바이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체결하기도 했었다.


업체간 협력 강화로 시장 공략 나서

2000년 당시 무선 인터넷 액세스 제품 출시를 위해 각 업체들은 협력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에릭슨은 합작법인을 설립해 이동전화로 웹 사이트와 인트라넷에 액세스 할 수 있도록 하는 애플리케이션과 통합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에릭슨은 자사 WAP 스택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라이선싱 하기로 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000년도 상반기 출시하기로 했던 무선 소프트웨어를 에릭슨의 이동전화에 공급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무선 컴퓨팅은 또 하나의 중요한 이니셔티브로 여겨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00년 1/4분기 중 인터넷 익스플로러인 ‘마이크로브라우저(무선 디바이스를 위한 모바일 익스플로러 플랫폼 최초의 컴포넌트)’를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에 질세라 오라클 또한 무선기술 사업에 참여했다. 오라클은 1999년 11월 심바이언과 공동투자를 통해 심바이언의 EPOC 운영체제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로 했다. 심바이언은 에릭슨, 마쓰시다, 모토로라, 노키아, 사이언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합작법인이었다. 오라클은 심바이언과의 계약으로 엔터프라이즈로 이어지는 이동전화용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오라클은 심바이언과의 협력을 통해 오라클 8i 라이트(Oracle8i Lite) 버전을 EPOC 전화에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또한, 현장 영업사원들에게 최신 고객정보를 제공하고 브라우저를 통해 주문을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하고 있었다. 유용한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은 2000년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들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 집약적으로 변신한다는 것이 오라클의 주장이었다.


무선 액세스의 큰 걸림돌은 ‘보안’

무선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고객 및 협력업체에게 온라인 트랙잭션을 제공하려는 기업들은 모두 한 가지 커다란 걱정거리를 안고 있었다. 바로 연결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2000년 포레스터 리서치는 핸드헬드 디바이스를 통해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데 이용되는 새로운 기술인 WAP에는 보안 메커니즘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WAP 포럼(팜 컴퓨팅, 노키아 모바일 폰 등이 주축이 되는 포럼)은 이제 막 업체들이 SW를 통합하기 시작한 WTLS 표준을 승인하기 이르렀다.

특히,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다이버시넷은 2000년 무선 트랜잭션을 위해 WTLS를 이용해 디지털 증명서를 발행하는 패스포트 서티피케이트 서버(Passport Certificate Server)를 발표하기도 했다. 서티콤과 인트러스트 테크놀러지스도 역시 PDA, 이동전화, 서버, 미들웨어 등의 업체들이 무선 트랜잭션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WTLS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었다. 또 HP의 베리폰 사업부는 WAP 인터페이스를 베리스마트 전자상거래 솔루션에 통합하고 있었다.

▲ 2000년 국내 케이블트론시스템즈가 출시한 무선랜 솔루션

반스앤노블닷컴의 BN닷컴 사업부가 제공하는 온더고우 무선 서비스를 이용해 물건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은 무선 연결을 통해 신용 카드 번호를 전송할 수 없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BN닷컴에 등록해야 하는데, 이는 안전한 유선 연결을 통해 웹 사이트에 신용카드 정보가 담긴 인적사항을 제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또한 사용자들은 무선 연결을 통해 계정에 자동 로그인을 할 수도 없었다. 사용자명과 패스워드를 입력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반스앤노블닷컴측은 트랜잭션 수행 방식이 보다 안전해진 무선 연결 방식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겠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는 극복될 수 있는 문제라고 여겼던 것이다.


또다른 문제, 대역폭

2000년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그 동안 무선 시장에 참여하지 않았던 IT 관리자들에게는 지금이 부진을 만회할 시기라는데 동의하고 있었다. 양키 그룹의 수석 무선 분석가인 대릴 스턴링(Daryl Sterling)은 “E-비즈니스 전략을 추구하고 있거나 이를 시행하고 있다면, 무선은 E-비즈니스 전략에 있어 중요하고 보완적인 부분이 돼야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새로운 기술이 그렇듯이 무선의 추구에는 어려운 과제가 뒤따를 수도 있다. IT 관리자 및 업체들은 기존의 비무선 디바이스를 위해 설계된 애플리케이션을 무선 디바이스에 적용시켜야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역폭에 제한, 현재 이용되는 기술 간의 상호 운영성 결핍 등 무선 네트워크의 약점에도 대처해야 했다. 고객들이 안심하고 전자상거래 트랜잭션을 무선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보안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했다.

아울러 대역폭은 또 다른 장애가 됐다. 기가 인포메이션 그룹의 수석 분석가인 칼 제티(Cark Zetie)는 “무선 정보 서비스에 액세스할 용량을 확보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러시아워에 고속도로에서 전화를 거는 것조차도 어렵기 그지없다”고 대역폭 문제를 지적했다. 2000년 당시 개발 중이던 3세대 무선 시스템은 2Mbps까지 속도를 높여 디바이스와 무선 서비스 간의 상호 운영성을 촉진시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포레스터의 조하르는 2001년 중반까지 이들 시스템의 표준이 수립된다 하더라도 주요 통신 업체들이 전국의 네트워크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비용은 수십억 달러에 이르고 사용자 1명당 새로운 전화를 구입하는 비용도 3백 5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용량의 위기는 네트워크와 로밍 계약을 통해 미국의 3/4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AT&T와 같은 통신업체가 무선 네트워크 분야로 진출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AT&T는 2000년에 용량을 확대하고 서비스 품질을 개선시키기 위해 35억 달러에서 4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IT 관리자들은 최소한의 상호작용과 제한적인 입력을 요구하는 서비스와 트랙잭션 성능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었다.

아울러 이들이 제공하는 웹 사이트와 기능은 제한된 대역폭과 서비스 프로바이더 간의 다양한 연결 품질 때문에 무선 액세스를 위해 축소돼야 할 것이며, 무선기술이 중요한 영향 요인으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은 이미 무선 시대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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