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월드] 본지는 세계 속에 한국을 심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을 발굴해 그 회사가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에 진출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조명하는 기획기사를 시리즈로 게재한다. 새롭게 회사를 설립하는 중소업체, 특히 해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에 도움을 주고자함이다.

먼저 다이내믹 보안 기술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에버스핀의 성장과 해외진출 과정 그리고 기업 문화 등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연재하고 있다. 지난 호에서는 , ‘에버스핀의 해외 성장기’를 소개했다. 이번 호에서는 IT스타트업 에버스핀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 노하우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1회 에버스핀, 세계에 한국테크를 증명하다 (2019년 9월호)
2회 보안의 기본, ‘이곳’을 수비해야 한다 (2019년 10월호)
3회 오늘날의 보안 기술, 그 실태와 문제점 (2019년 11월호)
4회 동적 보안, 문제를 직시하고 명쾌한 해결을 제시하다 (2019년 12월호)
5회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사이버 범죄 (2020년 1월호)
6회 에버스핀이 탄생하기까지 (2020년 2월호)
7회 시련 없는 성장은 없다, 에버스핀의 좌충우돌 국내 성장기 (2020년 3월호)
8회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 가라, ‘에버스핀의 해외 성장기’ (2020년 4월호)
9회 6년 차 스타트업, 에버스핀의 해외 진출 노하우(이번호)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나라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산업이 휘청거리고 있지만, 에버스핀에서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주간사 두 곳을 선정했다는 것이다. 상장으로 자금이 확보되면, 연구개발 및 해외 확장 프로젝트는 보다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번 호에서는 에버스핀이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IT스타트업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 노하우를 공유한다.


1. 혼자 모든 걸 다 하려 하지 말라.

연고 없는 해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해내려 하는 것, 하영빈 대표는 해외 진출을 하려는 국내 기업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로 가장 먼저 이와 같은 예를 들었다.

“현지 시장에 인맥도 부족하고, 트렌드에도 어두우며, 그 나라의 문화와 관습도 모르면서 어떻게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려하나?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현지 시장에서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잘하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하영빈 대표는 말한다.

에버스핀의 해외 진출 방법이 실제로 그랬다. 에버스핀은 현지인을 고용해 지사를 세운 다음 본사에서 관리직을 파견하는 방법을 택하지 않고 합작회사를 설립할 현지 파트너를 구했다. 에버스핀은 기술력을 제공하고, 영업과 기술지원은 현지 파트너가 담당하게 했다. 그 지역 시장을 잘 아는 현지 파트너는 합작 회사를 공동으로 소유하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갖게 돼 영업이 활성화될 수 있다.

“나의 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한계를 보완해 줄 파트너를 구하라. 그러면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된다.” 하영빈 대표가 전하는 첫 번째 조언이다.

 

2. 니즈에 의해 함께하는 파트너면 더욱 좋다.

국내에서 금융권을 대상으로 영업할 때도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 대형 금융사는 레퍼런스를 요구한다. “타 금융사에서도 이 제품을 쓰고 있는가?” 그래서 신생 IT기업이 국내 대형 은행권에 진출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 힘들다.

해외 시장은 국내보다 더 어렵다. 현지에서 아직 그 누구도 쓰지 않는 솔루션을 시장에서 먼저 도입하는 데 고객은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 그래서 에버스핀은 합작회사 설립 시, 현지 시장에서의 첫 번째 고객이 되어줄 수 있는 고객사이자 현지 시장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만한 규모의 JV 파트너사를 찾는다. 이런 요건을 갖춘 파트너는 단순 고객사를 구하는 것보다 어렵지만, 찾기만 한다면 현지 시장에 안착하는데 훨씬 수월하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에버스핀은 합작회사 설립과 동시에 파트너 사에 솔루션 도입 계약도 함께 체결한다.

그리고 파트너 사는 현지에서 영업활동을 하면서 우리가 가장 먼저 도입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솔루션의 가치를 누구보다 먼저 알아보았기에 우리 회사에서 먼저 도입했고, 기술력의 사업 가치를 보았기에 우리가 현지 시장에서 영업을 한다.”

현지 시장에 처음 출시된 제품에 대해 이만큼 설득력 있는 영업은 없을 것이다.

 

3. 끊임없이 당당하게 노크하라.

아시아 대륙을 넘어 유럽까지 영업 파트너 계약을 체결한 에버스핀이지만, 해외 진출은 ‘정말 어려운 과제’라고 이야기한다. 잠재 파트너사와의 첫 만남부터 JV 설립을 설득하기까지 어느하나 쉬운 일이 없다. 이 과정에서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좌절하지 말고, 될 때까지 도전하라.”

처음 SBI의 문을 두드릴 때 그랬다. 일본 현지 기업과 사업 협력을 하고 싶다고 제트로를 찾아갔지만, 단번에 거절당했다. 그러면 투자사라도 만나고 싶다고 다시 요청해 SBI와 회의를 하게 됐다. SBI와 회의에 앞서 투자뿐 아니라 사업협력도 함께 논할 수 있는 사람을 보내 달라고 한 번 더 요청했고, 회의 때마다 기술력을 강력히 내세워 결국 SBI 회장까지 만나 합작회사 설립을 이끌어냈다.


무엇하나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에버스핀을 처음 설립했던 6년 전이라면,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는 막연한 꿈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스스로에 대한 냉철한 평가, 목표를 향한 치밀한 전략,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은 비현실적인 꿈을 현실로 이루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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