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박(Jeff Park) HDMI LA 최고기술책임자

제프 박(Jeff Park) HDMI LA 최고기술책임자
제프 박(Jeff Park) HDMI LA 최고기술책임자

[컴퓨터월드] 최근 HDMI(High 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고화질의 미디어 콘텐츠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HDMI을 지원하는 ‘HDMI 케이블’이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 19로 재택근무 등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고화질의 미디어 콘텐츠를 디바이스 화면에 화질 저해 현상 없이 전송할 수 있는 ‘HDMI 케이블’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현재 2.1 버전까지 공개돼 있는 HDMI는 HDMI 포럼(Forum)’과 ‘HDMI LA(Licensing Administrator)’이 이끌어나가고 있다. ‘HDMI 포럼’에는 80여 회원사가 자율적으로 참여해 HDMI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으며, ‘HDMI LA’는 포럼에서 업그레이드한 규격 라이선스를 관장한다. HDMI LA의 제프 박(Jeff Park) 최고기술책임자(CTO)를 화상으로 만나 HDMI 기술의 현 주소와 향후 기술 로드맵 등에 대해 들어봤다. 


11개 케이블을 1개로 통합

HDMI 케이블은 HD TV와 미디어 콘텐츠를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케이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던 2002년 개발됐다. 당시에는 HD TV와 여타 디바이스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음향, 화면송출 등 총 11개의 아날로그 케이블을 연결해야 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테크닉컬러, 필립스, 맥스웰, 네티스 7개 기업이 창립멤버로 모여 HDMI 규격 개발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여러 TV 제조사들과 케이블 제조사들이 관심을 보여 케이블이 개발됐다. 당시 HDMI 1.0 버전은 11개의 아날로그 케이블 기능을 1개의 HDMI 케이블로 묶어 HD TV와 다른 디바이스와의 연결을 간소화시켰다.

이와 관련, 제프 박 HDMI LA CTO는 “HDMI는 HD TV가 촉발시킨 셈”이라며, “HD TV와 타 디바이스의 연결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7개 창립멤버들과 여러 제조사들의 노력이 지금의 HDMI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제프 박 HDMI LA CTO는 HDMI 포럼과 HDMI LA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제프 박 CTO는 “HDMI 포럼은 개방형 조직으로, 80여의 회원사가 자유롭게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HDMI 2.0 버전부터 회원사들이 함께 개발에 참여하고 하고 있는데 참여 회원사도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하다”면서,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파나소닉, 필립스 등 세계 유명 가전 업체는 물론 PC, 모바일기기, 케이블 및 부품 등 다양한 제조사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HDMI LA는 HDMI 포럼에서 개발한 규격에 대한 라이선스를 허가하기 위한 조직으로, 테스트부터, 마케팅 등 수많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프리미엄 HDMI 케이블 인증’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HDMI는 2.1버전까지 공개됐다. HDMI 2.1은 8K의 120Hz를 지원하도록 향상돼 화면의 주사율이 더 빨라진 것이 특징이다. 주사율은 1초에 얼마나 많은 장면을 표시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120Hz는 초당 화면을 120단계로 쪼개서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단계를 많이 나눌수록 화면을 끊김 없이 부드럽게 표시할 수 있다. 만화를 60장에 그려 빠르게 넘기는 것과 120장에 그려 빠르게 넘기는 것의 차이인 셈이다.

HDMI 2.1 버전은 8K 지원이 가능하며,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만들어 사람이 실제 눈으로 보는 것에 가깝게 밝기 범위(Dynamic Range)를 확장시킨 기술인 ‘다이나믹(Dynamic) HDR’이 적용됐다. HDMI 2.1 버전에는 시각적인 측면에서 ‘자동 저지연 모드(ALLM, Auto Low Latency Mode)’, ‘변동재생률(VRR, Variable Refresh Rate)’, ‘빠른 프레임 전송(QFT, Quick Frame Transport)’ 등과 같은 기술이 적용됐고, 오디오 기능인 ‘eARC(enhanced Audio Return Channel)’도 향상됐다.

한편, HDMI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데에는 코로나19가 한몫했다. 세계 각국 정부에서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민에게 외출 자제를 권고했고, 이에 따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제품을 집 안에 구현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이들이 가장 손쉽고 빠르게 홈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제품으로 ‘HDMI 케이블’을 선택했다.

제프 박 HDMI LA CTO는 “코로나19에 따라 홈 엔터테인먼트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대표 제품으로 HDMI가 꼽힌다”며, “실제로 HDMI가 처음 발표된 2002년부터 지금까지 HDMI 탑재 디바이스 출하량은 약 100억 대였지만, 올 한해에만 HDMI 기술 탑재 디바이스 10억 대가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프 박 HDMI LA CTO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HDMI의 현 주소와 향후 기술 발전 및 로드맵에 대해 알아봤다.

 제프 박(Jeff Park) HDMI LA CTO는 “코로나19 확산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HDMI 케이블에 대한 관심에 불을 지폈다. 이 같은 관심은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프 박(Jeff Park) HDMI LA CTO는 “코로나19 확산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HDMI 케이블에 대한 관심에 불을 지폈다. 이 같은 관심은 당분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하나의 케이블로 차세대 소비자 경험 제공

Q. HDMI 각 버전의 변천사에 대해 소개해달라.

A. HDMI 1.0버전은 2003년 처음 공개됐다. 처음 소개된 1.0 버전은 가용 대역폭이 5Gbps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bps’는 한 번에 전달할 수 있는 데이터의 크기를 단위로 표현한 것인데, 5Gbps를 해상도로 변환하면 1920:1080 정도였다. 당시 1.0버전은 화질 개선이나 신기능보다 여러 케이블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후 하나로 묶은 케이블의 기능이 점차 향상되기 시작했다. 가장 큰 폭으로 기능이 추가된 버전은 HDMI 1.3이다. HDMI 1.3 버전이 등장한 2006년에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3’와 청색 레이저를 사용해 디스크를 읽는 기술인 ‘블루레이’가 인기를 끌며, 고해상도의 화면을 전송할 수 있는 케이블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이를 인지하고 HDMI 1.3 버전은 이전 1.2 버전보다 2배가량 향상된 10.2Gbps의 대역폭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능이 고도화됐다. HDMI 1.3버전에서는 음성 기능의 개선도 함께 이뤄졌다. 기존의 입체 음향 규격인 돌비디지털 및 DTS(DVD급 입체 음향)보다 음질과 채널수가 향상된 ‘돌비 트루 HD’와 ‘DTS HD 마스터오디오(블루레이급 입체 음향)’ 신호 전송도 가능해졌다.

HDMI 1.4 버전은 2009년에 발표됐고, 전송 가능한 대역폭은 HDMI 1.3과 비슷했지만 최대 전송이 가능한 해상도가 4096:2160로 대폭 향상됐다. 또한 3D 영상도 지원할 수 있게 됐으며, 영상과 음성신호 외에도 데이터 통신을 위한 이더넷 신호도 함께 전송할 수 있게 됐다.

HDMI 포럼이 등장한 것은 1.4 버전 이후부터다. HDMI 포럼은 2013년 HDMI 2.0 버전을 공개했다. 10Gbps에서 18Gbps로 대역폭을 확대했다. 이러한 대역폭 확장에는 당시 4K 일반화가 있었다. 4K의 60Hz를 지원하기 위해 대역폭을 18Gbps로 대폭 높인 것이다. 이러한 기능들의 고도화는 HDMI 포럼에서 주도했다.

최근 출시된 HDMI 2.1 버전은 8K 120Hz까지 출력이 가능하다. 이러한 출력이 가능한 이유는 HDMI 케이블을 통해 전송되는 데이터를 압축시켜 대역폭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인 ‘무손실압축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대역폭은 18Gbps에서 48Gbps까지 확대됐다. 또한 ‘다이나믹 HDR’도 적용됐다.

Q. 기능 향상에 따른 테스트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A. 케이블 자체 요구사항이 처음 1.0 버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1.0 버전에서의 케이블은 단순히 5Gbps 대역폭만 지원하면 됐는데, 새로운 케이블 규격에선 48Gbps가 지원돼야 한다. 이처럼 대역폭을 원활하게 확보하기 위해서는 케이블도 견고하게 잘 만들어야 한다. 가정 및 학교, 기업 등에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HDMI LA에서는 케이블 테스트도 까다롭게 수행하고 있다.

HDMI LA는 파트너 에코시스템을 활용한 컴플라이언스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케이블 제조사, 디바이스 제조사 등이 협업해 호환성 확보와 원활한 작동 유무를 검증한다. 최근에는 ‘초고속 HDMI 케이블 인증 프로그램’도 운영해, 파트너와 소비자 모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HDMI의 기술과 인증으로 고객들이 기존의 홈 미디어 경험을 뛰어넘은 차세대 홈 미디어를 경험할 수 있도록 HDMI 포럼과 HDMI LA는 적극 지원할 것이다.

“무선 트렌드 속 유선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

Q. 최근 콘텐츠 전달 수단으로 무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A. 사실 무선이 편리한 부분은 분명 있다. 무선 미라캐스트 등과 관련된 기술 역시 상당 수준이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노트북과 같이 이동성이 보장돼야 하는 디바이스의 경우 HDMI 케이블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TV에 계속 연결돼 있는 셋톱박스나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미디어 플레이어 등 이동성이 없는 디바이스에서는 훨씬 더 고품질의 연결이 가능한 HDMI가 적합하다. 이처럼 각 특성에 맞는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무선 디바이스가 늘어나도 HDMI 유선 케이블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것이다.


“‘게임’ 타고 날아 HDMI 세력 넓힐 것”

Q. 코로나가 HDMI 전반에 미친 영향은, 또한 올해 계획은.

A. 코로나19로 인해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HDMI 관련 시장 역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돌이켜보면, 지난해 코로나가 전 세계를 뒤덮을 당시 아무도 그 영향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홈 엔터테인먼트 장비를 구매하곤 했다. 실례로 우리 집에서도 TV 1대로 충분했는데, 가족 모두가 집에 있다 보니 TV를 1대 더 구매했다. 또 이를 노트북과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곤 했다. 이러한 수요가 전 세계에서 일어났고 이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는 HDMI 2.1 버전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또 이에 발맞춰 개선된 테스트도 추진할 것이다. 이러한 업데이트는 끝이 있는 작업이 아니기에 지속적으로 협업할 계획이다. 현재 기능 업데이트는 참여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HDMI 포럼 내 워킹그룹이 있으며, 이 그룹에서 사양의 특정 기능을 개선하거나 추가한다고 제안하면, 각 기업들이 협업해 이를 수행하고 있다. 또 기능 개선을 제안할 경우에는 그룹 차원에서 전체 합의가 이뤄져야만 진행할 수 있다.

아울러, 올해 목표는 ‘게임’과 ‘올림픽 중계’에 HDMI 케이블이 적극 사용될 수 있도록 집중할 예정이다. 홈 엔터테인먼트의 핵심으로 꼽히는 ‘게임’을 즐기는 데에는 HDMI 2.1 버전이 적합하다. 2.1 버전에는 게이밍 관련 기능들이 고도화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고해상도, 고주사율, 고재생률 등 더욱 현실감 있는 게임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게임 관련 분야에 집중할 것이다.

또 다른 분야로는 ‘올림픽 중계’다. 비대면 트렌드는 올림픽도 피해가지 못했다. 도쿄 올림픽이 8K 영상으로 송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HDMI 2.1로 이를 시청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에서 개최될 동계 올림픽도 연장선상에 있다. HDMI 2.1 버전으로 8K 경험이 널리 확산돼 더 많은 시청자들의 경험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다만, ‘올림픽 중계’ 부분에서는 개최국 및 전 세계의 코로나19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

Q.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은.

A. 코로나 영향으로 고속 성장의 기회를 잡은 HDMI를 위해 포럼과 LA 측에서는 새로운 기능들이 최대한 많은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도록 집중할 것이다. 신기능이 접목된 HDMI 2.1을 통해 광범위한 소비자에게 제공되도록 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에게는 어떠한 기술이 적용됐는지 보이지 않도록, 단지 연결만 하면 확실하게 작동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하는 작업 중 하나가 바로 ‘테스트’다. 이 테스트 역량 자체도 높여나갈 것이다. HDMI 포럼의 회원사와 그리고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지속할 것이며, 새로운 기능들을 접목시켜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제공할 것이다.

Q. HDMI 기술이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

A. 한 마디로 새롭고 고도화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HDMI가 없던 시기에 불가능 했던 고해상도, 고재생률, 선명한 색 구현, 반응속도, 저지연 모드, TV 제어 자동화 등의 경험들이 구현됐기 때문이다. 이를 다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경험해보길 권장한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돼 소비자들이 매장에 가서 경험해볼 수 있는 상황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한다. 한 번 경험해본다면 바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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