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온’ 활용해 빅데이터 기반의 설치 우선도 분석…민원 수 1/3로 급감

[컴퓨터월드] CCTV는 도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범죄나 재난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대표적인 관제 수단이다. 오늘날 도시들은 많으면 수천 대에 달하는 CCTV들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을 최선의 위치에 설치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법론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안동시는 지난 2016년부터 방범용 CCTV 설치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실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최적의 CCTV 설치 위치를 선정하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안동시 영상정보통합센터 관제실 전경
안동시 영상정보통합센터 관제실 전경

CCTV 설치 민원 200건, 예산은 20대로 한정

안동시 영상정보통합센터는 안동지역 내에서 운영되는 CCTV들을 총괄 운영하기 위해 2015년 4월 개소했다. CCTV와 관련된 시설‧장비‧영상정보 등을 통합 관리해 범죄예방, 재난재해 대응, 중요 문화재 보호 등 각종 사건사고에 신속히 대응하고, 이상 상황 발생 시 유관관에 상황을 전파해 시민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안동시 영상정보통합센터에서 통합 관리하고 있는 CCTV는 약 2,900여 대로, 방범‧어린이보호‧문화재‧산불감시‧전통시장‧공원 등 다양한 목적별로 세분화돼있다. 시 면적이 넓은 만큼(서울시의 약 2.5배) 인구수에 비해 CCTV 설치 대수가 많은 편이다.

그동안 안동시는 새롭게 CCTV를 설치하거나 이전할 경우 읍면동 및 파출소 등과 연계해 설치 위치를 선정했다. 시 전 지역에 대한 방범 취약지역을 파악하기 어려워 현장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읍면동 대표들의 도움을 받았던 것이다. 사전에 공문을 발송해 지역별로 우선 설치가 필요한 장소를 추천받고, 이를 근거로 CCTV 증설과 이전 설치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는 CCTV 설치 기준이 객관적이지 못하고, 범죄 예방이라는 명목 하에 시민들의 설치 요구 빈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2016년 한 해 동안 CCTV 신규 설치를 요구하는 민원 건수는 197개소에 달했다. 반면 안동시가 2016년에 설치한 CCTV는 21개소에 불과했다. CCTV 신규 설치와 운영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무작정 설치 대수를 늘릴 수도 없어, 시민들의 민원 요구사항과 불만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CCTV 위치 선정 과정을 객관적이고 공정히 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지역단체장의 경험과 민원인들의 요구를 중시하는 기존 방법을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한정된 자본을 기반으로 CCTV의 효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안동시 영상정보통합센터는 국내에서 CCTV 위치 선정 우수사례로 꼽히는 지자체들을 찾아다니며 효과적인 개선 방안을 강구했다. 서울시 관악구, 수원시, 성남시, 세종시 등 4개 지자체를 견학한 결과 지역주민과 지역의원, 관할지역 경찰, 학교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CCTV 설치 선정협의회나 운영위원회를 운영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하지만 안동시에서는 시 면적과 인구수를 고려했을 때 위원회 등을 매년 개최하는 것이 만만치 않으며, 장기적으로 운영하기에 효과적일지 의문을 가지게 됐다.

최종적으로 안동시 영상정보통합센터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수원시의 사례였다. 수원시는 유동인구, 소득수준, 가구별 유형, 범죄 발생 정보 등을 종합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CCTV 위치 선정을 수행하고 있었다. 안동시는 수원시에 직접 방문에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 결과, 오픈메이트온의 서비스를 활용해 CCTV 위치 선정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오픈메이트온은 상권분석, 입지분석 등 다양한 스마트시티 과제를 수행한 경험이 있고, 경찰청과 함께 범죄분석 과제를 수행한 경험도 갖추고 있다는 강점이 있었다.

‘세이프온’으로 살펴본 안동시 CCTV 운영 및 주요 범죄 발생 현황
‘세이프온’으로 살펴본 안동시 CCTV 운영 및 주요 범죄 발생 현황

도입 후 범죄 발생도 감소…가시적 성과 거둬

안동시 영상정보통합센터는 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CCTV 위치 선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오픈메이트온의 ‘세이프온(Safe-On)’ 서비스를 활용했다. ‘세이프온’은 오픈메이트온이 개발한 빅데이터 기반의 치안/안전 분석 서비스로, GIS 공간분석과 공공‧민간 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지역의 치안 정보를 시각적인 차트로 제공한다. 특히 CCTV 분석 특허와 다수의 사업 수행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행정동 단위로 최적의 설치 위치를 분석하고 우선순위를 메겨 효과적인 입지 선정을 돕는다.

안동시는 ‘세이프온’을 활용하기 위해 시가 보유한 범죄발생 정보, 기존 CCTV 설치 현황, 가구별 지역 특성 정보, 범죄 취약 인구 밀집지역, 여성안심귀갓길 운영현황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또한 도농복합시라는 특성을 고려해 농지현황과 축산시설현황 등의 데이터를 추가해 농촌에 대한 범죄 발생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들은 지역 특성과 사회‧인문학적 요소를 고려해 가중치를 적용했으며, 최종적으로 ‘세이프온’ 서비스와 결합해 CCTV 우선 설치 지역을 도출할 수 있게 됐다. 시각화된 지도 상에서 CCTV 설치 우선도가 높은 장소를 순번대로 표시함으로써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했다.

‘세이프온’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수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경찰서 범죄예방진단팀(CPO),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지역 의원, 마을 이장 등과 함께 협의해 최종적으로 CCTV 설치 위치를 결정했다. 이렇게 해서 2016년부터 방범용 CCTV 설치 5개년 계획을 수립, 2020년까지 총 138대의 방범용 CCTV를 추가 설치했다.

안동시 영상정보통합센터 이상상황 신고 실적 건수
안동시 영상정보통합센터 이상상황 신고 실적 건수

새로운 CCTV 위치 선정 방법을 도입한 이후 안동시 영상정보통합센터에서는 관제 시 사건사고 예방으로 인한 신고 건수가 증가했으며, 경찰서에서 증적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영상반출 건수 역시 증가했다. 또한 5대 범죄 발생현황 중 강도‧절도 건수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CCTV 설치 위치를 최적화함으로써 가시적인 방범 효과가 나타났다.

안동시 영상정보통합센터 영상정보 반출 및 열람 현황
안동시 영상정보통합센터 영상정보 반출 및 열람 현황

특히 ‘세이프온’ 서비스는 GIS 공간분석을 통한 CCTV 위치 선정이 가능한 것은 물론, 웹 상에서 안동시가 보유한 데이터값을 확인함으로써 판단 근거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CCTV 설치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이해시키는 데에 효과적으로 활용됐다. 민원이 제기되더라도 ‘세이프온’을 통해 해당 지역의 인구수와 범죄 발생률, 인근 CCTV 설치 현황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함으로써 보다 손쉽게 민원인을 설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세이프온’ 도입 효과는 매우 뛰어나, CCTV 설치 관련 민원건수는 2016년도 197개소에서 2019년도 69개소로 크게 감소했다. 분명한 근거와 함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된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CCTV 이외 방범‧보안 정책 수립에도 활용 가능했다.


정책 결정 핵심 시스템으로 사용처 다각화

현재 안동시에서는 ‘세이프온’ 서비스를 도입 당시보다 더욱 다양한 부서에서 활용하고 있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CCTV 설치에 대한 민원을 이해시키기 위해 활용하고 있으며, 안동시 안전재난과에서는 ‘세이프온’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여성안심귀갓길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안동경찰서에서는 순찰 경로를 최적화하고 개선하기 위해 ‘세이프온’ 서비스를 활용했다.

향후 안동시 영상정보통합센터는 ‘세이프온’ 서비스를 기반으로 새롭게 도입한 CCTV 위치 선정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5개년 계획 중 4년차였던 2020년까지는 신규 설치 위치를 선정하는데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기존에 설치돼 있던 노후 CCTV들의 교체와 이전 설치를 통해 시 전체에 보다 최적화된 CCTV 관리 체계를 구성할 계획이다. 따라서 신규 CCTV 설치 위치를 선정하는 ‘세이프온’ 서비스에 더해, 노후 CCTV의 유지 및 철거에 대한 판단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방 중소도시도 ‘진짜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안동시 정보통신과 영상정보팀 김희준 주무관


Q. ‘세이프온’ 도입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시스템 구축 과정보다 빅데이터 분석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윗선을 설득하기까지가 가장 힘들었다. 이러한 빅데이터 분석이 지방 중소도시에도 유효한지, CCTV 설치와 관련한 데이터 분석값을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 이런 점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기존에 하던 방법대로 하면 되는데 굳이 한정된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아직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았던 점도 발목을 잡았다.

데이터든 기술이든 결국은 사용자가 쓰기 나름이다. 기존 방법들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선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이유로 묵혀둔다면 영원히 발전이 없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담당자가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당시 팀장님 및 현직 담당자와 함께 데이터 행정을 펼쳐보고자 부단히 노력한 결과 ‘세이프온’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CCTV 위치 선정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우리 시와 같은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빅데이터 분석을 정책 결정 과정에 활용해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셈이다. 결과적으로는 도입 후 결과가 긍정적이었기에 만족스럽다.


Q. 프로젝트 진행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점은?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무엇보다 활용하는 데이터가 정확해야 결과가 올바르게 나온다. 일부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원천 데이터를 가공하거나 삭제‧누락시키면 잘못된 결과값이 도출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면 전체 사업이 옳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빅데이터 분석가는 유효한 데이터값을 적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고, 특히 정책 결정에 활용하는 데이터는 최대한 정확하고 누락되지 않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

이번 사업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제대로 된 데이터를 받기 위해 각 부서와 지역단체들을 돌아다니면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요청했는데, 한 번에 원하는 데이터를 얻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가령 농지 현황이나 축산시설 운영 현황을 받으려고 했는데,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어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데이터들을 제하고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 결국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해 적용한 CCTV 위치 선정 시스템은 기대한 대로 뛰어난 성과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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