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연 KTNF 대표

[컴퓨터월드] 국산 서버 개발·제조 기업 케이티엔에프(대표 이중연, 이하 KTNF)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서버 시장에서 입지를 단단히 다져나가고 있다. 지난해인 2020년, 전년 대비 50%에 달하는 매출 성장을 달성한 회사는 올해도 100% 성장을 목표로 사업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IT 인프라 수요가 늘면서 KTNF는 오히려 성장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KTNF는 올해 인텔이 새롭게 선보인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Xeon Scalable)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신규 서버 라인업을 출시, 국내 x86 서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한 국내 서버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정면 승부를 하고 있는 이중연 KTNF 대표를 만났다.

이중연 KTNF 대표
이중연 KTNF 대표

국내 유일의 국산 서버 개발·제조 기업

KTNF는 ‘단순 부품 조립’ 수준인 국내 서버 업체들과는 달리, 진짜 국산 서버를 ‘개발·제조’하고 있는 기업이다. 메인보드 설계와 제조는 물론, 바이오스(BIOS), BMC(Baseboard Management Controller) 등 펌웨어까지 직접 개발하는 것은 국내 업체 중 유일하다.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x86 기반 듀얼소켓 서버 메인보드 기술 개발’ 과제를 받아 2018년 마침내 국산 서버 개발에 성공한 KTNF는 이제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매출 구조가 어플라이언스 제조 위주였지만, 이제 일반 x86 서버도 핵심 전략으로 가져가고 있다.

그동안 KTNF는 VM웨어, 레드햇 등 글로벌 인프라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인증을 획득하고, 정부의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으로도 지정되는 등 제품 신뢰도를 높이며 입지를 다져왔다. 최근에는 뉴타닉스 인증도 획득했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차세대 에지 컴퓨팅 사업도 주도한다. 이미 국내 대기업을 포함한 민간 시장에 몇 년째 서버 제품을 공급한 것은 물론 대만 등 해외 수출까지 하고 있는 KTNF는 높아진 신뢰도와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욱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서버 시장 10% 점유가 1차 목표

Q. 최근 회사 성장세가 가파르다. 그 요인은 무엇인가?

A. 2020년에 2019년 대비 50% 성장을 거뒀다. 2021년에는 2020년 대비 100%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KTNF는 기존에 어플라이언스 위주로 사업을 펼쳐왔다. 주로 고객사의 브랜드가 붙은 제품을 제조한 것이다. 특히 네트워크 보안 어플라이언스 서버 시장에서는 국내 1위 자리에 있다. 그러나 이제는 KTNF 자체 브랜드를 붙이고 국내 일반(General) 서버 시장의 10%를 가져가는 것이 1차 매출 목표다.

성장 요인은 우선 기존 고객들의 재구매율이 높은 것이 첫 번째 요인이다. 다음으로는 최근 몇 년 동안 KTNF라는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시장에 알리기 시작하면서 그 효과를 조금씩 보고 있는 것 같다.


Q. 최근 다양한 회사들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데, 어떤 의미들이 있나.

A. 우선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HCI) 솔루션의 글로벌 선두주자인 뉴타닉스와의 협업 모델을 만들었다. HCI 소프트웨어 회사인 뉴타닉스와 하드웨어 회사인 KTNF가 협력을 통해 어플라이언스 서버를 만들어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양사의 부족한 면을 서로 채워주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공공기관에 시범적으로 공급을 했고, 이후 상당히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HCI 대표 기업인 뉴타닉스의 솔루션에 적합한 하드웨어임을 검증하는 ‘뉴타닉스 레디’ 인증을 받음으로써 고객 신뢰 측면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뉴타닉스가 인증한 글로벌 11개 업체 중 하나에 KTNF가 자리한 것으로 델 테크놀로지스, HPE, 후지쯔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아이티센 그룹 계열사인 씨플랫폼과의 협력도 의미가 있다. 공공 부문에 탄탄한 영업력을 갖고 있는 씨플랫폼을 통해 비즈니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과의 협력도 있다.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용 AI 가속 반도체 ‘사피온(SAPEON)’을 개발했다. 이 가속 칩이 동작할 수 있는 카드를 KTNF가 제작하고 있다. 즉, SoC(시스템온칩)는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와 함께 만들었고, 이 칩이 잘 동작할 수 있게 돕는 카드를 KTNF가 담당한 것이다. 하반기에는 다음 버전의 ‘사피온’ 가속 카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중연 KTNF 대표는 “하드웨어는 사람으로 치면 ‘몸통’이다. 대한민국 IT 발전을 위해서는 건강하고 튼튼한 몸통이 필요하다. KTNF가 몸통 역할을 하는 하드웨어를 잘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중연 KTNF 대표는 “하드웨어는 사람으로 치면 ‘몸통’이다. 대한민국 IT 발전을 위해서는 건강하고 튼튼한 몸통이 필요하다. KTNF가 몸통 역할을 하는 하드웨어를 잘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과 긴밀히 협력해 서버 개발

Q. 최신 인텔 CPU를 지원하는 서버 시스템을 빠르게 내놨는데.

A. KTNF와 같이 연구개발을 하는 회사는 제품의 양산까지 정확한 로드맵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는 신뢰성과도 직결된다. 올해 출시한 인텔의 제온 스케일러블 3세대 프로세서, 코드명 아이스레이크(Ice Lake)용 서버는 지난 2019년부터 개발을 시작했고, 2021년 CPU 출시에 맞춰 서버 양산까지 가능하도록 모든 것이 준비됐다. 이런 이유로 KTNF는 글로벌 벤더들과 비슷한 일정에 서버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의 공식 출시 발표는 올해 4월이었지만, 이미 1월에 대기업 고객사에 새로운 서버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납품했다. 이는 인텔과 오랫동안 긴밀하게 협력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서버 개발을 위한 자료들을 쟁쟁한 글로벌 벤더들과 동일하게 받아보고 있다. 앞으로 출시될 차세대 인텔 CPU에 대한 정보 역시 미리 받아 다음 시리즈 서버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Q. KTNF가 기술적으로 강점을 가지는 부분은?

A. 올해는 1U 및 2U 제품을 포함, 총 3종류의 서버 제품을 출시했다. 이번 아이스레이크는 전력 소모가 270W로 늘어났다. 이에 열 처리와 냉각, 전력 공급 등을 설계 시에 더욱 신경 써야 했다. 물론 문제없이 잘 개발했다. 원래 KTNF의 서버 제품들은 일반적인 25℃가 아닌 45℃ 환경에서도 운영 가능한 고온감내 시스템인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GPU, FPGA 등 가속기는 물론이고 옵테인 메모리 등의 최신 기술들도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지원한다.

이밖에 모 고객사에 공급한 서버에는 독자적인 기능을 개발, 탑재해 제공하기도 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프로비저닝을 돕는 기능이다. 데이터센터 내 서버의 펌웨어 업데이트, OS 업데이트 등을 쉽게 할 수 있는 기능들을 BIOS와 BMC 레벨에서 지원해주는 기능들을 따로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어깨 나란히 할 수 있는 회사 만들 것

Q. 국내 서버 시장에서의 역할과 앞으로의 꿈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A. 유일한 국산 서버 제조사인 만큼 KTNF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현재보다는 앞으로 대한민국 IT 발전에 공헌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하드웨어는 사람으로 치면 ‘몸통’이다. 대한민국 IT 발전을 위해서는 건강하고 튼튼한 몸통이 필요하다. KTNF가 몸통 역할을 하는 하드웨어를 잘 만들어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IT산업이 기술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100% 국내 자체 기술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컴퓨팅 개발 능력을 가진 회사가 많아야 한다. 이를 위한 씨앗이 되어 국내 하드웨어 인프라를 발전, 양성화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싶은 것이 꿈이다. 은퇴 전에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다. 현재 대만에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 서버를 많이 수출하고 있지만, 해외에 일반 서버 및 어플라이언스 서버를 더욱 많이 수출하는 것도 목표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하드웨어 기술 인력 확보를 위해 서버 제조 관련 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공개돼 있긴 하지만 실제로 경력자들도 몇 년간은 배워야 할 정도로 실제 우리가 가진 기술력과는 갭이 있다. 좀 더 효율적으로 많은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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