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규 버즈니 PM

박현규 버즈니 PM
박현규 버즈니 PM

[컴퓨터월드] 이커머스에서 좋은 추천이란 무엇일까? 무엇보다 고객이 만족하는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렇다면 추천 서비스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모바일 홈쇼핑 포털 앱 ‘홈쇼핑모아’에서 추천 영역을 담당하며 경험한 내용을 공유한다. 글은 두편으로 구성됐다.

[1편] (이번호)
1. 이커머스 추천 서비스 이해하기
2. 어떻게 잘 만들 수 있을까?

[2편] (다음호)
3. 푼 문제들 (서비스 예시)
4. 앞으로 더 잘해야하는 것들 (필요한)

 1. 이커머스 추천 서비스 이해하기
   1.1. 추천서비스의 목표

좋은 추천이란 고객의 취향을 고려해, 현재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만족스럽다’라는 평가를 확인하기 위해선 여러 지표들이 필요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서비스의 재방문율과 매출이 핵심 지표다.

그렇다면 ‘좋은 추천’은 왜 어려운 것일까? 그 이유는 크게 2가지다. 먼저 이커머스에서 다루는 상품의 개수가 수억~수십억 개에 달한다는 점이다. 특히 한정된 모바일 화면에서 어떤 상품부터 먼저 보여줘야 할지는 모든 이커머스가 항상 고민하고 개선하려는 문제다.

두 번째는 고객의 취향과 니즈(목적)가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것이다. 쇼핑하는 고객은 각각 다른 취향과 니즈를 갖는다. ‘다이슨 청소기’를 구매하러 올 수도 있고, 무선 청소기를 구매하러 올 수도 있다. 전자가 취향과 목적성이 뚜렷하고 구체적이다. 그렇다면 전자에겐 ‘다이슨 청소기’를 빠르게 보여줘야 하며, 후자의 경우엔 구체적인 상품을 결정한 게 아니기에 다양한 무선 청소기를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단순히 둘러보러 방문하거나 혹은 남아있는 쿠폰을 사용하러 방문하는 등 구매에 대한 목적성이 약한 탐색형 고객도 있다. 이 경우엔 고객이 좋은 상품을 발견할 수 있도록 구미가 당길만한 상품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

안타깝게도 이커머스의 고객은 자신의 취향과 니즈를 일일이 말하지 않는다.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유저가 남기고 간 흔적으로 예측해야 한다. 즉 추천 서비스를 만들 때는 서비스의 흐름 속에 남겨진 유저의 로그와 판매하는 상품을 충분히 이해해, 고객의 취향과 니즈를 맞추는 것을 넘어 만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1.2. 추천 서비스의 종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부분 이커머스에서는 아래와 같은 방식의 추천을 통해 고객의 만족을 극대화하고 있다.

■ 사람에 의한 추천 : MD, 마케터 등 해당 도메인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특정 상품을 선정해 추천하는 방식
△ 장점 : 도메인 전문가의 경우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 단점 : 일일이 사람이 상품을 골라야 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며, 전문가의 주관이 들어가기 쉽다,
△ 예시 : MD가 뽑은 상품, 기획전

■ 통계 기반 추천 : 컨텐츠(상품)를 특정 기준으로 소팅(sorting) 하거나, 인구 통계학적 정보에 기반한 세그먼트 단위 추천
△ 장점 : 자동화되어 운영의 효율성이 높으며, 다수가 선택한 결과로 상대적으로 안전함.
△ 단점 : 고객 개개인의 취향을 고려하지 못한다.
△ 예시 : 판매 순 top 100, 30대 여성을 위한 추천 상품.

■ AI를 이용한 추천 : 대량의 데이터를 가지고 AI를 이용해 개인 단위로 자동화된 추천
△ 장점 : 자동화되어 운영의 효율성이 높으며, 취향과 니즈를 잘 반영할 수 있다.
△ 단점 :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그 데이터가 대량으로 있어야 한다.
△ 예시 : 개인화 추천, 연관 상품 추천.

각각 다른 장단점을 갖고 있기에, 어느 하나가 무조건 좋다고 하긴 어렵다. 서비스의 특성, 조직의 규모 및 기술력 등을 고려해 적절한 추천 방식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1.3. 개인화 추천 서비스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과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1:1 맞춤 개인화 추천을 자동화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많은 이커머스는 운영의 효율성 및 고객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화 추천 서비스의 최종 목표는 유저의 취향과 니즈에 맞게 노출되는 상품의 종류와 순서를 다르게 하는 것일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진정한 개인화 서비스란 서비스 자체의 개인화다. 각 고객에 맞는 상품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매장의 구조와 분위기도 개인화가 필요하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불가능에 가깝지만, 이커머스에서는 가능하다. 고객이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 기능, 편하고 심미적인 UI까지 개인화로 나아가야 진정한 개인화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비스 진입 시 첫 화면에 노출되는 기능을 유저마다 각각 다르게 하여 그 유저의 쇼핑 경험을 최적화해야 한다.

‘홈쇼핑모아’에서 활용하는 추천 서비스 예시
‘홈쇼핑모아’에서 활용하는 추천 서비스 예시

2. 어떻게 잘 만들 수 있을까?

고객은 자신의 취향과 니즈를 친절하게 말해주지 않는다. 때문에 현재 이커머스 업계는 빅데이터, AI의 기술을 활용해 추천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의 효율성과 고객의 만족도를 향상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많은 데이터와 좋은 AI 모델이 좋은 개인화 추천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고객이 이커머스에서 만족스러운 개인화 경험을 못한 이유는 다양하다. 개인화 추천의 결과가 뻔하거나 관심이 없는 상품이거나 관련이 없는 상품 등이다. 이는 데이터, AI 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추천 서비스에 접근하는 방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2.1. 먼저 서비스와 유저를 이해해야 한다.

너무 당연한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예시를 보면 현실은 아닐 수도 있다. 특정 영역을 담당하는 PM이 추천시스템을 만드는 부서에 “이 영역에 쓰일 연관 상품 추천 기능을 요청드립니다”라고 요청한다. 그러면 해당 부서에서 연관 상품 추천 기능을 만들어 전달한다. 이는 많은 조직에서 추천 서비스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의 가장 큰 리스크는 추천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의 서비스와 고객에 대한 낮은 이해도다. 또한 요청하는 PM도 추천 시스템에 대한 기술적 이해도가 낮다면 추천 결과에 대해 주관적으로 판단하거나 심지어 판단하지도 않을 수 있다. 정량적인 지표를 본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클릭률과 같은 short-term 지표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이 추천이 정말로 고객을 만족시킨 좋은 추천인지 알기 어렵다. (물론 클릭률은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아직까진 빅데이터, AI가 만능이 아니다. 추천 시스템를 만들고 서비스로 제공하는 모든 구성원들은 더욱 서비스와 고객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 서비스가 전달하려는 핵심 가치와 플로우를 이해하고, 고객의 취향과 니즈를 알아야 어느 맥락에서 어떤 추천을 할지, 추천을 잘하기 위한 재료(데이터)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2.2.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양한 이커머스에서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접하다 보면, 가장 크게 아쉬운 부분 중 하나는 추천 결과가 뻔하다는 것이다. 이를 자신이 남긴 데이터에 갇혀버린 에코 챔버 효과(Echo chamber effect)라고 한다. 이는 추천시스템 자체가 고객의 과거 로그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발생하는 한계다. 그렇게 서비스를 지속하다 보면 추천 시스템 자체도 확증 편향이 생기면서 나만의 울타리가 더욱 단단해지고 높아진다. 때문에 추천의 역할 중 하나인 ‘새롭고 신선한 발견’은 어려워지며, 고객에겐 추천이 지루해지고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다.

고객은 항상 익숙하고 좋아하는 것만 찾지 않는다. 새로운 도전을 원할 때도 있다. 이 문제를 위해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추천 서비스에 explore와 exploit의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행지에서 어느 식당에 갈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고 가정하자. 익히 좋아하고 익숙한 한식당을 선택하는 것은 exploit이다. 반대로 여행지만의 새롭고 특별한 음식을 먹기 위해 새로운 식당을 찾는 것을 explore라고 할 수 있다. 즉 exploit은 이미 모아 온 정보를 잘 활용한다는 개념에 가깝고, explore는 새로운 취향을 발견한다는 개념에 가깝다.

‘가장 좋아할만한’, ‘가장 인기있는’ VS ‘새로운’, ‘신선한’
‘가장 좋아할만한’, ‘가장 인기있는’ VS ‘새로운’, ‘신선한’

즉 추천 서비스는 안정적인 추천과 새로운 추천의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 안정적인 추천으로 유저의 취향과 니즈를 만족시키면서, 새로운 추천으로 새로운 취향과 니즈를 발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됐을 때 추천시스템이 확증편향에서 벗어나 exploit(활용)과 explore(탐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저작권자 © 컴퓨터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