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정보를 단일 인터페이스로 제공

[컴퓨터월드] 2001년 ‘기업정보포털(EIP, Enterprise Information Portal)’이 IT 시장에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당시 기업들은 IT 투자가 이윤 극대화로 이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전사적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고객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공급망 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 등을 도입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할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의 IT 투자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업들의 IT 투자가 확대되고 시스템 도입이 늘어나면서 도입한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많은 비용과 인력 시간을 투자했지만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업정보포털’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동일한 인터페이스로 개인화된 맞춤정보 제공

2001년 EIP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말 그대로 ‘기업 정보의 관문’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EIP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경영자정보시스템(EIS, Executive Information System)이나, 여기에 의사결정시스템(DSS, Decision Support System)이 결합된 경영정보시스템(MIS,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에서 EIP 개념의 단초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IP는 MIS와 비슷한 개념으로 각각의 정보를 한곳에 모아 보여줄 수 있는 단일 인터페이스로의 통합이라는 차이가 있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단일 인터페이스로의 통합 문제는 인터넷과 함께 웹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1990년대 후반에 급부상했다. 단일 인터페이스로의 통합과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로 야후를 들 수 있었다. 야후는 1996년 개인이 임의로 웹페이지를 편집해 자신만의 화면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1998년까지 2년간 고정 방문자가 5배 이상 증가했다. 야후 성과를 지켜본 넷스케이프 등도 비슷한 종류의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기업들이 어떤 유형의 비즈니스 포털을 고려하는지에 대한 델파이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대체적으로 EIP, 고객 포털(CP), 직원 포털(EP), 공급/협력업체 포털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IP는 ▲기업 내외부에 저장돼 있는 비즈니스 정보를 단일 게이트웨이를 통해 개인화된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정보에 의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앱 ▲기업 내외부 정보를 통합, 관리, 분석, 배포하는 소프트웨어들의 결합체 ▲인트라넷, 익스트라넷, 인터넷이 통합된 개념으로 기업 외부 콘텐츠와 서비스의 통합뿐 아니라, 기업 내부에 구축된 정보나 지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OLAP(Online Analytical Processing) 등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도구를 통한 분석자료를 제공해 단일 브라우저에서 개인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 ▲기업 내외부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정보를 인터넷이라는 단일화된 창구로 볼 수 있는 전사적인 환경으로 B2B 전자상거래로 나아가기 위한 관문 등으로 정의됐다. 이러한 의미에서 EIP에는 경영정보, 콘텐츠관리, 데이터웨어하우스 및 데이터 마트, 데이터 관리 앱 등이 포함됐다.

컨설팅기업 이비즈 그룹은 EIP를 ‘야후와 유사한 기업 단위 웹 포털로, 인터넷과 기업내부의 문서, 애플리케이션 컴포넌트와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디렉토리이자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 앱’으로 정의했다.

EIP는 사내의 개별 시스템들이 기업 전체 프로세스를 고려하지 않고 각각의 특정 업무만을 고려해 설계함으로써 야기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사람과 지식, 프로세스를 통합해 직원, 고객, 협력사까지 동일한 인터페이스로 개인화된 맞춤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EIP가 등장한 것이다.

 2000년 전략적 기술의 우선 순위 변화
2000년 전략적 기술의 우선 순위 변화


데이터 급증에 따라 EIP 관심도 증가

2001년에는 스토리지 시장의 성장세에서도 알수 있듯이, 세계적으로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데이터를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반영해 원하는 정보를 얻어야 하는 기업들은 ERP, 지식관리시스템(KMS, Knowledge Management System), DW, OLAP 등리 필요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데이터와 잠재적으로 관련된 EIP 분야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실제 기업들의 향후 전략적 기술 우선 순위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 전자상거래 앱에 이어 인트라넷 또는 엔터프라이즈 포털이 두 번째를 차지했다. EIP와 관련된 시장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이 시장에 솔루션 공급기업은 물론, 컨설팅, SI 기업들이 속속 참여, 경쟁이 심화되고 있었다.

당시 기업들은 기가(Giga) 그룹, 델파이(Delphi) 그룹, 테크가이드(Techguide) 등의 자료를 참고해 EIP 시장을 구분하고 있었다. 먼저 기가 그룹은 EIP 시장을 브로드(Broad) 포털, 버티컬(Vertical) 포털, 엔터프라이즈 포털로 나눴다. 브로드 포털은 야후, 라이코스 등과 같이 대규모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 앱 또는 전자상거래까지 포함하는 서비스를 뜻했다.

버티컬 포털은 온라인상의 판매와 구매가 동시에 이뤄지도록하는 사이트를 의미했다. 마지막으로 인트라넷의 진화된 형태로 직원용으로 운영되던 엔터프라이즈 포털은 이기종간의 내부리포지토리와 앱뿐만 아니라 외부 콘텐츠 소스와 서비스를 통합해 단일 브라우저에서 개인화된 사용자에게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뜻했다.

델파이 그룹은 콘텐츠와 커뮤니티의 다양성에 따라 EIP를 4가지로 구분했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대규모의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퍼블리싱(Publishing) 포털 ▲여러 계층의 다양한 청중을 위해 전문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커머셜(Commercial) 포털 ▲개인을 위해 필터링된 정보를 제공하는 퍼스널(Personal) 포털 ▲기업 단위의 인트라넷 앱으로 구축돼 구성원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는 코퍼레이트(Corporate) 포털 등이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테크가이드는 직원, 고객, 공급업체 등 정보공유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용이하게 하는 협업적 정보 포털(Collaborative Information Portals)과 외부 데이터와 내부 기업정보를 통합해 관리자, 지식근로자, 비즈니스파트너들에게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디스커버리 인포메이션 포털(Discovery Information Portals)로 구분했다.

 EIP 솔루션 분류법
EIP 솔루션 분류법


기존 시스템 기반 기술 포괄

EIP는 KMS, DW, 데이터관리시스템(DMS) 등은 물론, 인터넷, 선별기술, 검색기술, 데이터재생기술 등 기존 시스템의 기반 기술 중 많은 부분을 포괄하고 있었다. 주요 기술을 열거하면, ▲개방형 아키텍처 ▲기간 시스템간의 통합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수직화 ▲출판 및 등록 매커니즘 ▲인덱스, 검색 및 브라우저 기능 ▲개인화된 인터페이스 ▲관리자와 유저 그룹을 정의하는 능력 ▲정보전달 기능 ▲보안/인증 등이 있었다.

이 외에도 EIP는 ▲사용자 이름과 비밀번호 등을 기억, 관리할 필요없이 하나로 접근하는 ‘단일 로그온’ ▲다양한 정보들을 개인화된 뷰를 통해 얻을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웹 출판을 통해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정보를 자유롭게 제공하는 ‘개인화’ ▲다른 모든 포털 사이트처럼 단일화면에서 모든 정보의 조회가 가능한 ‘통합 접근’ ▲‘검색엔진’과 ‘카테고리 분류’, ‘자동 알람’ 등의 주요 기능이 요구됐다.

EIP 솔루션은 다른 솔루션과 달리 여러 영역에서 접근해 개발이 가능했으며, 특히 M&A를 통해서도 용이하게 확보할 수 있었다. 한편 EIP 솔루션 공급 기업들은 접근형태에 따라 기업 포털, 지식 포털, 워크스페이스 포털 등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식경영과 학습 툴로 사용

EIP는 조직 구성원에게 일관되고 통합된 비즈니스 관점을 제공하며, 필요한 정보 제공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각광받았다. 그리고 협력사나 고객들에게 회사와 시장 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개인화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EIP 구축에 앞서 ROI(Return on Investment)를 따져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ROI는 EIP 도입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분석하는 방법 중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으로 EIP 도입의 효과들을 정량화해 분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당시 강성진 넥스존 사장은 EIP가 생산성 향상, 시스템 가치 활용도, 신입 직원 교육비 절감, 향상된 고객 지원, 자원 절약 등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델파이 그룹에서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EIP 구축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13%의 기업이 ‘지식경영과 학습툴로 활용하기 위해 EIP를 구축하려 한다’고 답했다. 이어 ▲업무처리 효율화(12%) ▲영업, 판매, 서비스시 고객 접점으로 활용(11.7%) ▲협업 및 프로젝트 수행시 활용(10%) ▲타 시스템의 데이터를 손쉽게 처리(9%) ▲회사내부 정보 처리(9%) 등의 순이었다.

메타 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단일한 통로를 통해 비즈니스 정보에 접속하는 것을 가장 큰 기대효과로 꼽았다. 더불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과 이해의 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림3> EIP 도입 이유


2002년 글로벌 시장, 148억 달러 규모

전 세계 EIP 시장은 1998년 44억 달러에서 2002년 148억 달러로 연 평균 3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전망은 CRM(67억 달러), SCM(25억 달러)의 전망치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 특히 2003년에는 포춘 500대 기업 중 약 60%가 EIP를 구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가트너를 비롯한 시장조사기업들은 EIP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시장은 아직 태동기였다. 시장 확대를 예상하고 국내외 40여개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었으나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하기까지는 시간이 점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물론 EIP 공급 기업들은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었다.

국내에 진출한 기업들을 분류하지만 기업 포털, 지식 포털, 워크스페이스 포털 등의 기업으로 나눌 수 있었다. 먼저 기업 포털은 주로 기업 정보 전송에 중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직원에 대한 정보 전송이 주요 목적이었다. 기업 포털 분야에서는 EIP 기업뿐만 아니라 EAI(Enterprise Application Integration), BI(Business Intelligence), ERP 기업 등이 경ㄹ쟁하고 있었다.

지식 포털은 조직 내 지식 근로자의 업무 수행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삼성SDS, 핸디소프트, 나눔기술 등 그룹웨어나 지식관리 분야의 업체들이 EIP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통합된 포털로 사용자가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춘 워크스페이스 포털 분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의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었다. 특히 플럼트리는 델파이 그룹의 조사 결과 미국 시장에서 25%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플럼트리가 앞서갈 수 있었던 이유는 가젯(Gadget)때문이었다. 기업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앱 모듈을 지원할 수 있어 쉽게 포털 인터페이스를 구축 및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KM 및 BI 분야 컴포넌트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시장 형성에 주력

2001년 당시에는 국내 EIP 시장이 아직 구체적으로 형성된 단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기업들은 시장 확산과 초기 시장 선점에 관심을 두었다. 특히 공공, 대기업, 금융권을 중심으로 EIP 수요가 늘어나면서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공공기관의 경우 전자정부 구현을 목표로 EDMS나 KMS 관련 사업이 많았다. 이러한 사업은대개 EIP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시장에는 ▲넥스존이 플럼트리와 제휴를 맺고 공급하는 ‘플럼트리 코퍼레이트 포털 4.0i’ ▲허밍버드코리아의 ‘허밍버드EIP 4.0’ ▲한국CA의 ‘자스민ii 포털 3.0’ ▲컴퓨웨어의 ‘옵티멀 뷰(Optimal View)’ 등의 솔루션이 공급되고 있었다.

이외에 한국IBM, 한국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도 EIP 시장에 진출하고 있었다. 한국IBM은 2001년 초 EIP 7.1의 한글버전을 선보이며, 솔루션과 서비스 부문에서 EIP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대기업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했다.

오라클은 기존의 포털투고(Portal to GO)라는 EIP 솔루션을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의 모듈로 제공하고 있었다. 이 솔루션은 싱글사인온, 콘텐츠 분류, 디렉토리 통합, 보안 등이 포함돼 있었다. 한국오라클은 본사 정책에 따라 국내에서도 컴팩코리아의 하드웨어와 오라클의 포털 솔루션을 묶어 판매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연구해오던 검색엔진 ‘타후(Tahoe)’를 탑재한 포털 솔루션 ‘쉐어포인트 포털 서버 2001’로 국내 시장을 공략했다. 쉐어포인트 포털 서버는 오피스XP 등과 연계해 정보를 쉽게 검색, 공유, 배포할 수 있는 기능은 물론, 공동 대시보드와 문서관리, 콘텐츠 검색 등의 기능을 제공했다.

한편 DB기업인 사이베이스와 인포믹스에서 분사된 어센셜소프트웨어도 EIP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고객사를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해온 한국사이베이스는 펜타시스템테크놀로지, 지오네트, 삼성SDS 등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했다. SAP는 SAP포털이라는 자회사를 통해 EIP 솔루션을 공급했다. SAP는 탑티어소프트웨어를 인수하면서 EIP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이러한 외산 솔루션들의 공세 속에서 국산 EIP 솔루션을 개발,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도 있었다. MS익스체인지2000 기반 EIP 솔루션 ‘드림EIP 2000’을 개발한 CJ드림소프트는 금융, 유통, 물류 분야에 영업력을 집중했다.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에 주력해오던 라스21도 EIP 솔루션 ‘라스kEIP’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나눔기술도 비아도르와 제휴를 맺고 공동으로 ‘스마트 플로우’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었으며, 핸디소프트는 ‘핸디EKP’를, 삼성SDS는 그룹웨어인 ‘싱글2000’을 확장한 ‘에이큐브’를 시장에 선보였다.

SI 기업들도 EIP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었다. 이 시장에 참여한 기업이 많은 까닭은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확신외에도 캡처나 검색, 구조화, 개인화, 공유 및 공동작업 등 KMS, DMS 기능과 중복된 부분이 많았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EIP가 솔루션이라는 점을 들어 SI나 컨설팅 기업과의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까지 SI 기업 및 컨설팅 기업과 제휴를 맺는데 적극 나서는 이유였다.

LG-EDS시스템, 쌍용정보통신, 교보정보통신, 삼성SDS, 농심데이타시스템 등이 포털 파트를 신설하는 등 EIP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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